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철 전국의 산과 도로변과 공원의 나무를 숨도 못 쉬게 덮어버리는 칡덩굴.
전국의 많은 산의 나무들의 성장을 훼방하는 가장 무서운 천적이 칡덩굴이다.
그런데도 행정당국에서는 그런 현상을 못 보고 있는지 손이 모자라서 못 하는지
산과 공원과 도로변 화단의 나무들을 숨도 못 쉬게 하는 칡넝덩굴들을 그냥 방치하고
있다. 아무 능력도 없는 내가 답답할 뿐이다.
전국의 산지를 덮고 있는 칡덩굴을 다 제거하지는 못할지라도 공들여 심어 놓은
공원과 도로변의 나무라에도 칡덩굴을 제거해야 하지 않을까 싶다.
칡은 우리와 친숙한 식물이다.
제가 살기 위해 다른 나무들을 못 살게 하여 밉긴 하지만, 그것도 제가 살아가는 방편이니
너무 미워할 것은 아닌 것 같기도 하다.
칡은 우리와 밀접한 관계를 가진 식물이기도 하다.
지금도 겨울철이면 전국 관광지마다
칡즙을 팔고 있고 즐겨 마신다.
옛날에는 칡은 구황식물의 하나였다.
흉년이 들어 식량이 모자라거나 가난한 시골 사람들은
봄이면 칡을 캐어 주린 배를 채우기도 하였다.
아이들은 봄에 칡을 캐어 간식거리로 하였는데,
나는 힘이 부족하여 직접 칡을 캐지는 못하고
친구들이 캐 놓은 것을 얻어 먹었다.
칡에는 두 종류가 있다. 쌀칡과 나무칡(보리칡)이다.
쌀칡은 부드럽고 달콤하여 맛이 있다.
나무칡은 억세고 쓴맛이 많이 났다.
봄에 식량이 떨어진 집에서는 칡을 많이 캐어 와서 찧어서 즙을 내어
갈아앉히면 전분이 생긴다.
그걸 말려서 수제비로 하거나 떡국처럼 끓여서 배를 채웠다.
요즘 젊은이들이 들으면 원시시대 이야기처럼 들리겠지만
70대 이후의 사람들은 그걸 체험했거나
옆에서 많이 보았던 일이다.
칡에 대한 아픈 추억이다.
요즘 산에는 칡꽃이 많이 피고 있다.
칡꽃도 자세히 보면 예쁘다. 자주 보면 정이 들기도 하다.
칡
콩과의 낙엽 덩굴식물. 전국의 산지에 자생한다.
줄기는 세공자료로 쓰고 뿌리는 칡즙을 내어 먹으며,
한방에서는 약재로 두루 쓰인다.
8월에 홍자색꽃이 핀다.
삼림을 해치는 식물이지만 뿌리를 캐기가 힘들고 번식력이 강하여
전국 각지의 삼림과 도로변이나 공원의 나무들의 성장을 해치고
있으나 제거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허이 허이/ 보릿고개 넘던/ 우리네 조상들의/
굶주린 배를 채웠었네.
자줏빛 꽃잎/ 덩굴에 얹어/ 이젠 또 누구의 주린 위장/
채우려는가.
무언가 채우고 싶은 욕망/ 채우다 채우다 지치면/
얽히고 설켜/ 땅 속 은밀한 그 곳/ 행복으로 채우리라
(선영자 시인의 칡 전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