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은 장기이식 기다리는 부자들 이식센터 여러 곳 등록, 대기기간 짧은 곳서 수술받아,,지역 환자, 부자 순번에 밀려
장기이식을 원하는 환자들이 가능하면 여러 지역의 이식센터에 이름을 올려 되는대로 빨리 장기 이식을 받고 싶어하는 것은 그리 새삼스러운 일은 아니다. 하지만 타 지역에서 온 부자 환자 때문에 그 지역의 저소득층 환자들이 대기 순번에서 밀리는 경우가 있어 장기 이식에서도 부익부 빈익빈 현상이 발생하고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CNN방송은 10일 컬럼비아 대학 연구팀의 조사 결과를 인용해 부자 환자들은 자신이 사는 지역 외에도 여러 지역의 이식센터 대기자 명단에 이름을 올리고 있다며 2000~2013년 심장이식 대기자 3만3928명 중 2%는 1개 이상의 이식센터 대기자 명단에 등록했다고 보도했다.
이번 연구를 이끈 컬럼비아대 메디컬 센터의 심장이식 전문의 레이몬드 기븐스 교수는 "심장이식의 경우 첫번째 등록한 이식센터의 평균 대기 기간이 151일이었던데 반해 두번째 센터의 평균 대기기간은 105일이었다"며 "여러 곳에 이름을 올린 환자들은 대기기간이 더 짧은 센터로 가서 수술을 받았는데 문제는 이 때문에 두번째 센터의 지역 환자들이 대기 순번에서 밀리는 경우가 있었다"고 밝혔다.
기븐스 교수는 또 "조사결과 첫번째 등록 센터와 두번째 등록 센터는 평균 400마일 가량 떨어져 있었는데 가난한 사람들은 교통비와 체류비용을 포함해 다른 지역으로 가서 수술을 받을 형편이 못되기 때문에 주로 부자들이 여러 센터를 이용하고 있다"면서 "여러 지역 센터에 등록한 환자는 집코드 자료로 볼 때 고소득자에다 사회경제적으로 지위가 있는 사람일 가능성이 높았다"고 설명했다.
기븐스 교수는 이어 "의사위원회가 이식 환자의 순서를 정할 때 대개 가장 시급한 환자에게 우선 순위를 주지만 심장이식의 경우, 멀리서 왔는데 그냥 돌려보내는 것이 마음에 걸려서인지 아무래도 먼 곳에서 온 환자에게 장기를 주는 경향이 있다"고 덧붙였다.
여러 센터에 이중 등록하는 환자는 폐 이식의 경우 3.4%, 간은 12%, 신장 이식의 경우 12%에 달했다.
미국의 장기 이식 시스템을 관리하는 비영리기관 장기 공유 연합네트워크의 조엘 뉴먼 커뮤니케이션 디렉터는 "사실 여러 센터에 등록하는 것에 대해 제한을 둘 지 여부를 여러 차례 검토했다"면서 "하지만 환자들 사이에서 그건 환자들의 권리라며 반대 여론이 높아 현행 제도를 유지하고 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