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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크루볼 코미디>에서는 현직 프로구단 스카우트로 활동중인 LG 트윈스 정성주 차장의 스카우트 이야기를 매달 1회에 걸쳐 야구팬들에게 전할 예정이다. 1992년 LG에 입단해 1996년부터 스카우트 업무를 시작한 정 차장은 LG에서 스카우트로만 18년째 일하고 있는 장수 스카우트다. 오랜 현장 생활을 바탕으로 한 생생한 경험담을 통해 스카우트의 업무와 선수 선발 기준, 스카우트의 희로애락에 대해 들려줄 것이다. 야구팬들이 야구단의 성패를 좌우하는 스카우트에 대해 더 잘 알 수 있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
‘프로야구 스타가 되는 12가지 방법 ①편’에서 이어지는 글입니다
5. 전력을 다해 뛰어라!
이야기를 시작하기에 앞서, 잠깐 우리 스카우트들이 일하는 모습을 살펴볼까요. 스카우트들이 야구장에 출근할 때 항상 갖고 다니는 몇 가지 준비물이 있습니다. 우선 투수의 볼 스피드를 재는 스피드건, 노트북 컴퓨터, 비디오 카메라, 스카우팅 노트와 필기구 등이 필요하겠죠. 그리고 여기에 더해 결코 빠뜨려선 안될 필수 장비로 ‘초시계’가 있습니다.
스카우트들은 경기를 관전할 때 언제나 손에서 초시계를 놓는 법이 없습니다. 초시계가 왜 필요할까요? 투수의 슬라이드 스텝(퀵모션)을 재려는 것도 있지만, 가장 주요한 용도는 타자가 타격한 뒤 1루까지 뛰는 스피드를 측정하기 위해서입니다. 다들 아시겠지만 1루는 다른 베이스와 달리 타자주자가 밟고 그대로 지나가도 무방합니다. 그래서 대부분의 선수가 슬라이딩 대신 뛰어서 들어가는 쪽을 선호하죠. 또 1루에서 2루, 2루에서 3루간의 거리가 주자의 리드폭과 경기 상황에 따라 차이가 나는 반면에, 타석에서 1루까지의 거리는 어떤 상황 어떤 타자든 똑같습니다. 좌타자냐 우타자냐에 따른 약간의 차이만 있을 뿐이죠. 그래서 타석에서 1루까지 달리는 속도를 재면 선수가 지닌 주력과 순간 스피드 등을 비교적 ‘객관적인’ 잣대로 측정할 수 있습니다. 보통 1루까지 4초 초반이면 꽤 스피드가 빠른 선수로 간주하는 편입니다.
그런데 투수의 스피드 측정과 달리, 이 1루까지 뛰는 속도를 재는 게 여간 까다로운 일이 아닙니다. 투수는 경기당 100개가 넘는 공을 던지는데다, 언제 손에서 공이 떨어질지 어렵지 않게 예측이 가능하죠. 게다가 요즘 나오는 스피드건은 그냥 손에 들고만 있어도 자동으로 볼 빠르기를 측정해서 보여줍니다. 타격은 그렇지가 않습니다. 타자가 이번 공에 스윙을 할지 안 할지, 스윙을 한다 해도 그게 파울이 될지 헛스윙일지 아니면 외야에 뜬 공이 될지 예측하기 어렵습니다. 타격과 동시에 초시계를 누르고, 1루를 지날 때 정지 버튼을 눌러서 정확한 스피드를 측정하려면 좀 더 주의를 기울일 필요가 있습니다.
양준혁 해설위원은 현역 시절 항상 1루까지 전력을 다해 질주하는 모습으로 팬들의 많은 사랑을 받았다. 그는 은퇴 경기 마지막 타석에서도 1루를 향해 질주했다. 팬들이 돈을 내고 경기장을 찾는 이유는 선수들의 최선을 다하는 모습을 보기 위해서다. 열심히 뛰는 것은 야구 선수가 갖춰야 할 기본 중의 기본이다. (사진=삼성라이온즈)
이렇게 되면 무슨 일이 벌어질까요? 우선 저는 B 선수의 주력이 어느 정도인지 눈으로 확인할 기회를 놓쳤습니다. 스카우트 보고서에 주력과 관련된 항목은 제대로 된 평가를 하기 어렵겠죠. 사실 스피드는 스카우트의 선수 평가에서 가장 중요한 항목 중 하나입니다. 발이 빠른 선수는 팀에서 활용 가치가 높고, 대체로 운동 신경이 좋은 편이라 프로에서 기량이 향상되는 속도가 훨씬 빠르죠. 현장에서도 되도록 발이 빠른 선수를 많이 뽑아달라고 스카우트에게 주문할 때가 많습니다. 타격이나 수비는 영 아닌데 프로에서 예상보다 높은 순위에 지명된 선수가 있다면, 십중팔구 빠른 발을 지닌 선수일 가능성이 높죠. 그러니 주력이 좋은 선수라면 기회가 있을 때마다 자신의 스피드를 최대한 어필하려고 노력하는 게 좋습니다. 1루까지 뛸 때도 풀 스피드로 질주하고, 공수교대할 때도 과거 ‘야생마 이상훈처럼 전력을 다해 뛰어서 자신의 주력을 보여야죠. 안타깝게도 B 선수는 프로 구단에 자신의 장점을 어필할 기회를 스스로 날려 버린 셈입니다.
더 큰 문제는, B 선수가 마지막 타석에서 보여준 무성의한 모습이 저를 굉장히 실망시켰다는 데 있습니다. 이 선수는 자신이 친 타구가 아웃일 거라고 지레짐작한 나머지 1루까지 슬렁슬렁 걸어가는 모습을 보였습니다. 스카우트 입장에서 이렇게 1루로 조깅하는 모습을 보면, 그 선수의 야구를 대하는 자세나 성실성에 대해 매우 부정적인 인상을 갖게 됩니다. 저 친구 혹시 훈련할 때도 저렇게 대충대충 성의없이 하는 건 아닐까? 농땡이나 피우면서 팀 분위기를 흐려놓는 선수는 아닐까? 의심하게 되는 거죠.
생각해 보세요. 스카우트들은 자기 구단의 승리를 위해 최선을 다해 싸울 선수를 뽑는 사람들입니다. 무성의하고 불성실한 선수를 좋아할 스카우트는 아마 한 사람도 존재하지 않을 겁니다. 그보다는 같은 실력이라도 매사에 의욕적이고, 진지하고, 열과 성을 다해 플레이하는 선수에게 훨씬 매력을 느끼게 마련이죠.
정말로 안타까운 건, 상습적으로 1루로 걸어가는 선수 중 상당수가 팀에서 제법 야구를 잘하는 축에 드는 재능 있는 선수일 때가 많다는 겁니다. 심지어 드물긴 하지만 어떤 선수들은 열심히 달리는 걸 창피하게 여기는 경우도 있더군요. 하지만 아마추어에서 아무리 야구를 잘해봐야 결국 아마추어 선수 아니겠어요? 프로에서 원하는 건 고등학교·대학교에서 야구를 잘하는 선수가 아니라, 프로에 와서 야구를 잘 할 수 있는 선수입니다. 그리고 프로에서 잘하려면 재능은 기본, 그에 더해 성실한 훈련태도와 야구에 대한 진지한 마음가짐이 필수입니다. 야구에 대한 열정과 승부근성을 갖고 있는 선수라면 자연히 허슬 플레이가 몸에 배게 마련입니다. 그렇게 최선을 다하다 보면 좋은 성적과 멋진 장면은 자연히 따라오게 되어 있습니다. 아마추어에서 좀 잘한다고 건방을 떨면서 대충 야구하는 선수는 프로에서 선호하지 않을 뿐더러, 뽑히더라도 성공을 거두기 어렵습니다.
선수의 전력질주는 단지 프로팀에 뽑히기 위해서만 필요한 게 아닙니다. 야구선수로서의 기본이자, 경기를 지켜보는 팬들을 위한 지극히 당연한 의무입니다. 팬들은 선수가 그라운드 위에서 최선을 다하는 모습을 보기 원하니까요. 선수들은 메이저리그의 대스타였던 조 디마지오의 말을 항상 가슴에 새겨야 합니다. 디마지오는 “난 언제나 최선을 다한다. 언제나 팬들이 지켜보고 있기 때문이다”라고 했죠.
1루로 뛸 때나, 공수교대할 때나, 최선을 다해 뛴다면 반드시 좋은 일이 생길 것이다. (사진=배지헌)
6. 메모하는 습관을 갖자
오래전 프로야구의 모 감독님은 “몽당연필 한 자루가 우수한 두뇌보다 낫다”는 말을 즐겨 하셨습니다. 메모하는 습관의 중요성을 강조한 말씀이죠. 선수들도 항상 메모하는 습관을 들이는 게 좋습니다. 인간의 기억력에는 한계가 있습니다. 하루가 지나면 흐릿해지고, 닷새가 지나면 까맣게 잊어버리는 게 보통입니다. 메이저리그의 대투수 크리스티 매튜슨은 “내가 얻어맞은 공 하나하나를 모두 기억하고 있다”고 했지만, 모두가 매튜슨처럼 비상한 두뇌를 소유한 것은 아닙니다. 머리만 믿고 감독·코치의 지시사항이나 그날그날 배운 것들을 적어두지 않으면, 나중에는 전부 잊어버려서 실제 야구할 때 전혀 써먹지 못하는 안타까운 상황이 벌어질 겁니다.
지금도 늦지 않습니다. 매일매일 훈련하고 경기를 하면서 배운 것들, 느낀 점, 실수한 부분과 잘한 부분 등을 차근차근 수첩에 메모해 보세요. 어렵게 생각할 필요가 없습니다. 메모하는데 특정한 형식이 있는 것은 아니니까요. 투수라면 홈런맞은 공과 삼진잡은 공이 어떤 코스였는지 적어둘 수도 있겠고, 이렇게 훈련했더니 다른 때보다 잘 되더라, 공을 좀 더 앞으로 끌고 나와 던지니까 공 끝이 살더라, 코치님께 이러저러한 지적을 들었는데 고쳐야겠다 등등 자유롭게 적으면 됩니다. 또 나 자신에 대한 것은 물론 상대하는 선수에 대해서도 적어 두면 나중에 다시 상대할 때 좋은 자료가 됩니다. 전력 분석이 발달했다고 하지만 남이 분석해서 전해주는 것과, 내가 스스로 경험하고 느낀 것은 차이가 크죠. 이렇게 적어둔 내용을 잘 정리해서 나중에 살펴보고 참고하면, 자신의 야구를 발전시키는데 큰 도움이 될 겁니다.
프로에서 좋은 활약을 하는 선수들 중에는 중고교 시절부터 일찌감치 메모하고 야구 일기를 쓰는 습관을 들인 선수가 많습니다. 가령 넥센의 마무리 손승락 선수의 경우 그 자신도 매우 훌륭한 투수지만, 그럼에도 오승환이나 박희수 등 다른 투수들의 좋은 점을 메모해 뒀다가 연습할 때 참고한다고 합니다. 어떤 투수는 슬럼프에 빠지면 자신이 가장 좋았을 때 메모해둔 내용을 보면서 그때의 투구폼과 감각을 되찾는데 도움을 받는다고 하구요. 요즘에는 손으로 쓰는 메모만이 아니라 직접 자기 폼이나 훈련하는 모습을 촬영해 뒀다가 필요할 때 활용하는 선수들도 늘고 있습니다. 아무 생각없이 되는대로 야구하는 게 아니라, 자신의 야구를 차분하게 반성하고 돌아볼 줄 아는 선수가 더 큰 선수가 되는 것은 당연한 이치겠지요. 이렇게 공부하는 습관을 들인 선수는 나중에 은퇴한 뒤 지도자가 되어서도 대부분 좋은 평가를 받으며 성공을 거둡니다. 메모해서 손해될 것 하나도 없습니다. 메모하는 습관을 들이세요!
7. 승부 근성을 보여라
전 애틀랜타 브레이브스 감독인 바비 콕스는 예전에 “야구는 지능과 열정, 그리고 배짱으로 하는 것”이란 말을 했습니다. 타고난 신체조건이나 재능도 중요하지만, 어차피 프로라면 대부분 뛰어난 재능을 갖춘 선수들끼리 겨루는 곳입니다. 남들보다 더 지능과 열정, 배짱이 뛰어난 선수가 앞서가는 게 당연한 이치겠죠. 저는 그 중에서도 특히 열정과 배짱, 다른 말로 바꾸면 ‘근성’ 있는 선수가 프로에서 성공을 거둔다고 믿습니다. 가령 SK 2루수 정근우나 롯데 손아섭 같이 ‘악바리’ 근성을 갖춘, 승리에 대한 열망으로 가득한 선수들처럼 말입니다.
훌륭한 선수가 되려면 승부 근성이 반드시 필요합니다. 사이영상 수상자 출신인 로저 클레멘스는 경기장에서는 항상 잔뜩 화가 난 사람처럼 보였다고 합니다. 이에 대해 그는 “나는 화난 게 아니다. 나 자신에 대한 동기부여다”라고 해명했다고 하죠. 얼마나 이기고자 하는 열망이 강했으면 상대 팀과 타자에 대해 화난 것처럼 보였을까요. 대투수로 이름 높은 돈 드라이스데일도 비슷한 얘기를 했죠. 그는 “타자들이 죽도록 미웠다. 나는 경기가 시작되면 미쳐버렸고, 끝나고 나서야 제 정신으로 돌아왔다”는 명언을 남겼습니다. 약간 극단적으로 느껴지기까지 하는 이런 승부 근성 덕분에 드라이스데일은 프로 14년 동안 통산 209승과 평균자책 2.95를 기록하며 나중에는 명예의 전당까지 입성할 수 있었습니다. 타자를 정말로 증오하거나, 경기장에서 이성을 상실하라는 의미가 아닙니다. 그만큼 경기에서 열정적으로, 근성을 갖고 임하자는 이야기입니다.
근성 넘치는 투수로 잘 알려진 LG 봉중근의 투구 모습. (사진=LG 트윈스) |
또 근성을 갖췄다는 건 그 밖에 다른 요소들 –적극성, 끈기, 용기, 성실성- 까지 모두 갖추고 있다는 의미기도 합니다. 지금은 기량이 비슷하더라도, 보다 근성 있는 선수 쪽이 발전 가능성도 높고 실전에서도 좋은 활약을 보여줄 것으로 기대해볼 만하죠. 프로 구단에서 원하는 건 바로 이런 선수입니다. 스카우트들 역시 야구를 하는둥 마는둥 별로 의욕을 보이지 않는 선수는 좋아하지 않습니다. 그라운드에서 악착같이 최선을 다하는 선수, 이기려는 의욕과 자신감이 넘치는 선수, 경기에서 지고 나면 분해서 다음엔 이기기 위해 더 열심히 연습하는 선수, “나는 배트와 함께 잠을 잔다”던 리치 애쉬번처럼 자나 깨나 항상 야구에 대한 열정이 넘치는 선수. 이런 선수를 보면 스카우트를 떠나 야구를 하는 한 사람으로서 매력을 느끼지 않을 수가 없죠.
예전 어느 기사를 보니 1970년대 공군 야구팀 시절, 이종도 선수가 박철순 선수에게 이런 말을 했다고 합니다.
“이왕 시작한 거, 죽도록 한 번 해보고 나서 그만둬야 후회가 없지 않겠어?”
제가 학생 선수들에게 꼭 들려주고 싶은 말이기도 합니다. 그라운드에서 후회를 남기지 맙시다.
8. 생각하는 야구를 하자
야구는 다른 구기 종목과 달리 경기 시간이 긴 편입니다. 보통 3시간 안팎에서 길게는 3시간 반 동안 진행되죠. 하지만 실제로 선수들이 공을 던지고, 치고, 잡아내는 시간만 따지면 그 시간은 크게 줄어듭니다. 경기당 투구수가 300개라고 치면 공 하나를 던지는 시간은 2초, 타자가 치고 수비수가 잡아내는데 걸리는 시간은 길어야 5초. 이렇게 계산하면 야구에서 실제 플레이가 펼쳐지는 시간은 경기당 10분 안팎에 지나지 않는 셈이죠.
그럼 나머지 2시간 50분은? 투수가 교체되고, 수비수들이 자기 위치로 뛰어가고, 타자가 타석에 나오고, 투수에게 공을 바꿔주고, 경기장에 난입한 관중을 쫓아내는데 드는 시간입니다. 그리고 이 시간은, 야구 선수들이 단 10분 동안 펼쳐질 던지고 치고 달리는 플레이를 위해서 미리 ‘생각’을 하는 시간이기도 합니다. 플레이와 플레이 사이 간격이 야구보다 길게 주어지는 스포츠는 없습니다. 야구가 ‘생각하는’ 스포츠인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습니다.
생각은 미리미리 해야 합니다. 야구에서 모든 플레이는 정말 눈 깜짝할 사이에 벌어지니까요. 정작 대기타석에 있을 때는 집에 가서 밥 먹을 생각이나 하다가, 아무 생각없이 타석에 나가면 생각하고 자시고 할 겨를이 없습니다. 그냥 투수가 던지는 대로 되는대로 배트를 휘두르다 덕아웃으로 돌아오게 되죠. 주자 역시 경기 상황이나 수비수이 움직임, 타석에 있는 선수의 공격력 등을 생각하지 않고 딴청만 피우다 막상 투수가 공을 던지고 난 뒤에 뭔가를 생각하고 판단하면 늦습니다. 볼데드 상황일 때 미리 수비수들의 위치를 살피고, 중견수의 어깨가 강한지 약한지, 안타가 나오면 한 베이스를 더 가야 할지 멈추는 게 좋을지 생각하고 대비해 둬야 합니다. 야구에서 플레이가 이뤄지는 시간은 10분이지만, 바로 그 10분이 3시간 동안의 승부를 좌우한다는 걸 명심하세요.
야구는 생각할 시간이 많이 주어지는 운동이다. 생각은 타석에서 공이 날아오는 0.3초 동안 하지 말고, 대기 타석에서 기다리는 동안 미리미리 하자. (사진=배지헌) |
생각은 경기장 뿐만 아니라 훈련할 때도 중요합니다. 한번을 연습하더라도 ‘왜?’라는 의문을 갖고, 원리를 알고 하는 것이 좋습니다. 그냥 감독님이 시키니까, 남들이 하라고 해서 맹목적으로 해갖고는 연습을 해도 효과를 보기 어렵습니다. 목표의식도 없고, 스스로에 대한 확신도 없고, 무엇보다 재미없는 단순노동처럼 느껴질 테니까요. 내가 왜 이 훈련을 해야 하는지, 이렇게 하면 어떤 부분이 좋아지는지, 이걸 제대로 안 하면 어떤 면에서 마이너스인지 생각하면서 훈련해 보세요. 그러다 보면 좀 더 효율적으로 훈련하는 노하우도 생기고, 코치가 하나를 알려주면 둘을 깨우치는 응용력이 자연스럽게 생길 겁니다. 스카우트로서 경험한 바에 따르면, 생각하면서 훈련하고 경기하는 선수가 기량이 향상되는 속도도 빠릅니다. 체격조건이나 힘은 좋은데 야구가 늘지 않는 선수의 경우, 미안한 얘기지만 두뇌회전이 좀 느리거나 별다른 생각 없이 플레이하는 경우가 많더군요.
요즘 젊은 선수들은 과거 선배들에 비해 체격조건이나 운동능력이 월등히 뛰어납니다. 어떤 선수들은 메이저리그 출신 외국인 선수와 비교해도 전혀 뒤지지 않는 훌륭한 신체조건을 갖췄죠. 그런데 그렇게 좋은 자질을 갖춘 선수들이 막상 경기장에서 뛰는 모습을 보면, 실망스럽다 못해 탄식이 나올 때가 많다는 게 아쉽습니다. 프로에서는 도저히 나올 수 없는 본헤드 플레이, 영혼없는 스윙, 아무런 목적이 없이 그냥 카운트 잡으러 던지는 직구. 신체적인 조건은 과거보다 좋아졌지만 정말 야구를 깊이 생각하면서, 야구를 잘 알고 하는 선수는 그리 많지가 않은 것 같습니다. 프로야구 경기력에 대한 지적이 끊임없이 나오는 것도 바로 이런 이유에서겠죠.
생각하는 야구도 습관입니다. 학생 야구 선수라면 지금부터 매 순간마다 생각하는 야구를 하기 위해 노력해 보세요. 훈련할 때는 물론이고 경기장에서도 생각, 생각, 생각하면서 야구를 합시다. 다시 한번 강조하지만, 야구는 세상에서 가장 생각할 수 있는 시간이 많이 주어지는 스포츠입니다. 그 시간을 허투루 보내지 맙시다.
글: LG 트윈스 스카우트 정성주
편집: 배지헌
마지막 ③편으로 이어집니다
첫댓글 너무 좋은 정보네요 잘 읽어 보았습니다.~^^ -정흡맘
제대로 읽고 맘에 새겨 그대로 실천하기를 노력하는 구리리틀 이 되기를 기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