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린고비 남편 / 姜寅椿
"마누라가 사준다고 할 때 눈 질끈 감고 그냥 입어요"
"나는 괜찮아. 남은 세월이 얼마나 된다고 또 새 옷을 사?'
"또, 또 그놈의 세월 타령은...
날씨가 매서운데 지금 입을 변변한 외투가 없잖아"
마누라는 수영복이 낡아 새로 한 벌 산다고 백화점 스포츠웨어에 들렀다가
어느 유명 메이커 패딩 매장 앞에서 내 등을 밀어 넣었다.
그리고는 곧바로 신상 롱패딩 한 벌을 꺼내 입어보라고 채근을 한다.
<우와!! 몇십만 단위다. 갑자기 간덩이가 오그라 들었다>
"싫어, 싫다니까! 몇 년 전에 산 패딩도 있는데 웬걸 또 산다고..."
'아휴~! 그건 5년전에 산건데 낡았잖아."
옆에 있던 여종업원이 덩달아 부채질을 한다.
"어마~ 잘 어울리세요. 사모님이 사주신다고 하시잖아요. 호호"
나는 마누라 성화에 얼른 입었다가 후다닥 벗어던지긴 했지만
신상 롱패딩은 집에 있는 낡은 패딩보다 훨씬~ 더 포근하고 따뜻했다.
하지만, 하지만 말이다.
몇십만 단위가 어느 개똥이 이름이던가?
언제 세상 '바이~ 바이' 할지도 모르는 8학년의 나.
정신 차리자!!!
그러나 결국 신상 패딩은 집으로 돌아오는
쇼핑백안에 나 몰래 점잖게 들어앉아 있었다.
"에구~ 이걸 어째?"
첫댓글
그럼요
마누라가 최고지요
늙어가면서
마누라 말 잘 들으면 자다가도 떡이 생긴답니다
재밌는 영상 오랜만에 함께합니다
아우게 님
저희 집 소띠 남편 생각이 납니다~ㅎㅎ
얼마 전에 구두와 운동화와 등산화를 한 번에 4켤레를 샀어요~
'이제 죽을 때까지 옷도 신발도 안 사도 된다~
5년 남았다~ 라고 하는 말이 생각납니다~'
매주 산행하고 매일 헬스장 가서 운동 열심히 하고 있으면서요~
친구들 3분의 1은 돌아가셨어요~
아우게 샘~🙇🏻♀️
오래 오래 건강 잘 챙겨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