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시락을 준비 않고 맥주 한캔 넣고 송광사로 간다.
11시 20분이다.
청량각을 지나 찻길로 부지런히 걸으니 금방 땀이 난다.
율원 옆의 비림보다는 나어린 비림에 올라가 본다.
금용 일섭불모비를 찍어보고 천천히 읽어본다.
한자와 한글이 섞인 비문은 잘 읽힌다.
1900년에 보성 문덕에서 나서 유명 사찰의 불화를 그린 불모다.
동강 죽산재의 벽화를 그린 때가 1934년이니 한창 젊은 나이이시다.
염재 송선생의 글씨가 송광사에 많다.
법정 스님이 찬한 비도 몇 보인다.
경학원 대제학 무정 정만조의 글씨도 보인다.
성당 김돈희의 글씨도 난 좋아 보인다.
어느 비의 일본 연호는 정으로 쪼아버렸다.
우화각은 지나치며 보고 침계루 앞 물을 보러 바위로 내려갔다 온다.
이제는 돈을 받지 않은 옛매표소에서 '월간 송광사'를 넣었으니
범종루 아래까지 가지 않는다.
한 달에 한번 송광사에 들른다?
법당에 들르지 않고 비틀어진 사진만 찍고 나온다.
나의 걸음에 부처님이 임재하신다?
송광굴목재 오르는 막바지의 시원한 바람 한줄기에 부처님이 있다.
보리밥 안주 삼아 마시는 막걸리에 나의 부처님이 계시니다.
아니, 보리밥집 보살님의 손끝에 나의 송광사가 있다.
나는 월간 송광사를 항상 오독하고 있다.
보리밥집 앞까지 가는 동안 오가는 사람을 만나지 못해 혹 보리밥집을 안하나
걱정하며 들어서니 단체 산객들이 가득 차 있다.
젊은 여성들은 한껏 멋을 부리고 밥을 먹는다.
흐르는 물에 씻고 와 한참을 기다린다.
막걸리 줄어드는 것이 아깝다.
서어나무 그늘 아래 책을 베고 눕는다.
누군가 주인에게 인사하는 소리에 깨어 일어난다.
2시 반을 지나고 있다.
장박골 골짜기를 걷는다.
연산사거리 갈림길에서 바위로 내려가 옷을 벗는다.
목까지 차 오르는 물이 차가워 맥주는 맛이 없다.
다행이 모기가 다가오지 않는다.
한참을 앉아 있다가 나무를 잡고 한번 더 들어갔다 온다.
연산사거리 의자에 앉지 않고 골짜기를 내려간다.
돌아와 밥을 먹으려는데 서산 형님이 양탕을 먹는다고 명봉으로 오라한다.
포장해 오시라하고 호박을 챙겨 조성으로 간다.
첫댓글 ‘佛母’(불모)는 불상을 조성하거나 불화를 그리는 사람을 부르는 명칭이다. 불상을 조성하는 사람들을 ‘불모’로 부르는 것은 신앙의 대상인 부처님을 조성하는 사람은 많은 중생들의 귀의처가 되어야 하기 때문이다.
일반적으로 불모란 “법의 진리에 계합하는 자리, 곧 반야(般若)는 부처님의 어머니”라는 뜻이다. 불교에서는 모든 부처님이 기류(機類)에 응해서 여러 가지 형체를 나타내는 덕을 일컫기도 한다. 이것을 1존(一尊)으로 해서 불모존(佛母尊)이라고 한다. 또 다른 명칭은 불안불모(佛眼佛母), 준제불모(准提佛母), 공작불모(孔雀佛母) 등이 있다. 우리가 통상적으로 부르는 불모는 불안불모를 가리킨다.
출처 : 불교신문(http://www.ibulgy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