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렌스 알리아씨가 찾는 게 뭐죠? “제가 찾는 건 사람인데요. 저와 같은 언어를 쓰고 말하는 사람이요. 그리고 버림받은 적 없고 소외되더라도 따지지 않고, 평범하게 사는 것을 소중하게 여기는 사람이요.” 이렇게 영화 “로렌스 애니웨이”(Laurence Anyways)는 로렌스의 인터뷰로 시작한다.
1990년대 몬트리올, 프랑스어 교사 로렌스와 그의 약혼녀 프레드의 10년에 걸친 사랑의 설렘과 좌절, 고통 등을 감각적이면서도 아름답게 그려냈다. 로렌스가 서른 살의 생일이 되던 해 그의 연인 프레드에게 남은 인생을 여자로 살고 싶다고 고백하며, 두 연인은 피할 수 없는 위기를 맞게 된다. “지금의 삶은 진짜가 아니야.”라고 담담하게 고백하는 로렌스는 여전히 프레드를 사랑하지만, 여자로 살아가고 싶은 자기 자신 또한 사랑한다. 하지만, 자신의 욕망으로 인해 사랑하는 이가 상처받는 것을 원치 않는 순애보적 인물이기도 하다.
반면, 자기애와 표현욕구가 강한 프레드는 로렌스의 청천벽력 같은 고백으로 인해 고통스러워한다. 그러나 불가능한 사랑 앞에 놓인 이 두 연인은 서로에 대한 필연적인 끌림을 멈출 수가 없다. 거부하려 노력해도, 단단한 끈으로 연결된 것 같은 이 사랑을 받아들이는 순간, 이들 앞에서 성별은 더 이상 의미 없는 것이 되고, 모든 것을 초월한 서로의 존재 그 자체를 사랑하게 된다. 이들의 눈부신 러브스토리는 기존의 어떤 영화에서도 볼 수 없었던 강렬한 스토리이자 보는 이들로 하여금 로렌스와 프레드 각자에게 완벽하게 이입되어 공감을 불러일으킨다.
우린 결코 멀어지지 않아. 우린 서로 꽁꽁 묶여 있어. 사랑한다면 결코 늦지 않았어. 안개가 사라지듯이 함께 사라지는 것도 좋아. 단, 1초도 차이 없이 누가 먼저도 누가 늦게도 아니게… 이 영화는 근본적인 사랑 이야기에 대한 경외심, 불가능한 것에 대한 욕망, 멋대로 희망을 가지지 않는 사랑, 한계란 없는 그런 사랑, 그리고 오직 영화와 책, 그리고 예술에서만 만날 수 있는 그런 사랑에 대한 이야기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