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비가 온다고 해서 걱정이 되었으나 7시 15분 전철을 타고 복정, 천호, 군자에서 환승하여 8시 30분
도봉산역에 도착했다.
아침에 비가 많이 내려서 모든 사람들이 우산을 들고 다녔으나 역에 내리니 언제 비가 왔냐는 식으로
하늘은 활짝 개어 있었다.
하늘에 꽉차 있었던 구름들이 잠깐 사이에 어디로 갔는지 이렇게 맑게 개일 수 있다는 것이 신기하다.
하늘은 맑아 좋았으나 햇빛이 따갑다.
8시 50분 블랙야크 앞에 있으니 곧 회장님, 경일이가 나타났다.
경일이는 비가 많이 와서 자일을 집에 두고 다시 왔다고 한다.
9시 20분 자일이 없어 고민하던 중 이정녕 강사가 갔으니 같이 등반하자고 부지런히 뒤쫓아갔다.
식수를 넣는 곳에서 새로 산 물통에 물을 채우고 뒤 쫓아 가는데 회장과 경일이는 뒤도 돌아보지 않고
가 버린다.
앞에 사람이 보이지 않으니 마음은 바쁘나 빨리 가려고 하니 힘이든다.
땀은 비오듯 쏟아지고 햇빛은 따갑고 마음은 바쁘니 더 괴로워 진다.
구조대 앞에서 이정녕, 문혜선, 산악대장, 회장, 김경일, 나 이렇게 6명이 같이 올라가
10시 20분 표범길 출발선에 섰다.
아침에 비가 많이 온 관계로 사람들이 적었고 날씨는 쾌청하여 암벽 등반에 최고의 조건이다.
곧 자일과 장비를 챙겨서 이정녕이 선등, 김경일, 회장이 한조가 되었고, 대장이 선등, 나와 한조로 올라가고 문혜선씨는 아래에 남았다.
모두들 어떻게 어떻게 잘들 올라가는데 나는 시작 부분서 추락하였다.
“야, 윤한섭이는 올라가지 말아라”
그러나 문혜선씨와 회장의 코치를 받아 떨리는 마음과 후들거리는 다리를 가지고 다시 도전하여 겨우
겨우 올라간다.
이제 동판길 건너가는 것이 문제다.
몇 번을 도전하며 망설이니 대장이 요령을 가르쳐주고 트래버스 형식으로 건넜다.
이곳이 많은 사람들이 고생했던 곳이라고 알고 있어서 건넜을 때의 성취감은 말 할수 없이 컸다.
두 번째 피치를 무사히 오르고 세 번째 피치에서 선등을 선 대장이 이정녕씨가 간 길이 아닌 가파른 길로 가니 자신이 없어 걱정이 된다.
아래를 내려다 보니 끝없는 낭떠러지인데 왜 저곳으로 가는지 걱정이 된다.
경일이와 회장님도 모두 떠나고 아무도 보이지 않는 곳에서 나 혼자 경사가 심한 곳으로 올라가려니 불안 하기만 하다.
그런데 침착하게 한발, 한발 딛고 일어서니 밀리지 않고 올라갈 수 있어서 신기하다.
볼트따기도 하고 퀵도르와 캠을 회수해서 올라 갈려니 허둥대기는 했으나 그런대로 그 가파른 길을 밀리지 않고 올라갈수 있어서 신기하고 대견하다.
올라가서 다시 합류하니 그렇게 반갑고 선등을 선 대장이 무척 고맙다.
이정녕씨가 사진을 찍어줬고 모르는 사람들 3명도 올라 왔다.
아래를 내려다보니 비가 온뒤라 하늘은 파랗고 녹음이 우거진 선인봉아래 경치는 정말 멋있다.
보통사람이 볼 수 없는 이곳에서 서울 시내를 내려다 볼 수 있는 특권을 누렸으니 정말 행복하다.
바로 위에서 헬리콥터가 한참동안 빙빙돈다.
방송국의 취재헬기 같다.
비가 온 후라서 바위도 세탁한 것처럼 깨끗하고 바람은 산들거리고 내려다 보는 경치는 일품이고 정말 좋다.
회장이 먼저 내려가고 경일이, 대장, 나, 이정녕씨 순서로 두 번으로 끊어서 내려갔다.
하강 중에 표범 길 동판 앞에 멈추고서 읽어 봤다.
1967년에 표범길을 개척했고 6,7명의 개척자 명단, 산악회 이름, 그리고 한사람이 길을 개척하다 죽었다고 써 있었다.
12시 50분 문혜선씨가 라면 끊이고 식사 준비를 해 놓아서 곧 식사를 했다.
가져온 도시락, 라면, 떡, 도마도, 참외 등을 잘 먹었다.
뒷풀이에 참석하기 위해서 이용주가 온다고 하고 힘이 풀려서 우리 등반사랑 3명은 곧 하산했고 이정녕씨 일행 3인
내려오다 시인의 마을 부근에서 우리를 찾아오는 안순화(57년생), 정수임(63년생)씨를 만나서 같이 내려왔다.
유병상이도 만났다.
14시 50분 산두부집(02 954 1183)에 오니 이용주가 와 있었다.
16시 홍금숙(59년생, 핸드볼, 암벽)씨가 합세했고
17시 정수임씨가 자리를 떳고
17시 30분 이철수가 합세했다.
산두부집 우리 있는 곳은 200명 정도 앉을 수 있는 대형식당인데 사람이 꽉 찼고 우리는 맥주, 소주, 홍어, 두부, 돼지고기, 밴댕이등을 많이 먹고 마셨다.
‘세상에서 가장 격렬한 운동은 1카레이서, 2투우, 3암벽등반이다’
‘잔머리 쓰는 사람은 고생을 한다’
‘낚시만 손 맛이 있는게 아니라 암벽추락에도 손 맛이 있다’
‘매년 암벽학교에서 500명의 사람이 졸업하는데 산은 그대로 있으니 만원일 수밖에 없다’
‘며칠전 인수봉 비둘기 길에서 74세의 노인이 장비를 소홀히 하고 등반하다 추락했는데 한 쪽 팔만 나무에 걸려 있고 사람은 골짜기에 떨어져 죽었다고 한다’
18시 10분 산두부집을 나왔고 이용주가 계산했다.
8848 옷집에 들러 몇 사람이 옷과 모자등을 샀고 18시 40분 엑셀시오에 들렀다.
부곡식당(02 954 2584)에서 호프, 멍게, 오징어등을 먹고 이철수가 계산했다.
용주는 1호선 타고, 철수는 택시타고, 군자에서 회장, 경일, 안순화는 환승하고, 홍금순씨는 아차산역,
나는 천호, 복정을 거쳐 21시 40분 서현역 집에 도착했다.
무릎과 팔꿈치는 깨져있고, 모든 몸이 욱신거리지만 표범길을 올랐다는 사실이 기쁘다.
오늘 만난 이정녕씨, 산악대장, 문혜선씨, 안순화씨, 홍금순씨, 정수임씨 정말 고맙게 생각한다.
등반사랑 가족 여러분, 항상 건강하고 늘 행복하길 바란다.
참석자 : 최성근회장, 김경일, 윤한섭, 이정녕, 문혜선, 등반대장.
뒷풀이 참석자 : 이철수. 이용주, 안순화, 홍금순, 정수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