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하나의 기적, WBC ‘4강 신화’
경 송
진짜 한국 야구의 저력인가! 또 하나의 세계 스포츠 계를 놀라게 하는 ‘기적’이 발생하였다. 8강만 올라도 다행이라던 한국 야구대표팀이 명실상부(名實相符)한 야구 최강 국가를 가리는 WBC(월드베이스볼클래식/‘야구 월드컵’, 16개국 참가)에서 6전 전승으로 4강에 오르는 엄청난 저력을 과시했다. 이는 [2002년 韓/日 월드컵]에서 거둔 ‘4강 신화’에 이어 또 다른 월드 스포츠 빅(big) 대회에서 이룬 대한민국을 빛낸 자랑스러운 쾌거이기도 하다.
세계 스포츠 계가 주목하는 가운데서 김인식 감독을 위시한 코칭스태프(감독 진)와 선수가 하나로 똘똘 뭉친 한국 야구대표팀은 (美國)메이저 리그에서 활약 중인 베테랑 박찬호와 서재응, 김병현의 빅 리그에서의 경기경험, 최근 일본 리그에서 최상의 기량을 자랑한 아세아 ‘홈런왕’, 대표팀 주축 타자 이승엽의 경기기량과 컨디션 절정 및 해외파 주장 이종범의 관록과 오승환, 이진영 등 신진들의 뛰어난 활약에 힘입어, 예선과 본선에서 ‘동양의 맹주’를 뽐내던 일본팀을 두 번이나 격파하였고, 메이저 리그 ‘스타플레이어’들로 구성된 세계 최강인 미국 팀을 큰 점수차로 제압하고 준결승에 진출하는 돌풍을 일으켰다. 하지만 유감스러운 것은 주최국(美國)의 ‘해괴망측’한 경기 룰(rule, 규칙)에 의해 준결승전에서 일본에 석패하고 6승1패한 한국은 4강에 머물렀지만, ‘어부지리’(漁父之利)로 4승3패의 ‘차강인의’(差强人意)의 성적을 거둔 일본팀은 오히려 결승에 진출하였고, 결국 ‘약체’ 쿠바를 이기고 우승을 따내는 아이러니(irony)가 발생하였다는 점이다.
미국에서 진행된 이번 WBC(월드베이스볼클래식) 대회에서 ‘다크호스’(黑馬) 한국팀의 돌풍과 함께 여론의 초점이 된 것은 개최국이 제정한 ‘이상한’ 경기 룰(규칙)이 토론의 쟁점이 되었고, 각종 물의를 일으켰다는 것이다. 그 직접 피해자는 우수한 성적을 거두고도 준결승(4강)에 머문 한국팀이었다. 그 결과 한국은 일본과 세 번이나 경기를 치르는 ‘해프닝’(異變)이 벌어졌던 것이다. 일반적으로 짧은 기간 내에 실력이 엇비슷한 팀간에 진행되는 경기에서 한 팀이 다른 한 팀을 연속하여 (세 번이나)이긴다는 것은 거의 불가능한 것이다. 그리고 본 대회기간 줄곧 이슈화되었고, 유별난 것은 같은 조의 1, 2위 팀과 다른 조의 1, 2위 팀이 교차 토너먼트(tournament, 승자진출)를 치르는 일반 스포츠 대회의 경기규칙과는 달리, 한 조의 1, 2위 팀 간에 재 경기를 진행하여 이긴 팀이 결승에 진출하는 방식을 택했다는 것이다.
이는 개최국이 대부분의 주축 선수들이 자국 메이저 리그(Major League)에서 활약하는 ‘야구 강국’인 도미니카 팀을 의식하여 자신에게 유리한 일방적인 경기규칙을 제정한 것이며, 따라서 홈(home)장 우세를 이용하여 대회 챔피언(우승)을 챙기려는 주최국 미국의 ‘저의’(底意)가 깔려 있다는 것은 불 보듯 자명하다. 또한 미국은 주최국의 ‘이점’을 이용하여 쉽사리 승리를 자신할 수 없는 중남미(中南美) 국가를 한 조에 몰아넣었고, 나름대로 승리를 자신할 수 있는 한국, 일본 등 아시아 팀들과 한 조를 편성하였던 것이다. 결국 결승진출에 실패할지 모른다는 개최국 미국의 불안감이 상식 밖의 대진표를 낳은 것이다. 불행하게도 이는 韓/日전을 세 번이나 치르는 결과로 이어졌고, 나아가서 한국이 4강에 ‘머문’ 이유 중의 하나로 되었던 것이다.
그 밖에 대회 명(名) 역시 ‘미국 중심’이었다는 전분가 지적이다. 메이저리그에서는 올스타전을 미드 서머 클래식(Mid Summer Classic), 월드시리즈 폴 클래식(Fall Classic)이라 부르고 있다. 그런 이유로 인해 미국적인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이란 칭호를 본 대회의 공식명칭으로 사용한 것이다. 그리고 난해한 것은 한국 팀의 보상금은 5%, 일본 팀의 보상금은 7%로서 각 참가국의 보상금의 액수가 달랐다는 점이고, 아울러 이번 대회는 특이하게도 시상식이 없었다는 것이다. 만약 주최국 미국이 본 대회의 챔피언(champion, 우승)이 되었다면, 시상식이 없었다는 것은 그야말로 상상할 수조차 없을 것이다. 또한 경기규칙에서 미국이 임의로 제정한 투구 수 제한 규정은 자국 메이저 리거(Major Leaguer)들을 보호하기 위해 만든 것이라는 지적도 간과할 수 없다. 즉 “미국의, 미국에 의한, 미국을 위한 대회”로 만들려는 것이 본 대회 주최국의 ‘의도’이었다는 것이다.
‘모사재인, 성사재천’(謀事在人, 成事在天)이란 말이 있다. 개최국 미국의 치밀한 타산과 의도에도 불구하고, 대회기간 연이어 발생한 심판의 오심(誤審)등 추태를 부릴 만큼 부리고서도 결국 미국 대표팀은 한국과 멕시코전에서 패배하여 ‘세계 최강’이란 자존심을 구겼으며, 탈락의 고배를 안방에서 맛보는 아픔을 당했다. 아이러니하게도 미국이 본 대회를 통하여 전 세계에 야구를 널리 홍보를 하고 따라서 (야구)종주국의 위력과 파워를 과시하기 위해, 주도해서 만든 WBC(월드베이스볼클래식)에서 정작 개최국은 4강에도 오르지 못했다. 오히려 한국 ‘드림팀’을 스타로 만들었으며, 일본, 쿠바, 도미니카 등이 4강에 올라 격돌하는 의외의 결과를 초래하였던 것이다. 그리고 분명한 것은 비록 결승 문턱에서 아쉽게 좌절되었지만, 이번 WBC에서 가장 각광을 받은 팀은 명실 공히 대한민국 ‘드림팀’이었다는 점이다.
주지하는 바와 같이 과거 세계무대에서 경쟁하는 한국의 운동선수들은 TV를 시청하면서 성원하는 한국 국민들의 눈물샘을 적지 않게 자극하였던 것이다. 국민들은 경기를 보면서 최선을 다해 싸운 선수들이 잘 버티다 무너질 때면 “고기도 못 먹고 잘 먹지를 못해 힘이 모자란다”며 안쓰러워했고, 그런 상황에서도 승전하면 “먹지도 못했는데 어디서 그런 힘이 나왔을까”라고 하면서 자신의 아들딸이 이긴 것처럼 대견스러움에 가슴 벅차했다. 하지만 경제규모(GDP) 세계 10위권 진입을 눈앞에 둔 현재 2006년 3월, WBC(월드베이스볼클래식)에 참가한 한국 선수들의 면면은 과거와 많이 달랐다. 서양 선수들에게 결코 밀리지 않는 당당한 체격, 자신감과 더불어 침착한 경기운영 능력 및 승부욕과 투혼으로 불타는 강인한 의지력은 TV를 시청하는 한국 국민들의 자부심과 흥분을 유발하기에 충분하였다.
그럼에도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에 참가한 한국 대표팀은 여전히 감동적이다. 후비역량인 고등학교 야구팀은 전국에 50여 개, 매년 11월이면 삭풍이 불어 야구를 할 수 없는 계절이 이듬해 3월까지 계속되고, 돔(dome)구장은 물론이고 변변한 실내 훈련장도 찾아볼 수 없는 상황이 바로 ‘국민스포츠’로 부상한 한국 야구의 암울한 현실이다. ‘야구의 나라’ 미국과 일본에 비하면 모든 여건(與件)이 차하다. 솔직히 한국 야구가 아직까지는 (미국)메이저 리그(Major League)와는 객관 상 여러 면에서 비견(比肩)할 수 없고, 일본 프로야구보다도 ‘한 수 아래’인 실정도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금번(今番) 한국 대표팀이 우수한 성적을 거둘 수 있었다는 것은 그들에 비해 여전히 ‘배가 고픈’ 선수들의 투지를 빼놓고서는 설명을 할 수 없을 것이다. 그런 의미로 볼 때, ‘야구 변방’인 한국 야구가 이루어낸 ‘4강 신화’는 더욱 값지고, 의의가 있는 것이다.
한국 야구의 현실은 여전히 한국인이 잘 안다. 본 대회에서 두 번이나 일본을 격파한 김인식 대표팀 감독이 일본 기자들의 한국팀에 대한 ‘아낌없는 칭찬’에도 여전히 한국 야구가 일본 프로야구에 대등하다고 말하지 못하는 이유도 한국 야구의 현실을 너무나 잘 알고 있기 때문이다. 미상불 한국은 이번 대회 최고 돌풍의 주역임에 틀림없다. 하지만 한국 야구가 잠에서 깨어난 ‘숲 속의 미녀’인지, 하룻밤 ‘신데렐라’(cinderella, 幸運兒)에 불과한지는 아직 아무도 장담할 수 없다. 앞으로가 더 중요할 뿐이다. 한마디로 ‘임중도원’(任重道遠)이다. 즉 한국 야구가 갈 길은 멀다는 뜻이다.
-2006년 3월 25일
첫댓글 한국인의 의지와 저력은 세계적입니다. 한국인은 무슨 일이든지 잘 할 수 있는 천부적 기질을 가지고 태어났습니다. 한국인은 세계인을 돕고 구원하기 위해 하늘이 보낸 사신입니다. 대국적인 견지에서 언제 어디서 누구나 도울 수 있는 한국인으로 다시 태어납시다. 경송님 좋은 글 고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