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아일보(사장 김재호)는 1일 창간 90주년 기념식에서 "대한민국 최초로 신문과 방송을 겸영한 동아일보"를 강조하며 신문방송 겸영에 대한 의지를 재차 밝혔다.
이날 오후 6시 서울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열린 90주년 기념식에는 정·재계 등 각계 인사들이 운집했다. 1980년 신군부의 언론기관 통폐합조치에 따라 한국방송공사(KBS)에 흡수됐던 동아방송의 마지막 방송을 맡았었던 아나운서 송지헌, 이숙영 씨가 사회를 맡았다.
동아일보는 90주년 기념 동영상에서 1919년 3.1절의 정신이 이듬해 동아일보 창간으로 이어졌다며, 손기정 선수 일장기 삭제 사건 등을 항일의 사례로 들었다. 1940년 강제 정간 때까지 기사 삭제 489회, 무기정간 4회 등도 항일의 근거로 제시했다.
▲ 동아일보 김재호 사장이 창간90주년 기념사를 하고 있다. 이치열 기자 truth710@
▲ 1980년 12월 1일 전두환정부의 언론기관 통폐합조치에 따라 한국방송공사(KBS)에 흡수됐던 동아방송의 마지막 방송을 맡았었던 아나운서 송지헌, 이숙영 씨가 사회를 맡았다. 이치열 기자 truth710@
동아일보는 74년 유신정부의 광고탄압을 거론하며 "독재에 저항한 댓가"라고 밝혔으나, "독자의 격려광고로 이어졌다"고만 했을 뿐 75년 있었던 100여명의 언론인 강제 해직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았다. 동아일보가 "우리 문화의 지조와 긍지를 위한 여정"이라고 자평한 지난 90년에 대해 송 아나운서는 "참된 언론의 길이라고 자부한다"고 덧붙이기도 했다.
김재호 사장은 기념사에서 "90년 전 인촌(고 김성수 동아일보 창립자) 외 77명이 왜 모였는지, 고난의 길을 걸어온 이유를 되새겨 본다"며 "결국 다음 세대가 더 나은 세상을 살도록 한 것"이라고 말했다. 김 사장은 "동아저널리즘은 언론정도를 걸어왔다고 자부한다"며 "지난 90년에 비춰 미래에도 부끄럽지 않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 동아일보는 기념식에서 상영된 동영상에서 옛 동아방송 시절의 영상과 취재경비행기 '파랑새'등을 언급하며 다시 방송사를 경영하고자 하는 강한 의지를 보여줬다. 이치열 기자 truth710@
▲ 기념식 마지막 순서로 각계 대표와 동아일보 관계자 10인이 기념문구를 인쇄해 들어보여주고 있다. 이치열 기자 truth710@
이날 기념식은 천안함 침몰 사건으로 내내 진중한 분위기였으며, 예정됐던 축사도 취소됐다. 키야마 코타로 아사히신문 사장, 김주원 국립발레단 수석무용수, 봉중근 LG트윈스 투수, 이봉주 동아마라톤 홍보대사, 소설가 이문열씨, 안숙선 명창, 문봉선 홍익대 교수(동양화), 배우 박정자씨 등이 축하 동영상을 보내왔다. 이들은 동아일보 콩쿠르나 신춘문예, 황금사자기 등을 통해 인연이 있는 인사들이다.
30여 분 간 진행된 기념식은 김 사장과 독자 대표, 김영삼 전 대통령, 스피드스케이팅 이상화 선수, 백선엽 예비역 대장 등 10명이 '세상을 밝혀온 90년 더 나은 미래를 약속합니다'라는 기념문구를 인쇄하면서 마무리됐다. 기념식에는 김 전 대통령, 정운찬 국무총리, 김형오 국회의장, 박관용 전 국회의장, 정몽준 한나라당 대표, 정세균 민주당 대표, 김문수 경기도지사, 방상훈 조선일보 사장, 홍석현 중앙일보 회장 등 1000여명이 참석했다.
▲ 1일 오후 6시 서울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열린 동아일보 창간90주년 기념식에 참가한 내빈들. 이치열 기자 truth710@
인촌이 세운 고려대학교 출신인 허구연 MBC 야구해설위원과 차범근 수원삼성 감독도 자리했으며 앙드레김 등 문화예술계, 종교계 인사들도 다수 참석했다. 지난달 5일 같은 곳에서 열린 조선일보 90주년 기념식에 참석해 논란이 일었던 노회찬 진보신당 대표의 모습은 보이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