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순 전남대병원에는 여미아트홀이 있다
환자 가족 휴식처 1층 로비에 둥지
갤러리·작은 무대 갖춘 연주 공간
현대미술의 흐름전 등 다양한 행사
삭막한 병원에 아름다운 음악이 흐른다. 벽에 걸린 그림은 보는 이들에게 편안함을 전해준다.
화순 전남대병원(원장 범희승)에 소박한 문화 공간이 문을 열었다.
1층 로비에 둥지를 튼 공간은 화순의 옛 이름을 따 지은 여미아트홀. ‘여미’는 작은 개울가의 쉼터라는 뜻도 갖고 있다.
여미아트홀은 아담한 갤러리와 작은 공연을 열 수 있는 무대, 피아노가 갖춰진 공간으로 꾸며졌다. 또 병원을 찾는 이들이 담소를 나누며 간단한 차를 마실 수 있는 공간도 함께 마련됐다.
27일 정식 개관하는 갤러리에서는 기념전으로 ‘현대 미술의 흐름전’이 열린다. 갤러리 기획을 맡고 있는 서양화가 정순이씨가 꾸린 전시로, 광주 지역에서 활동하는 미디어 아트 작가들의 작품을 중심으로 초대했다.
단순한 평면 작품을 벗어나 새롭고 재미있는 작품들을 선보이고 싶다는 생각에 마련한 전시회다. 특히 일반인들이 좀처럼 접하기 어려운 미디어 아트 작품을 적극 소개하고, 우리 지역에도 참신한 아이디어로 무장한 작가군들이 있다는 것도 알리기 위한 자리이기 도 하다.
참여작가는 김영태·김일권·김재성·나명규·박상화·방우송·손봉채·신철호·신호윤·이이남·정운학·조대원·주미희씨다.
오는 11월 20일까지 진행되는 이번 전시가 마무리 되면 이후에는 정씨가 소장하고 있는 작품들로 상설전을 열 계획이며 의사·간호사 등 병원 가족들의 전시회도 마련할 예정이다.
내년부터는 본격적으로 지역의 유망한 젊은 작가 초대전을 진행할 계획이다.
정씨는 “하루 유동인구가 1천여명에 달하는 전남대 병원을 찾는 이들에게 마음의 안식을 주고 문화 향기를 전하기 위해 다양한 전시회를 꾸릴 예정”이라며 “ 그림 감상이 특별히 시간을 내야 하는 게 아니라, 일상에서 쉽게 접할 수 있다는 점도 알리고 싶다”고 말했다.
그랜드 피아노가 놓인 작은 무대에서는 다양한 연주회가 열릴 예정이다.
지금까지 이곳에서는 클래식 연주단체인 무지크바움 앙상블 초청 연주회, 바이올린·첼로·피아노 트리오 연주회, 아카펠라 ‘아우름’ 공연 등 다채로운 무대가 마련됐다.
한달에 한 차례 정도 음악회를 진행해 왔고, 아트홀 정식 개관을 계기로 연주 기회를 더욱 늘릴 계획이다. 의사와 간호사 등 클래식 연주에 일가견이 있는 직원들이 꾸미는 무대도 계획중이다.
범희승 원장은 이번 개관전 초대글에서 “의료 서비스는 폭넓은 의미에서 환자와 가족의 몸과 마음을 치유하는 문화적 활동이기도 하다”며 “여미아트홀이 사랑받는 문화공간으로 자리잡기를 바란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