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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jeju.culturecontent.com/content/detail.asp?con_identy=CP0201000314&cl_id=01060300&bc_class=1 에서 옮긴 글입니다.
나주 기민창 조상(羅州 饑民倉 祖上) 요약 제주에 칠년 가뭄이 들어 먹을 것이 없자 목사의 걱정이 태산 같았다. 목사는 부자인 안씨를 불러 사정을 말했더니 안씨가 배를 가지고 나주로 가서 무곡을 싣고 왔다. 이때 무곡을 따라 온 뱀이 안씨의 부군칠성신이 되었다.
해설 조상본풀이라는 것은 한 집안 안에서만 섬겨지는 신을 말한다. 이 자료의 경우는 서울에서 무곡을 실어 온 배에 따라온 구렁이가 조상신이 되었다. 본토에서 구렁이는 집안의 '업'이라고 말한다. 그 집안의 재산을 불려주는 신인 셈이다. 더구나 무곡을 가득 실은 배를 타고 왔으므로 이 구렁이는 본토의 부신이 제주도로 들어 온 것이다. 이 업구렁이를 조상으로 모셔서 이씨 집은 재산과 자손이 모두 일어난다. 이런 업구렁이를 '안칠성'이라고 하여 주로 안고팡에 모신다.
본문 옛날 순흥에서 삼형제가 제주로 내려와서 큰형은 애월면 어음리에, 둘째형은 애월면 납읍리에, 작은 아우는 조천면 선흘리에 자리 잡아 그 자손이 벌어져 갔다. 작은 아우의 후손은 조천리에서 천하거부로 살며 마음씨도 고와 그 일대에 사는 가난한 백성들에게 배를 빌려주어 포구마다 안씨 선주의 배로 가득 찼다.
제주에 칠 년 가뭄이 들어 제주 백성이 다 굶어 죽게 될 판이어서 제주 목사의 걱정이 태산 같았다. 조천관 안씨 선주의 재산이면 제주 백성이 사흘은 먹고 남을 것이라는 소문을 들은 목사는 안씨 선주를 불러 제주 백성을 살려 볼 도리가 없겠느냐고 물었다. 안씨 선주는 힘을 다해 살려보겠다고 하고는 빌려주었던 배들을 다 거두어 배에 돈을 가득 싣고 쌀을 사러 떠났다. 영암 덕진다리에 배를 붙이고 팔도강산을 다녔지만 쌀을 구할 도리가 없었다. 어느 날 나주 고을 주막에서 한숨을 쉬며 약주를 들고 있는데, 옆에 소박한 양반 한 사람이 와서 약주를 들며 안씨 선주에게 무슨 수심이 있느냐고 물었다. 쌀을 구한다는 안씨 선주의 말을 들은 양반은 회색이 만면하며 자기는 나주 기민창의 삼년 묵은 무곡을 나라에서 팔아 올리라고 하는데 팔지 못하여 수심이었다고 하였다. 안씨 선주는 그 쌀을 사기로 하고 먼저 창고의 쌀을 얼마간 꺼내 막걸리를 만들어 거리거리 골목마다 바가지를 띄워 놓았다. 나주 백성들이 오고 가며 한 바가지씩 떠먹었다. 일주일이 되어 가니 나주 백성들은 그 술이 안씨 선주의 술이라는 것을 알게 되고, 배에 쌀을 실을 날이 되자 막걸리를 먹은 나주 백성들이 모여들어 재빨리 실어 주었다. 나주 백성들을 작별하고 출발을 하려는 순간 갑사댕기에 머리를 땋아 늘인 처녀 아기씨가 배에 올라오는 것이 보여 자기와 언담이나 하려는 나주 고을 숫색시로 생각하고 배 안을 찾아보았지만 간 곳이 없었다. 제주 물마루가 가까워졌을 무렵 잔잔하던 바다에 회오리바람이 치더니 파도가 밀어닥치어 배가 몇 번 구르더니 뱃전 밑으로 구멍이 처졌다. 안씨 선주는 눈물을 흘리며 합장을 제주 백성을 살려달라고 빌었더니 가라앉던 배가 뜨기 시작했다. 안씨 선주가 터진 구멍으로 가보니 큰 뱀이 뱅뱅 서려서 물구멍을 막고 있었다. 안씨 선주는 조상님이라고 생각했다. 안씨 선주는 조천 포구에 닿자 환영 나온 사람들의 인사도 받을 겨를 없이 집으로 가서 목욕을 하고 향불을 피워 들고 청감주를 차려 포구로 가서 조상님이면 집으로 가자고 꿇어 앉아 빌었으나 뱀은 움직이지 않았다. 안씨 선주는 어쩔 줄 몰라 그 앞을 지켜 앉아 있었다. 날이 어둡고 밤이 깊어 이경이 지나서야 뱀을 뭍으로 내려왔다. 뱀은 안씨 선주의 안 울타리를 한번 둘러보고는 포구 쪽 새콧알로 내려가 머문 채 움직이지 않았다. 안씨 선주가 그 곁에 지키고 앉아 밤을 새우는데, 꿈에 자기는 나주 기민창 동서남북 창고를 지키던 조상으로 무곡을 따라 왔는데 안씨 선주 집안에 몸을 감출 데가 없어 가는 것이니 송씨 선주 상단골, 박씨 선주 하단골로 맺어 삼명일과 기일제사와 일년 한 번 철갈이로 상을 바치면 좋은 재산 일으켜 주고 천하거부 시켜 주겠다고 하면서 자기는 조천관 새콧알로 좌정하여 가는 배, 오는 배 삼천 어부 일만 잠수 차지하겠다고 했다. 안씨 선주가 깨고 보니 꿈인데, 뱀이 새콧알의 굴속으로 몸을 감추어 들어가고 있었다. 이렇게 해서 큰굿하면 큰 밭 사고 작은 굿 하면 작은 밭 사게 해주는 새콧할망이 되었다. 또한 안씨 선주 상단골에서는 고방에 이 신을 부군칠성으로 모셔서 명절과 기일제사 때마다 메 한 그릇을 정성을 다하여 올려왔다. 그래서 자손을 번성시키고 거부가 되게 도와주는 조상이 되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