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비처럼, 그렇게]
우리가 두 발로 걷게 된 것은 우리 혼자만의 힘이 아닙니다.
돌 무렵의 아이를 떠올려 보세요. 아장아장, 일어서려 하다가도 풀썩 넘어지는 그 작은 몸을. 넘어질 때마다 누군가의 손이 있었습니다. 다시 일으켜 세워주는 손, 살며시 잡아주는 손, 그리고 "잘한다, 잘한다" 속삭여 주는 목소리. 마침내 아이가 첫 발걸음을 내딛던 순간, 온 가족이 환호했습니다. 그 환호가 아이의 두 다리에 스며들어 힘이 되었습니다.
살면서 넘어지지 않는 사람은 없습니다.
아프지 않을 수 없고, 상처받지 않을 수 없고, 실패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누구나 한 번쯤은 바닥에 엎드려 일어설 힘조차 없다고 느끼는 날이 있습니다. 하지만 신기하게도, 사람은 그럼에도 불구하고 결국 다시 일어섭니다.
혼자가 아니기 때문입니다.
이틀 동안 단비가 내렸습니다.
미세먼지가 씻겨 내려가고, 공기가 투명하게 맑아졌습니다. 들판을 보니 식물들이 고개를 들고 있었습니다. 그토록 오래 기다렸다는 듯, 목이 말랐다는 듯, 온몸으로 빗물을 받아들이며 폭발적으로 자라나고 있었습니다.
그 모습을 바라보다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단비가 식물들의 손을 잡아 일으켜 세우는 것 같다.'
단비는 말없이 내리지만, 그 안에 이런 말이 담겨 있는 것 같았습니다.
"왜 그렇게 말라 있었니. 얼마나 힘들었니. 괜찮아, 내가 왔잖아. 어서 이파리를 펴봐. 너는 할 수 있어."
식물들은 그 말을 온몸으로 들었을 것입니다. 그리고 있는 힘껏 일어섰을 것입니다. 단비가 고마워서, 이 응원을 저버리지 않으려고, 최선을 다해서.
사람은 완전한 존재가 아닙니다.
혼자서는 어딘가 부족하고 비어 있습니다. 하지만 그 빈자리를 누군가의 사랑이 채워줄 때, 누군가의 응원이 스며들 때, 우리는 비로소 온전해집니다. 걸음마를 배우던 그 아이처럼, 단비를 맞은 식물처럼.
힘과 용기와 위로, 이런 것들이 단비가 아니고 무엇이겠습니까.
우리도 서로에게 그런 단비가 될 수 있기를 바랍니다. 넘어진 사람 곁에 조용히 내려앉아 손 내밀어 주는 단비. 말라버린 마음에 촉촉하게 스며드는 단비.
그렇게, 서로를 일으켜 세우는 사람들이 되기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