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한국소비자원이 당면의 알루미늄 함유량이 유럽의 기준치보다 4배 이상 높다고 밝혀 논란이 일었다. 당면은 특정한 맛을 지니고 있진 않으나, 한국인이 선호하는 쫄깃한 식감으로 어느 요리와도 잘 어울리는 성질 덕분에 활용도가 높다.
고구마전분으로 만든 것이 가장 상품(上品)
일반적으로 은백색의 광택이 돌며 굵기가 일정한 당면이 좋다고들 한다. 특히 고구마전분으로 만든 당면은 다른 전분으로 만들어진 것과 비교해 가장 질이 우수하다. 쫄깃하며 잘 퍼지지 않기 때문이다. 최근에는 단가는 낮추고 찰진 식감을 극대화하기 위해 타피오카전분으로도 많이 생산되고 있다. 이외에도 옥수수전분, 감자전분 등으로 만들어진다. 옥수수전분으로 만든 당면은 고구마전분과 비교해 색이 밝은 것이 특징이다. 따라서 옥수수전분으로만 만들거나 고구마전분과 혼합해 생산할 경우, 당면의 색이 진하지 않아 더러 색소나 기타 식품첨가물을 넣기도 한다. 한편, 타피오카전분과 옥수수전분은 다른 전분에 비해 노화가 잘 되지 않아 보관과 조리가 쉽다는 장점이 있다. 하지만 고구마전분보다 광택, 투명도 등이 떨어지고 다소 뻣뻣하다.
삶을 때 식용유·간장 넣으면 퍼짐 방지할 수 있어
당면은 어떠한 재료와도 자연스럽게 어우러지는 특징이 있다. 주인공을 돋보이게끔 하는 조연 역할을 톡톡히 해내어 주 요리를 푸짐하고 먹음직스럽게 만든다. 이 때문에 면류, 탕류, 분식류 등 여러 메뉴에 적용할 수 있으며 남녀노소 즐겨 먹는다.
당면은 조리 10분 전, 뜨겁거나 미지근한 물에 미리 담가 놓고 불린 뒤 조리하는 것을 추천한다. 상황이 여의치 않을 때에는 끓는 물에 바로 데쳐도 무방하다. 당면을 데치거나 삶을 때 식용유와 간장을 넣으면 간이 베고 잘 퍼지지도 않는다. 또한 삶은 당면을 식초를 희석한 물에 담가 뒀다가 볶으면 서로 잘 달라붙지 않으며 팬에 눌러 붙지 않아 조리가 용이하다. 식초의 산은 가열 시 휘발되니 맛에는 영향을 끼치지 않는다.
데친 당면에 물기가 많이 남아있으면 쉽게 불 수 있으므로 즉시 체에 밭쳐 물기를 빼야 한다. 또한 데친 뒤 오래 방치하면 서로 달라붙게 되는데, 이때에는 조리 직전 미온수에 헹구면 된다.
예컨대 잡채와 같이 채소가 많이 들어가는 메뉴라면 처음부터 물을 많이 넣지 말고 채소에서 나오는 즙으로 조리하길 권한다. 애초에 삶거나 데치지 않고 불려만 놓았다가 바로 볶을 수도 있다. 그러면 부풀어 오른 당면의 찰진 식감을 즐길 수 있다. 또한 당면은 물기를 흡수하는 성질이 있어 만두소로 넣기 좋다. 채소 등 다른 소의 수분을 끌어당겨 만두피가 쉬 터지는 것을 방지한다.
삶은 뒤 냉장 보관해 차갑게 먹으면 오히려 잘 퍼지지 않아 더욱 탱탱하니 샐러드 등에 활용할 수 있다. 조리하지 않은 건당면은 습기가 없고 서늘한 곳에 보관하면 된다.
알루미늄 기준치, 유럽과의 비교는 적절치 않아
논쟁의 중심은 당면 속 식품첨가물인 알루미늄(명반). 이는 팽창제이자 면질개량제로써, 당면의 점성을 개선하고 끊어짐을 줄여주는 역할을 한다. 즉, 탄력성과 씹히는 맛을 좋게 만들어주는 것이다. 소명반이나 소암모늄명반 등으로 표기된 것 역시 알루미늄과 같다고 보면 된다.
알루미늄에 대한 문제의식은 이전부터 있었다. 따라서 시중 제품들 대다수는 키토산, 알긴산 등을 넣어 알루미늄을 대체해왔다. 이들도 당면의 노화를 방지해 보존성을 높이며, 쫄깃쫄깃한 성질을 유지시킬 수 있다. 섬유소의 일종인 키토산, 알긴산은 면발을 강화하고 표면을 번들번들하게 하는 등 기존 알루미늄의 역할을 대행하는 것.
알루미늄은 체내에 과다 축적되면 알츠하이머 등의 발병과 연관이 있다는 연구결과가 발표된 적이 있었기에 더욱 파장이 컸다. 여기저기 폭넓게 활용되는 식재료이기 때문에 소비자의 혼란이 더욱 가중됐다.
하지만 소비자원의 근거 기준이 적절치 않다고 지적하는 전문가들도 다수다. 면이 주식인 유럽은 우리보다 더 까다로운 기준을 지니고 있는데 이를 당면에 적용하는 것은 합리적이지 않다는 것이다. 또한 알루미늄이 전량 체내에 축적되지 않고 일부는 소변으로 배출되기 때문에 위해성에 대해서는 후속 연구가 필요하다는 의견이다. 결국 알루미늄 논란은 유야무야 잠잠해졌지만 당면에 알루미늄이 들어간다는 사실 자체가 소비자에게 꽤나 충격적이던 듯하다. 앞으로 당면을 먹을 때면 께름칙할 소비자를 위해 알루미늄 무첨가 당면을 사용한다는 것을 마케팅 요소로 활용할 기회가 될 수도 있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