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신들의요양보호사입니다를 우연히 읽었다. 번역가인 저자가 조카입원요양을 인연으로 요양보호사가 되어 틈틈이 쓴 글이다. 노인장기요양보험홈피에는 지역별로 요양원, 재가기관, 요양보호사 교육기관을 검색할 수있고 연고지 인근의 요양원을 고르면 친지들이 보다 많이 방문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 저자의 첫 정보다. 최근 읽고 있는 논문에는 사회적지지가 노인 삶의 질을 올리는 요인이라는 연구가 많으니 어쩌면 그녀의 의견이 올바를 수있다. 하지만 노인들은 텃밭이 있는 곳을 좋아하는데 이와는 배치될 가능성이 커지게 된다. 21
소변을 가리는 경우는 밤에만 기저귀를 차기도 한다. 간식과 기저귀는 별도 부담이기에 가족별로 다를 수밖에 없다. 거동이 불편한 경우 2인1조로 목욕을 시키더라도 시간이 촉박하다. 게다가 아기와는 다르게 고분고분하지 않는 경우도 많고 주먹으로 치기도 한다. 35 사고무친이었던 여인은 첫 요양보호사에게 딸이 되어달라며 통장을 줬고 먹고 싶은 것이 있을 때 사달라고 했다. 그녀는 자신의 어머니도 요양중이었기에 거절하지 못하고 퇴근길에 먹을 것을 가지고 들리곤 했다.
그녀는 죽기전 일주일간 항문이 열려있었고 서너시간마다 검은 물질이 흘러내렸다. 마지막에는 많은 고통으로 고생했고 딸이 아닌 119를 불러달라고 했다. 그녀는 딸에게 전화했지만 부재중이었고 병원에 실려간 그녀는 돌아오지 못했다. 사정상 빈소를 차리지 않았다. 장례식이란 죽은자가 아닌 그의 가족을 위한 것이기에 적절한 조치였다고 생각한다. 57 연달아 두명이 세상을 떠나는 일을 겪은 저자는 고독사에 관한 영화 스틸라이프를 보며 마음을 추스린다. 사고무친 할머니 하나가 환자들과 거리를 두라고 충고한다. 고맙다는 대답에 자기가 그녀라고 답한다.
결혼제도에 추가하여 독신자들이 병원에 갈 때 서로 가족이 되는 신 가족제도가 필요하다고 저자는 주장하는데, 이는 어제 읽은 치매노인에게 접근해 혼인신고를 하고 재산을 사취한후 이혼한 신문기사와 같이 생각하게 만든다. 지금도 있는 결연을 하고 충분히 신뢰가 형성되면, 상호 대리인이 되는 방안도 생각할 수있다. 이는 법을 개정함이 없이 실천만 하면 된다는 간편함이 있다. 63 아이가 인형을 가지고 놀듯이 노인도 아기돌보듯 인형을 좋아한다. 맨소래담도 통증이 많은 노인들의 애용품이다. 70
치매로 정신을 통제하지 못하는 노인들간에 다툼이 벌어지면 해결책은 간단하다. 마사지 시간이라며 다툼을 시작한 노인을 데려나와 마사지를 해주면 된다. 문제는 다른 모든 사람도 해줘야 한다는 점이다.그래도 한사람이 고생해서 모든 사람이 행복하게 되니 나쁜 투자는 아니다. 74 2인1조는 다음 근무자가 오고 퇴근하기전 3시간에 불과하다. 그래서 시간을 맞추려면 눈썹이 휘날리도록 바쁘게 업무를 해야 하기에 개개인의 형편을 일일이 살펴보기 어렵다. 좀 더 많은 인력이 필요하다. 103
지나친 요구를 하거나 한달에 한번도 방문하지 않는 보호자는 사유서를 받고 적절한 병원치료없이 불평하는 경우에는 요양보호 근무자전원과 간호사의 만장일치로 퇴실시키는 등의 입소계약서가 작성되어야 한다는 것이 저자의 주장이다. 이는 요양원에게 지급하는 것보다 많은 것을 요구하는 경우에 적절한 조치라고 생각된다. 124 목욕과 원예는 개운함과 본능적인 욕구를 충족시켜주니 최대한 활용하는 것이 좋다. 물론 사람별로 욕구가 다르니 원하지 않는 사람을 강제할 필요는 없겠지만. 148
저자는 파출부를 180일을 하고 실업급여를 신청했다. 신청사유에 어깨부상이라고 했더니 실업급여가 불가능하다고 해서 오십견으로 수정하여 150일간 하루 43천원을 받게된다. 요양보호사가 되기위해 교육원에 등록하고 240시간을 수강했다. 이론과 실기가 160시간에 각1주간의 요양센타와 재가센터의 현장실습으로 구성되있고 자격시험도 치뤄야 한다. 그녀는 48세였고 남편간병을 위해 왔다는 동료는 82세, 최근 고졸검정고시에 합격한 60세, 자식으로부터 경제적으로 독립하기위해 참석한 77세 등 다양하다. 154
코딱지는 백혈구가 면역에 성공한 결과물이어서 건강의 신호라는 것, 안약은 안쪽에 넣으면 코와 목을 통해 전신으로 퍼지므로 결막가운데를 손으로 집어 주머니를 만들어 투약해야 한다는 것은 처음 알게되었다. 157 위험해서 잠가놓은 휠체어를 끌고 다니는 노인이 움직이지 못하게 하는 것이 학대에 해당하니 위험에 처하는지 관찰만 해야 하고 소리지르는 노인도 그대로 두어 감정을 정리하게 해야 한다는 점도 새롭다. 168
데이케어에 주 2일을 근무하면서 요양원에서 잃었던 신뢰가 생겼다. 싱글인 조카의 아이가 입원하면서 세번이나 결근하게된 저자는 근무를 토요일로 옮겼다. 손자용 사탕을 상품으로 제공하고 누가 최고인지 손으로 가르키게 하자 자원봉사자 청년이 최고였고 그에게 사탕을 주니 기뻐한다. 이런 것이 가성비가 높은 것 아닐까? 186 재가요양보호사는 집을 방문하여 요양서비스를 제공한다. 적어도 그 동안은 가족이 쉴 수있도록 돕는 것이다.
기저귀를 하루종일 하면 짓무른다. 2시간마다 통풍을 시켜주는 것이 좋다. 자세도 마찬가지로 2시간마다 바꿔줘야 욕창이 생기는 것을 방지할 수있다. 혈액순환이 체중으로 원활하지 않기에 그렇다. 어쩌면 주 2회 3시간씩의 재가요양이 사회적지지를 유지하면서 가족의 휴식도 보장하는 좋은 대안이 될 수도 있다. 20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