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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 LG 공격력의 업그레이드-이진영과 정성훈의 FA 영입
지난해 LG의 공격력에서 보강이 절실한 분야는 좀 더 자주 출루하고 장타로 주자들을 불러들일 수 있는 중심타선이었다. LG는 FA로 야수인 이진영(SK)과 정성훈(히어로즈)을 영입했고 외국인타자 로베르토 페타지니와 재계약했다. LG는 1999년 한국프로야구에 FA 제도가 도입된 이례 가장 많은 실패를 겪은 팀이다. 하지만 지난 스토브리그 기간 동안 발 빠르게 FA 영입을 마무리졌다. 특히 원 소속팀인 SK 와이번스와의 재계약과 FA 이적을 두고 고민하던 이진영을 FA 원소속팀 우선협상기간이 종료되기 무섭게 계약하는 과감한 행보를 보였다. 이진영의 FA 영입과정을 취재한 A기자는 " 바뀐 LG 수뇌부의 과감한 결단과 김진철 스카우트 팀장의 기민한 행동이 어우러진 작품 " 이라 말하기도 했다.
먼저 이진영을 살펴보자. 이진영은 1999년 쌍방울 레이더스 입단 이례 2008년까지 10시즌 동안 통산타율 .301를 기록했다. 한국프로야구에서 FA 자격을 취득하기까지 최소 9시즌이 필요한 까다로운 FA 취득조항 때문에 많은 FA 선수들은 FA 이후 노쇠화 등으로 제기 량을 발휘하지 못한 경우가 많았다. 하지만 이진영은 FA 자격 취득 전 3시즌 합산타율이 .305(972타수 296안타)로서 그의 프로통산타율 .301와 비교해도 큰 차이가 없다. 더군다나 그가 올해 29세의 젊은 나이란 점과 지금까지 특별한 큰 부상을 달고 다니고 있지 않은 점도 이진영의 영입을 긍정적으로 평가할 수 있는 요소다.
고졸 FA 야수계약에 있어 성공사례로 평가받는 KIA 장성호가 2005년 FA 취득 전 3시즌 합산타율이 .305(1414타수 431안타)로 노쇠화 기미를 보이지 않았단 점을 상기시킨다면 이진영이 FA 이후 급격한 성적하락으로 이어질 가능성은 낮다. 반면 정성훈은 이진영 만큼 성공을 장담하기 어려운 불안요소들이 존재한다. 정성훈의 FA 취득 전 3시즌 합산타율은 .285(1216타수 346안타)로 정성훈의 프로 10년간(1999~2008) 통산타율 .285와 똑같다. 정성훈의 FA 취득 전 마지막시즌인 2008시즌 정성훈은 타율 .270으로 다소 부진했다. 하지만 그 내용을 뜯어보면 우려할 점이 더 커진다.
바로 장타력의 급격한 감소이다. 정성훈은 2006시즌 장타율 .447 2007시즌 .467를 기록했고 두 시즌 합산장타율은 . 458다. 그러나 2008시즌 장타율은 .366로 1할 가까운 낙폭을 기록했다. 2008시즌 정성훈이 이렇다 할 부상 없이 109경기에 출전했음에도 장타율이 1할 가까이 떨어진단 점은 LG가 정성훈에게 기대하는 중심타자 역할을 제대로 수행하지 못할 가능성도 존재함을 입증하는 불안요소로 작용할 가능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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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대와 의문점이 동시에 남는 페타지니의 재계약
로베르토 페타지니는 NPB에서 성공시대를 연 대표적인 선수이다. 그는 일본에 오기 전인 1998년까지 메이저리그서 올린 성적은 5시즌 동안 193경기에 출장하여 타율 .225 10홈런 39타점을 올린 것이 전부인 선수였다. 하지만 태평양을 건너 야쿠르트 스왈로즈 유니폼을 입단 후 NPB 첫 시즌인 1999년 타율 .325 44홈런 112타점을 기록하며 본격적인 성공시대를 일궈나간다. 일본에 오기 전 8시즌 동안 마이너리그 통산타율 .307를 기록할 정도로 컨택능력과 선구안에 탁월한 재능을 가지고 있었던 페타지니가 장타생산에도 눈을 뜬 원인은 야쿠르트의 홈구장 진구(神宮)구장을 비롯 센트럴리그의 작은 구장들과 일본프로야구 명 타격코치 우치다 준조(현 히로시마 도요카프 수석타격코치)의 헌신적인 지도를 받아들인 것이었다.
그렇게 야구가 '적응의 스포츠'란 사실을 깨달은 페타지니에게 더 이상 거칠 것이 없었다. 2004년 무릎부상 등을 이유로 일본프로야구 생활을 그만두기까지 6년간 야쿠르트 스왈로즈와 요미우리 자이언츠 2개 구단에서 뛰며 통산타율 .317 223홈런 593타점을 기록 NPB 역사상 가장 임팩트 있는 외국인선수 계보에 자신의 이름을 올렸다. 이후 페타지니는 무릎부상으로 인해 장타력을 상실하며 마이너리그와 멕시칸리그를 전전했지만 그의 장기인 컨택능력과 선구안은 전혀 녹슬지 않았다. 페타지니가 브라운의 대체외국인선수로 LG 트위스 유니폼을 입었을 때 많은 사람들은 메이저리그 구장들과 견주어도 큰 구장에 속하는 잠실구장을 홈구장으로 쓰면서 무릎부상으로 인해 잃어버린 장타력의 공백이 더 크게 작용할 것이라 우려했었다.
그러나 페타지니의 날카로운 선구안은 한국투수들의 유인구와 변화구를 골라냈고 NPB 시절과 달리 극단적으로 컨택능력을 극대화시키는 타격폼으로 변신한 페타지니의 방망이는 운동장 골고루 안타를 만들어냈다. 페타지니의 '출루머신'으로의 능력이 건재함을 확인한 일본프로구단 스카우트들의 레이더에 페타지니의 이름이 오르내렸다.
하지만 오프시즌에 돌입하자 페타지니의 영입을 적극적으로 추진한 일본프로구단은 없었다. 이유는 페타지니가 시즌 막판 당했던 발바닥 부상 때문이었다. 일본프로야구에 정통한 한 관계자는 " 7월까지만 해도 예전 일본프로야구에서 뛰던 시절처럼 많은 연봉을 요구하지도 않고 여전히 아시아리그 투수들을 상대로 타격에서 강점을 보이는 페타지니에 관심을 가진 일본프로구단들은 많았다. 하지만 부상부위가 문제였다. 발바닥 부상은 재발의 가능성이 대단히 높은 부위다. 페타지니는 여전히 훌륭한 선수지만 (발바닥)부상재발 등으로 신음할 가능성도 대단히 높다 " 며 일본프로구단들이 페타지니에 대한 관심을 거둔 이유를 설명했다.
점입가경으로 치닫는 외야 주전경쟁
LG의 전지훈련이 시작되기 전 LG의 외야진은 기존 1번 타자 이대형과 FA로 영입된 이진영이 각각 중견수와 우익수로 고정이고 남은 좌익수 한자리를 놓고 지난해 최악의 부진을 보인 박용택과 반면 지난해 프로입단 후 처음으로 자신의 이름을 알렸던 안치용의 무한경쟁으로 전망했었다. 하지만 벼랑 끝에 내몰린 입단동기(2002년) 박용택과 안치용의 경쟁이 불을 뿜으면서 LG 외야의 주전경쟁구도는 박용택, 안치용, 이대형 3자간의 무한경쟁구도로 바뀌었다. 다만 박용택은 지난 3월 21일 잠실구장서 열린 두산 베어스와의 시범경기에서 부상을 당해 부상회복여부가 변수가 될 수 있다. 만약 박용택의 부상 회복이 더디다고 한다면 LG의 외야는 안치용(좌)-이대형(중)-이진영(우)으로 당분간 확정될 것이다.
1번 타자로 나서기엔 다소 낮은 타율과 출루율이 걸리지만, 빠른 발로 50개 이상의 도루를 기대할 수 있고, 중견수로서는 더 이상 흠잡기 힘들 정도로 넓은 수비 범위를 지닌 이대형은 컨디션만 정상이라면 별다른 이변 없이 잠실 구장의 넓은 외야를 책임질 것이다. 만약 이대형이 중견수로 자리를 확고히 굳힌다면, 박용택과 안치용, 두 선수 가운데 주전에서 밀려난 선수가 지명 타자로 포지션을 이동할 가능성이 크다. 하지만 지명 타자 자리가 이들 가운데 경쟁에서 밀려난 선수가 무혈입성할 수 있을 정도로 무주공산인 자리는 결코 아니다. 일단 노장인 최동수가 올 시즌에도 괜찮은 공격력을 보이고, 페타지니의 1루 수비가 여전히 원활하지 않을 경우, 올 시즌 지명 타자는 페타지니로 고정될 가능성이 크다. 이 경우, 안치용과 박용택 중 좌익수 포지션 경쟁에서 밀려나는 상대는 지명 타자가 아니라 최동수와 함께 1루수 자리를 놓고 경쟁을 펼쳐야만 할 것이다.
여기에 상무에서 복귀한 우타 빅뱃 박병호와 정성훈에게 밀려난 3루수 '곤조' 김상현 선수도 있다. 박병호는 포수에서 전향했기에 사실상 수비할 수 있는 포지션이 1루로 한정되어 있고, 김상현 역시 3루에 FA 정성훈이 들어왔기에 경쟁에서 밀려났다. 하지만 이 두 선수는 모두 버리기 아까운 파워 포텐셜을 지닌 선수들인만큼 수비 부담이 한결 적은 1루에서 새로운 기회가 주어질 가능성이 높다고 볼 수 있다. 이처럼 경쟁에서 밀려날 경우 안치용과 박용택이 옮겨갈 수 있는 유이한 포지션인 1루와 지명 타자 자리 역시 경쟁이 치열하다. 그런만큼 안치용과 박용택 둘 중 한 선수가 외야 경쟁에서 밀려난다면, 경우에 따라 1루나 지명 타자로의 이동을 고려해볼 수도 있겠지만, 아마 제 4의 외야수로 백업 신세에 머물 것이다. 박용택은 2002년 데뷔 이후 단 한번도 LG의 주전 외야수에서 제외된 적이 없는 선수이고, 안치용은 2008년, 오랜 무명설움을 딛고 힘겹게 1군행 티켓을 손에 쥔 선수다. 그렇기에 2009년 펼쳐질 두 선수의 자존심 대결은 더욱 치열하게 전개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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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경수의 포텐셜, 올해는 터질까?
02학번 서울지역 3대 유격수 가운데 최고의 선수로 불리던 박경수는 2008년 여름, 타격 포텐셜을 폭발시키며 숨겨진 어금니를 드러내는 듯 보였지만, 결국 후반기의 극심한 부진으로 예년과 큰 차이없는 평범한 성적으로 시즌을 마감해야만 했다. 2차 1번, 전체 3번지명으로 기대를 받으며 프로에 데뷔한 유격수 박용근 역시 프로에 와서는 그에 대한 높은 기대치를 충족시키지 못했다. 하지만 2009년 LG의 내야진의 키워드는 바로 이 두 선수에게 달려있다. 2루수와 유격수, 소위 키스톤 콤비로 불리는 이 두 포지션의 수비가 모두 가능한 두 명의 멀티 플레이어는 유지현의 은퇴 이후 긴 암흑기에 빠져있던 LG 내야진을 부활시킬 수 있는 선수들이다. 여기에 백업진도 탄탄하다. 상무에서 제대해 돌아온 박기남과 삼성에서 방출된 후 친정인 LG로 복귀한 노장 박종호, 그리고 이종열이 2루를 백업할 수 있고, 수비만큼은 리그에서도 상급이라는 권용관과 신예 오지환이 유격수를 백업한다. 이는 다르게 말하면 박경수와 박용근이 부진할 경우, 언제든 저 선수들로 대체될 수 있음을 의미하기도 한다.
일단 현 시점의 내야진 경쟁에서 가장 앞서있는 선수는 박용근이다. 박용근의 통산 타율은 2할에도 못 미치지만, 올 시즌 시범경기에서는 현재 9타석에 나와 6타수 3안타 볼넷 3개를 기록하고 있다. 그의 경쟁 대상인 박기남, 박종호, 박경수, 권용관의 시범경기 성적이 현재 2할 초반에 머무르고 있다는 점을 감안할 때, 비록 절대적인 표본수는 많지 않지만 박용근의 현재 페이스가 매우 좋음을 미루어 짐작할 수 있다.
하지만 LG 입장에서 최고의 관심사는 바로 박경수의 포텐셜 폭발이다. 박경수는 인기 구단인 LG에서도 상급의 스타 파워를 지닌 선수이다. 박경수가 선전한다면, 그것은 단순히 팀의 성적이 잘 나오는 수준을 넘어서 구단 자체의 인기를 크게 이끌 수 있는 원동력이 될 수도 있다. 박경수 선수에게 현재 팀이 기대하고 있는 것은 더도 말고 덜도 말고 2008년 5월, '북경수'라는 별명을 얻던 시기의 모습을 꾸준히 유지해주는 것이 아닐까?
조인성, FA로이드를 다시 보여줘!
LG는 2007년을 마치고 FA가 된 포수 조인성과 4년간 최대34억원의 FA 계약을 맺었다. 2007년 조인성의 활약은 눈이 부실 정도였다. 프로 데뷔 후 9시즌간 타율 .260을 넘긴 시즌 자체가 겨우 두 번에 불과했던 조인성은 2007년 .282의 타율에 13개의 홈런, 73타점을 기록하며 본인의 최고 성적을 기록하게 된다. 하지만 2007년 조인성의 성적은 희대의 FA로이드였음이 2008년 여실히 증명되었다. 2008년 조인성은 10개의 홈런을 기록하긴 했지만 타율은 겨우 .227에 그치고 말았다.
이처럼 조인성이 FA 계약 후 극도의 부진에 시달리자 LG가 꺼내든 카드는 바로 노장 포수 김정민의 현역 복귀였다. 이미 2006년을 마치고 서용빈과 함께 은퇴식까지 치른 김정민이 다시 그라운드에 돌아온 것 자체가 이미 충분한 뉴스 거리이다. 하지만 김정민은 단순히 조인성의 뒤를 챙겨주는 백업 포수로 복귀한 수준이 아니었다. 김정민은 2008년 무려 71경기에 출장해 .303의 타율을 기록하며 본인의 커리어 하이를 기록하게 된다. 올 시즌에도 시범경기에서 김정민은 조인성보다 많은 경기에서 포수 마스크를 쓴 채 출장 중이다. 이대로라면 올 시즌에도 LG의 포수는 김정민 주전에 조인성 백업으로 나가게 될 것이다.
마지막으로 이들의 뒤를 받쳐줄 젊은 포수를 살펴보면 다소 암담하기까지 하다. LG는 지난 2008년 그나마 1군 경험이 팀 내에서 세번째로 많던 포수 최승환을 두산의 중간계투 이재영과 맞트레이드로 교환하였다. 결국 현재 LG에는 그들의 뒤를 받쳐줄만한 젊은 포수는 오직 김태군과 박영복이 전부이다. (LG의 포수 엔트리는 총 4명으로 8개구단 가운데 가장 적은 숫자이다) 1989년생으로 지난 시즌 입단한 김태군은 현재 LG에서 차세대 주전 포수로 기대를 걸고 있는 선수이다. 박영복은 2002년 입단했으나 아직 1군 경험이 거의 없는 선수.
LG의 고민은 바로 여기서 시작된다. 노장인 김정민(1970년생)과 조인성(1975년생)의 뒤를 받쳐줄만한 경험의 포수가 전무하다는 것이다. 김태군이 가능성이 있다고 하나 이제 고졸 2년차의 어린 선수에 불과하고, 박영복은 나이는 적은 편이 아니지만, 1군 경험이 거의 없기에 실전에 내보내기 선뜻 꺼려질 수 있다. 이재영이 불펜으로 LG에서 좋은 활약을 보여준다고 하더라도, 역시 1978년생으로 조인성과 젊은 포수들 사이에 가교 역할을 하기엔 충분했을 최승환의 공백이 새삼 아쉬워지는 대목이다. 결국 LG 포수진의 해답은 거액의 FA 계약을 챙긴 조인성이 몸값에 걸맞는 활약을 펼쳐주기를 바라는 것 뿐이다.
< 사진-장원석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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