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봉문 형 기리며♧
아릿동네 삼거리
뒷메 동 터올 무렵
달덩이 같은 우량아
개울물 함께 울었다.
철사로 썰매 양다리
둥근 나무 깎아 팽이
쇠파이프 엮어 공기총
특별한 재능 가진 소년
호올로 사는 어르신
고단한 일이 일어나면
품삯은 커피 한잔이었다.
사나운 태풍 뚫으며
여행 떠나시는 형이여!
이승에서 못다 이룬
장미화 같은 사람 만나
행복하게 사소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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봉문이 형이 돌아가셨다는 소식이 동네 밴드에 떴다. 혹여 잘못 전달된 소식이
아닐가? 내심 기대했으나 허사였다.
어제 저녁 월강 후배들과 읍내 추모관에 가서 마지막 인사를 드리고 집에 돌아
오니 마음이 착찹해 봉문이 형의 삶을 곰곰이 더듬어 보았다.
봉문이 형의 아버지는 원래 분토리 사람인데 결혼과 동시에 지금 집인 월강 아
릿동네 삼거리에 둥지를 틀어 형을 낳았다.
형을 생각하면 제일 먼저 떠오르는 장면은 소시적 유독 빼무락질을 잘한 것 같
다. 썰매 만들기 팽이깎기 새총 만들기, 특히 나를 놀라게 한 발명품은 어디서
쇠파이프를 구해 성냥꽃으로 화약을 만들어 새를 잡을 수 있는 총을 만들어 실
제 사격을 해보니 성능이 대단해 이릿동너 꼬맹이들이 까무라쳤다.
중등학교를 진도에서 졸업한 형은 청운의 꿈을 안고 도회지로 진출해 직장생활
하다 불의의 사고로 인해 마을로 돌아와 오늘에 이르렀다.
동네 어르신을 부모님처럼 섬긴 형은 홀로 사시는 분들의 어러운 일을 발벗고
나서 해결해 주었다. 특히 커피를 좋아해 노란 커피 봉다리 2개를 넣고 휘휘 저
어 들이키고 만족해 했다.
이승에서 인연이 닿지 않아 외로이 사셨지만 좋은 곳에 가서 아름다운 사람 만
나 행복한 가정 이루기를 간절히 기원 합니다.
잘 가세요 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