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혹적인 꽃향기 속에서(452) – 모데미풀 외(청태산, 매봉골)(1)
모데미풀
▶ 산행일시 : 2024년 4월 11일(목), 흐리고 부슬비 내리다 갬
▶ 산행코스 : 청태산 자연휴양림,매봉골,청태산,매봉골,자연휴양림
▶ 산행거리 : 도상 4.9km
▶ 산행시간 : 7시간 13분(07 : 42 ~ 15 : 55)
▶ 갈 때 : 청량리역에서 KTX 열차 타고 둔내로 가서, 택시 타고 청태산 자연휴양림으로 감
▶ 올 때 : 청태산 자연휴양림에서 택시 타고 둔내로 와서, KTX 열차 타고 청량리역으로 옴
▶ 구간별 시간
06 : 22 – 청량리역
07 : 26 – 둔내역
07 : 42 – 청태산 자연휴양림
08 : 04 – 2등산로 입구
08 : 14 – 매봉골, 모데미풀꽃 탐화( ~ 09 : 49)
10 : 07 – 능선, 제3등산로 갈림길, 청태산 0.5km
10 : 12 – 헬기장
10 : 19 – 청태산(靑苔山, 1,194m), 휴식( ~ 10 : 30)
11 : 45 – 매봉골, 풀꽃 탐화( ~ 14 : 45)
14 : 55 - 청태산 자연휴양림
15 : 58 – 둔내역
17 : 06 - 청량리역
청태산에도 모데미풀이 있다는 소식을 듣고 그곳 자연휴양림에 전화하여 물어보았다. 지금이 한창이며 전국에서
이를 보려는 사람들이 몰려들고 있다 한다. 그렇다면 나도 어서 가자 하고 열차편을 알아보았다. 청량리역에서 둔내
가는 KTX 열차(KTX 열차만 간다)는 06시 22분발 첫 열차만 표가 남아 있을 뿐 그 이후로는 좌석도 입석도 매진이다.
첫 열차를 타고 갔다. 둔내역에서 청태산 자연휴양림이 가깝다. 택시로 10분 남짓 걸리고 미터요금은 10,800원이
나온다. 너무 일찍 왔다. 자연휴양림 매표소 직원은 아직 출근하지 않았다. 사람을 볼 수가 없다. 휴양림에 휴양 온
사람도 보이지 않는다. 도대체 어디로 가야 모데미풀을 볼 수 있을지 물어볼 사람이 없어 막막하다. 이곳 모데미풀
을 포스팅한 블로그들을 아무리 검색해 보아도 그 장소는 아리송하다.
등산안내도에 청태산 등산로로 오른쪽부터 1등산로, 2등산로, 3등산로를 표시하고 있다. 2등산로가 계곡이 길지만
청태산을 오르기는 가장 짧다. 내 오룩스 맵에는 매봉골이다. 아마 거기일 것. 임도를 길게 돌아 그곳으로 향한다.
산자락 잣나무 숲 아래에서 처녀치마들을 본다. 반갑다. 계곡 너덜이 나오고 그 위로 데크로드가 길게 이어진다.
계곡 너덜로 간다. 여러 사람들이 오간 발길이 났다.
계류는 졸졸 흐르고 너덜은 이끼에 덮였다. 주변 풀숲에는 꿩의바람꽃이 수두룩한데 이른 아침이라 아직 일어나지
않았다. 오후에 이곳으로 내릴 때면 다 깨어날 것이다. 아, 모데미풀이다. 한 두 송이 보이기 시작하더니 두 세 송이,
떼로 보인다. 온통 모데미풀 꽃밭이다. 모데미풀 일색이다. 흥분하지 말자 스스로 맘 다독인다. 이 꽃 보랴 저 꽃
보랴 천방지축 뛰지 않고 한 발 한 발 조심스레 옮기며 비로 쓸듯이 한 송이도 놓치지 않고 카메라에 담는다.
한 송이라도 앞에서 보고 위에서 보고 아래서 보고 옆에서도 본다. 삼보일배 아닌 일보삼배 한다. 이때는 무릎이
까이는지 허리가 비틀리는지 모른다. 이러기 1시간 30분이 지났다. 계류는 밭고 모데미풀은 보이지 않고 인적은
사라졌다. 왼쪽 사면 을 잠깐 오르면 잘난 등로다. 청태산을 오른다. 등로는 선괭이눈이 몰려나와 밝힌다.
지난겨울 폭설은 이곳도 가만두지 않았다. 성한 나무가 드물다. 꺾이고 쓰러진 나무들이 등로를 막았고, 가파른
생사면으로 새 길이 났다. 기어오른다. 어렵사리 능선에 올라서고 청태산 가는 능선 길도 온전하지 않다. 너른 헬기
장 지나고 곧 청태산 정상이다. 미세먼지가 심하여 근경도 가렸고, 부슬비가 내린다. 부부 등산객을 만난다. 나더러
들바람꽃을 보았느냐고 묻는다. 들바람꽃이었다.
“꽃대는 밑부분이 막질의 비늘조각으로 싸여 있고 끝에서 잎같은 3개의 포가 돌려나기한다. 총포조각은 엽병이 있
고 3개로 완전히 갈라진다. 열편은 피침형이며 극히 짧은 대가 있고 끝이 길게 뾰족해지며 가장자리에 결각상의
톱니가 있다. 꽃대는 총포병(總苞柄)과 길이가 비슷하거나 다소 길고 백색 견모가 밀생함. 꽃받침열편은 5개가 수평
으로 퍼지고 달걀모양 또는 타원형이며 끝이 뾰족하고 길이 4mm, 폭 2mm로서 백색이며 겉에 털이 밀생하고 안쪽
에 털이 없다. 꽃은 4월 중순에 피며 총포 내에서 화경이 나와 끝에 1송이씩 달리고 지름 2cm이며 꽃잎은 없고 암술
과 수술은 많으며 길이 2mm로서 털이 없고 암술에 견모가 밀생한다.”
들바람꽃은 청태산 정상 주변에 있다고 한다. 그랬다. 주변 사면 잡목 숲 헤집자 나로서는 처음 보는, 아니 보았더라
도 건성으로 보았을, 들바람꽃을 본다. 그들과 일일이 눈 맞춤하며 청태산 정상을 내리는데 만나는 사람마다 내게
들바람꽃의 안부를 묻는다. 온 길 그대로 내린다. 오를 때 못 본 꽃도 있겠고, 이때쯤 얼레지도 꿩의바람꽃도 일어났
으리라.
꽃 옆에서는 생판 남인 사람이 없다. 누구라도 금방 친해진다. 그 사람은 부산에서 차를 몰고 왔다고 한다. 선자령에
모데미풀이 있다고 하여 댓바람에 찾아갔는데 못 찾았다고 한다. 아직 지지 않은 너도바람꽃도 본다. 얼레지는 얼레
지대로 꿩의바람꽃은 꿩의바람꽃대로 선괭이눈은 선괭이눈대로 모여 산다. 서울 가는 열차시간은 충분히 남았다.
휴양림 구내 잣나무 숲속 쉼터에 앉아 점심밥 먹는다. 주변에 처녀치마가 눈길을 끈다. 무희 혹은 봉두난발한 그
모습을 바라보느라 밥맛을 모르겠다.
국립청태산자연휴양림 입장료는 1,000원이다. 매표소 직원이 출근하기 전이라 무료입장하였다만 모데미풀과 들바
람꽃 등 풀꽃들의 보호를 생각한다면 적어도 10,000원 이상으로 해도 괜찮을 것 같다.
나의 심춘순례에 이곳도 필수코스로 정했다.
첫댓글 모데미풀은 보통 물가에 많이 피나 봅니다.
지리산 운봉 모데미골같은 고산 물가에 많이 피는 모양입니다.
화려하지는 않지만, 정감이 많이 가는 꽃입니다.
이렇게 어여쁜 야생화들이 천지에 널렸으니,
아름다운 금수강산 한반도에 태어남을 자랑스러워해야겠습니다.
형님 심춘순례하실 곳이 많아서 봄마다 바쁘시겠습니다.
바람꽃 시리즈는 다음편에 올리실 예정이신가 봅니다. ㅎㅎㅎ
들바람꽃, 꿩의바람꽃 기대하겠습니다.
모데미풀은 습지를 좋아한다네요.
최근에 모데미풀의 이름 유래에 대해 다른 의견이 나오고 있습니다.
명명자 오이가 무덤이라고 말한 게 모데미가 되었다는 설도 나오고.
한국특산이라는게 자랑스럽네요~ ㅎ
그래서도 한 번 더 보게 됩니다. ^^
반가운 청태산 모데미풀 그리고 처녀치마. 못가본지 여러해 되었는데 다시 소식들어 감사합니다.
청태산 모데미풀은 접근하기가 쉽더군요.
물론 광덕산도 그러하고.
소백산은 머나먼 거의 산정까지 올라가야 하는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