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상(天上)의 향기 321(황보세가(皇甫世家))-2
사람들은 누구나 자신만의 생각의 틀을 가지고 있다. 하나의 사건을 가지고 보는 사람에 따라 다르게 해석하는 것도 각자 생각의 틀을 다르기 때문이다. 사람들은 이걸 주관이라고 부른다. 풍운은 본래 주관이 없는 놈이었다. 열을 알려줘도 하나도 기억 못하는 바보였고, 스스로 판단하고 행동하기 보다는 타인의 지시에 순종하는 순둥이였다. 그런 그가 하늘의 금제가 풀리며 자아(自我)를 가지고 스스로 판단할 수 있게 되었다. 하지만 오래된 습관은 하루아침에 바꾸기 힘든 법이다. 풍운은 세상을 뒤덮을 능력과 오성(悟性)가지고 있음에도 다른 이의 의견을 경청(傾聽)하고 중지(中智)를 모아 실천했다. 각자의 개성이 뚜렷한 십이사(十二死)나 이해관계가 복잡했던 세력들을 규합하여 이만큼 이끌어 올 수 있었던 것도 따지고 보면 풍운의 이런 성향 때문이었을 것이다. 하지만 이번 황보세가 일만큼은 일이 이상하게 일이 꼬였다. 회의를 끝내고 나오는 풍운의 표정이 어둡다. 혜경은 눈치를 보며 가슴을 졸이지만 풍운은 말없이 밖으로 나간다. 섭섭하다. 한 마디 말이라도 해줄지 알았는데, 본 척도 하지 않는다. 밖으로 나오니 햇살이 따갑다. 봄의 기운이 물씬 풍기는 날씨다.
“너무 기대가 컸나. 자꾸 괜한 걸음을 했다는 생각이 드네.”
어느 새 다가온 희린이 슬쩍 말을 걸어온다.
“검(劍)의 절대자를 찾으신다고 들었습니다. 그럼 헛걸음을 하신 겁니다. 우리 중에 검(劍)의 절대자 따위는 없습니다.”
“절대자를 찾진 않아요. 검의(劍意)를 찾는 거죠.”
“검(劍)의 뜻을 찾는다. 좋은 말이네요. 꼭 찾으시길 바랍니다.”
풍운은 그 말을 끝으로 성큼성큼 걸어간다. 멋대가리 없는 남자다. 여자가 힘들게 말을 걸었는데, 건성으로 대답하고 가버린다. 조금 걸어가던 풍운이 하늘로 솟구치더니 점처럼 변하다. 순간적으로 일어난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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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대의 호화로운 마차가 제남(齊南)으로 들어오고 있데, 마차 주위에는 속살까지 비추는 얇은 궁장만 걸친 30명의 젊고 아름다운 여인들이 호위하고 있다. 바로 악양을 출발한 초희일행이 제남에 도착한 것이다. 초희일행은 곧바로 천상루제남지부로 들어갔고, 넓은 방에 5명의 여인들이 모여 있었다. 초희와 지부장 그리고 천련빙백강시들이었다.
“오신다는 연락을 받고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십이사(十二死)에 대해서 조사해 보셨겠죠.”
“예!”
“놈들은 지금 어디에 있죠.”
“여민객잔에 있습니다. 그런데 그들과 함께 온 사람들은 다른 객잔에 있습니다.”
“그게 무슨 말이죠.”
“십이사(十二死)와 함께 온 사람들이 많습니다. 처음에는 십이사(十二死)도 각 객잔에 분산되어 있었습니다. 그런데 어제 여민객잔으로 집합했습니다.”
“특별한 이유라도 있나요?”
“오마(五魔)일행과 일사(一死)사 사이에 전투가 있었습니다. 황보혜경과 황보찬린이 오마(五魔)에게 생포되었는데, 일사(一死) 혼자 적진(敵陣)에 들어가 그녀들을 구출한 겁니다. 그리고 어제 악무룡과 곽지향이 도착했습니다. 그래서 분산되어 있던 십이사(十二死)가 한 대 모이지 않았을까 추측하고 있습니다.”
“일사(一死) 혼자서 황보혜경과 황보찬린을 구출했고, 그 과정에서 전투가 있었다. 쌍방 간의 피해 정도는 어느 정도죠.”
“약간의 부상을 입기는 했지만 일사(一死)쪽의 피해는 미비하고, 배화교 쪽은 오마(五魔)가 부상을 입고 300명 사상자(死傷者)가 발생했다고 합니다.”
“뭐.......뭐라고요. 300명! 그럼 일사(一死) 혼자 그 많은 사람들을 도륙(屠戮)하고 포로들까지 구출해서 도망쳤다는 말인가요.”
“사상자(死傷者)자 숫자는 약간 오차가 있을지 몰라도 모든 것은 사실입니다.”
“음~~~”
초희는 습관적으로 손가락을 두드리며 생각에 잠겨 있었다.
“십이사(十二死)가 산동에 온 목적이 뭐죠?”
“황보세가을 돕기 위해서라고 알고 있습니다.”
“황보세가라.........알았어요. 계속 십이사(十二死)와 오마일행의 동태를 감시해 주세요.”
“알겠습니다.”
지부장이 밖으로 나가자 창밖을 바라본다. 알면 알수록 불가사의한 남자다. 특별한 관계도 없는 사람을 구출하기 온갖 위험을 도사리고 있는 적진(敵陣)에 뛰어들 수 있는 사람이 얼마나 되겠는가? 더구나 상대는 무림공적이라는 누명을 씌워 자신을 죽이려 했던 사람들이다. 원수나 다름없는 그들을 구출하기 위해 목숨을 건다. 상식적으로 이해가 안 됐다. 그런데도 그는 그 일을 하고 있다. 초희는 머리를 흔들었다. 목적을 잃어버리면 안 된다. 십이사(十二死)를 응징(膺懲)하기 위해서 오지 않았는가? 쓸데없는 잡념은 떨쳐버려야 한다. 오직 목적에 충실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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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대 청년으로 역용한 풍운이 황보세가 정문에 도착했다. 말도 없이 정문을 통과하려하자 경비무사들이 앞을 막는다.
“누구냐. 당장 멈춰라. 헉~ 이게 어떻게 된 거야.”
분명히 앞을 막았는데 풍운이 저만치 가고 있다. 귀신이 곡한 노릇이다. 무사들이 풍운의 뒤를 쫓아온다.
“이놈 당장 멈추지 못할까?”
무사들이 다짜고짜 검(劍)을 휘두른다.
“헉~! 크윽~”
“쾅아앙~”
거대한 폭음과 함께 검(劍)들이 조각조각 부러지며 무사들이 날아간다.
“이럴 수가........비상종........비상종을 쳐라.”
바닥에 떨어진 무사들이 벌떡 일어나 비상종을 치기 위해 달려간다. 그들은 풍운이 손에 사정을 주었기에 무사하다는 것을 모른다. 만일 힘 조절을 하지 않았다면 천왕삼권에 갈가리 찢어졌을 것이다. 풍운이 연무장에 도착하니 30여 명의 무사들이 앞을 막는다. 비상종 소리를 듣고 달려온 무사들이다.
“죽어 싶어 발악하는 놈이군. 여기 어디라고 함부로 난동을 부리는 것이냐.”
무사들이 살기등등한 표정으로 풍운을 노려본다.
“가주를 만나려 왔다. 가주를 불러와라.”
“미친 놈. 더 들을 가치도 없다. 쳐라.”
5명의 무사가 동시에 상하좌우로 공격한다. 풍운은 오성의 수라기(修羅氣)를 주먹에 집중하고 앞으로 뻗으니 무수한 그림자가 무사들을 향해 날아간다.
“헉~ 이건 뭐야. 크윽~”
무사들이 날아올 때보다 더 빠른 속도로 물려나며 피를 토하고, 풍운은 천왕보(天王步:보법)로 무사들 틈으로 들어가 일조편(一條鞭:금나수)과 쾌활삼십장(快活三十掌)을 펼치니 순식간에 30여 명의 무사들이 팔이나 갈비뼈가 부러져 피를 토하며 쓰려진다. 뒤늦게 달려오던 무사들은 보고도 믿을 수 없는 광경에 발이 땅바닥에 붙은 것처럼 그 자리에서 얼어붙었다. 천왕보, 일조편, 쾌활삼십장, 천왕삼권 모두가 황보세가의 무공들이다. 세가 사람이라면 누구나 알고 있는 무공에 30여 명의 무사들이 손 한 번 써보지 못하고 당했다. 이게 말이 되는가?
“뚜벅~ 뚜벅~”
상대의 발자국 소리가 천둥처럼 들린다. 풍운은 부들부들 떨고 있는 무사들 겉을 지나 가주의 집무실을 향해 걸어간다.
“향주..........향주님께 알려야 한다.”
공포에 질려 있던 무사들이 사방으로 달려간다. 하나의 문을 자나니 10여 명의 무사들이 앞을 막는다. 모두가 삼십 대 후반에 눈빛이 날카롭고 기운이 충만한 것으로 보아 제법 한 가닥 하는 놈들 같다.
“멈춰라.”
“가주를 불러오라는데 날파리들만 달라붙는군.”
“뭐야. 날파리~ 이런 죽을 놈을 보았다.”
40대 중반으로 보이는 사내가 분을 참지 못하고 천왕삼권으로 제음혈(가슴)을 공격하고, 풍운은 손바닥으로 사내의 주먹을 잡더니 가볍게 꺾어버린다.
“퍽~ 우두둑~”
“크윽~”
팔목이 부러진 사내가 고통에 신음하며 무릎을 꿇고, 풍운은 무릎으로 사내의 턱을 날려버린다.
“이런~ 죽일 놈~”
나머지 사내들이 포위하며 동시에 앞뒤상하좌우로 공격한다. 나름대로 9명이 합공(合攻)을 한 것이다. 풍운은 천왕태보(天王太步:신법)와 천왕보(天王步:보법)로 공격을 피하며, 태산십팔반장(泰山十八盤掌)으로 공격하니 무수한 장영(掌影)들이 피어나 9명의 무사들을 가죽주머니처럼 후려친다.
“퍽~ 퍽~ 퍽~”
“크윽~”
“크윽~”
9명의 무사들이 비틀거리며 피를 토하고, 풍운은 비틀거리는 무사들을 뒤로 하고 성큼성큼 걸어간다.
“빠드득~ 죽어라.”
비틀거리던 무사들이 검(劍)을 뽑는 것과 동시에 풍운의 등을 공격한다. 그런데 그때 주위 공기가 요동치며 은은한 낙뢰소리가 나더니 엄청난 폭음과 함께 무사들의 뒤에 있는 담장과 건물이 폭탄을 맞은 것처럼 흔적도 없이 날아간다. 바로 황보세가가 자랑하는 벽력신권(霹靂神拳)이다. 같은 무공이라도 누가 사용하느냐에 따라 그 위력이 달라진다. 극마, 극사의 경지에 이른 풍운이 펼치자 이미 그 무공은 황보가의 무공이 아니라 절대신공으로 변했다. 그것이 무사들을 더욱 공포에 떨게 만든다. 평생을 수련한 자신들도 황보가의 무공에 이런 무시무시한 위력이 숨어 있는지 몰랐다.
“가주를 불러오라고 했다. 일다경(15분)의 시간을 주겠다. 그 안에 가주가 나오지 않으면 황보가를 피로 씨겠다.”
풍운이 진기를 주입하여 소리치자 주위 건물이 부르르 떨리며 무사들이 귀를 막고 쓰려진다.
남궁벽과 황보명도 비상종 소리에 무기를 챙겨 적(敵)이 나타났다는 곳으로 달려갔다. 한 명의 사내가 뒷짐을 지고 하늘을 바라보고 있고, 주위에 향주와 당주들이 피를 토하며 신음하고 있다. 쓰려진 무사들은 황보가에서도 손꼽히는 고수들이다. 대체 어떻게 될 일일까? 비상종 소리를 듣고 수많은 무사들이 몰려온다. 하지만 사내는 눈썹하나 까닥하지 않고 하늘만 바라보고 있다. 포위망은 점점 두터워지고, 황보명은 주위에 모여든 수백의 무사들을 믿고 용기를 내서 앞으로 나선다.
“네놈은 누구냐? 누군데 황보가에 들어와 겁도 없이 난동을 부리는 거냐?”
하늘이 바라보던 풍운이 고개를 돌려 주위를 둘려본다. 오라는 가주는 코빼기도 안 보이지 않고 엉뚱한 놈들만 모여들었다. 황보명과 남궁벽도 보인다. 저번에 객점에서 보았을 때는 생각 없이 지나쳤다는 남궁벽이 왜 여기 있는지 모르겠다.
“가주가 그렇게 대단한 사람인가? 얼굴 한번 보기 힘들군.”
“뭐야. 정녕 죽지 못한 안달하는 놈이군. 어디서 감히..........”
“황보명. 아직도 숫자만 믿고 큰 소리 치는 것은 여전하구나. 그렇게 자신 있으면 뒷구멍에 숨어 있지만 말고 직접 나서 봐라.”
“뭐.........뭐야?”
“네놈이 정녕 사내라면 일대일로 덤벼보란 말이야.”
“이...........이런 죽을 놈을 보았다.”
황보명은 곧바로 달려드려다가 순간적으로 멈춘다. 머릿속에 번개처럼 한 인물이 떠올랐기 때문이다.
“잠깐. 너.......너........혹시 마수마랑.”
“그나마 눈치는 빠르군. 그래 마수마랑이다. 이제 저들이 도움이 안 된다는 것쯤은 깨달았을 것이다. 쓸데없는 희생은 원치 않는다. 가주를 불러와라.”
갑자기 힘이 빠진다. 상대가 마수마랑이라면 이야기가 달라진다. 이미 일 년 전에 세가의 정예와 남궁세가의 정예무사들을 혼자서 짓밟았던 놈이다. 이런 놈에게 주위에 있는 무사들은 허수아비보다 못한 존재일 것이다.
“잠깐~ 네놈이 마수마랑이라는 증거라도 있어.”
남궁벽이 앞으로 나선다. 황보명이 겁에 질려 제대로 말도 못하고 있으니 나선 것이다.
“남궁벽! 네놈이 왜 여기 있는지 모르겠군. 배화교 놈들이 황하이북만 노리고 있으니 여유가 있나보지. 하지만 흑독애의 정예가 절강성에 도착하다고 하던데..........네놈 가문부터 챙겨야 하지 안 나”
“뭐..........뭐야”
“아무것도 모르고 철없이 나대지 마라. 네놈을 여기 보낸 네놈 가문도 황당하지만, 네놈이 여기 있는 것도 황당해. 그렇게 자신만만해. 향상 깨지면서 뭐가 그렇게 잘난 건데. 성수천검의 후광..........그건 과거일 뿐이다. 배화교 놈들이 성수천검을 무서워할 것 같아. 흑독애 놈들이 무서워할 것 같아. 네놈은 귀를 막고 살아. 소림이 깨지고 무당이 무너졌어. 구파가 무너진 마당에 네놈 가문만 독야청청(獨也靑靑) 태평성대(太平聖代)를 구가할 것 같아. 다른 가문 일에 신경 쓰지 말고 네놈 가문이나 똑바로 지키란 말이다.”
풍운의 냉소에 남궁벽의 분노가 하늘을 찌른다. 생각 같아서는 당장 끝장을 보고 싶다. 하지만 상대가 마수마랑이라는 생각에 공포가 엄숙하며 감히 검(劍)을 뽑지 못한다. 수백의 무사들이 풍운 한명을 어찌하지 못하고 포위만하고 있는데, 가주와 주요당주들이 나온다. 사태가 심각하니 방관만 할 수는 없었을 것이다.
“아버님! 나오셨습니까?”
“오냐. 저놈이 마수마랑이냐?”
“자기 입으로 그렇게 말했습니다.”
“알았다. 너는 뒤로 빠져라.”
황보찬일은 풍운을 유심히 살펴보더니 앞으로 나선다.
“나를 찾았다고 하던데, 그래 할 말이라도 있느냐?”
“네놈이 중원 무림을 배신한 황보찬일이냐?”
“뭐.........뭐야. 배신? 이놈! 어디서 당치도 않은 모함(謀陷)을 하느냐?”
“모함(謀陷)이라? 배화교와 끝까지 싸우자고 주장했던 황보찬린과 반대파를 제거하기 위해 배화교 놈들과 음모(陰謀)를 꾸미지 않았느냐?”
풍운의 말에 주위에 있던 무사들이 웅성거린다. 아무리 사리사욕(私利私慾)에 눈이 멀었다고 해도 중원 무림을 배신하고 배화교에게 굴복(屈伏)한 다는 것이 말이 되는가? 황보찬일은 주위 반응에 당황했다.
“이놈들 뭐들 하느냐? 헛소리 하는 저놈을 당장 쳐라.”
황보찬일과 함께 나타난 3명의 당주들이 동시에 날아올라 천왕삼권과 벽력신권 등으로 공격하다. 풍운은 품속에서 막사검을 꺼냈다. 이제 숨길 것도 없다. 비틀거리는 걸음걸이, 어린아이 장난 같이 단순한 초식, 검(劍)에 새겨진 문양까지 보일 정도로 한 없이 느리게 보이는 동작, 하지만 그건 당주들의 착각이었다. 양쪽 손목이 잘리고, 목이 따끔거리는 것과 동시에 기도가 막힌다. 한 명은 양쪽다리가 허벅지에서 분리되며 머리가 반으로 갈라지고, 나머지 한명은 열십자로 갈라지며 바닥에 떨어진다. 설명은 길었지만 3명이 날아올라 고깃덩어리로 변한 시간은 찰라의 순간에 지나지 않았다.
“죽고 싶은 놈은 앞으로 나서라. 오늘 너희들이 두려워하던 마수마랑이 어떤 놈인지 똑똑히 보여주겠다.”
풍운의 사자후에 내공이 약한 무사들이 피를 토하며 쓰려지고, 나머지 무사들도 귀를 막고 비틀거린다.
“황보찬일 네 말이 헛소리라고 했느냐? 그럼 찬린을 불러와 봐라.”
“찬린은 배화교 놈들의 동태를 감시하기 위해 잠시 자리를 비웠다.”
“끝까지 오리발이군. 그럼 황보혜경을 불러 와라. 설마 혜경도 찬린과 함께 보냈다고 하지 못하겠지.”
“이.........이놈! 어디서 있지도 않은..........”
“닫쳐라. 남들 보기 부끄럽지도 않으냐? 네놈들이 무림공적이라고 하는 나도 배화교 놈들과 싸우고 있다. 그런데 무림을 영도하다고 큰소리치던 네놈들이 배화교 놈들에게 붙어먹겠다는 것이 말이 되느냐?”
“..................”
“황보찬일. 네놈은 혜경에게 고맙다고 해라. 혜경의 부탁만 아니었으면 당장 네놈의 목을 베어버렸을 것이다.”
“당장~ 저놈을 죽어라. 어서~”
황보찬일이 겉에 있던 당주들의 등을 떠밀자 2명의 당주가 의지와 상관없이 앞으로 튀어나왔다.
“헉~ 이........이거.........크악~”
하얀 빛이 포물선을 그리며 날아가자 두 개의 머리가 허공으로 솟치며 붉은 피를 뿌린다.
“어.........어검술.”
남궁벽의 눈동자가 커지며 놀란 입을 다물지 못한다. 방금 풍운이 펼친 무공이 전설의 어검술로 보이기 때문이다.
“황보찬일..........마지막으로 한 마디만 더 하고 가겠다. 이미 오마(五魔)에게 들어 알고 있겠지만 네놈 때문에 죽을 뻔했던 찬린과 혜경은 나와 함께 있다. 오마(五魔)일행은 우리 십이사(十二死)가 용서치 않을 것이다. 그리고 네놈이 어떤 선택을 하느냐에 따라 황보세가의 운명을 결정하겠다. 뼈를 깎는 고통으로 가문을 개혁하지 않으면 우리 십이사(十二死)가 황보세가를 그냥 두지 않겠다는 말이다.”
말을 마친 풍운은 올 때처럼 천천히 밖으로 걸어가고, 공포에 질린 무사들이 좌우로 비켜서며 길을 터준다.
“저.......저놈을.........”
‘찬린에게 더러운 너의 과거에 대해 들었다. 그 사실까지 밝혀지는 것을 원치 않는다면 닫치고 있어라. 그리고 어떤 선택을 해야 할지 심각하게 고민해야 할 것이다. 그 선택에 따라 네놈의 미래가 달라질 것이니 말이다.’
풍운의 전음을 들은 찬일을 입을 다물고 유유히 사라지는 풍운의 뒷모습을 바라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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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감사합니다~^^
감사합니다.😘
잘봅니다
감사합니다
잘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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