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편] 꿈꾸는이

[아랑아이]

이야기셋>동전

억울했다. 결백했다. 그런데 억울한 중에도 소름끼쳐
제대로 해명의 말을 하지 못했다
나한테 왜 그러는데 무엇 때문에 ....
그 않보이는 존재에 대해 궁금하지도 않고, 불만도 없는데
잊을만하면 주위에서 이상한 일이 일어난다

몸이 좋아진 용진이를 데리고 노는 재미에 한동안 선물로 받은 인형을 까먹고 있었다.
어느날 학교갔다와서 생각이 났다. 인형을 넣어놓은 통은 광주리 모양의 갈대로 엮어 놓은 내 보물상자에 다른것은 다 있고, 긴머리 웨이브의 바비 인형이 없었다. 밖에도 나가지 않고 방을 뒤엎어도 어디에도 보이지 않았다.
난 너무 속상해서 눈물이 나왔다. 눈물을 훔치고 있는데 할머니가 오셨다
“왜 우노?”
“인형이 없어져서”
“다 커서 인형은 무슨...”
할머니한테 위로받을 기대는 없었지만, 퉁명한 말투는 더욱 속상하고 서러웠다
나를 사랑해주는 사람은 엄마 아빠가 유일하니까, 손녀라 해도 손자랑 비교가 심했고
차별을 했기에...
할머니의 표정도 끝까지 보지 않고 옥상으로 올라갔다. 눈앞에 두집 지나 3층 고모집이 보였다. 주변에 우리집을 비롯해 광이 나는

암갈색 벽돌집들이 대부분이었다.
무광인 황토벽돌이 더 고급스러워 보이는, 밝은 갈색 벽돌집의 고모집은 성처럼 으리으리해보였다. 별뜻없이 바라본 방향이지만, 웬지 서글픈 생각이었다. 오늘은 아빠가 일찍오셨다. 외식을 하려고 나가는데. 내가 별로 좋아하지 않는 곳이었다. 작은 경양식집으로 나이프로 썰어서 먹는 음식이, 나는 입에 맞지 않아 얼마 먹지 못했다. 그런나를 바라보는 할머니는 못마땅한 표정을 지으며 말씀하셨다.
“가스나 아무거나 잘먹지 까탈스럽긴...”
“어머니 괜찮아요 먹고 탈나는것보다 낫죠”
“그럼 과일 묵어라”
할머니의 곱지않은 시선도 엄마가 막아 주었지만, 할머니의 눈총을 엄마가 대신 맞았다.
아빠가 아무렇지도 않게 나에게 과일접시를 당겨 주었다.
조금먹은것에 속이 니글거리는것이 구토가 나올꺼 같아 자리에 있지 못하고 밖을 나왔다. 화장실에서 올리고 나니 속이 편해졌다. 연신 엄마가 등을 쓸어 주어 좀 나아졌다.
"괜찮으니까 억지로 먹지마”
“응”
“할머니가 많이 혼내니?”
“그건 아닌데 나를 미워하는거는 같어”
“힘든일 있음 엄마한테 말하고...”
“응”
나는 엄마의 말에 안심이 되었다. 딴집처럼 집에 있어 주면 좋겠지만, 아빠일이 많아져서 같이 일하게 된거라니 어쩔수 없다는것을 알고 있었다. 그래도 든든한 내 편인 엄마 아빠가 있어서 좋았다. 말투부터도 사투리에 억센 경상도 말투는 언제 들어도 적응이 안된다. 엄마가 사투리를 않써서 그런지...
저녁을 먹고 아빠랑 엄마가 수박을 사서 고모집으로 갔다. 고모집 옥상에서 수박파티라도 할생각에 우리집, 고모집, 할머니, 세집이 모여 수박을 먹었다. 난 화장실을 가려고 3층으로 내려 가는데... 은경이가 물었다.
“언니야 어디가노?”
“화장실!”
“같이가자”
말하며 은경이가 계단을 먼저 내려갔다. 그렇게 급하냐며 나는 따라 내려 갔다.  입구에서 가까운 화장실 문이 열려 있었다. 나는 급해서 은경이에게 먼저 들어간다고 말하고 들어갔다. 볼일을 보고나오는데... 쇼파에 앉은 은경이가 멋쩍은듯 나를 보고 있었다.
“너 화장실 안들어가?
“응 들어가...”
은경이가 들어가고, 난 기다릴 생각에 쇼파에 앉아 있었다. 안쪽으로 들어가기 보다 바깥에 있는 스툴에 앉아 있는데, 익숙한 색상이 쇼파 밑에서 보였다.
난 설마 하는 마음에 꺼내 집어들었다. 내가 잃어버린 바비 인형이었다.
화장실에서 나온 은경이가 놀란 표정으로 나를 보고 있었다.
“이게 여기 왜있어?”
“그게...”
“너가 가져 갔던거야?”
“그니까”
난 은경이가 왜 빨리 계단을 내려갔는지 알아 다그쳤다. 그때 고모가  현관문을 열고 들어왔다.
“너그들  싸웠나?”
“내 인형을 은경이가 가져 갔다구요”
“내가 너네집 갔을때 가져왔다. 넌 언니라 필요 없잖아”
"인제 우리집 청소 안해줘도 되는데..."
"할매가 식모가?"
“생일선물이예여”
“이런거 가지고 놀지 말고 공부해”
엄마가 없었을때, 우리집을 도와 준거는 알고 있었다. 그리고 무슨 이유에선지 고모가 나를 미워하는줄은 알고 있지만, 그래도 나한테 물어보지도 않고, 인형을 가지고 간것에 화가 났다. 결국 난 울면서 옥상을 올라갔고, 할머니와 엄마 아빠는 어떻게 된 영문인지 묻고 듣고 말했다.
할머니“다큰게 인형은 됐다 고마”
엄마 “그래도 어머니 ...”
아빠가 나를 안고 작은 소리로 말했다. ‘나중에 다시 사줄게’ 난 너무 억울했다. 할머니 고모 가 너무 싫었다. 평상시 엄마를 좋게 보지 않는것을 알고 있지만, 자기네들 맘대로 내 물건에 손대고 결정하는것이 ... 내가 울며 불며 하는바람에 우리가족은 집으로 돌아왔다.
아빠는 옥상에 올라가고, 엄마는 나를 씻어주며 기분을 풀어주었다.
“우리 이사가까?”
“응 할머니 고모 다 싫어!”
“불쌍한것”
엄마는 안쓰런 표정으로 나를 안아주었고, 난 엄마가 불쌍했다.
엄마가 한동안 집에 없었을때, 고모랑 할머니의 대화가 떠올랐다.
“화냥년이 가서 얼마나 잘살까 보자...”
“올캐가 문제가 아니라 애미가 문제지”
“애미나 딸년이나 .똑같지... 딱 걸리기만 해바라, 내 두 년들 가만 안둘테니...”
5살즈음에 엄마가 아빠랑 나를 두고 한참동안 들어오지 않았다. 그때 할머니가 우리집에 계시면서 아빠와 나랑 같이 생활했었는데... 고모가 할머니를 도와 우리집을 청소해주기는 했었다. 내 기억으로 6살이 된 후에야 엄마가 돌아왔다. 그런데 내 장난감이 없어진것이 이번만이 아니었다. 할머니를 도와 우리집을 청소해줄때마다 나이에 맞지 않는거 가지고 논다며, 곰돌이 인형이나 머리핀같은 것이 고모집에서 많이 발견되었다. 얼마나 미우면 사소한 것들도 내가 하는 꼴을 못보는것인지, 모든 것이 다 서럽고 서운했다.
목욕을 하고 옥상을 올라갔는데...아빠가 옥상난간에 담배를 피고 있었다
“아빠 담배 좀!”
난 담배 연기가 코로 들어와 매워켁켁 거렸다.
“씻었나?”
“응”
“아빠도 씻어야지 덥다 더버”
“인형 꼭 사줘야돼”
“응 ”
아빠는 난간에 담배를 내려놓고 나를 안아주었다.
“아까 할머니가 그런소리해서 마니 서운했나? 니가 미워서 그런거 아이다 서운해 하지 말고 아빠는 항상 우리 영아 팬이다 알았제?”
“응”
아빠의 얼굴을 볼수 없었지만, 작은듯한 낮은 음성은 포근하게 날 감싸주었다.
“아빠 끈적인다 내려가자”
“응”
“아 ~ 빨래 ”
아빠가  빨래를 걷어 내려가고, 몇 개 안남은 빨래를 나는 걷다가 연기가 올라오는 담배를 봤다. 담배를 보다가 맹도 할머니네 곱추 이모가 담배를 물은 모습이 떠올랐다. 말하면서 조금씩 세는 연기가 신기하기도 하고, 어떤 느낌이지! 담배를 입에 물고 빨았다.
한모금 빨았을때, 아빠가 옥상으로 올라왔다. 기침과 함께 입에서 나오는 연기를 보며 아빠는 황당한 웃음 가득했다. 빨다 만 담배는 떨어지고, 난 너무 매워 말도 못하고 한참을 캑캑 거렸다. 
“ 캑 아빠.....!!! 이거 넘 콜록 콜록 매워!”
“궁금했나?”
“응 저게 있길래!”
“어떻노?”
“숨을 못쉬겠어!”
“여자한테는 안좋데이 ”
“응”
아빠는 떨어진 담배를 집어 불똥을 끄고 들고 내려갔다. 난 아빠한테 혼날까 걱정했는데, 아빠의 웃음에 나도 따라 웃었지만...호기심에 핀 담배가 진짜 맵다는것을 몸소 체험하게 되었다. 아무렇지 않게 담배피는 어른들이 신기했다. 그렇게 매운것이... 고추를 먹는것과 같으리라, 오늘하루 생각해보니 속상해서 울고불고 담배피고, 초등학교 2학년때 첨으로 담배가 어떤것 이란것을 알게 되었다.

다음날 학교에서 은경이와 마주쳤다. 너무 미워 아침에 등교할때도 같이 가지 않으려고 일찍나왔는데, 은경이도 나에게 뒷통수만 보이게 획 돌아섰다. 그런데 재래식 화장실로 향하는거였다. 눈에서 레이저가 나오는듯 은경을 바라보고 악담을 했다' 빠져버려라' 고모의 말이 떠오르고, 인형을 숨기려 먼저 뛰어내려갔던 은경이의 모습이 떠올라 중얼거렸다.
오늘은 집에가서 도순언니랑 놀아야 겠다 생각했다. 연못에 금붕어를 보고 있다가, 오교시 종소리에 번쩍 정신이 들고 교실을 들어가려는데. 화장실을 들어갔던 은경이의 왼쪽발이 부추를 신은듯 오물을 잔뜩뭍힌채 질척거리는 소리를 내며,  걸어오고 있었다. 주변에 아이들은 교실을 들어가다 말고 은경이에게 시선이 집중되었고, 은경이는 나를 발견하고 울면서 오고 있었다.
"언니야!  흑흑흑"
난 놀라서 말도 못하고 나에게 오는 은경이가 챙피해서 뒷걸음질 쳤다.
'나한테 오지마 쌤통이다'
"너 모르거든"
나는 우리반으로 잽싸게 도망치고 말았다. 방송으로 은희언니를 호출한지 10분정도 지나자, 언니가 은경이를 데리고 집으로 걸어가는 모습이 교실에서 보였다.
수업내내 은경이의 모습이 떠올라 수업에 집중이 되지 않았다. 내가 악담해서 그런게 아니라고...은경이가 벌받아서 그런거라고 쌤통이면서도 나에게 울면서 걸어오는게 좀 안쓰럽긴했다. 그래도 아는척 하는것이 넘 챙피했다. 이제 낼 소문나겠지 '똥통에 빠진 은경이 언니래요' 하면서...'그냥 집으로 데려다 주고 인형을 찾을껄 그랬나' 별의별 생각을 다했지만, 이미 인형은 내손에서 떠났다. 암튼 통쾌한 복수를 한거 마냥  기분이 좀 풀렸다.
    

아빠가 새 인형을 사주신날이 그로부터 한달뒤였다. 난 은경이 집에 있던 인형도 잊어버리고 새인형을 가지고 놀며 기분이 많이 풀렸다. 은경이에 대한 미움도 고모를 싫어한것도 누구러져가던 어느날이었다.    
  

학교에서 친구들이랑 놀다가 집으로  걸어오는데, 도순이 언니네서 은경이 소리가 들렸다. 그 손 사건이후로 언니집 마당에도 들어간적이 없었는데, 은경이 목소리에 안을 들여다 봤다. 은경이가 언니랑 고무줄 놀이를 하고 있었다. '나도 하고 싶은데...은경이는 보기싫고' 난 집으로 발길을 옮겼다. 지나치는 나를 봤는지, 뒤에서 언니가 부르는소리가 들렸다.
"영아야 왜 그냥가? 고무줄 하자"
"하기 싫어"
"세사람이 있어야지 재밌잖아, 나무에 매놓고 하니까 재미없다 가방 갖다 놓고온나"
"별로"
"빨리갔다온나"
언니는 내가 꼭 왔음하는 것인지, 내 기분도 말도 듣지 않고 빨리오라며 다그쳤다. 난 답도 않하고 집으로 왔다. 치마를 벗어놓고 편한 체육복 바지를 입고 고민했다. 언니네 가야하나?  밖에서 내이름을 부르는 소리가 들렸다.
"영아야 얼른 온나"
"......응"
난 결심을 하고 나갔다.
"언니야 밖에서 놀자 "
"마당에서 고무줄하자"
고무줄을 하려면 마당이 있는 언니네서 하는게 좋긴한데... 그 그림들이 떠오르고, 은경이랑 아직 화해하지 않아, 내키지 않은 기분이었다. 그걸모르는 도순언니는 계속 하자고 했다. 난 언니에게 끌려가 은경이랑 마주섰다. 나를 보는 눈빛이 서운한 눈빛이었기에 불편한 마음에  집으로 가려고 했다.
"언니 담에 하자"
"왜그래? 니들 싸웠나?"
은경이와 나는 서로 말없이 있었다.
"고무줄 하면서 풀어레이"
언니는 서있는 나와 은경이에게 고무줄을 걸어놓고 혼자서 했다. 나랑 은경이는 언니가 노래하며 뛰는것을 보고 그대로 있었다. 언니가 발을 헛디뎌 우스꽝스럽게 넘어지면서 둘이 동시에 웃었다. 순서가 언니담에 은경이었던지... 은경이가 하고 나도 하게 되었다. 고무줄을 하면서 조금 기분이 풀리긴했는데, 서로 먼저 말걸지는 않았다. 고무줄은 계속 하게 되었고 언니는 무릎 높이에서, 나는 허리에서, 은경이는 어깨까지 제일 높은 단계까지 하게 되었다. 
은경이의 기분이 풀렸는지 먼저 말을 걸었다.
"언니야 그때 나 모른척했제?"
나는 새인형이 있어서 그전 인형에 미련은 없었지만, 은경이가 미워보여서 나도 톡쏘아 얘기했다
"너두 내 인형 가지고 갔잖아?"
나의 앙칼진 말에 은경이는 아무말도 안고 있었다. 좀 시무룩해 있는 은경이에게 말했다.
"그거 너 가져!"
"진짜야?"
순간 가져가놓고 묻는 은경이가 너무 미웠지만, 선심쓰듯 말했다.
"엄마한테 선물받았어, 저번 처럼 한복이아니라 웨딩드레스로..."
"언니야는 좋겠다"
난 은경이의 말보다 이번에는 안뺏길꺼라고, 잘 숨겨야 겠다고 생각했다.
은경이와 내 말을 듣던 도순이언니는 무슨 말이냐며 물었고, 난 대충 설명했다. 언니도 더 이상 묻지 않고 덥다며, 수돗가에 물을 받아 짧은 쇼트머리를 감기 시작했다. 언니랑 은경이는 내가 오기전부터 고무줄을 하고 있어서 땀이 많이 나 있었다. 난 긴 머리 였기에 바라만볼뿐 엄두를 내지 못했다. 단발머리 은경이도 덥다며, 다감아 수건을 두르는 언니에게 말했다.
"나도 감을래"
언니옆에 세숫대야에 머리를 감기 시작했다. 언니는 은경의 머리에 샴푸를 짜주었다. 난 언니랑 은경이를 바라보며, 마당에 서서 구경했다. 거품이 눈에 들어갈까바 꼭감은 은경이를, 거품튄다며 피하는 언니를  뒷짐지고 보았다. 뒷주머니에 손을 넣고 쪼그리고 앉아, 주머니속 천이 손가락 끝에 닿아 나는 손으로 꾹꾹 누르며, '은경이가 얼마나 시원할까' 눈을 떼지 않고 대리만족을 하고 있었다. 조금더 바라보다, 마당 한쪽 두그루의 나무에 고무줄을 묶고 혼자서 고무줄을 했다. 은경이가 머리를 다 감고 수건을 두르고, 은경이는 마루에 걸터앉아 머리를 문지르며 닦고 있었다. 언니는 내가 고무줄 하는 모습을 바라보고 있었다.

"언니야 내 돈이 없어졌다"
은경이의 갑작스런 말에 언니와 난 고무줄을 하다가 은경을 봤다. 마루에 앉은 은경이의 얼굴은 울쌍이었다. 손에 든 지갑을 내려놓고 말했다
"여기 돈이 300원이 있었는데... 하나도 없다"
언니와 난 은경이를 보았고, 은경이가 동전지갑을 들고 마당으로 걸어왔다.
나와 언니는 은경이의 말을 듣고 어리둥절했다.
"뭔소리고 여기는 우리밖에 없었는데..."
"난 지갑이 있는줄도 몰랐는데..."
나는 언니에게 물었다.
"은경이가 돈들고 있는거 봤어?"
"아니 .."
난 은경이에게 물었다
"확실히 가지고 온거야?"
"그래 아이스크림 사러 가다가 언니가 불러서, 고무줄하게 된거란 말이야"
"......."
나도 언니도 말없이 은경이를 바라보았다. 은경이는 말없이 나를 쳐다보았다. 눈빛이 날 의심하는거 같이 곱지 않았다. 언니는 영문을 모르겠단 표정이었고...
난 은경이땜에 기분이 엄청나빠 집에 가려고 했다. 그런데 은경이가 말했다.
"언니, 나 머리감을때 어디있었노?"
"옆에 있었지!"
"옆에 어디?"
"마루에는 안올라갔거든"
"근데 왜 없노?"
"내가 어떡게 알아?"
"엄마한테 이를끼다!"
"일러라 난 결백하닌깐... 정 의심되면 내 옷 뒤져 보던가 자......."
 '보라구.......이래야 하는데.... 말과 함께 뒷주머니에 손을 넣었는데 뭔가 있었다.
꺼냈을때 내 손바닥에 200원이 있었다. !!!! 난 너무 어이가 없어서 순간 귀가 멍해졌다.  이! ..이!.....돈이 어디서 나온거지??? 은경이와 언니가 머라고 하는데 나는 내생각이 빠져서 아무소리도 들리지 않았다. 이거 누구돈이야? !!!
아까 은경이가 머리감을때 뒷주머니에 손을 넣고 앉아 있었을때... 아무것도 없었는데...언제 돈이 들어온거야...돈이 있었으면, 봐라 소리를 안했을텐데... 근데 이돈은 어디서 온거냐고,  은경이에게 머라고 해명할 생각도 못하고, 난 이돈이 어디서 왔는지 나에게 의문이 되어 멍해졌다. 들고 있던 200원을 은경의 손에 쥐어주고, 난 그냥 집으로 와버렸다. 저녁노을이 있을때 집으로 돌아왔는데, 생각에 빠져 있을때 집안이 완전히 어두워졌다. 난 내 용돈을 넣어둔 서랍을 열어 보았다. 500원이 서랍에 버젓이 있었다. 난 정말 뒷통수를 맞은거 마냥 머리가 띵한 현기증이 일었다. 쇼파에 쓰러 졌는데... 은경이 목소리와 함께 누군가 올라오는 소리가  계단에 울렸다.  잠시후 고모가 무슨통을 들고 은희언니와 은경이가 거실에 앉은 나를 보며 들어왔다. 난 고모를 보며 사태 파악이 되어 두려움을 느꼈다. 은경이 일렀겠지... 난 해명도 못했으니...
"이노무 가스나 어디서 나쁜짓을 하노?"
"........"
"도둑질에 거짓말까지!"
"엄마 은경이가 잊어버린건 300원이라매, 영아가 200원만 가지고 있었다면, 지 돈일도 모르잖아"
"300원가져가서 100원만 썼는갑지"
"........"
"너 아무래도 벌좀 받아야 겠다. 버릇들면 못고친데이, 저기약좀 가져온나"
언니는 머뭇거리며 말했다.
"엄마 이건 아니라고 본다"
"이노무 가스나 가져오지 말이많노!"
난 겁에 질려 아무말도 못했다. 해명도 변명도 나도 그돈이 어디서 왔는지 모르는데...무슨말을해........ 단지 난 소리질렀다.
"난 모르는일이야 나도 모른다고......."
"이노무 가스나 얌전히 반성하나 했더니 이제는 발뺌을..."
"난 몰라, 정말 모른다고......."
"너 이약먹고 죽어삐라, 나쁜짓하는 인간은 죽어야 한다 "
내 어깨를 잡는 고모의 까만 눈동자가 번득여 커다랗게 보여, 난얼었다. 말과 동시에 나를 쇼파에 눕혀 놓고, 뭔가를 입에 들이부었다. 무슨냄새와 함께, 짠맛나는 액체를 억지로 삼키게 되었다.
"콜록콜록"
그때 할머니 소리가 들렸다.
"이 뭔 사단이고?"
"엄마 이 노무 가시나가 이제 도둑질을 하고 말도 안되는 거짓말을 하네....네 애미랑 그 할미년 닮아서 빼다 박았어 아주...."
난 뭔가 말해야 하는데, 설명할수 없이 복잡해서... 무서워서... 눈물만 흘렀다. 그러는 사이 고모는 할머니에게 은경이에게 들었던 이야기를 했고, 할머니도 고모말을 믿는듯한 눈치였다.
"나쁜짓하모 혼나야지"
할머니의 한마디에 고모가 힘을 얻었는지 한마디 더했다.
"그 약은 1시간있으면 죽는 약이니께, 사실을 털어놓는 것이 좋을끼다"
"난 않가져 갔다고, 않가져 갔다고 ......않가져 갔다고......."
너무 억울해서 원통해서 소리 질러 울었다... '나도 모르는 일을 어떻게 설명하라고....내가 왜 도둑인데?...외할머니가 엄마가 왜?..... 난 몰라 모른다고.......'
고모가 다그치고 할머니가 다그쳐도 난 모른다는 말밖에 할말이 없었고, 한참을 다그치던 고모가 일어섰다.
"고 가시네 독하네... 끝까지 오리발이네.....언제까지 거짓말하나 보자"
고모네 식구가 가고, 할머니가 나를 곱지 않게 쳐다 보며 한마디 했다.
"참말로 않가지 갔나?"
난 말없이 할머니를 째려 보다가 억울했던것이 터져나왔다.
"고모는 내 인형 잘만 가져 가드만 ....난 진짜 안가지고 갔다고..."
할머니 잠시 말없이 나를 바라보았지만, 들은것만 말했다.
"그럼 어떻게 니 주머니에 동전이 있었노?...
"나도 모른다구......"
"가시네 야리는것좀 보래? 싹수가 노랐다"
난 홧김에 고모가  내허락없이 가져간 인형을 떠올려 말했지만, 더 억울한것은 정말 내가 가져 가지 않았는데... 주머니에 있었던 동전이 이해가 되지 않아, 더 이상 설명이 불가능했다. 최대한 내 방어를 한다는것이 고모가 가져갔던 인형을 말하는거였고, 할머니는 고모가 청소해주다 가져갔던 인형들 최근에 바비인형에 대해서는 알고있다는 것인지 말이 없었다.  난 내 자신에게 억울했다. 진짜 복수하려고 내가 움쳤다면! 고모가 내인형을 가져가서 훔쳤다고 털어놓을수 있는데  ... 이건 정말 내 자신이 용납이 되지않아 설명도 해명도 나 자신도 이해를 못하고 있었다. 
한참늦은 시간 밥을 하던 할머니는 잔소리를 쏟아내며 손을 놀렸다.
"거짓말하모 벌받는데이, 언젠가는 다 밝혀 지는뱁이데이..."
'나도 원하는바라구'
더 어두워져 엄마 아빠가 들어왔다.
난 엄마를 보고 복받쳐 말도 못하고 울었다. 할머니는 그런 나를 보며 머리를 젖고 혀를 찼고, 난 할머니를 보는둥 마는둥 엄마에게 안겨 있었다. 고모에게 들었던 말을하는 할머니가 보기 싫어 내 방으로 들어갔다. 난 할머니가 빨리가기를 바랬다. 잠시후 현관 문소리가 나고 엄마가 내방으로 들어왔다.
"영아야 엄마는 ?"
"엄마 난 않가져 갔어!"
"그래"
"엄마는 영아를 믿지만, 그 돈은 어떻게 된건데?"
"나도 몰라 내 호주머니에 들어있었어, 지갑이 있는 마루는?  그... 그림들이 돌아다니고 있는거 같아서 올라가지도 않았고, 지갑이 있는줄도 몰랐어... 그런데 내 호주머니에도 아무것도 없었는데... 200원이 나온거보고 나도 놀랬으닌깐, 나도 설명할 수가 없어서 말할수 없었는데... 고모가 나한테 독약 먹였어 ... 외할머니랑 엄마 닮아서 내가 도둑질한다고 하는데 무슨얘기야? "
엄마는 내 얘기에 표정이 굳어졌다.
"애한테 별얘기를 다 했네 .....이리와"
엄마는 나를 말없이 안아주었다. 그리고 그동안 있었던 일을 이야기 해주었다.
"외할머니가 실수로 돈을 잃어버렸는데, 우리가족한테 중요한 돈이기도 했지... 그런데 외할머니가 일부러 그런것도 아닌데, 고모랑 할머니가 외할머니를 힘들게해서 엄마가 너무 속상했었어... 지난일이고, 앞으로가 중요하다고 생각해, 엄마도 아빠도 열심히 살고 있으닌깐... 할머니와 고모도 언젠가 엄마맘 알아줄날이 오겠지 "

엄마에게 안겨서 엄마의 이어지는 말을듣고 있었다. 엄마의 말과 고모의 말을 종합해보면 외할머니가 아빠가 벌어놓은 돈을 가져갔다고 했다. 엄마가 어린나이에 시집을 와서 외할머니가 돈관리를 했는데, 외할머니가 그돈으로 계를 했다는 것이었다. 그리고 계주가 돈을 들고 날른거고 그래서 8계좌를 들었던 돈을 하루아침에 날리게 되었고, 엄마는 외할머니가 일부러 그런게 아니닌깐 외할머니를 두둔했고, 날린게 아니라 계주랑 짜고 빼돌렸다고 핍박하는 할머니와 고모를 피해서 도망을 간거였다고 했다. 엄마를 찾아다닌 아빠가 엄마를 믿는다고 같이 살자고 했고, 아들과 동생이 불쌍해 보였던 할머니와 고모는 그런 엄마를 미워했다. 술집에서 만나 한 결혼부터가 순탄하지 않았다고도 들었다. 온갖욕을 다하며 엄마를 헐뜯었다. 그후 엄마가 돈관리를 했고, 친척들의 입방아도 무시하고 아빠만 보며 열심히 살았다. 아빠의 사업이 커져 같이 일하게 되었다. 잘살고 있는 엄마 아빠였지만, 할머니와 고모보기에 아직도 맘에 안든지 감시아닌 감시를 하고 있는거 같았다. 집안서 딸은 유일하게 나혼자인데 대우를 못받고 큰것은 엄마의 영향이라는것을 나중에 알게 되었다. 난 엄마가 불쌍했다. 고모가 뒤에서든 앞에서든 온갖욕 다 하는데, 엄마는 그래도 할머니랑 고모를 욕한적이 없었다. 엄마속은 어떨까! 자세히는 몰라도, 엄청 분할꺼란 생각을 하니, 엄마도 불쌍하고 나도 불쌍하고, 오늘같은 일 설명할수 없어서 억울하고 내가 도둑으로 몰린것 보다, 어떻게 내 호주머니에 돈이 있는지 생각하면 소름끼치고......  궁금하고 내가 훔쳐놓고, 그 짧은시간 누군가에게 조종당해서 기억을 잃어버려서 정말 훔친거라면, 그것도 무섭고 소름돋았다. 또 고모가 독약을 부을때 표정이 떠나지 않았다. '예전에 절에서 보살상 앞에서 가져갔던 200원 때문에 벌받는건가?... 자신의 밥에 궁금해 해서 손댓다고 손 굳은거 보면, 가져간 200원은 엄청난거 여서 그런가? 고모를 시켜 나를 벌준것일지도 모른다' 거기까지 생각하자 난 정말 무서웠다. 난 죽는다고 엄마한테 매달려 울었고, 엄마는 고모가 일부러 그런거라고 했다. 그러고보니 한시간이벌써 지났는데, 죽지않는것을 보면 고모가 거짓말 한것을 알수 있었다.  날 죽이려는듯 발버둥치는, 나를 누른 눈은 까만 독기가 가득했다. 내 입에 쏟아부은 짠 맛이 계속 올라와 몸서리 쳐지기도 했고, 이런의심 받으면서도, 설명이 안되  억울하고 더욱 서러웠다.

"엄마 나 그때, 아픈거 기억안났을때, 죽었어야 했어 "
"무슨 말을 그렇게 해!"
"그때 나 죽을 뻔했다고 했잖아"
"엄마는 이렇게 살아난게 기적인데, 그런말하면 못써 엄마는 우리영아 믿어"
"나 엄마말 듣고 계속떠오르는 일이 있어, 엄마가 아기를 안고 있었는데... 아기가 빨간 쪼끼를 입고 있었어,  엄마앞에 내가 앉아서 보고 있었는데... 안고 있는 아기누구였어? "
엄마가 나를 안고 있어서 엄마의 얼굴을 볼수 없었지만, 엄마의 손이 조금 떨린다고 느껴 졌다. 엄마를 봤을때 울고 있었다.
"엄마 왜?"
"그게 기억이 나?"
"몰라 가끔 떠오를 때가 있어"
엄마는 더 떨리는 손으로 나를 꼭 끌어 안았다.
"나 또 기억나는거 있어,  하얀 장판이 깔린 평상이었어, 그위에 아기 두명이 앉아 있었는데 두명다 걷지 못했던거 같아, 한명은 흰옷을 입고 한명은 기저기만 차고 있었어...옷을 안입은 아기가, 옷입은 아기를 밀어서 아기가 뒤로 벌러덩 넘어 졌어. 그 장면이 계속 떠올라... 그게 꿈인지, 내가 본건지도 잘 모르지만 가끔 생각나 !"
엄마의 울음인지 몸의진동이 느껴졌고, 나를 꼭 끌어 안았다.
"나한테 동생이 있었어?"
"아니"
"우리 영아가 그때 얼마나 아팠으면 기억을 다하나 해서..."
"나야?"
"넘어간 아기가 너였어, 그때  피가 났었는데..."
엄마는 계속나를 안고 있었고, 내 뒷머리를 쓸며 말해주었다.
"산청에서 청주로 이사오기전 주택에 살던때에 주인집 막내랑 너랑 개월수가 얼마 차이나지 않았어. 2층에 우리가 살고, 주인집이 1층이었는데, 그날 외출을 하고 들어온 시간이 해가 넘어가는 저녁무렵이었지, 주인아주머니랑 얘기를 하는바람에 너를 평상에 잠시 내려놓았는데, 주인아주머니가 자기딸이랑 친구하라며, 마주보게 앉혀 놓았거든, 그런데 주인집 아기가 너를 집고 일어서려는지 짚었는데, 넌 그대로 뒤로 넘어갔고, 잠깐 아주머니를 바라보다 너를 봤을때 이미 넘어진 후였어, 얼마나 속상하든지 바닥에 작은 돌이 있었는지 머리에 박혀 피가 났었어 ..지금은 자국만 남았지만, 그때 장판에 뭍은 피를 보고 얼마나 놀랐는지"
엄마는 말을 하며 손바닥으로 내 뒷통수를 연신 만졌다. 목소리가 조금 떨리며 말을 이었다.
"영아야 우리 이사가자"
"응"
나도 가고 싶었다. 여기 할머니랑 고모도 싫고, 우리가족만 있는곳으로...
"너에게 많이 미안하고 엄마가 잘키우지 못해서, 너가 이렇게 된거 같기도 하고... 태어날때는 그래도 건강하게 태어났었는데... 백일도 안되었어도 돌이냐고 물을정도로 우량아로 태어났었지, 백일을 못채우고 잘놀다가 청색증이 오면서, 숨도 제대로 쉬지 못하고, 정신을 잃었는데... 그때생각하면, 엄마는 지금도 가슴이 떨려,........  수분을 공급해야하는데, 혈관은  보이지 않지,...  의사는 준비하라고 하지,... 병원에서도 손놓고 있었어,  그래도 엄마는 포기할 수가 없었어, 혈관찾는다고 옷을 다 벗기고 온몸을  찔렀는데, 혈관이 않보였어, 한군데.... 머리만 빼고, 아빠가 의사에게 부탁했어, 머리에 혈관이 보일수 있으니, 찾아달라고 무슨수를 써서라도...머리를 밀고 다행히도 혈관을 찾을수 있었어... 수분공급이 될수 있었고, 피검사를 할수 있었어, 결과는 수인성 전염병에 걸린것이라고 했어"
"정말 죽을뻔했구나... 수도없이 들었는데, 오늘 자세히 알게 됐네"
"그럼 빨간 조끼 입은 애는 누구야?"
엄마는 긴말을 하는 내내 나를 안고 있었다. 여전히 안고 있지만, 나를 안은 팔이 조금 더   떨려왔다.
"급하게 병원을 찾은것이라 겉싸개만 가지고 왔었어...머리를 밀어 잘린머리카락이 박혀 윗옷도 못입게 되었고, 수액을 맞고 있는 널 안고 겉싸개를 덮고 있는데, 옆침대 아기엄마가 빨간조끼를 주셨어 ..."
"그럼 내가 나를 본거야? 그조끼 테두리에 하얀 털이 있었는데..."
내말에 나를 안고 있던 엄마가 갑자기 나에게 떨어지며 쳐다 보았다.
"엄마 놀랬잖아"
"어 그랬어, 엄마도 놀랬어 하얀 인조털이 붙어 있었는데... 누가 말해줬어?"
갑자기 방문이 열리며 아빠가 들어왔다. 엄마랑 나는 둘다 놀래서 아빠를 바라보았다.
"놀랬잖아"
"무슨얘기를 했기에?"
엄마랑 나는 아빠가 들어오면서 나눴던 얘기에서 헤어나올수 있었다. 엄마도 내 말을 들으며 무서웠다고 했다. 가끔 떠올랐던게 모두 내가 나를 본거였다.  그날밤 나는 내방에서 혼자 잘수가 없었다.  나도 모르는 일로 인해 오해 받고, 그일을 생각하면 뭔가 홀린거 같아 꿈꾸는 기분이었다. 그날 엄마 아빠 사이에서 잠들었다. 얼핏 꿈에 엄마 아빠의 이야기 소리를 들은거 같았는데, 아무래도 이사를 갈꺼 같았다.

[타오엔]

어제 읽었는데 감상평을 이제 올려요
새벽에 읽었는지라...
난 내스타일이라 그런지 재미있어요
고모 넘 무셔~~

[아랑아이]

저도 무서워여ㅠ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