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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골 마을마다 아담한 정자 짓어주는 직업이다 보니 여기저기 많이 돌아 다니게 되며
젊은 사람이 없는 동네에 터줏대감이라 할 수 있는 꼬부랑 할매분들과 아주 친한편이다.
커피는 물론 때맞춰 점심,간식으로 국수에 라면까지...
...
정자 지으러 가면 꼭 가지고 가야 하는 물품
혼자들면 무겁기도 하고 돌가루 먼지가 많이 나는 시멘트 40kg한포를 가지고 가죠
바로 백두대간 허리를 짤라버린 자병산(872m)에서 나오는 한라 시맨트 그녀석 입니다.
건물을 지을때 없어서는 안될 5천원 짜리 시멘트
백두대간 자병산은 축구장 400여개 넓이로 깍여 우리가 사는 고층 건물로 탈바꿈하고 서 있지만
대간을 걷는 동안 자병산이 흘리는 눈물을 한번이라도 생각 해봤으면 하는 마음이다
오늘도 자병산 일부를 한움큼 쥐어보고 땅에 묻고 왔으니 ...대간길을 걸으며 사라져가는 자병산을 생각해 본다.
백두대간 5구간
대전에서 오신 깽이님과 대구 북부정류장에서 만나 금요일밤 10시 버스로 강릉으로 향하게 되며
강릉에 도착한후 곧바로 택시타고 삽당령에 도착한다.
삽당령에 도착해 택시에서 내리니 바람은 불고 나도 모르게 옷깃을 여미게 된다.
새벽이 지나고, 다시 날이 밝아오고 밤까지 청옥-두타를 넘어야 하니 눈 길에 아이젠을 장시간 계속해서 착용하면
무릅에 무리가 올것 같아 깽이님과 한쪽 발에만 아이젠을 착용하고 1시간 단위로 번갈아 가며 바꿔서 착용하기로 한다.
백두대간 이제 시작해볼까요
지난주에 강원도 지방에 눈이 많이 왔다더니 사실이군요
등로에 등산객들이 밟은곳은 다져져 있어 빙판이고
내린 눈은 꽁공 얼어있어 마치 자갈밭위로 걷는 기분이 듭니다
지도를 보거나 시그널 확인할 필요도 없이 작은 실계천 같은 등로 따라 조심해서 진행하며...
대간길 좌측으로는 강릉으로 가는 남대천 최장 발원지가 있으며, 우측은 정선군 임계면으로 흘러들어 남한강
유역이되는 임계천인곳이다.
석병산 가지전에 만나게 되는 두리봉
두리봉은 강릉 남대천 우측 산줄기에 자리하며 만덕산-칠성산-죽도봉까지 연결되어
강릉 남대천을 맑고 깨끗한 강으로 만드는 산줄기
바람이 불어서 일까?
구름은 전혀 없으며 밤하늘은 아주 맑고 깨끗해 별들이 맑고 청아하다
"억수로 많다는 표현 일럴때 쓰는것 맞죠"
북쪽에는 카시여왕이 안드로메다와 페르세우스를 거느리고 북극성을 지키고 서 있으니 우리는 그저 동쪽으로 향하면 된다
바람불고 빙판진 길을 따라 얼마정도 올라가니 검은밤이지만 어렴풋이 석병이 보인다.
석병산(1,055m)은 돌 병풍이란 산이며 멀리서 보면 아주 우람하게 서있는 산으로 조망이 아주 좋은곳이나
시선을 동쪽으로 조금만 돌려 본다면 정상이 약 100미터 정도 없어진 헐벗은 산 하나를 마주하게 된다.
바로 석병산 여동생격인 자주색 미모의 자병산이다
석병산과 자병산(872m)은 남매지간이라 서로가 수주천(川)에 가로 막혀 애틋한 시선으로 바라 보지만
1978년부터 2030년도까지 한라시맨트에서 국내최대의 석회석 광산을 채광하는 자병산은 축구장 400여개 이상
높이 100미터 가량이 없어진 상태다
석병에서 자병을 생각하는 동안 밤하늘의 별들만 총총할뿐 동쪽에 어렴풋이라도 보여야 할 자병은 보이지 않는다
깽이님은 날이 밝으면 어떤 마음으로 자병을 대할지...사뭇 궁금해진다.
석병산 일월문
바람이 심하게 불고 날아갈것 같고 미끄러워
겨우 사진 한장 담고
사진 한장 담을 찰라도 주지않고 날려 버릴것 같은바람
석병산은 날이 밝으면 자병산 인근에서 다시 한장 담아 두기로 하고
생계령으로 무거운 발걸음을 옮긴다.
춥지만 한발이라도 가야하니
날이 밝아오고
잠시 서있을 여유도 주지않는 새벽바람은 쉬는걸 두고 볼 수 없다며 불어오고
해안길 동해의 대진항 인근으로 일출이 올라온다.
생계령
지도를 보니 해안길 강길 산길 참 많이도 걸었구나 생각이 들고
삼척의 홍대감님께서 백복령에 도착 하셨다는 연락이 오지만
아직 두시간 정도 더 가야 백복령에 도착할것 같다.
"깽이님!저기 보이시죠
저기가 백두대간 자병산이며 우리가 지나온 석병산 동생이랍니다.
"어디 어디"
처음 접하는 헐벗은 자병산이 어떤 모양인지 알길없는 깽이님은 사뭇 궁금한듯 바라 보기만 한다.
"한라 시멘트 석회석 광산이며 저기는 가지 못하는 구간이니 백두대간 2km가량 짤라 먹는 구간이기도 합니다."
깽이님 "헐!~처발 처발!"~~^^
자병산은 인간에 의해 갈갈이 분해되어 조그맣고 누런 종이 포대기속에 들어가 전국 각지로 5천원에 팔려 나가고 있으니...
깽이님은 걷는 내내 마음이 아픈가 봅니다.
대간길에 산경(山經)과 수경(水經)을 가르치고 좋은것만 보여 주기로 했으나 뜻하지 않게 복병을 만난셈이니
이럴때는 옆에서 떠드는것 보다 혼자서 생각 좀 하게 먼저 지나가는 게 상책이라며 앞서 걷게된다.
백두대간 산허리를 날려버린 사람들
그리고
4대강 한답시고 보를 만들고 물을 가두면서 시궁창을 만든 사람들
조선 정조때 낙남정맥을 절하(切下)하자는 이야기가 현실이 되었고
일제때 시작하던 한남정맥을 삭뚝 잘라 뱃놀이 하는곳으로 만든 사람들
일제때 민족 정기를 끊는다며 명산마다 쇠 말뚝을 밖은것과 비교가 안되는 일을 서슴없이 저질러버린 정치인들
뭐든 가만 놔두면 병(病) 나는것일까!
눈길속으로 고개만 넘으면 여지없이 속살을 드러낼 자병을 눈앞에 마주하게된다
뽀드득 뽀드득 한발의 아름다운 미학은 고개를 넘으면 백두대간길이 왜이리 되었는지 생각하게 되고
시선은 자병으로 향할것이다.
어떤 생각일까
백두대간은 지켜져야 한다고 떠들던 깽이님이 아닌가.
대간길에 만나는 작은 소나무 한그루 부터 시작해서
살갗을 스치고 지나는 바람
떨어진 낙엽 한잎까지 모두 백두대간이라 생각하시는 분인데...
고개 숙이고 걷는 모습에서 느껴지는건
짚고 다니던 지팡이로 자병산을 그토록 망쳐버린 사람들을 찾아서 패고 올까 이런생각마져 들게된다.
지나온 석병산이 시선을 돌려 우리와 마주한다
우리를 보는것보다 자병을 보는것이 맞을터
석병이 말한다 "이제 그만 자병이를 괴롭혀라 더이상은 안된다"고 석병산의 외침은 주수천을 넘지 못하니...
우리가 이곳에서 할 수 있는건 아무것도 없다는게 안타까울뿐이다..
깽이님이 오기전에 잠시 자병산이 어떤지 들어가 보지만
출입금지 안내판에 가로 막혀 더이상 들어가기가 겁이난다.솔직히 헐벗은 자병산을 마주할 자신이 없다
그래도 가볼까 싶어 몇발짝 더 들어가니 중장비가 움직이는 요란한 소리가 멈추더니 다이너 마이트 터지는 소리가 들린다.자병산은 더 이상 소리를 내지 못하고 중장비 발아래 허물어져 갈뿐
곁에 있어야 할 자병은 보이지 않고 멀리 삿갓봉이 고개를 내미는 모습이 들어오고
여리고 여린 석병산이 매일 타들어 가는 가슴으로 지켜보게 되는 여동생 자병산의 속살
축구장 400여개 이상이 없어진 상태이며 높이는 100m정도가 사라진 백두대간 자병산
앞으로 10년(2030)간 더 개발이 된다고 하니
10년뒤에 또 어떤 모습일까
백복령에서 삼척 산꾼이신 홍대감님을 만나서 시멘트 관련 이야기를 듣게 됩니다.
짧은 시간 만나기 위해서 2시간 가량 저희들을 기다려 주셨고
맛있는 소고기 라면과 산길에 먹으라며 많이 싸오셨지만 무지원으로 대간을 진행한다며 정중히 사양하고
마음만 고맙게 받았습니다.
야간에도 걱정이 되어 전화를 주셨는데 감사드립니다.
백복령에서 한장 담고
마음이 무거워 보이는 깽님
"누가 우리 자병이를 이렇게 한거야 혼내줄거야!~"
야간 하시고 이곳으로 오셨기에 이제 집으로 가서 주무셔야 할 홍대감님
조심해서 댁까지 가시기 바라구요 고마운 마음 감사드려요
멀리 만덕산과 피래산 방향
저곳 넘어 흐르는 물은 모두 강릉 남대천
앞쪽은 낙풍천과 수주천이 흘러 강릉 옥계항으로 흘러들게 된다.
마지막으로 자병을 한번 더 생각하며
청옥과 두타로 향한다.
백복령을 지나면서 쌓인눈은 많고
내린눈은 푸석 거리니 아이젠이 큰 힘을 내지 못한체 미끄럽기만 하다.
눈길에 걸음이 느리니 오늘 중으로 댓재에 도착 할 수 있을지
바람은 불고
마음이 무겁다.
산경(山經)이 뭔지 대간이 뭔지
차라리 더러운 물이 흐르더라도 강따라 가며 인문을 배우는 사람사는 세상이 그리워진다.
원방재 도착
대간꾼들이 다녀서 그런지 등로는 좋은편이다.
이곳에 잠시 앉아 휴식을 하며
원방재에서 상월산 가는길에
상월산 오름길에 만나게 되는 아름드리 소나무
언젠가 또 이곳을 지난다면 예전처럼 ,처음처럼 늙은 소나무를 다시 만날것이다.
그때는 나도 훈장같은 나이테(주름)을 하나 그어 올 수 있을것 같다.
상월산 오름길에 본 나팔재산에서 이어지는 매봉산 방향
이기령에 도착
배는 고프지만 바람이 너무 불어서 바람을 피해서 어디 앉을곳이 없다.
좀더 진행한후 때늦은 점심겸 저녁을 먹기로 하고 고적대로 진행하니
대간꾼들이 눈이 너무 많아 이기령에서 모두 하산한듯 등로는 어느 대간꾼 한사람만 진행한듯 보여진다.
바람 바람 바람
대간길로 진행 후 바람을 피해서 도시락을 꺼내니 밥은 순식간에 얼어 딱딱해져
몇숟갈 먹지 못하고 모두 소나무 아래 버리고
고적대 가는길에
30cm정도의 눈이 의자위에 주인인양 앉아 있어 쉬지도 못하고
바람불지 않은곳은 선답자분이 남긴 발자욱이 하나 있으나
바람이 부는곳에는 이렇게 눈으로 덮혀 있으며
어디가 어딘지
멀리서 바람에 날리는 시그널이 이곳이 등로임을 알려준다.
해빠지기전에 청옥산을 넘어야 할텐데
갈 길은 멀고 눈길에 바람마져 불어오니
현오 선배도 만나고
갈미봉 정상에서 해는 넘어갈듯
눈길에, 바람에, 추위에 ,
이제 앞만 보고 가야한다.
멈춰설 수 도 없고 돌아 가지도 못하고...
이곳 갈미봉 정상 북쪽 계곡에서 임계천이 발원되며 새벽부터 지나온 대간길 우측의 모든물이 임계천으로 흘러들어
정선군 임계면 봉산리에서 골지천(남한강)에 합류하게된다.
고적대 가기전에 보는 아미타경에 나오는 극락을 상징하는 일곱가지 보석인 청옥(靑玉 사파이어)인 육산 청옥산과
신라 고승 의상 대사가 고행 했다는 골산 두타가 눈밭에 웅크린 호랑이 처럼 기다린다
그리고 아래 계곡은 청옥과 두타가 만들어낸 무릉계곡이며 조선 선조때 삼척 부사기 처음 명(名)했다는 신선이 산다는
계곡이다.해는 넘어 가고 ...청옥의 문(門)을 열어야 두타가 열릴듯하니 두타야! 기다려라
고적대 가는길에 만나는 암벽과 상현달이 점차 커지는 모습
달빛은 차갑게 느껴지니 서릿발 보다 더한 차가움이 얼굴을 스친다..
어둠이 찾아오고
배낭에 넣어둔 물병은 꽁꽁 얼어있고
음료수는 뚜겅을 열자마자 얼어 버린다.
바나나는 얼어서 돌댕이 같아 먹지 못하고 소고기 육포를 꺼내 깽이님 몇개 드리고
산길을 걸으며
알고 있던길은 그렇게 지겹지 않으나
모르거나 처음 가는 길은 지겹게 느껴진다. 지금 깽이님이 그러한듯
고적대 올라와서 깽이님은 완전히 지친듯하다.
"깽이님 가야 끝나는것 아시죠"
눈쌓인 고적대 암릉 구간 조심해서 지나 연칠 성령에 도착
등로는 없고 나뭇가지에 날리는 시그널만 보고 따라간다.
발이 기억하고 몸이 기억하는 대간길
지칠대로 지친 깽이님
마음은 언제나 밝아 눈길을 거침없이 따라 오시고
드디어 푸른 구슬이라는 청옥에 도착
바람
참!~ 엄청 분다.
꽁꽁 언 음료수 꺼내 두둘겨 패서 깽이님 드리고
ㅎㅎㅎ
"춥죠"
"완전 처발 처발"
두타로 갑니다.
청옥에서 두타산 가는길
용추 폭포 방향에서 산객들이 몇몇분 올라와서 그런지 등로가 조금 형성되어 있어 걷기는 좋으나
눈이 푸석거려 미끄럽고 진도가 안나는군요
두타에 도착해서
이곳에 도착하니 많은 사람들이 다녀간듯 등로는 좋게 보입니다.
댓재까지 6,1km
아직 3시간 정도는 더가야 하니 새벽이나 되어서야 끝날듯
두타와 청옥보다 고적대 오르면서 많이 지친 깽이님
배낭에 든 빵하나 꺼내 반쪽씩 먹으며 ...
삼척의 홍대감님께서 마중 오시겠다며 연락이 오셨지만 댓재까지 정확하게 몇시에 도착할지 몰라
후일을 기약하며 너무 늦을 수 있으니 오시지 말라는 말을 남깁니다.
이곳 두타산 정상 동,남쪽으로 흐르는 물은 삼척시 미로면 하거노리에서 동해바다로 흘러드는 오십천이 되어 흐르게 된다.
남은 거리 6km
궁금하신분은 깽이님 후기로 보기시 바라고
백두대간 5구간 날머리 댓재에 새벽 2시 무렵에 도착하게 된다.
...
긴시간 동안 고생 해주신 논산 깽이님
수고 많으셨고
다음 대간길은 단종의 전설이 가득한 태백산과 강원도에서 경상도로 진입하게 되는 구간이니
단종 임금 관련해서 공부 하시고 오시기 바랍니다.
깽이님 다리에 뭔가 보이죠 ^^
깽이님 후기 기다려 보십시요
잘 계시죠 풍문으로 산수님의 산행 이야기를 듣게 됩니다.
지역 산방에서 존경 받는분이라고...
부럽구요 응원의 글 감사 드리며 새해에도 잘 부탁드립니다.
보통 전사는 안닐듯 합니다 ^^~^^
아뇨! 안전 돌팔이 배방입니다.
산천을 돌아 다시 대간길에 섰을때 뭔가 조금 더 배우고자 했지만
아직도 ...
태백은 언제 가나요?
이번주에 태백산 오르게 되구요
지난해 보내주신 후원금 강행길에 잘 쓰도록 하겠습니다.
새해 복많이 받으십시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