텍사스 레인저스 투수들의 삽질로 부족했나? 시애틀 투수들도 삽을 들고 나섰다. 그러나 역시 삽질도 해본 사람이 잘한다고 했던가. 시애틀은 텍사스 투수들의 삽질을 따라가지 못했다.
매번 드라마틱한 게임을 시청자와 팬들에게 선사하였던 텍사스 레인저스. 오늘도 예외가 아니였다. 5번의 역전과 2번의 동점을 거듭하며 경기가 끝날 때 까지 팽팽한 긴장감을 이어갔다.
그동안 잘 던지던 볼드윈은 오늘 경기에서 완전히 무너지고 말았다. 4.2이닝 10피안타 7실점. 그러나 무너진 그를 구원해줄 선수들이 있었으니.. 바로 텍사스의 자랑스런 투수들이였다.
선발로 나선 버바(5이닝 6실점), 루이스(1.1이닝 4실점), 미할렉(0.1이닝 1볼넷), 로커(1이닝 1실점), 미셀리(1이닝 2실점). 이들 중 6점대 이하 방어율을 기록한 선수는 없다. 그나마 그동안 부진하던 포펠이 1.1이닝을 삼진 두개 무실점으로 막았다는 것이 위안거리이다.
경기의 하이라이트는 9회였다. 10-10으로 팽팽히 맞서고 있던 두 팀. 네론 감독은 잘 던지던 포펠을 내리고 '락 쇼'의 주인공 로커를 등판시켰다. 등판하자마자 윌슨에게 단타를 내어주며 '락 쇼'를 시작하였다. 맥클레모의 보내기 번트를 에러를 범하며 안타로 만들어준 로커. 이치로를 고의 사구로 걸러보내 무사 만루를 만들어 주었다.
9회 말, 사사키가 등판하였고 승리는 완전히 물건너간듯 보였다. 그러나 텍사스 타선은 끈질김을 보여주었다. 멘치가 맥클레모의 에러로 출루하였고, 오늘 2안타로 오랜만에 활발한 타격을 보였던 블레이락의 희생번트로 1아웃 3루의 동점찬스. 해슬먼의 대타로 나온 램의 희생플라이로 11-11 동점을 다시 만들어 냈다.
그러나 거기까지였다. 타자들이 열심히 점수를 뽑아주면 바로바로 까먹어 버리는 텍사스 불펜진. 경기의 마지막은 미셀리가 장식하였다. 요즘 타격감이 좋은 카메론을 삼진으로 잡아내며 무언가를 보여주는듯 하였지만 시에라와 기옌, 데이비스를 연속 출루시키며 1아웃 만루를 또다시 만들어 주었다. 이어터진 맥클레모의 2타점 적시 안타. 텍사스의 추격 의지를 무너뜨리는 깨끗한 안타였다.
10회 말. 팔메이로의 2루타가 있었지만 이미 지쳐버린 텍사스의 타자들은 무기력하게 물러나고 말았다. 오늘 게임마저 시애틀에게 내어주며 홈에서 열린 시애틀과의 4연전을 모두 패하였다. 혹시나 하는 기대로 알링턴 볼파크를 찾은 20,208 팬들은 크게 상심하였을 것이다.
텍사스, 이렇게 무너지는가? 내일부터는 애너하임(2연전)-시애틀(3)-토론토(3)-클리블랜드(3)-토론토(3)-클리블랜드(3)이 이어진다. 만만치 않은 상대들이다. 과연 텍사스는 어떻게 될 것인가?
한편, 이치로는 9경기 연속 안타를 기록하였고 (타율.316) 알렉스 로드리게스도 연속경기 홈런을 치며 타격감을 회복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