KAIST 생명과학과는 30일 본교 의과학연구센터에서 김성호 버클리대 교수를 초청, '생명과 인류의 기원'의 주제로 특별강연을 개최했다.<사진=박성민 기자> "지구에 존재하는 모든 생명체는 사실 지구에서 만들어진 것이 아닙니다. 우주에서 행성들이 충돌하며 지구가 탄생했고 그 충돌 가운데 하나의 세포가 만들어졌습니다. 이 세포에서부터 지구 생명체가 탄생한 것입니다."
KAIST 생명과학과(학과장 오병하)는 30일 본교 의과학연구센터에서 김성호 캘리포니아대학교 버클리캠퍼스 명예교수를 초청, '생명과 인류의 기원'의 주제로 특별강연을 개최했다.
김성호 교수는 "생명체의 진화는 우주와 같을 것이다. 정황적인 증거와 인류의 지식으로 생명체의 탄생을 추종해보자"며 강의의 포문을 열었다.
137억 년 전 빅뱅 이후 우주는 팽창하며 수많은 은하와 수백만 개의 별이 탄생한다. 빅뱅 이후 80억 년이 지나 태양계가 생성됐고, 수백만 년 후 지구가 만들어졌다.
김성호 교수가 생명체 탄생 추종부터 태양계 외 생명체 존재 가능성 등 설명하고 있다.<사진=박성민 기자> 김 교수에 따르면 뼈가 있는 생명체들은 화석 등으로 탄생 시점을 추종할 수 있지만, 뼈가 없는 생명체는 탄생 시점을 추종할 수 없다.
하지만 김 교수는 뼈가 없는 생명체의 탄생 시점을 '시아노박테리아'로 추측했다. 43억 년 전 바닷속에서 분자·기포·단백질이 암모늄·아미드 등과 화학 작용하며 초기 박테리아가 생겨났다는 것이다.
김 교수는 "서부 오스트레일리아 해안가의 바위들을 보면 그 증거를 찾을 수 있다"며 "수소를 섭취하고 산소를 내뱉는 시아노박테리아의 칼슘들이 보존돼 있다"고 말했다.
아울러 김 교수는 지구에 산소가 공급된 시점을 시아노박테리아의 탄생과 동일할 것으로 추측했다.
그는 "박테리아가 지구 상에 산소를 배출하면서 지구의 생물체들이 폭발적인 증가를 했을 것" 이라며 "바다엔 산소가 존재했고 박테리아들이 변질하며 다양한 생명체가 탄생했을 가능성이 높다. 지구의 생명체는 하나의 세포에서부터 시작됐을 것"이라고 예측했다.
또 김 교수는 생명체 탄생 이래로 약 5번의 생명체 멸망 가능성이 있었다는 학설을 설명했다. 그는 "큰 행성이 지구와 충돌하면서 공기·빛 등이 사라져 생명체가 5번 멸망 가능성이 있었다"며 "지구의 큰 변동이 있을 때마다 생명체 50%가 죽거나 종류가 바뀌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김 교수는 태양계 생명체 탄생을 비롯해 태양계 이외의 생명체 존재 가능성, 인간의 DNA 관계 등을 설명했다.
그는 "태양은 수천억개의 은하계 중 하나일 뿐"이라며 "우주 전체로 보면 수천억만개가 넘는 행성들 가운데 생명체가 하나도 없을 것이라 단정 짓기는 어렵다"고 설명했다.
한편, 김 교수는 1973년 tRNA(transfer RNA)의 3차원 구조를 세계 최초로 밝혀내 노벨생리의학상 수상 후보로 꼽혔던 구조생물학의 대가다.
1988년에는 정상세포와 암세포에서 RAS단백질의 3차원 구조를 규명함으로써 RAS 단백질이 암을 일으키는 원인임을 밝혀 기존 암 연구·항암제 개발 연구에 새로운 방향을 제시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