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관(止觀)
법상스님
분별 망상이 없으면 그것이 곧 참된 지혜입니다.
무분별지, 반야지혜는
그저 분별을 따라가지 않을 때
늘 있는 것이지,
따로 계발하거나 갈고 닦는 것이 아닙니다.
이 진실의 자리는 늘 있습니다.
언제나 여여합니다.
이것이 바로 우리 모두의 본래면목이기 때문입니다.
한 생각도 일으키지 않으면
바로 여기가 불성(佛性)의 당처(當處)입니다.
육조(六祖)의 첫 제자 도명상좌에게 육조혜능은
‘선도 생각하지 말고 악도 생각하지 말라.
바로 그 때 너의 본래면목은 무엇인가’
라고 물었을 뿐입니다.
즉 선악, 시비, 분별, 생각이 없을 때
바로 이것이 그대의 본래면목임을 가리켜 보였을 뿐입니다.
도명은 바로 여기에서 깨달았습니다.
이 공부에서는 한 생각 올라올 때
따라가지 않는 것이 귀할 뿐입니다.
이것이 곧 눈앞이고 목전(目前)입니다.
이것이 지금 여기이고, ‘이것’이며,
그대의 본래면목이고 불성입니다.
이 자리에 있으면 업장이 일어나도 일어난 바가 없습니다.
업장이라고 해석할 것도 없습니다.
이것이 잘 안 되니 방편으로 업장이나 괴로운 생각이 올라올 때
‘업장이구나’, ‘생각이구나’ 하고 알아차리고,
그저 그것과 잠시 같이 있어주라고 말하기도 합니다.
잠시 같이 있어주라는 말은,
그 올라오는 생각에 끌려가지도 말고,
없애려 애쓰지도 말고,
그런 모든 노력을 멈추고(止)
그저 볼 뿐(觀)임을 뜻합니다.
이것이 곧 지관(止觀)이며, 중도(中道)입니다.
이를 다르게 말하면,
불성 당처에 일체를 몰록 놓아버려라고도 할 수 있고,
본래자리에 내맡겨라고 말할 수도 있으며,
있는 그대로 볼 뿐이라고도 말할 수 있습니다.
출처: 법상스님의 날마다 해피엔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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