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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사후소(繪事後素)
그림 그리는 일은 흰 바탕이 있은 이후에야 한다는 뜻으로, 본질이 있은 연후에 꾸밈이 있음을 비유하여 이르는 말이다.
繪 : 그림 회(糹/13)
事 : 일 사(亅/7)
後 : 뒤 후(彳/6)
素 : 흴 소(糸/4)
출전 : 논어(論語) 팔일(八佾)
그림 그리는 일은 흰 바탕을 손질한 이후에 채색(彩色)을 한다는 뜻으로, 그림을 그릴 때 흰색을 제일 나중에 칠하여 딴 색을 한층 더 선명(鮮明)하게 한다는 말이다. 사람은 좋은 바탕이 있은 뒤에 문식(文飾)을 더해야 함을 비유하여 이르는 말이다.
이 성어는 논어(論語) 팔일(八佾)에 나오는 말로 그 내용은 다음과 같다.
子夏問曰; 巧笑倩兮, 美目盼兮, 素以為絢兮. 何謂也.
자하(子夏)가 공자에게 물었다. "아름답게 웃는 모습, 살짝 움직이는 보조개, 아름다운 눈은 흑백이 분명하니, 흰 바탕 위에 찬란한 색깔이라고 했는데 무슨 뜻입니까?"
子曰; 繪事後素.
공자가 말했다. "먼저 흰 바탕을 마련다음에야 그림을 그릴 수 있는 것이다."
子夏曰; 禮後乎.
자하가 말했다. "그렇다면 예(禮)는 나중입니까?"
子曰; 起予者商也. 始可與言詩已矣.
공자가 말했다. "나를 계발해 주는 사람은 너로구나. 비로소 너와 함께 시(詩)를 말할 수 있게 되었구나."
[註]
*繪事; 그림을 그리는 일(繪畫之事也).
*後素; 바탕의 뒤(後於素也).
考工記曰; 繪畫之事後素功.
고공기왈, "그림 그리기는 바탕을 이룬 뒤 하는 것이다."
謂先以粉地為質, 而後施五采, 猶人有美質, 然後可加文飾.
먼저 흰 곳으로 바탕을 만들고 그 뒤 오채(五采; 靑, 黃, 赤, 白, 黑)로 칠을 하는 것은, 마치 사함이 가진 아름다운 바탕 위에 문식(文飾; 겉을 꾸미는 것)을 더하는 것과 같은 것이다.
禮必以忠信為質, 猶繪事必以粉素為先.
예(禮)가 반드시 충(忠)과 신(信)으로서 그 바탕을 삼는 것과 같이, 그림 그리기에서도 반드시 흰 바탕을 먼저 하는 것과 같다.
회사후소(繪事後素)
회사후소(繪事後素)는 '그림 그리는 일은 흰 바탕이 마련된 뒤에 이루어진다'는 뜻으로, 겉치레나 예절보다 내면의 본질과 덕성이 먼저 갖춰져야 한다는 말입니다. 논어 팔일편에서 자하가 시의 아름다움을 묻자 공자가 답한 데서 유래하며, 오늘날에는 기본과 내실이 먼저라는 의미로 쓰였습니다.
한자 풀이와 직역
| 한자 | 음 | 뜻 |
| 繪 | 회 | 그림, 채색 |
| 事 | 사 | 일, 작업 |
| 後 | 후 | 뒤, 나중 |
| 素 | 소 | 흰 바탕, 본디 상태, 근본 |
직역하면 '그림을 그리는 일은 흰 바탕 뒤에 있다'입니다. 여기서 素는 단순히 색깔로서의 흰색만이 아니라, 아무것도 칠하지 않은 순수한 바탕이자 근본을 뜻합니다. 그래서 이 말은 어떤 결과를 만들기 전에 먼저 갖춰야 할 기반이 있다는 뜻으로 확장됩니다.
논어 팔일편의 유래와 배경
| 구분 | 내용 |
| 출전 | 논어 팔일편 |
| 발단 | 자하가 시경의 구절을 묻는 장면 |
| 핵심 구절 | 그림 그리는 일은 흰 바탕이 있은 뒤에 하느니라 |
| 전개 | 자하가 "예는 나중인가?"라고 묻는 흐름 |
| 결론 | 형식적인 예보다 본질이 먼저라는 가르침 |
자하는 시경에 나오는 아름다운 여성 묘사를 두고 그 뜻을 물었고, 공자는 이를 그림과 바탕의 관계로 설명했습니다. 이후 자하가 "예는 나중인가?"라고 묻자, 공자는 자하가 스스로 깨달았음을 인정하는 취지로 답합니다. 이 대화의 핵심은 겉으로 드러나는 예절이나 형식 자체가 목적이 아니라, 그것을 받쳐주는 마음과 덕성이 먼저라는 점입니다.
본질과 형식의 관계
(1)주희와 정현의 해석 차이
이 구절은 해석에 따라 강조점이 조금 달라집니다. 정현은 공자의 말을 '그림을 그린다는 것은 온갖 채색을 펼친 뒤, 마지막에 흰 물감으로 그 사이를 구분해 모양을 완성하는 것'이라고 풀이했고, 예절의 역할을 강조한 쪽으로 볼 수 있어요. 반면 주희는 '그림을 그리는 일은 흰 바탕의 종이가 먼저 준비되어야 가능하다'고 보아, 내면의 바탕을 먼저 닦아야 한다는 해석을 확립했습니다.
그래서 현대적으로 받아들일 때는 어느 한쪽만 옳다고 나누기보다, 본질이 먼저이고 형식은 그다음 단계라는 큰 틀로 이해하는 편이 자연스럽습니다. 다만 일반적으로 알려진 뜻은 주희의 해석처럼 '기본과 내실이 먼저'라는 의미에 가깝습니다.
(2)현대 사회에서의 적용 예시
○교육과 학습에서는 암기 기술이나 시험 전략보다 먼저 기본 개념과 사고력을 갖추는 태도로 적용할 수 있습니다.
○업무와 프로젝트에서는 화려한 발표 자료나 포장보다 기획의 타당성, 자료의 정확성, 실행 가능성이 먼저라는 의미로 쓰입니다.
○인간관계와 리더십에서는 말솜씨나 이미지보다 신뢰, 책임감, 상대에 대한 존중이 바탕이 되어야 한다는 뜻으로 이해할 수 있어요.
○자기관리에서는 외모나 평판을 꾸미기 전에 건강한 생활 습관, 공부, 경험처럼 지속 가능한 기반을 쌓는 자세와 연결됩니다.
그래서 이 말은 형식을 버리라는 뜻이라기보다, 형식이 제대로 작동하려면 먼저 믿을 만한 바탕이 있어야 한다는 뜻에 가깝습니다. 예를 들어 예의 바른 말투나 행동도 진심 어린 존중이 없다면 껍데기처럼 보일 수 있고, 반대로 마음이 올바르면 형식은 그 마음을 드러내는 방식으로 자리 잡습니다.
사람의 평가에서는 첫인상이나 말솜씨보다 신뢰, 책임감, 일관성처럼 오래 남는 태도가 더 중요하게 작용합니다. 배움과 성장에서는 빠른 기술 습득보다 기본 개념과 사고력을 먼저 다지는 자세가 중요합니다. 관계와 소통에서는 예의 바른 표현보다 상대에 대한 존중과 진정성이 바탕이 될 때 말이 설득력을 얻습니다. 성과와 결과물에서는 화려한 포장보다 기획의 타당성, 자료의 정확성, 실행 가능성이 먼저 검토되어야 합니다.
일상에서 이 말을 기억할 때는 '내가 지금 꾸미고 있는 것'과 '나를 지탱하는 바탕'을 나눠 보면 좋습니다. 겉으로 드러나는 모습은 필요하지만, 그 모습을 뒷받침하는 마음과 태도가 흔들리면 형식은 쉽게 빈 것처럼 보일 수 있습니다.
공자와 흰색의 비밀
공자가 말한 회사후소(繪事後素)는, 주자가 잘못 해석하는 바람에 2000년 뒤의 우리가 엉터리로 쓰고 있는 말이 아닌가 합니다.
주자는 '논어집주'에서 흰색이 있고난 다음에야 그림을 그린다는 의미로 풀었습니다. 주희의 말은 그럴 듯해 보입니다. 흰 종이가 있어야 그 위에 그림을 그릴 수 있는 것이 아니냐? 바탕이 깨끗해야 그림이 잘 나온다. 그러니 마음 바탕을 잘 닦아라. 하지만 그건 그냥 작위적인 교훈일 뿐입니다.
논어(팔일편)를 볼까요?
자하가 물었다. '귀여운 웃음 보조개 짓고, 고운 눈동자 흑백이 분명하니, 흰 것으로 광채를 내도다. 하니 무슨 말입니까?' 공자께서 말씀하셨다. '회사후소(繪事後素)로다.'
자하가 말하였다. '예가 맨 뒤로 온다는 말씀이지요?' 공자께서 말씀하시었다. '나를 깨우치는 자, 상이로다. 비로소 더불어 시를 말할 수 있겠구나.'
공자와 자하는 시에 관해 논의하고 있습니다. 자하는 위나라 사람이라 위나라 노래의 가사(衛風)를 인용했습니다. 이 노래는 시경에 석인(碩人; 늘씬한 여인)으로 소개된 시입니다. 고운 눈이 또렷하니 흰색 때문에 더 빛난다는 구절에 대해 물은 것입니다. 왜 그런가요?
공자는 원래 그림은 흰색이 마지막으로 받쳐줘야 더욱 빛날 수 있는 것이야. 아하, 흰색은 그러니까 예절같은 것이군요. 공자는 원리만 말했는데, 자하는 그것의 응용까지 설명해 낸 것이지요. 그러니까 공자가 '너랑은 시를 논할 수 있겠군'이라 칭찬해 준 것입니다.
화장발이 멋지려면 마무리를 흰 분으로 잘 정리해야 한다. 색이 없는 흰색은 모든 색을 갖추게 하는 미덕을 가지고 있다. 예의는 그래야 한다. 이것을 주자는 '그림 그리기 이전에 흰 바탕이 먼저 있어야 한다'를 풀었지요. 왜 그랬을까요?
주자시대에는 수묵화가 유행이었기에 흰 바탕 위에 그리는 게 중요했고, 공자시대에는 종이가 없었고 피륙이나 대나무 위에 그렸기에 채색을 먼저하고 그 마지막에 흰색을 쓸 수밖에 없었다는 분석이 있습니다.
물감 그림을 그릴 때 흰 물감과 검은 물감으로 음영과 양감을 주는 이치와 비슷하겠지요. 흰색이 바탕을 이루는 점에서는 같지만, 원 바탕이냐 아니면 마무리냐의 차이입니다. 하지만 그 차이가 그리 작은 것은 아닙니다.
바탕이 희어야 한다는 것은 타고난 것에 대한 칭찬이 되기 쉽지만 흰 것의 마무리는 소박함이 인격을 완성하며 그 하얀 영혼이 삶의 끝까지 필요하다는 의미를 담고 있기 때문입니다. 주자의 뜻보다 공자의 뜻이 훨씬 좋습니다.
논어(論語) 팔일편(八佾篇)
논어(論語) 팔일편(八佾篇)은 예와 악의 본질을 다루는 제3편으로, 첫 구절 孔子謂季氏: 八佾舞於庭, 是可忍也, 孰不可忍也?에서 계씨가 천자만이 추는 팔일무를 뜰에서 추게 한 월권을 비판하며 시작합니다. 핵심은 '사람이 인하지 않으면 예와 악이 무슨 소용인가?'라는 문제의식과, 회사후소(繪事後素)처럼 형식보다 내면의 바탕이 먼저라는 가르침으로 이어집니다.
팔일편의 주요 내용과 핵심 구절
| 장 | 핵심 구절 | 뜻 | 포인트 |
| 1장 | 公子謂季氏: 八佾舞於庭… | 계씨가 뜰에서 팔일무를 추게 한 일을 비판 | 신분에 맞지 않는 예법 사용 |
| 2장 | 三家者以雍徹… | 세 대부가 천자의 제례 노래를 쓰는 일을 문제 삼음 | 권위의 상징을 사적으로 이용 |
| 3장 | 人而不仁, 如禮何? 人而不仁, 如樂何? | 사람이 인하지 않으면 예와 악이 무슨 소용인지 물음 | 예·악의 근본으로서 인 |
| 4장 | 禮, 與其奢也, 寧儉. 喪, 與其易也, 寧戚. | 예는 사치스럽기보다 검소한 편이 낫고, 상례는 쉬운 절차보다 슬픈 마음이 우선 | 형식보다 진정성 |
| 8장 | 繪事後素 | 그림은 흰 바탕 뒤에 그려진다 | 내면의 바탕과 형식의 관계 |
| 19장 | 君使臣以禮, 臣事君以忠 | 군주는 예를써 신하를 부리고, 신하는 충으로써 군주를 섬긴다 | 관계의 도리와 책임 |
팔일편은 단순히 '예절을 잘 지키자'는 수준의 편이 아니라, 당시 무너지고 있던 예법의 질서를 어떻게 회복할 것인가를 다룹니다. 공자는 제사와 음악, 궁중 의례, 신분 간의 거리, 군신 관계까지 폭넓게 보면서, 예가 권력 과시의 수단으로 전락하는 것을 경계했습니다.
계씨의 팔일무 추행과 신분 질서
(1)팔일무어정
팔일무는 가로와 세로 각각 8줄, 총 64명이 추는 큰 규모의 춤으로 설명됩니다. 주나라 예법에서 천자에게 허용된 의식 규모였고, 제후는 6열, 대부는 4열, 선비는 2열로 제한되었다는 해석이 제시됩니다. 그래서 계씨가 자기 집 뜰에서 팔일무를 추게 한 것은 단순한 공연이 아니라, 자신의 권력이 천자에 가까운 것처럼 보이려는 월권으로 읽힙니다.
공자의 비판은 '왜 저렇게 멋있게 췄는가'가 아니라 '누가 저런 일을 참을 수 있겠는가'에 가깝습니다. 여기서 참는다는 말은 단순히 싫어한다는 뜻이 아니라, 그런 일이 일어나도록 용인하는 순간 더 큰 무질서도 용인하게 된다는 경고로 볼 수 있어요.
(2)삼가자이옹철
이어지는 2장의 문제는 세 대부가 제사를 지낸 뒤 천자의 제례와 관련된 노래를 부른 일입니다. 원문에는 '상유벽공, 천자목목'이라는 구절이 나오는데, 이는 제사를 돕는 것은 제후들이고 천자는 장엄하다는 뜻의 노래로 설명됩니다. 공자는 이런 노래가 세 대부의 집안에서 울리는 상황을 문제 삼았습니다.
이 장면 역시 팔일무와 같은 맥락입니다. 예법은 옷차림이나 동작만의 문제가 아니라, 누가 어떤 자리에서 어떤 상징을 사용할 수 있는지에 관한 질서였습니다. 공자는 권력자들이 천자의 상징을 빌려 쓰면, 사람들이 각자의 위치와 책임을 잊게 된다고 본 것입니다.
예의 본질과 인의 관계
(1)인이불인 여례하
사람이 인하지 않으면 예가 무엇이며, 사람이 인하지 않으면 악이 무엇인가는 구절은 팔일편의 중심 질문입니다. 여기서 인은 예와 악을 움직이는 내면의 기준으로 제시됩니다. 아무리 절차가 정확하고 음악이 훌륭해도, 사람을 향한 진심과 도덕적 바탕이 없으면 예와 악은 껍데기로 남는다는 뜻입니다.
그래서 팔일편의 예는 멋진 형식을 배우는 데 머물지 않습니다. 오히려 예가 실제로 의미를 가지려면 사람의 마음과 태도가 먼저 바로 서야 한다는 방향으로 나아갑니다.
(2)회후소와 예후호
자하가 시경의 巧笑倩兮, 美目盼兮, 素以為絢兮를 묻자 공자는 繪事後素라고 답합니다. 이 구절은 “그림 그리는 일은 흰 바탕 뒤에 있다”는 뜻으로, 화려한 장식보다 바탕이 먼저라는 의미로 풀이됩니다.
자하가 "예도 나중에 오는 것입니까?"라고 묻자 공자는 "起予者商也!始可與言詩已矣"라고 답합니다. 이는 자하가 시의 아름다움뿐 아니라 그 바탕에 깔린 예의 문제까지 알아챘다는 반응으로 해석됩니다. 그래서 이 대화는 팔일편의 예악 논의와 직접 연결되며, 예가 단순한 겉치레가 아니라 내면의 바탕을 드러내는 질서라는 점을 보여줍니다.
▶️ 繪(그림 회)는 형성문자로 絵(회)는 통자(通字), 绘(회)는 간자(簡字)이다. 뜻을 나타내는 실 사(糸; 실타래)部와 음(音)을 나타내는 동시(同時)에 합치다의 뜻을 가지는 會(회)로 이루어지며, 오색(五色)의 실을 합쳐 수 놓는 뜻이다. 전(轉)하여, 색채(色彩)를 배합(配合)한 그림의 뜻이 있다. 그래서 繪(회)는 ①그림 ②그리다 ③도면(圖面)을 그리다 ④채색(彩色)하다, 따위의 뜻이 있다. 같은 뜻을 가진 한자는 그림 도(圖), 그림 화(畵)이다. 용례로는 여러 가지 선이나 색채로 평면 상에 형상을 그려 내는 조형 미술을 회화(繪畫), 회화에 쓰이는 도구를 회구(繪具), 글귀를 아름답게 지음을 회구(繪句), 그림을 그려서 아름답게 꾸밈을 회식(繪飾), 흙으로 만든 색칠한 인형을 회소(繪塑), 그림으로 그린 초상을 회상(繪像), 서양화의 일종으로 물에 풀 수 있는 그림 물감을 써서 그림을 수회(水繪), 서양화에서 물감을 기름에 개어 그리는 그림을 유회(油繪), 그림 그리는 일은 흰 바탕을 손질한 이후에 채색을 한다는 뜻으로 그림을 그릴 때 흰색을 제일 나중에 칠하여 딴 색을 한층 더 선명하게 한다는 말을 회사후소(繪事後素), 하늘을 모 뜨고 해를 그린다는 뜻으로 임금의 공덕을 칭송하는 말을 모천회일(摹天繪日) 등에 쓰인다.
▶️ 事(일 사)는 ❶상형문자로 亊(사), 叓(사)는 고자(古字)이다. 事(사)는 깃발을 단 깃대를 손으로 세우고 있는 모양을 본뜬 글자로 역사의 기록을 일삼아 간다는 데서 일을 뜻한다. ❷상형문자로 事자는 ‘일’이나 ‘직업’, ‘사업’이라는 뜻을 가진 글자이다. 갑골문이 등장했던 시기 使(부릴 사)자와 史(역사 사)자, 事(일 사)자, 吏(관리 리)자는 모두 같은 글자였다. 事자는 그중에서도 정부 관료인 ‘사관’을 뜻했다. 사관은 신에게 지내는 제사를 주관했기 때문에 事자는 제를 지내고 점을 치는 주술 도구를 손에 쥔 모습으로 그려졌다. 후에 글자가 분화되면서 事자는 ‘일’이나 ‘직업’이라는 뜻을 갖게 되었다. 허신(許愼)의 설문해자(說文解字)에서 정의하기로는 史자는 ‘일을 기록하는 사람’으로, 吏자는 ‘사람을 다스리는 자’로, 事자는 ‘직책’으로 분화되었다고 한다. 그래서 事(사)는 일이나 볼일 따위를 이르는 말(~를, ~을 다음에 쓰이어)이나 또는 일의 뜻을 나타냄의 뜻으로 ①일 ②직업(職業) ③재능(才能) ④공업(工業), 사업(事業) ⑤관직(官職), 벼슬 ⑥국가(國家) 대사(大事) ⑦경치(景致), 흥치(興致) ⑧변고(變故), 사고(事故) ⑨벌(옷을 세는 단위) ⑩섬기다 ⑪부리다, 일을 시키다 ⑫일삼다, 종사하다 ⑬글을 배우다 ⑭힘쓰다, 노력하다 ⑮다스리다 ⑯시집가다, 출가하다 ⑰꽂다 따위의 뜻이 있다. 용례로는 실제로 있었던 일을 사실(事實), 뜻밖에 일어난 사고를 사건(事件), 일이 되어 가는 형편을 사태(事態)평시에 있지 아니하는 뜻밖의 사건을 사고(事故), 일의 형편이나 까닭을 사정(事情), 모든 일과 물건의 총칭을 사물(事物), 일의 전례나 일의 실례를 사례(事例), 일정한 계획과 목적을 가지고 운영되는 지속적인 활동이나 일을 사업(事業), 일의 항목 또는 사물을 나눈 조항을 사항(事項), 법률적으로 문제가 되어 있는 일의 안건을 사안(事案), 처음에는 시비 곡직을 가리지 못하여 그릇 되더라도 모든 일은 결국에 가서는 반드시 정리로 돌아감을 일컫는 말을 사필귀정(事必歸正), 삼국 통일의 원동력이 된 화랑의 세속오계의 하나로 어버이를 섬김에 효도로써 함을 이르는 말을 사친이효(事親以孝), 삼국 통일의 원동력이 된 화랑의 세속오계의 하나로 임금을 섬김에 충성으로써 함을 이르는 말을 사군이충(事君以忠), 모든 일 또는 온갖 사건을 일컫는 말을 사사건건(事事件件), 사실에 근거가 없다는 뜻으로 근거가 없거나 사실과 전혀 다름을 일컫는 말을 사실무근(事實無根), 사태가 급하면 좋은 계책이 생김을 일컫는 말을 사급계생(事急計生), 일정한 주견이 없이 세력이 강한 나라 사람을 붙좇아 섬기면서 의지하려는 사상을 일컫는 말을 사대사상(事大思想), 자주성이 없어 세력이 강대한 자에게 붙어서 자기의 존립을 유지하는 경향을 일컫는 말을 사대주의(事大主義), 옛 사람의 교훈을 본받지 아니함을 이르는 말을 사불사고(事不事古), 한 가지 일도 이루지 못하거나 하는 일마다 다 실패함을 일컫는 말을 사사무성(事事無成), 일의 되어 가는 형세가 본래 그러함을 일컫는 말을 사세고연(事勢固然), 사물의 이치나 일의 도리가 명백함을 일컫는 말을 사리명백(事理明白), 일을 함에는 신속함을 중요하게 여김을 일컫는 말을 사귀신속(事貴神速), 이미 일이 여기에 이르렀다는 뜻으로 후회해도 소용없다는 말을 사이지차(事已至此), 여러 가지 사변이 자꾸 일어나 끝이 없음을 일컫는 말을 사변무궁(事變無窮) 등에 쓰인다.
▶️ 後(뒤 후/임금 후)는 ❶회의문자로 后(후)는 간자(簡字)이다. 발걸음(彳; 걷다, 자축거리다)을 조금씩(문자의 오른쪽 윗부분) 내딛으며 뒤처져(夂; 머뭇거림, 뒤져 옴) 오니 뒤를 뜻한다. ❷회의문자로 後자는 ‘뒤’나 ‘뒤떨어지다’, ‘뒤치다’라는 뜻을 가진 글자이다. 後자는 彳(조금 걸을 척)자와 幺(작을 요)자, 夂(뒤져서 올 치)자가 결합한 모습이다. 後자는 족쇄를 찬 노예가 길을 가는 모습을 그린 것이다. 갑골문에 나온 後자를 보면 족쇄에 묶인 발과 彳자가 그려져 있었다. 발에 족쇄가 채워져 있으니 걸음이 뒤처질 수밖에 없다. 그래서 後자는 ‘뒤떨어지다’나 ‘뒤치다’라는 뜻을 갖게 되었다. 그래서 後(후)는 (1)무슨 뒤, 또는 그 다음. 나중 (2)추후(追後) 등의 뜻으로 ①뒤 ②곁 ③딸림 ④아랫사람 ⑤뒤떨어지다 ⑥능력 따위가 뒤떨어지다 ⑦뒤지다 ⑧뒤서다 ⑨늦다 ⑩뒤로 미루다 ⑪뒤로 돌리다 ⑫뒤로 하다 ⑬임금 ⑭왕후(王后), 후비(后妃) ⑮신령(神靈) 따위의 뜻이 있다. 반대 뜻을 가진 한자는 먼저 선(先), 앞 전(前), 맏 곤(昆)이다. 용례로는 뒤를 이어 계속 됨을 후속(後續), 이후에 태어나는 자손들을 후손(後孫), 뒤로 물러남을 후퇴(後退), 일이 지난 뒤에 잘못을 깨치고 뉘우침을 후회(後悔), 같은 학교를 나중에 나온 사람을 후배(後輩), 반반씩 둘로 나눈 것의 뒷부분을 후반(後半), 핏줄을 이은 먼 후손을 후예(後裔), 뒷 세상이나 뒤의 자손을 후세(後世), 뒤에서 도와줌을 후원(後援), 뒤의 시기 또는 뒤의 기간을 후기(後期), 중심의 뒤쪽 또는 전선에서 뒤로 떨어져 있는 곳을 후방(後方), 뒤지거나 뒤떨어짐 또는 그런 사람을 후진(後進), 맨 마지막을 최후(最後), 일이 끝난 뒤를 사후(事後), 일정한 때로부터 그 뒤를 이후(以後), 정오로부터 밤 열두 시까지의 동안을 오후(午後), 바로 뒤나 그 후 곧 즉후를 직후(直後), 그 뒤에 곧 잇따라 오는 때나 자리를 향후(向後), 앞과 뒤나 먼저와 나중을 전후(前後), 젊은 후학들을 두려워할 만하다는 후생가외(後生可畏), 때 늦은 한탄이라는 후시지탄(後時之嘆), 뒤에 난 뿔이 우뚝하다는 뜻으로 제자나 후배가 스승이나 선배보다 뛰어날 때 이르는 말을 후생각고(後生角高), 내세에서의 안락을 가장 소중히 여겨 믿는 마음으로 선행을 쌓음을 이르는 말을 후생대사(後生大事), 아무리 후회하여도 다시 어찌할 수가 없음을 후회막급(後悔莫及) 등에 쓰인다.
▶️ 素(본디 소/흴 소)는 ❶회의문자로 빨아 널어 드리운(垂) 명주실(糸; 실타래 部)이 깨끗하다는 데서 희다를 뜻한다. 아직 물들이지 않은 흰 명주, 희다, 또 물건의 시초, 바탕을 뜻한다. ❷회의문자로 素자는 '본디'나 '바탕', '성질'이라는 뜻을 가진 글자이다. 素자는 사물의 가장 원초적인 속성을 뜻하기 위해 만든 글자이다. 素자는 糸(실 사)자와 垂(드리울 수)자가 결합한 모습이다. 그러나 금문에 나온 素자는 실타래를 뜻하는 糸자 위로 양손이 그려져 있었다. 이것은 누에고치에서 갓 뽑은 실타래를 묶는 모습을 표현한 것이다. 素자는 뽑은 지 얼마 되지 않은 실을 표현한 것으로 가장 순수하고도 원초적인 것을 뜻하고 있다. 그래서 素(소)는 (1)음식에 고기나 생선 따위 고기붙이를 쓰지 아니함 (2)기중(忌中)에 고기나 생선 따위 비린 음식을 먹지 않는 일 (3)성(姓)의 하나 등의 뜻으로 ①본디 ②바탕 ③성질(性質) ④정성(精誠) ⑤평소(平素) ⑥처음 ⑦흰깁 ⑧희다 ⑨질박하다(質樸: 꾸민 데가 없이 수수하다) ⑩넓다 ⑪부질없다 ⑫옳다 따위의 뜻이 있다. 같은 뜻을 가진 한자는 바탕 질(質), 반대 뜻을 가진 한자는 검을 현(玄)이다. 용례로는 예술 작품의 바탕이 되는 재료를 소재(素材), 거짓이나 꾸밈이 없이 순수하고 자연스러움을 소박(素朴), 구체적인 어떤 종류의 양의 최소 단위를 소량(素量), 흰 옷이나 상복을 소복(素服), 개인의 개성을 특징 짓는 경향과 태도를 소질(素質), 평소에 닦아 쌓은 교양을 소양(素養), 본래부터 품은 뜻을 소지(素志), 평소의 행실을 소행(素行), 칠 따위를 입히지 아니한 흰 널판을 소판(素板), 평소에 늘 원하는 마음을 소원(素願), 본래부터의 희망을 소망(素望), 평소의 마음을 소심(素心), 평상시나 생시 또는 지나간 적의 날을 평소(平素), 공기의 주 성분인 원소의 이름을 산소(酸素), 해롭거나 나쁜 요소를 독소(毒素), 치레하지 않고 수수함을 검소(儉素), 간단하고 수수함을 간소(簡素), 담담하고 소박함을 담소(淡素), 수수하고 검소함을 박소(朴素), 가난하나 깨끗함을 한소(寒素), 검은 것과 흰 것을 현소(玄素), 채식만 하던 사람이 고기를 먹기 시작함을 개소(開素), 바탕이 되는 자료를 물소(物素), 차분하고 꾸밈새가 없음을 한소(閑素), 가난하여 아무것도 없음을 빈소(貧素), 아래 위를 하얗게 입고 곱게 꾸민 차림을 일컫는 말을 소복단장(素服丹粧), 결백하고 허례허식이 없는 선비를 일컫는 말을 청소지사(淸素之士), 그림 그리는 일은 흰 바탕을 손질한 이후에 채색을 한다는 뜻으로 그림을 그릴 때 흰색을 제일 나중에 칠하여 딴 색을 한층 더 선명하게 함을 이르는 말을 회사후소(繪事後素), 재덕이나 공적도 없이 높은 자리에 앉아 녹만 받는다는 뜻으로 자기 직책을 다하지 않음을 일컫는 말을 시위소찬(尸位素餐) 등에 쓰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