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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졸업식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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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 아들 동현이가 고등학교를 졸업했어요. 졸업선물로 입힌 멋진 콤비와 셔츠와 청바지에 넥타이까지 매고 나서는 모습을 보니 얼마나 잘생기고 멋지든지요. 이렇게 잘생긴 아이가 또 어디 있을까 한참을 바라보니 어느새 눈물이 흘렀습니다. 졸업을 앞둔 일반 아이들이나 부모들은 부푼 기대와 설레는 희망을 안고 다양한 진로계획을 세우지만 우리 아들 같은 아이들을 가진 부모들은 남모르는 가슴앓이를 하지요 .(동현이는 자폐아입니다.) 저도 예외는 아니었습니다. 한동안 마음을 어디다 두어야 할지 몰라 우울했으니까요. 내가 살아있을 땐 언제라도 돌봐주겠지만 문제는 더 이상 아이를 돌볼 수 없게 되었을 때 그 애는 어디서 살 지, 또 누가 돌봐줄 지를 생각 하면 앞이 캄캄해져 저 밑바닥까지 가라앉아 버립니다. 와르르 무너져 내린 그 파편이 내가 움직일 때마다 심장을 콕콕 찔러대며 지금 이 순간까지도 나를 따라 다니지만 다시 아이를 위해 일어서렵니다. 나만 쳐다보는 잘생긴 동현이를 위해 제 한 몸 가루가 되더라도 밤낮으로 뛰어 다닐겁니다. 지금도 때로는 움츠려 들지만 명치끝에서 설설 끓는 주전자 뚜껑이 탁한 소리를 내지만 나는 내 아이의 대변인으로 살 것이며,지금 하고 있는 일에 최선을 다할 겁니다. 3월2일이면 동현이는 성은학교 전공과에 입학을 하여 2년간의 과정을 지내게 됩니다. 저는 그 다음에 아이가 갈 곳을 마련해야 하는 중대한 목표가 있습니다.아직 보이거나 잡히거나 들리는 건 아니지만 최선을 다해 지금 하고있는 일에 충실히 임하면 분명 좋은 일이 기다리리라 긍정적인 시선으로 세상을 바라보려고 합니다. 졸업식장에서 아이들 모습을 바라보는 부모들과 선생님들은 서로 안고 눈물을 흘렸습니다. 목이 메어 서로의 눈물을 쳐다보며 격려를 합니다.
/박인선 반딧불이문화학교 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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