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차르트의 숨결이 살아 있는 도시
잘츠부르크
과거와 현재가 공존하는 구 시가
호헨잘츠부르크 성에서 내려오면 대성당(돔)이 보이고 이어 레지덴츠 광장이 나온다. 이 광장은 잘츠부르크 최대 규모의 구 시가 중심 광장이다. 광장 중앙에는 1659~61년에 걸쳐 만들어진 거대한 바로크 양식의 분수 '레지덴츠의 샘'이 설치되어 있으며, 이 분수를 배경으로 12세기 초에 짓기 시작해 17세기 초엽에 완성되었다는 궁전 레지덴츠가 서 있다.
레지덴츠 궁전은 791년부터 1805년까지 약 1,000년 동안 대주교가 소유했던 곳이며, 내부로 들어가면 모차르트가 연주했다는 크고 화려한 홀을 비롯해 은(銀) 거울, 황제의 방, 알현실 및 프란체스카나 교회와 통하는 숨겨진 문 등을 볼 수 있다. 소금의 채굴, 판매로 인한 풍부한 재정 덕분에 부유한 생활을 누리던 본부인 셈이다. 또한 그곳에는 렘브란트와 루벤스의 작품 등 약 200여 점의 귀한 회화들을 만날 수 있는 레지덴츠 갤러리도 있다.
글로켄슈필은 레지덴츠 맞은편 주 청사에 달린 종각이다. 1702년 벨기에의 안트베르펜에서 만들어진 35개의 이 종은 매일 오전 7시와 11시, 오후 6시에 모차르트 곡 등을 연주한다. 이에 화답이라도 하듯 호헨잘츠부르크 성에서 옥외 오르간 '잘츠부르크의 황소'가 우렁차게 울려 퍼진다.
레지덴츠 광장 옆에는 대성당이 있는데. 이곳에서 바로 잘츠부르크 음악제가 시작되었다. 이 광장에는 744년에 바실리카 양식으로 창건되었다가 1181~1200년에 후기 로마네스크 양식으로 개축되었고 1598년 전쟁으로 크게 파괴되었다가 이듬해에 복구된 서유럽 최대의 대성당이 있다. 성당 내부에는 두개의 균형 잡힌 탑이 있다. 두 탑 사이의 박공(牔栱) 벽에는 「그리스도의 지배」라는 작품과 모세와 엘리야의 조각상 등이 있다. 현대적인 청동 대문에는 신앙과 희망, 자애 등의 주체가 양각되어 있다. 특히 성당 내부의 크고 풍부한 대리석과 아름다운 치장벽토(治裝壁土), 풍부한 회화가 인상적이다. 이곳의 파이프 오르간은 유럽 최대의 크기를 자랑한다. 이곳에서 모차르트는 유아 세례를 받았고 오르간 주자로 활동했으며 많은 곡을 초연했다. 또한 지하실에는 왕과 대주교 들의 무덤과 로마네스크 양식의「십자가의 예수상」이 있다.
대성당 뒤편에는 696년에 창건된 성 페터 성당이 있다. 이 곳은 독일어권에서 가장 오래된 성당으로, 원래는 로마네스크 양식으로 지어졌으나 후에 후기 바로크 양식으로 개축되었다. 모차르트가「다단조 미사곡」을 직접 지휘하며 초연하기도 한 이곳에는 영화 「사운드 오브 뮤직」에서 마리아가 신입생 수녀로 들어갔으며 후에 폰 트랩 대령 일가가 나치를 피해 숨었던 논베르크 수도원이 있다.
「사운드 오브 뮤직」의 주인공 마리아는 트랩 대령의 집에 가정교사로 들어갔으나 어느 날부터인가 트랩 대령에게 사랑을 느끼자 이를 두려워하다 짐을 꾸려 논베르크 수도원으로 들어가 기도의 나날을 보낸다. 그러나 그녀를 잊지 못하는 트랩 대령의 아이들은 아버지 몰래 이곳을 방문하여 마리아를 자기 집으로 돌려보내달라고 애원한다. 이에 원장수녀는 마리아 수녀에게 자초지종을 묻고, 마리아는 트랩 대령에게 느낀 사랑의 감정을 털어놓는다. 그러자 원장수녀는 "수녀원이 도피처가 되어서는 안 돼요. 남녀 간의 사랑 역시 성스러운 것이에요. 돌아가요. 한 남자를 사랑한다고 주님을 덜 찾는 것은 아니잖아요. 이제 자신에게 맞는 삶을 찾으세요"라고 설득하며 노래를 부른다.
산이란 산은 모두 오르세요
높고 낮은 골짜기 모두
샛길이 보이면 들어서고
길이 나타나면 따라가세요
산이란 산은 모두 오르세요
개울이란 개울은 다 건너세요
무지개가 보이면 뒤돌아가세요
자신의 꿈을 찾을 때까지
혼신의 사랑을 바칠 수 있는, 그런 꿈!
사는 동안 끊임없이
사랑을 쏟을 수 있는, 그런 꿈!
모든 산을 오르고, 모든 개울을 건너고
모든 무지개를 뒤쫓으세요
자신의 꿈을 찾을 때까지
논베르크 수도원에는 잘츠부르크에서 가장 오래된 묘지, 성 페터 묘지가 있다. 그 묘지는 묀히스베르크의 석회암 바위벽에 인접해 지하 무덤으로 뚫려 있으며, 하이든의 동생 미카엘과 모차르트의 누이인 난네를이 묻혀 있다.
논베르크 수도원 아래로 내려가면 그 유명한 좁은 골목길 게트라이데 거리에 들어서게 된다. 사람들로 넘쳐나는 복잡하게 얽힌 이 거리를 걷는 기분이 더할 나위 없이 즐겁다. 여러 개의 골목이 중첩되는 이곳 중간중간 성문처럼 통로로 연결되어 있는데, 마치 동화 속 세계를 지나는 듯한 착각이 든다. 이 거리는 각 상점마다 철제 무늬로 독특하게 만들어놓은 잘 정리된 간판으로 유명하다. 이를 통해 단정하며 예술성 풍부한 잘츠부르크 사람들의 면모를 엿볼 수 있다. 또한 이 고풍스런 거리는 백화점, 서점, 카페가 늘어서 있어 과거와 현대가 공존하는 모습이다. 게다가 중세 향기를 풍기는 거리 곳곳에서 길바닥에 모차르트 상을 그리는 거리의 화가와 아름다운 선율을 들려주는 거리의 악사를 쉽게 만날 수 있다.
글, 사진 - 이동활 著 「유럽 클래식 산책」 - 빈에서 프라하까지 음악의 도시를 찾아서
한없이 우아하고 낭만적인 오스트리아 中 모차르트의 숨결이 살아 있는 잘츠부르크
(자연과 인간의 완벽한 조화 P119~125) 예담출판사 刊 2003. 11. 17
*위 글 내용은 출판사와의 약정과 저작권법에 의해 이곳 음악정원외에 다른곳으로의
복제를 불허하오니 참고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