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가 요즘 전국 어린이도서관을 순회...하고 있다는 건 아시는 분들은 아시는 일.....
그가운데 오늘은 안산시 어린이도서관 이모저모를 소개해볼까 해요.
요즘 자치단체에서 도서관 정책을 체계적으로 진행시키고 있는 곳이 바로 경기도입니다.
도서관 숫자도 가장 많습니다.
다른 건 몰라도 제가 2009년 6월 이전 기준으로 전국 어린이도서관 숫자를 조사해본 결과
총 51개 도서관 중 경기지역에만 20개가 몰려 있습니다.
그중 안산시를 찾았습니다.
안산시는 정보문화사업소를 두고 그 아래 중앙도서관과 평생교육, 여성회관을 두고 있습니다.
도서관 숫자는 총 10개. 공공도서관 6곳과 작은도서관 4곳이 있네요.
1990년대에 이미 관산도서관, 성포도서관, 감골도서관 세 곳이 있었고요.
2006년에 중앙도서관을, 2007년 상록어린이도서관과 단원어린이도서관을 개관했습니다.
그리고
반월햇빛 작은도서관, 다문화작은도서관, 꿈을키우는 작은도서관, 샛별작은도서관이 있습니다.
2007년에 개관한 어린이도서관 두 곳은 건물이 모두
건축물 대상을 받았을 정도로 한 눈에 보기에도 외관이 수려합니다.
상록어린이도서관은 단독주택지가 몰려있고 공원과 구룡체육관, 초등학교가 있는 옆에
함께 조성되어 있어서 아이들 접근성은 좋아 보였습니다.
단점이라면 애당초 건물을 지을 때 도서관 건물이 아니었던 것을 도서관 건립 붐과 함께
도서관으로 용도 변경했기에 도서관으로서 기능성이 조금 떨어진다는 지적이 있네요.
예를 들면 층과 층이 너무 멀고, 공간이 절대적으로 분리되어 있어서
유아열람실, 초등열람실 등이 완전히 분리되어 있다는 건데요.
이런 구조가 갖는 장점은 연령별로 쾌적하게 도서관을 이용할 수 있다는 점,
그러나 단점은 유아 초등의 구분이 명확지 않은 대상들의 자료이용에 제한점을 두게 된다는 점이
있겠네요.
또 하나 사서 선생님이 지적한 것은 공간의 효용성이 살짝 떨어져서
유휴 공간은 많은데 계속 늘어나는 자료들을 수용하기에 어려움이 있다는 점입니다.
"내 생애 첫 도서관"
타이틀이 근사하지 않나요?
경기도가 전체 도서관을 대상으로 실시하고 있는 북스타트 활동의 상징물입니다.
도서관 주변이 공원이라 정말 전망이 좋습니다.
눈을 들면 바깥에는 온통 푸르름이 가득하고요...열심히 숙제하는 초등생들의 모습이
예쁘네요.
안산시 도서관의 또 하나 특징은 영상자료실, 즉 디지털 열람실을 따로이 꾸몄다는 점이에요.
영상자료가 가득한 방에서 청소년들은 컴퓨터에 몰두하고 있고요...
멀티미디어실에서는 자기가 원하는 영상물을 들고 와서 이렇게 이어폰을 꽂고
영화를 감상할 수 있습니다.
시설은 훌륭했는데요...자료실을 지키는 이들은 물론 전문인 아닌 공익과 공공근로.
앞으로 디지털 도서관이 점점 현실화되어가는 시점에서
과연 어린이 청소년들에게 디지털 콘텐츠를 어떻게 골라주고 디지털 리터러시를 해줄 수 있을지
고민이 아닐 수 없습니다.
그것을 하지 못한다면 도서관은 그저 게임방이나, 비디오방이 되고 말 건데요...
단원어린이도서관은 안산시 단원구 초지동에 있는데요.
넓은 마당과 공원이 좋았습니다.
도서관을 들어서는 입구 야외에는 커다란 그림책 모형이 전시되어 있어요.
내용은 "도서관에 간 사자"입니다.
역시 유아자료실, 초등 자료실, 어학자료실 등이 잘 갖춰져 있었습니다.
단원어린이도서관은 제가 방문했던 6월달에 잠시 공사 중이었는데요.
위에서 말한 것처럼 서고가 부족하고 도서관에 적절치 않게 설계된 공간의 재구성을 위해
증축공사를 하고 있답니다.
조금 안타깝지요....지은 지 3년 밖에 안된 건물을 다시 손을 대야한다니...
그래도 지하 겸 1층에 마련된 강당에서는 어린이들을 위한 프로그램이 한참 진행 중이었습니다.
작은 공연과 빛그림 상영 등 다양한 문화활동이 가능한 강당은 요즘 어린이도서관에
필수 공간이 되어버렸지요.
안산에는 특이하게도 또 한옥도서관이라는 것이 있답니다.
저는 별도로 한옥집을 지은 줄 알았더니 그게 아니고요, 관산도서관 안에 1층
어린이 자료실 안에 한옥 한 채를 덜컹 들여놓은 거네요.
책과 함께 한옥을 체험하고 우리 아이들이 전통문화를 배울 수 있는 공간으로 만들었다네요.
생각에는 좀 웃길 거다 싶었는데 의외로 괜찮았어요.
한옥집 모양새도 그럴듯하고...무엇보다 유치원, 학교 어린이들이 단체 견학을 많이
오는데다 프로그램도 전통문화를 많이 개발하고 있어서 좋더군요.
한옥집 마룻바닥에 주저앉아 책을 읽는 기분...물론 에어컨 바람이었지만
웬지 한옥은 시원한 걸...이런 느낌까지 주네요.
방이 있어서 살짝 열어보았더니 문을 꼭 닫아걸고 아이들이 방에서
재미나게 숙제를 하고 있었어요. 참 예쁘네요.
안산은 특이하게도 다문화 도시죠....
안산시 전체 인구는 74만명 정도 되는데 5천개가 넘는 기업체가 있고
그곳에서 일하는 근로자가 12만명에 이르는 공업도시입니다.
그래서 이곳에 외국인 근로자들이 모여들었습니다.
2010년 2월 현재 총 62개국 34,522명의 외국인 근로자들이 일하고 있다고 해요.
물론 중국 동포가 가장 많고 베트남, 필리핀, 인도네시아가 뒤를 잇고 있습니다.
(물론 이것은 합법적인 체류자만이겠죠? 통계에 잡히지 않는 수많은 불법 체류자를 생각하면...)
이런 지역적 특성 때문에 안산시는 2005년부터 외국인근로자지원센터를 만들었고
2008년 외국인이 몰려사는 안산시 원곡동에 외국인주민센터를 개소하기에 이릅니다.
주민센터 1층에는 '다문화 작은도서관'이 문을 열었고요, 글로벌아동센터도 함께 있습니다.
다문화 작은도서관은 참 작습니다.
그래도 안내지는 두껍습니다.
한국어를 비롯, 6개국어로 똑같은 내용이 안내되고 있기 때문이지요.
영어, 중국어, 베트남어, 하나는 네팔어일까요?...
"고맙습니다. 안산다문화작은도서관"은 MBC와 국립중앙도서관이 공동으로 전개한
작은도서관 후원 캠페인의 결실로 한국수출입은행의 지원을 받아
안산시에서 조성했다....이렇게 소개되어 있네요.
도서관 옆에 글로벌아동센터는 아마도 영유아들을 잠시 맡길 수 있는 놀이방 역할도 하고요,
장난감도 빌려주고요...결혼 이주여성들을 위한 여러 가지 서비스를 실시하는 것 같아요.
작은도서관과 글로벌아동센터를 연결하는 복도에 그림이 앙증맞습니다.
이제 우리, 더 이상 한민족...한민족...단일민족...외치기 보다는...
더불어 함께 살아가는 지구촌 가족이 정말 되어야 할까 봅니다.
안산시 어린이도서관은 참 많은 것들을 일깨워줍니다.
첫댓글 강원도 태백 철암도서관 김동찬입니다. 며칠 전 지역에서 15년째 청소년 분야 일을 하시는 여선생님께서 작은도서관이나 지역아동센터가 다문화 가정과 함께 하면 좋겠다고 하시더군요. 마을 어딘가에 계신 이주 여성과 자녀들이 도서관에서 만나 이야기하고, 때론 함께 장봐서 고국에서 먹던 음식 해먹고. 마을 아이들에게 고향 말로 그 나라 이야기 책을 읽어주면 좋겠다고요. 반대로 도서관에 나오는 아이들과 의논해서 도서관에 있는 외국책을 읽어주실 마을 어른을 찾아보는 활동을 해보고 싶다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어른들께 인사하고 여쭙고 의논하며 다니다 보면 자연스레 다문화 가정도 만나게 될 것이고...
특별히 다문화가정 사업으로 따로 구분하지 않고, 마을 아이들과 부대끼며 함께 요리하고 책읽고 나들이 가고...
이웃 엄마나 마을 할머니와 같이 반찬 만들어 먹고, 매실 담그고, 김장하고...
애 키우는 이야기 나누고, 모르는 것은 배우고 잘 아는 것은 가르치며...
평번하고 인정이 있는 이웃 사촌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올해 필리핀에서 온 새택이 저희 도서관에 일을 도와주면서 우리문화를 배우고 있습니다. 오늘 몇분과 다문화 이야기 하면서 새택인 제니로사 시어머니 남편되는 분들의 다문화 이해가 아주 중요하다는 것을 느꼈습니다. 똑똑하고 예쁜 새택이 지혜롭고 현명한 어머니, 아내, 며느리로 역할을 다하도록 도서관에서 최선을 다하려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