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성애는 무슨...
초등학생이 “나는 왜 아버지보다 키가 작을까요? 작아도 너무 작잖아요. 아무래도 난쟁이인가 봐요.” 하고 고민한다면 당신은 뭐라고 답하겠는가? “그래, 그런 것 같다.”라고 하겠는가, 아니면 “앞으로 더 클 거야. 걱정하지 마. 어른들도 어렸을 때는 다 너만큼 작았어.’라고 웃으며 말하겠는가?
어떤 여중생이 “나는 왜 내 여자 짝꿍이 좋을까요? 그 아이가 다른 아이하고 친하게 지내는 걸 보면 질투심이 나서 못 견디겠어요. 나는 아무래도 동성애자인가 봐요.”라고 말한다면 당신은 뭐라고 답변하겠는가? “그래, 정말 그런 것 같다. 이성보다 동성을 더 좋아하는 게 바로 동성애니까.” 할 것인가? 아니면, “무슨 소리야? 중고등학교 때 친구를 좋아하는 게 당연하지.”라고 하겠는가?
물론 대부분의 어머니들은 후자 쪽으로 대답할 것이다. 덧붙여서 이렇게 친절하게 설명하시는 분도 있으리라.
“너희들 때는 다 그렇지. 엄마도 그랬으니까. 우리나라에서는 한참 감수성이 예민한 청소년 시절에 학교에서 동성끼리 지내야 하니 친구에게 우성과 애정이 혼합된 묘한 감정을 느낄 수 있지. 그건 매우 자연스러운 일이야. 더 크면서 점차 이성 쪽으로 관심이 옮겨가게 되지. 우리나라 여자들 대부분이 그런 과정을 거쳤을 거야. 아무도 그걸 이상하게 생각하지 않았지. 그런데 요즘은 어찌 된 일인지 친구들끼리 친하게 지내며 전화하고 카톡 하고 팔짱 끼고, 다른 친구랑 더 친한 것 같으면 질투도 하고 그러는 걸 마치 동성애처럼 여기는 듯해. 그럼 엄마 세대는 모두 다 동성애자겠네? 하지만 지금까지 동성애자로 남아있는 사람은 한 명도 없거든. 어디서 이상한 풍조가 들어와서 우리 딸들을 동성애자 취급하는 건 당치않은 일이야.”
그런데 이런 보통 어머니보다도 못한 학자들이 있어 여학생들을 더 고민하게 할 뿐 아니라 최악의 경우에는 정말 동성애자가 되도록 부추기고 있다. 다음은 신문 기사다.
- 제목: 10대 레즈비언 전용카페 늘어.
지난 16일 오후 3시, 서울 신촌의 여성동성애자 전용 카페인 ‘레스보스’(Lesbos). 어두운 조명 속에 최신 국내 댄스 음악이 흐르고, 대형 뮤직비디오가 한껏 분위기를 잡은 30여 평 남짓한 카페 안 10여 개의 테이블은 앳된 얼굴의 10대 소녀 30명이 차지하고 있었다. S여고 3학년 박모(18)양은 “지난달 수능시험을 본 뒤 거의 하루도 거르지 않고 이곳을 찾고 있다.”며 “나와 비슷한 고민을 하고 성향을 가진 또래 친구들을 만나기 위해서.”라고 말했다. 레즈비언 카페를 찾는 10대들이 부쩍 늘고 있다. 스스로를 ‘여성 이반(異般․동성애자를 지칭하는 말)’이라고 부르는 이들은 서울 신촌의 B, V, Z카페, 홍대 앞 L카페, 이태원 D 나이트 클럽 등 서울 일대에만 7 ∼ 8곳 정도 되는 레즈비언 전용 카페를 스스럼없이 찾고 있다. 2년 전 ‘레스보스’를 오픈한 사장 김명우씨는 “평일은 오후 9시, 주말 오후 6시까지 미성년자 입장을 허용하는데, 이 시간대 손님의 80 ∼ 90%가 청소년들”이라며 “방학 때면 전국 각지에서 몰려든다.”고 말했다. 지난 여름에는 문 앞에 줄을 설 정도로 10대 레즈비언들이 많았는데 심지어 중학교 1학년생도 찾아왔다고 한다.
레스보스 카페에서 만난 강모(19, W대 1년)양은 “중고교의 학년이 내려갈수록 스스로를 레즈비언이라고 밝히는 아이들이 늘고 있다.”며 “적어도 한 반에 2 ∼ 3명은 되는 것 같다.”고 말했다. 동성애 전문잡지 ‘버디(buddy)’의 편집장 한** 씨는 “인터넷 동성애 사이트 이용자의 50% 이상이 10대들”이라며 “10대 동성애자 수가 늘었다기보다는 자신의 성적 정체성(gender identity)에 눈을 뜨는 연령이 낮아진 것”이라고 말했다. 이화여대 김** 교수는 “10대 레즈비언의 증가에는 최근 성 논의가 공개적으로 이뤄지면서 자신의 ‘성적 지향(sexual orientation)’을 드러낼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됐고, 인터넷을 통해 비슷한 동류를 찾을 수 있게 된 게 가장 큰 이유로 보인다.”고 지적했다. -
여러분은 위 기사 내용 중 동성애잡지 편집장 한**과 이화여대 교수 김**의 ‘10대 여성동성애자가 증가한 것은 자신의 성적 정체성에 눈을 뜨는 연령이 낮아지고, 자신의 성적 지향을 드러낼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되었기 때문’이라는 분석을 어떻게 생각하는가? 내 판단은, 이들은 청소년의 발달심리학적 특징을 전혀 모르는 사람들로서 자신의 무지로 인해 어린 딸들을 힘들게 할 뿐이다. 그렇지 않아도 자신이 혹시 동성애자가 아닌가 걱정하는 여학생들이 적지 않다.
그런 고민으로 청소년상담실을 찾은 여학생의 이야기를 들어보자. 청소년상담원의 상담 사례다.
<여학생의 고민>
저는 고1 여학생인데 제 친구를 이성처럼 좋아하고 있습니다. 학기 초부터 그 친구를 한시도 마음에서 잊은 적이 없어요. 그 친구가 다른 친구들이랑 놀거나 이야기를 하여도 참을 수가 없고 그런 날은 공부가 안돼요. 저는 그 친구가 언제나 저하고만 지내길 바라고, 안 그러면 화가 나고...... 제가 생각해도 친구 이상의 느낌 같아요. 제가 잘못된 것일까요? 저는 왜 이성에게는 관심이 없고 같은 여학생한테 관심이 많은지 모르겠습니다. 전 남자 친구가 없거든요. 지금까지 사귄 경험도 없고요. 중학교도 여중을 다녔고 지금 다니는 고등학교도 여학교거든요. 그 아이를 너무 좋아하는 것이 혹시 제가 동성연애자가 아닌가 걱정이 됩니다. 제가 동성연애 감정을 가지고 있는 건가요? 이를 어떻게 해야 할지 알려주세요.
나는 이렇게 답변했다.
<나의 답장>
동성 친구를 좋아하는 마음이 본인이 생각하기에도 지나친 것 같아 상담을 요청하였군요. 내가 좋아하는 친구를 다른 친구들에게 빼앗길 것만 같고, 그런 생각들 때문에 공부도 잘 안 되고...... 또 그런 자신이 동성애자가 아닌가 걱정된다고 했죠? 학생의 그런 마음은 동성애적 감정도 아니고 이상한 것도 아니랍니다. 누구나 사춘기 시절에 한 번쯤 겪을 수 있는 경험으로 마음에 드는 친구를 혼자 독점하고 싶은 마음일 뿐이지요.
이성 간 교제 양상을 연령 별로 조사, 연구한 헐록(Hurlock)이라는 학자에 의하면, 14 ∼ 15 세 때는 ‘성적 애착기’로 동성 친구나 스타, 혹은 나이가 많은 이성에게 애정을 느끼는 시기라고 합니다. 이성에 대한 호기심, 접근 욕구로 생기는 감정적 불안정을 그런 사람들을 통해 안정시키고자 하는 것이지요. 대개 좋아하는 선생님이나 뛰어난 친구 또는 상급생, 인기 있는 연예인이나 스포츠맨 등이 애정의 대상으로 선택됩니다. 능력 있는 사람, 선망의 대상이 되는 사람을 우러러보고 동일시함으로써 불안정감을 보상하려는 것으로 육체적 접촉은 약하고, 그저 그런 대상과 함께 있기를 원하며 편지를 쓰거나 선물을 보내는 정도이지요. 자신이 좋아하는 사람 앞에서는 가슴이 떨리고 얼굴이 붉어지며 말문이 막히는 등 정서적으로 흥분할 수 있는데 이 같은 현상은 ‘영웅 숭배’의 심리로 볼 수 있습니다. 대개 이 단계는 곧 지나가며 그 이후부터는 이성에 대한 관심이 점차 커지기 시작합니다.
중고등학교 시절 이성 교제가 쉽지 않은 우리나라에서는, 사춘기 시절 동성 친구에 대한 감정을 동성애로 착각하기 쉬운데 그때의 감정은 이성을 대할 때와는 다르며 동성애로 보기는 더욱 어렵습니다. 동성애는 동성에 대해 심리적 친밀감만이 아닌 강렬한 신체적 접촉의 욕구가 일어나며 또한 실제로 그렇게 행동하는 경우를 말합니다. 따라서 학생의 경우처럼 친구에게 신체적으로 접촉하고 싶은 마음은 없거나, 있다 해도 경미한 정도라면 동성애라고 할 수 없습니다. 앞으로 학생이 경험하게 될 이성 친구에 대한 감정은 지금 동성 친구에 대한 감정과는 다릅니다. 그 차이는 나중에 이성을 사귀게 되면 스스로 분명히 알 수 있을 겁니다.
다시 한 번 말씀드립니다만, 청소년기에 동성 친구와 친밀감이 강한 건 발달과정 상 지극히 자연스러운 현상입니다. 우리나라처럼 중고등학생 시절을 동성끼리 지내는 상황에서는 대부분이 동성끼리 자연스럽게 친구가 되어 많은 이야기를 하고 고민도 함께 나눕니다. 그게 무슨 문제입니까? 친한 친구끼리 즐거울 때나 괴로울 때나 서로 의지하여 학교생활에도 도움을 주니 좋은 일이지요.
반면 이성에 대해서는 관심은 있지만 기회가 제한적이어서 동성 친구만큼 친밀한 관계를 맺기가 어렵습니다. 그러나 시간이 흐르면 동성 친구와의 친밀감 경험을 바탕으로 점차 이성에 대한 관심이 커집니다. 일반적인 성장 과정이 그렇지요. 동성 간의 친밀감과 애정 경험은 자연스럽게 이성 교제의 준비이자 밑바탕이 됩니다. 동성 친구 간에 우정과 애정을 경험해보지 못한 사람은 이성과의 관계에도 문제가 생길 수 있습니다.
한 가지 주의할 점은 한 친구에게만 집착하는 것은 편협한 대인관계를 가져올 수 있다는 것입니다. 서로 구속하게 되어 심리적 부담을 줄 수도 있습니다. 지금 당장은 힘들겠지만 이번 기회를 통해 나의 친구관계를 한 번 돌아보는 게 좋겠습니다. 친구가 여러 명이라면 한 친구와 멀어지더라도 큰 상처는 받지 않겠지요?
<참고 자료>
동성애와 성전환(2019).hwp
이성의식발달.hwp
연예인팬클럽(2019).hwp
마샤의 정체감 상태 범주 (사진 자료).hw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