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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BA의 새로운 다이내믹 듀오가 스퍼스를 ‘약속의 땅’으로 이끌 수 있을까?
올해 샌안토니오를 NBA 파이널까지 이끈 젊은 가드 스테픈 캐슬과 딜런 하퍼. 물론 빅터 웸반야마의 도움이 ‘조금’ 있기는 했다.
홈코트에서 당한 처참한 패배의 기억, 그리고 제이지(Jay-Z)가 그들에게 걸었다는 ‘저주’까지 넘어선다면, 두 사람은 과연 자신들의 무한한 잠재력을 현실로 만들 수 있을까?
글 Cam Wolf
사진 Gem Hale
2026년 9월 28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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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이지가 끼어들기 전까지만 해도, 모든 것이 다시 샌안토니오 쪽으로 돌아오는 듯했다.
샌안토니오 스퍼스는 뉴욕 닉스와의 NBA 파이널에서 시리즈 0승 2패로 뒤지고 있었지만, 3차전에서는 경기 초반부터 리드를 잡으며 분위기를 바꿨다.
매디슨 스퀘어 가든에서 NBA 파이널 경기가 열린 것은 무려 27년 만이었다.
젊은 스퍼스 가드 딜런 하퍼와 스테픈 캐슬은 그날 밤, 자신들을 잡아먹기라도 할 듯한 뉴욕 관중을 예상하고 코트에 들어섰다.
하지만 막상 경험한 분위기는 예상만큼 살벌하지 않았다.
캐슬은 회상한다.
“첫 경기에서는 생각보다 별거 아니었어요. 사람들이 막 거기 들어가면 미친 듯이 난리 날 것처럼 얘기했잖아요.”
심지어 앞선 오클라호마시티 선더와의 시리즈에서는,
“OKC가 MSG보다 훨씬 시끄러웠어요.”
라고 캐슬은 말한다.
애초에 사람들은 스퍼스가 오클라호마시티를 넘을 것이라고 예상하지 않았다.
하지만 이 팀은 이미 그 자체로 하나의 이변이었다.
1977년 포틀랜드 트레일블레이저스 이후 NBA 파이널에 진출한 역대 두 번째로 어린 팀.
그들은 오클라호마시티를 상대로 예상을 뒤엎었고, 이제 뉴욕을 상대로 역사를 만들려고 했다.
보통 NBA 선수는 20대 후반에 전성기를 맞는다.
그러나 스퍼스의 중심에는 이제 겨우 22살인 빅터 웸반야마가 있었다.
10대의 그루트처럼 길쭉한 몸에, 그만큼이나 치명적인 선수.
키 7피트 4인치, 약 224cm.
서 있는 상태에서 팔을 뻗으면 거의 10피트에 달하는 높이에 손이 닿는다.
그리고 그의 옆에는 21살 스테픈 캐슬이 있었다.
또 한 명은 아직 많은 출전 시간을 소화하는 NBA 생활에 적응 중인 20살 루키 딜런 하퍼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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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보
하퍼: Dolce & Gabbana 재킷, Bottega Veneta 셔츠, Amiri 팬츠, Ahlem 선글라스, Cartier 시계와 목걸이, David Yurman 반지.
캐슬: Ralph Lauren Purple Label 재킷, Brunello Cucinelli 스웨터와 벨트, Montblanc 선글라스, Cartier 시계, David Yurman 반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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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과 한 시즌 전까지만 해도 패가 승보다 많았던 팀이었다.
그런 스퍼스는 NBA 역사에서도 좀처럼 보기 어려울 정도로 빠른 속도로 우승 후보가 됐다.
물론 웸반야마가 세계 최고의 선수 중 하나로 성장한 것이 결정적인 이유였다.
하지만 키 224cm에 가까운 프랑스의 초특급 천재라고 해도 혼자서는 우승할 수 없다.
NBA를 취재하는 《더 링어》의 기자이자 과거 스퍼스 프런트에서 전략 리서치 부사장으로 일했던 커크 골즈베리는 이렇게 말한다.
“조던도 피펜 없이는 우승하지 못했습니다.
매직도 카림 없이는 우승하지 못했고요.
스테프 커리도 클레이와 드레이먼드 없이 우승하지 못합니다.
NBA 챔피언이 되려면 명예의 전당급 선수가 여러 명 있어야 해요.
그리고 지금 스퍼스에는 그런 선수가 세 명 있는 것처럼 보입니다.”
스퍼스의 젊은 코어가 가진 재능을 생각하면, 이들이 앞으로 NBA의 흐름 자체를 자신들 쪽으로 끌어당길 수 있다고 말하는 것도 과장이 아니다.
단, 그 과정에서 유망한 팀들을 무너뜨리는 수많은 함정을 피할 수 있어야 한다.
샐러리캡 문제.
부풀어 오른 자존심.
그리고 부상이라는 불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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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퍼스는 오클라호마시티에서 디펜딩 챔피언이자 2년 연속 MVP 샤이 길저스알렉산더를 무너뜨렸다.
그러나 파이널에서는 또 다른 종류의 적을 만나야 했다.
코트사이드를 가득 채운 셀럽들이었다.
마지막 5차전.
하퍼는 터널에서 코트로 뛰어나가다가 자신이 좋아하는 배우 가운데 한 명인 마이클 레이니 주니어를 발견했다.
드라마 《Power》에 출연한 배우였다.
그는 경기를 보기 위해 샌안토니오까지 날아왔다.
문제는 어느 팀을 응원하는지가 너무나 확실했다는 것.
하퍼가 말한다.
“시리즈 내내 닉스, 닉스, 닉스만 계속 올리는 거예요.
진짜 한 번은 거의 차단할 뻔했어요.”
그래서 경기장에서는 그보다 한 단계 낮은 대응을 택했다.
코트로 뛰어나가면서 레이니를 못 본 척했다.
제이지에게도 똑같은 방법을 써봤다.
처음에는 통했다.
그런데 제이지가 하퍼에게 야유를 보내기 시작했다.
하퍼에 따르면 제이지는,
“Come on!”
이라고 외쳤다.
그리고 손을 머리 위로 들어 올려 Roc-A-Fella의 다이아몬드 모양을 만들었다.
마치 원정팀에게 주문이라도 거는 것처럼.
하퍼가 말했다.
“그다음부터 우리가 지기 시작했어요.
진짜 그때부터 개판 나기 시작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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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보
하퍼: Wythe 셔츠, 개인 소장 티셔츠, Tecovas 부츠, Cartier 시계.
캐슬: Hermès 재킷, Tom Ford 셔츠, Saint Laurent by Anthony Vaccarello 티셔츠, Wrangler 청바지, Tecovas 부츠, 개인 소장 목걸이, David Yurman 팔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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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만난 곳은 로스앤젤레스의 조용한 브런치 식당이었다.
두 사람 가운데 아주 조금 더 나이가 많은 캐슬이 먼저 도착했다.
West Coast Choppers 티셔츠에 Chrome Hearts 목걸이, 낡은 듯한 모자를 썼고, 그 아래에는 Chrome Hearts 두랙을 두르고 있었다.
몇 분 뒤 하퍼가 회색 Nike Nocta 트레이닝복을 입고 나타났다.
둘은 만나자마자 대화를 주고받기 시작했다.
마치 코트 위에서 플레이할 때처럼 리듬이 있었다.
캐슬이 하퍼에게 말했다.
“머리 다시 땋아.”
하퍼가 대답했다.
“화보 찍는데는 안 하지, 브로.”
캐슬이 말했다.
“그때가 네 전성기였잖아, 브로.
그래서 그때 막 존나 덩크 꽂고 다녔잖아. 진짜로.”
하퍼도 인정했다.
“맞아. 땋은 머리 했을 때 내가 n-ggas 위로 덩크 꽂고 다녔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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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슬은 애틀랜타 근처에서 자랐다.
하지만 2024년 드래프트 전체 1순위 지명권을 갖고 있던 애틀랜타 호크스의 워크아웃 참가를 거절했다.
그 이유 가운데 하나는 당시 고향팀의 중심이었던 트레이 영 옆에서 뛰게 되면 자신이 오프볼 역할에 머무르게 될 가능성이 있었기 때문이다.
그 대신 캐슬은 코네티컷대에서 1학년으로 NCAA 우승을 차지했다.
악명 높을 정도로 선수들에게 가혹한 댄 헐리 감독 밑에서 뛰었다.
그리고 드래프트 전체 4순위로 스퍼스에 지명됐다.
캐슬의 아버지는 웨이크 포레스트대에서 스퍼스의 전설 팀 던컨과 함께 농구를 했다.
하퍼는 NBA에서 5번이나 우승한 론 하퍼의 아들이다.
론 하퍼는 시카고 불스와 LA 레이커스에서 우승 반지를 손에 넣었으며, 마이클 조던, 샤킬 오닐, 코비 브라이언트 같은 슈퍼스타들의 옆에서 뛰었다.
하퍼와 캐슬은 어린 시절부터 엘리트 유망주들이 모이는 캠프와 경기장을 오갔다.
두 사람은 서로의 주변을 계속 맴돌았지만 직접 부딪힐 일은 없었다.
그런데 하퍼가 스퍼스에서 처음 훈련한 날,
캐슬이 하퍼 위로 덩크를 꽂았다.
그리고 얼마 지나지 않은 또 다른 훈련에서도 똑같은 일이 일어났다.
빗나간 슛이 림을 맞고 튀어 나왔다.
하퍼는 리바운드를 잡으러 갔다.
그 순간 하퍼의 머릿속에는 이런 생각이 들었다.
“제발 이 씨발 공 안 튀었으면 좋겠다.”
그런데 공은 완벽하게 튀었다.
하필이면 스테픈 캐슬의 손으로.
캐슬은 그대로 날아들어 공을 잡고 하퍼 위로 덩크를 내리꽂았다.
다만 이 덩크가 정말 ‘하퍼 위로 꽂은 덩크’로 인정돼야 하느냐를 두고는 지금도 역사적 논쟁이 이어지고 있다.
우리의 인터뷰 중에도 이 얘기는 한 번 이상 나왔다.
하퍼가 따졌다.
“풋백으로 덩크한 거잖아.
그걸 진짜 나한테 덩크한 걸로 치는 거야?”
캐슬은 말없이 고개만 끄덕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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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 캐슬은 하퍼에게서 일종의
‘숨겨진 적대감’
같은 것을 느꼈다고 한다.
하퍼가 훈련 때마다 새 팀 동료인 캐슬을 코트 끝에서 끝까지 따라다니며 괴롭혔다.
캐슬이 덧붙였다.
“진짜 존나 열심히 하더라고요.”
하퍼가 지명된 당시 스퍼스에는 이미 재능 있는 가드들이 가득했다.
미치 존슨 스퍼스 감독은 이렇게 말한다.
“그 상황을 보면 자연스럽게 만들어질 수 있는 이야기가 있습니다.
일종의 ‘양동이 속 게들’ 같은 거죠.
둘 가운데 누가 살아남을 것이냐는 식의 이야기요.”
하지만 캐슬은 처음부터 하퍼가 자신의 백코트 파트너가 될 수 있다고 봤다.
스퍼스 트레이닝캠프가 시작되자 하퍼는 스크리미지에서 벤치 멤버들을 이끌며 존재감을 드러냈다.
존슨 감독은 말했다.
“한 번도 ‘저 선수랑 뛰는 게 이 선수랑 뛰는 것보다 낫다’는 식으로 생각한 적이 없어요.
항상 둘이 같이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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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트 밖에서 두 사람은 절친이다.
캐슬은 농담처럼 말했다.
“불행하게도요.”
둘은 마치 수십 년 동안 같은 팀에서 뛴 선수들처럼 소통한다.
말없이 서로 바라보거나, 피식 웃는 것만으로도 상대가 무슨 대답을 할지 안다.
그리고 두 사람 모두 내 녹음기가 돌아가고 있다는 사실을 지나치다 싶을 정도로 의식하고 있었다.
아무 문제가 될 것 없는 질문을 할 때조차 녹음기를 힐끗 봤다.
가장 좋아하는 선수가 누구냐고 물었다.
하퍼는 마이클 조던이라고 했다.
“우리 아빠가 조던이랑 꽤 친하거든요.
그래서 뭐랄까… 내가 조던을 좋아해야만 할 것 같은 의무감이 있어요.”
플레이오프에서 상대한 선수 중 가장 막기 어려웠던 선수는?
캐슬은 미네소타 팀버울브스의 앤서니 에드워즈를 꼽았다.
그러면서 그를
‘MJ의 다이어트 버전’
이라고 표현했다.
하퍼는 그 말을 듣자 얼굴 전체에 웃음이 번졌다.
그리고 갑자기 말했다.
“스쿳.”
기복이 심했던 포틀랜드의 젊은 가드 스쿳 헨더슨을 뜬금없이 언급한 것이다.
잠시 뒤 하퍼는 제일런 브런슨과 길저스알렉산더, 그리고 OG 아누노비도 추가했다.
그러자 캐슬은 아누노비를 두고 말했다.
“사실 막는 것 자체가 그렇게 어려운 선수는 아니에요.
그냥 슛이 안 들어가는 법이 없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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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BA의 재능은 할리우드의 스타성과 비슷하다.
있는 사람을 보면,
그냥 안다.
의심의 여지가 없다.
바로 알아볼 수 있다.
내가 인터뷰한 사람들에게
‘이 젊은 가드들이 특별하다는 걸 언제 처음 알았느냐’
고 물었을 때 반복해서 나온 대답도 결국 비슷했다.
측정 도구는 필요 없었다.
눈만 제대로 달려 있으면 됐다.
스퍼스의 베테랑 포인트가드 디애런 팍스는 두 선수와 함께 처음 뛰었던 뉴올리언스 펠리컨스전을 보고 바로 느꼈다고 말했다.
“그 경기가 바로 그 순간이었어요.
우리가 괜찮은 팀이 될 수 있다는 건 이미 알고 있었죠.
그런데 그때 생각했어요.
‘우리 진짜 엄청 좋은 팀이 될 수도 있겠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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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던은 피펜 없이 우승하지 못했습니다.
매직은 카림 없이 우승하지 못했고요.
스테프는 클레이와 드레이먼드 없이는 우승하지 못합니다.
NBA 챔피언이 되려면 명예의 전당 선수가 여러 명 필요합니다.
그리고 스퍼스에는 세 명이 있는 것처럼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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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구팀이라는 조직은 스포츠에서도 독특하다.
작고 섬세한 생태계다.
재즈 밴드와도 닮았다.
모든 것이 개인의 의지에 달린 테니스와,
승리를 위해 개인이 하나의 집단 속에 완전히 녹아들어야 하는 미식축구나 아이스하키의 중간쯤에 있다.
스퍼스에는 세대를 대표하는 슈퍼스타 빅터 웸반야마가 있다.
하지만 이 팀이 정말 지금의 엄청난 잠재력을 현실로 만들어낸다면,
하퍼와 캐슬의 관계 역시 그 이유 가운데 하나가 될 것이다.
우정은 팀을 완성할 수도 있고,
무너뜨릴 수도 있다.
그리고 하퍼와 캐슬은 그 사실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다.
하퍼가 말했다.
“우린 씨발, 절친 네 명한테 진 거잖아요.”
닉스의 중심 선수들을 말한 것이다.
그중 세 명은 대학 시절부터 함께 뛰었다.
캐슬이 말했다.
“코트 밖에서도 친구로 지내면 코트에서도 더 잘하게 되는 것 같아요.”
하퍼가 바로 이어받았다.
“모든 게 훨씬 자연스럽게 흘러가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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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퍼스의 지난 황금기가 시작되던 시절,
팀 던컨, 데이비드 로빈슨, 션 엘리엇, 말릭 로즈는 1999년 우승으로 향하는 과정에서 비디오게임 스타크래프트를 함께 하며 친해졌던 것으로 유명하다.
캐슬과 하퍼의 스퍼스도 비슷한 전통을 만들어가고 있다.
한동안은 카드게임을 했다.
그 기간 하퍼는 약 사흘 만에 5,000달러를 잃었다.
결국 팀은 대부분 웸반야마가 골라오는 보드게임으로 갈아탔다.
캐슬이 말을 시작했다.
“빅은 진짜 세상에서 제일 뜬금없는 게임들을 찾아와요.”
그러자 하퍼가 앨리웁을 마무리하듯 바로 말을 받았다.
“그리고 그걸 우리 한 15명이서 하고 있다니까요.”
특히
《Werewolf》
라는 게임이 큰 인기를 끌었다.
설명부터가
‘교활한 사람들을 위한 파티게임’
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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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규시즌 동안 원정을 다닐 때도 스퍼스 선수들은 함께 무언가를 하려고 한다.
동료의 생일은 빠짐없이 챙긴다.
캐슬이 말했다.
“휴스턴 기억나?
빅 제대로 놀았던 날.”
하퍼에게 특히 강렬했던 어느 날 밤을 상기시키려는 말이었다.
올스타 휴식기를 앞둔 1월 말.
지쳐가는 시즌 중 휴스턴 로키츠를 꺾은 뒤 팀은 함께 저녁을 먹으러 갔다.
그런 다음 늦은 시간까지 여는 어딘가로 자리를 옮겼다.
두 가드의 설명에 따르면 그날 웸반야마는 팀 동료들과 함께 완전히 긴장을 풀고 놀았다.
캐슬은 웸반야마를 두고
장난 많고,
“그냥 존나 평범한 22살”
이라고 표현했다.
하퍼가 말했다.
“아마 처음이었을걸요.
그리고 다음 경기에서 샬럿한테 졌죠.
다들 제대로 교훈 얻었어요.”
하지만 팀 케미스트리가 모든 걸 바꿀 수 있는 리그라면,
정규시즌 몇 승쯤은 끈끈한 관계를 얻는 대가로 내줘도 괜찮을지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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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BA 역사에는 너무 일찍 정점에 도달했던 팀들이 가득하다.
1995년 파이널에서 휴스턴 로키츠에게 당한 예상 밖의 패배는 페니 하더웨이와 샤킬 오닐의 올랜도 매직이 수많은 우승으로 향하는 길에서 그저 작은 과속방지턱 정도가 될 것으로 보였다.
케빈 듀란트, 제임스 하든, 러셀 웨스트브룩.
훗날 MVP가 되는 선수 세 명을 한꺼번에 보유했던 오클라호마시티 선더도 2012년 마이애미에 파이널에서 패한 뒤 앞으로 수없이 파이널에 갈 것처럼 보였다.
하지만 두 팀 모두 다시는 파이널에 돌아가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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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존슨 감독은 캐슬과 하퍼의 조합에는 뭔가 특별한 것이 있다고 믿는다.
“이 정도의 재능과 잠재력, 그리고 눈앞에 펼쳐진 미래를 가진 두 젊은 선수가 서로를 보완하는 것뿐 아니라,
서로의 성공을 기뻐하고,
정말 진심으로 서로의 성공을 축하해주는 모습을 보는 건…
저는 지금까지 이런 걸 경험해본 적이 없습니다.”
골즈베리는 한발 더 나아간다.
“올-NBA 퍼스트팀에 들어갈 수도 있는 선수가 세 명이나 있는데,
그 세 명이 전부 22살 이하라고 생각해보세요.
그런 팀이 어떻게 자신감이 없겠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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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과거 ‘왕조가 될 뻔했던 팀들’의 유령을 꺼내자,
하퍼와 캐슬은 자신들의 스퍼스는 그 팀들을 무너뜨렸던 힘을 견딜 수 있도록 만들어진 팀이라고 말했다.
캐슬은 2012년 선더를 두고 말했다.
“우리는 에고가 없거든요.
그 팀 라커룸에는 자존심 센 사람들이 있었어요.
엄청 셌죠.
진짜 존나 센 에고들이요.”
하퍼가 말했다.
“그래서 우리가 좋은 거예요.
우리 팀에는 만약 다들 에고를 부리기 시작하면 절대로 같이 못 뛰는 선수가 여덟 명은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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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사람은 이번 오프시즌이 유난히 짧게 느껴진다는 이야기를 하고 있었다.
그런데 갑자기 하퍼 얼굴에 웃음이 번졌다.
“나 이번 시즌 식스맨상 받을 거야.”
캐슬이 비웃었다.
“아니야, 브로.”
식스맨상.
벤치에서 출전하는 최고의 선수에게 주는 상이다.
이 말은 조금 의외였다.
불과 한 달 전 파이널 종료 후 기자회견에서 팀 동료 데빈 바셀이 하퍼에 대해,
“출전 시간과 자신에게 주어진 여러 역할 때문에 답답해했다.”
고 말한 적이 있었기 때문이다.
하퍼가 다시 말했다.
“나 식스맨상 받을 거야.”
캐슬이 말했다.
“넌 식스맨 안 한다니까.
도대체 누구 팀에서 식스맨을 한다는 건데?”
하퍼가 대답했다.
“씨발 나도 모르지.
신의 팀?”
나는 끼어들어 물었다.
정말 벤치에서 나올 거라고 생각하는 건 아니지?
하퍼는 다시 내 녹음기를 내려다봤다.
“여기서는 모범답안이 뭐죠?”
그리고 갑자기 세상에서 가장 밝고 모범적인 목소리로 말했다.
“팀이 필요로 하는 건 뭐든 할 생각입니다.
만약 그게 벤치에서 출전하는 거라면….”
잠깐 멈췄다.
그리고 본색이 나왔다.
“아니, 미쳤나.
씨발 절대 아니죠.
내가 무슨 벤치에서 나와.”
캐슬이 논쟁을 끝냈다.
“브로.
네가 알아야 할 건 하나야.
넌 선발 라인업에 있을 거야.
그냥 농구할 준비나 해.”
나중에 하퍼는 식스맨 얘기를 철회했다.
“거짓말이었어요.
말할 때 웃고 있었잖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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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월 초 미치 존슨 감독과 이야기를 나눴을 때,
나는 그에게 하퍼가 선발로 뛰게 될 가능성을 물었다.
존슨은 완벽한 ‘감독식 답변’을 내놓았다.
“아직 누구도 선발 라인업에 들어갈 거라고 생각하고 있지 않습니다.”
그러고는 덧붙였다.
“하지만 딜런과 스테픈은 굉장히 큰 역할을 맡게 될 겁니다.”
그러면서도 NBA 선수라면 가장 큰 역할을 원하지 않는 것이 오히려 이상하다고 했다.
“모든 선수가 모든 슛을 넣고 싶어 하고,
상대 최고의 선수를 막고 싶어 하고,
모든 시간을 뛰고 싶어 하고,
모든 득점을 올리고 싶어 하고,
모든 경기를 이기고 싶어 하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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팍스는 젊은 가드들의 멘토 역할을 적극적으로 받아들였다.
그들의 성장은 어쩌면 자신의 선발 자리를 빼앗는 결과로 이어질 수도 있다.
하지만 NBA 9년 차 베테랑 팍스는 말했다.
“저는 전혀 걱정하지 않습니다.
그건 제가 결정하는 게 아니니까요.
저는 제가 통제할 수 있는 것만 통제하면 됩니다.
그리고 우리가 이길 가능성을 최대한 높일 수 있도록 돕는 거죠.”
캐슬과 하퍼를 보고 있으면,
NBA 역사에 남을 백코트 듀오의 초기 형태가 보인다.
골즈베리는 말했다.
“설령 빅터 웸반야마가 갑자기 사라진다고 해도,
캐슬과 하퍼 두 명이 있다는 것만으로 스퍼스는 여전히 NBA에서 가장 밝은 미래를 가진 팀 가운데 하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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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위대한 조합의 초기 형태를 완성하려면 역할 문제만 해결해서는 안 된다.
NBA 스타가 된다는 것에 따라오는 다른 모든 것도 배워야 한다.
당연히 패션도 그중 하나다.
이제 NBA 스타에게 경기장 입장 패션은 너무나 중요해졌다.
파이널 뉴욕 원정을 앞두고 하퍼와 팀 동료 카터 브라이언트는 다음 날 경기장에 입고 갈 옷을 사러 쇼핑까지 갔다.
하퍼가 말했다.
“발렌시아가는 당연히 갔죠.
가서 이것저것 존나 많이 샀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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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월 중순까지 파이널을 치렀는데도 두 선수의 일정은 벌써 다시 농구로 가득 차 있다.
하퍼는 긴 플레이오프 여정이 끝난 뒤 몸이 다시 정상으로 돌아오는 데 몇 주가 걸렸다고 한다.
최근에는 다시 운동을 시작했고 산타바버라에서 계단을 뛰고 있다.
이번 주말에는 보스턴 셀틱스 윙이자 친형인 론 하퍼 주니어와 터크스 케이커스로 떠날 예정이다.
다른 팀 동료들은 휴스턴에서 팍스와 함께 훈련한다.
7월 말에는 웸반야마가 마련한 모임을 위해 파리로 간다.
공식 팀 행사는 아니지만,
사실상 공식 행사나 다름없다.
캐슬이 굳이 참석하지 않아도 되는 것 아니냐는 투로 말하자 하퍼가 말했다.
“내년에 맥스 연장계약 받고 싶으면 가야지.”
하퍼는 이미 8월 초 2주 동안 샌안토니오에 돌아갈 일정까지 잡혀 있었다.
캐슬이 말했다.
“너 아직 루키 프로그램 돌리고 있네.”
그러다 보면 어느새 트레이닝캠프가 시작된다.
또 하나의 시즌.
그리고 두 가드에게는 다시 목표에 도전할 기회가 찾아온다.
캐슬의 목표는 올스타와 올-디펜시브팀.
그리고 두 사람은 거의 동시에 또 하나의 목표를 말했다.
“우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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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보
Zegna 코트, Wythe 셔츠, 개인 소장 티셔츠, Amiri 팬츠, Tecovas 부츠, Stetson 벨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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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퍼가 파이널에 대해 말했다.
“이제 다 털었어요.”
그리고 캐슬을 보며 물었다.
“넌 털었어?”
나는 파이널에서 아직도 악몽처럼 남아 있는 장면이 있느냐고 물었다.
그러자 하퍼는 자신이 정말 괜찮다는 것을 증명이라도 하려는 듯 휴대전화를 꺼냈다.
그리고 가장 고통스러웠던 순간 가운데 하나를 다시 찾아보기 시작했다.
4차전.
OG 아누노비의 팁인.
닉스는 그 득점으로 무려 29점 차를 뒤집었다.
NBA 파이널 역사상 가장 큰 역전승이었다.
팬 입장에서 한 달이 지난 지금도 이 영상을 보는 것은,
공포영화 속 주인공이 혼자 지하실로 걸어 내려가는 모습을 보는 것과 비슷했다.
나는 하퍼에게
그만 보라고 소리치고 싶었다.
닉스가 점수 차를 하나둘 좁혀가기 시작하자,
하퍼와 캐슬은 매디슨 스퀘어 가든의 바닥 자체가 발밑에서 흔들리는 듯한 느낌을 받았다.
하퍼가 말했다.
“제가 경기장에서 들어본 것 중 제일 시끄러웠어요.”
하퍼는 인스타그램 영상을 앞뒤로 돌리다가 자신이 찾던 각도를 발견했다.
그리고 골밑에 서 있는 자기 모습을 가리켰다.
슬로모션 속에서 그의 입이 점점 동그랗게 벌어진다.
“O” 모양이 된다.
하퍼가 웃으며 말했다.
“저거 존나 웃기잖아요.”
캐슬은 고개를 돌렸다.
“아니.
난 저딴 거 안 봐, 브로.”
하퍼가 말했다.
“봐야지, 브로.
실제로 일어난 일이잖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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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퍼가 파이널 패배의 쓴맛을 입에서 완전히 씻어내는 데는 몇 주가 걸렸다.
하지만 다시 운동을 시작하면서 조금씩 괜찮아졌다.
그가 말했다.
“저걸 생각하면 운동을 더 세게 하게 돼요.”
NBA 역사에 남은 모든 위대한 팀의 이력에는 고통스러운 플레이오프 시리즈가 하나씩 있다.
스퍼스가 대단한 것은,
그들이 그 고통을 이미 파이널에서 경험했다는 것이다.
캐슬과 하퍼는 이제 그 패배를 뒤로 밀어놓았다.
하퍼는 말했다.
“적어도 이번 오프시즌 동안은 이제 털었어요.”
하지만 그 패배에서 필요한 교훈까지 버리려는 것은 아니다.
하퍼가 말했다.
“우리가 파이널에 갔다고 해서,
‘오 씨발, 여기 오는 거 별거 아니네.’
이렇게 생각하는 건 아니에요.
오히려 우리가 이제는 거기까지 가기 위해 뭐가 필요한지를 알게 됐다는 거죠.
이제…
우리가 다시 하면 돼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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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두 사람에게 앞으로 5년을 상상해보라고 했다.
그동안 파이널에 몇 번이나 가고 싶은가?
하퍼가 대답했다.
“가능하면 다섯 번.”
그리고 덧붙였다.
“뭐, 그게 목표죠.”
그러자 캐슬이,
마지막으로 한 번 더 자신의 백코트 파트너가 하던 말을 이어받았다.
“우리 다시 갈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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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덕션 크레딧
사진: Gem Hale
스타일링: Marcus Correa
딜런 하퍼 바버링: Chris Nopy
스테픈 캐슬 헤어: Gidget Daniels
바버링: Justin Lovingood
그루밍: Hee Soo Kwon
제품: Davines, La Mer
테일러링: Yelena Travkina, Zoya Milentyeva
프로덕션: Cynthia Hadden / Lyric Production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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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기사의 다른 버전은 GQ 2026년 10월호에
〈스퍼스가 다시 돌아올 두 가지 거대한 이유
(Two Big Reasons the Spurs Will Be Back)〉
라는 제목으로 처음 실렸다.
https://open.kakao.com/o/g0VgOtRe
첫댓글 좋은 기사 잘 읽었습니다.
캬.. 길지만 재밌게 봤네요
정말 올시즌 기대가 되는 듀오입니다. 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