담양으로 꽃구경 가요, 우리 !!!
2022. 8. 11. (목)
더 늦기 전에 뜨거운 계절에 100일씩이나
피고지는 백일홍의 찐한 유혹에 한번 빠지고 싶어
07:30 버스에 몸을 싣습니다.
그럼, 지금부터 아래 ▶ 를 클릭 후,
마우스 오른쪽으로 '연속 재생'
외로운 '하얀 나비' 되어 떠나 보자구요
~~ ♬ ♪
10:55 명옥헌 원림 입구,
진녹 라떼 연못을 지나니 "어서오쑈잉 ~~ "
우산들이 길게 걷습니다.
판쵸(?) 여인도 함께...
11:00 명옥헌 원림(명승 제58호)
명옥헌은 오희도(1853~1623) 선생과 그 자손들이
글을 읽고 책을 내기도 했던 별서 정원이랍니다.
우암 송시열 선생이 그의 제자 오기석(1651~1702)을
아끼는 마음에서 명옥헌(鳴玉軒)으로
이름 짓고 바위에 새겼다고 ...
함께한 길벗님들,
벌써 백일홍의 뜨거운 유혹에
꼴딱 넘어갔습니다.
고운 유혹엔 얼른 넘어 가 주는게
꽃에 대한 예의(?)인 걸
다 아신다 이거죠?
그 유혹의 꽃자리에 길벗님들을
모셨습니다.
이제부터는 어디에 머무시든
그 자리가 바로 꽃자리이시기를...
뜨거운 꽃 백일홍에는 애달픈
전설이 있습니다.
지극히 사랑하는 여인을 위해서
이무기를 죽여야만 하는 한 청년,
이무기와 목숨을 건 한판 승부를 위해
배를 타고 바다로 나가면서
햐얀 깃발로 돌아오면 살아서,
붉은 깃발로 돌아오면 이무기와 싸우다
죽은 줄 알라고 했답니다.
그런데 붉은 깃발이,
그 여인은 사랑하는 남자가 죽은 줄 알고
바위에서 떨어져 그만 죽고 말았습니다.
그 자리에 핀 꽃이 바로 백일홍
사실은 이무기와 싸우다
깃발에 피가 튀어서 붉게된 것인데...
그 애달픔은 진분홍 꽃빛 따라
아직 연못에 여울지는 듯...
그래요, 지난일은 지난 일 대로 두고
툭툭 털고 일어나
함께 이렇게 걸어 보아요
그래도 정녕 못잊겠다면
명옥헌 앞 상사화로도 한번
피어나 보고요
그래도 정녕 또 못잊겠다면
아담한 연못 가로 지르는
진한 분홍꽃으로 딱 백일 동안만
피고 또 지면서
떠난 님, 그리운 님 기다려도 보아요
11:20 후산리 은행나무 만나러 가는 길,
능소화가 피었습니다.
소년 소녀 인형 한쌍은 뽀뽀를 할 듯 말 듯...
그래! 니네 때가 참 좋은 때여!!!
11:23 후산리 은행나무 (전남 기념물 제45호)
인조대왕이 아직 왕위에 오르기 전
이곳에 살고 있는 오이도(1583~1623) 선생댁을
방문한 적이 있는데 그때 이곳
오동나무에 말 꼬삐를 매었었다고,
그 오동나무는 죽고 대신 이 은행나무가 자라서
자리를 지키고 있다고 합니다.
은행나무 나이가 한 600 살쯤 될테니
여기 오신 길벗님들 나이를 다
보태야 비슷하지 않을까요?
11:45 버스를 타고 나오려는데
후두둑 내리는 빗길 달려 나온
백일홍이 막 창문을 두드립니다.
" 언제나 또 오실거냐고,
기다리겠노라고.. ."
12:20 담양에 왔으니 떡갈비는 먹고 가야지요,
'산아래호수'에서 17,000원 실속형(?)으로..
13:10 담양 메타쉐쿼이아 랜드
메타쉐쿼이아길(a way)이 랜드(land)가
되었습니다.
이제 보라빛 맥문동이
함께 하구요
덕분에 메타쉐쿼이아는 더 큰 키에
우람함까지 뽐냅니다.
걷기 딱 좋은 길,
함께 하면 더 좋은 길이 되었습니다.
하얀 나비되어,
나그네 되어 한번 쯤은 과거로
떠나 보아도 좋은 길이 되었습니다.
음 생각을 말아요
지나간 일들은
음 그리워 말아요
떠나갈 님인데
꽃잎은 시들어요
슬퍼하지 말아요
때가 되면 다시 필 걸
서러워 말아요
음 어디로 갔을까
길 잃은 나그네는
음 어디로 갔을까
님 찾는 하얀 나비
메타쉐쿼이아는 백악기(1억 3,600만년 전부터
7,100년 동안)에서 부터 지구상에 널리 자라던,
한때는 화석으로 만날 수 있는 나무(규화목)로
여겨지기도 했었으나
이제는 주변 곳곳에서 쉽게 만날 수 있는
친근한 나무가 되었습니다.
이렇게 향기 고운
길벗님들과 함께 ...
큰길을 건너 13:50 관방제림(천연기념물 제366호)
조선 인조(1648) 때 넓은 담양천 변의
홍수를 막기 위해 처음으로 제방을 쌓았고
그 제방을 오래 보존하기 위해 나무를 심어
만든 숲이 바로 이 관방제림(官防堤林)이
되었습니다.
느티나무, 푸조나무, 팽나무,
벚나무, 개서어나무 ...
기묘하게 느껴지는 고목들의 기를 받으며
영산강 둑길 따라 걷다
비 내리는 강을 건넙니다.
징검다리로 비내리는 강을 건넘은
또 다른 즐거움입니다.
14:20 죽녹원 앞에서 버스를 타고서
15:10 라한산 만연사
고려 희종 4년(1208)에 창건되었다는
전설이 전해지는 만연사,
병자호란 때는 많은 군수물자를 조달하였고
1777년에서 화순 현감으로 부임한 아버지를 따라
16살의 정약용 선생이 형과 함께 독서를 하면서
호연지기를 키우기도 한 곳이랍니다.
구 한말에는 국창으로 불리던 이동백, 이날치 등이
소리 공부를 했으며 정광수, 임방울 등 당대 명창들이
이곳에서 창악을 가르치기도 했답니다.
또한 이 곳 만연사 괘불(보몰 제1345호)은
1783년 3월 비현 화공이 만들었는데
적녹색 화면이 주류를 이루고 있어
조선 후기 불화의 특징을 잘
나타내고 있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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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쩜 젔을 법도 한
능소화가 피었습니다.
궁녀인 소화는 임금의 눈에 들어
성은을 입고 빈(嬪)이 되었습니다.
그러나 임금은 언제부터인가 한번도
소화를 찾질 않았습니다.
착한 소화는 시기와 음모로 인해
구석진 곳으로 밀려 났지만
늘 담장 밑을 서성이며
임금을 기다리다 상사병으로
그만 죽고 말았습니다.
유언대로 소화는 담장 밑에 묻혔고
그 자리에 꽃이 폈는데 바로 능소화입니다.
멀리서도 임금이 오는지 살피기 위해
더 높이 덜굴을 뻗어 피는 꽃 능소화,
"그대, 그래 지지않고
날 기다렸는가!!!"
만연사(萬淵寺) 백일홍이
그리도 유명하다면서요?
그럼요, 지금도 바로 백일홍의
치명적 아름다움으로 만연합니다.
만연사니까요 ㅎㅎㅎ
재주가 모자라 류현용 시인님의 시(詩)를
빌려 백일홍을 그려 봅니다.
오신다던,
꼭 오신다던,
순정의 분홍빛 약속
새끼 손가락 걸며 굳게 믿었다네
어제도
오늘도 그리고 내일도
내 님 나팔소리 그리며
돌덩이 마냥 굳게 기다리며
기다리네
내 님 보고파
내 입술 붉게 타들고
내 님 그리워
내 심장 푸르게 녹아드네
오신다던,
꼭 오신다던 내 님 맹서에
내 몸 꽃잎 되고 풀잎 되어
붉은 꽃 붉은 빛으로
하염없이 윤회하네
백일홍은 배롱나무 또는
'간지럼나무'로도 불리지요,
매끄러운 나무 줄기를 조금만 긁어줘도
모든 가지가 흔들리면서
간지럼을 타니까요
많이 무덤덤한 저부터 배워야 겠습니다.
간지럼 나무처럼 리액션(reaction)을...
백일홍은 자주 껍질을 벋겨
늘 매끈하고 미끄럽답니다.
그래서, 일본에서는 나무 타기의 명수인
원숭이도 미끌어져 떨어지는
나무(사루수베리)로 부른답니다.
여기서도 배울게 있습니다.
'스스로 몸과 마음을 깨끗이 하라'고,
그러면 세상의 술수가 통하지
않을 테니까요
만연사 금방 걸어서 나오는데
백일홍은 그새 그리움으로
달려 나옵니다.
15:50 부산으로 가는 버스 안,
남 보다 늦게 잎을 내고
늦게 꽃을 피우지만
백날을 하루 같이 진분홍 그리움으로 살다
앏은 껍질 마저 하나 둘씩 벗어 버리는
그대 백일홍의 찐한 유혹에
헤어나질 못하는 이 몸,
어찌 하면 좋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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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사합니다.
2022. 8. 12
갈바람이 올립니다.
첫댓글 어머~~~ 어쩜 이렇게 글솜씨도 좋으신가요?
설명과 함께 사진도 잘 보고 갑니다
정리하고 올리시느라
정말 수고하셨습니다
감사합니다^^
분에 넘치는 말씀...
많이 배려해주시고 챙겨 주신 덕분에
간지럼꽃에 흠뻑 빠질 수 있었던 즐거운 하루였습니다.
말이 필요없어요 ~~
최고의 후기~~^^
감사합니다....
조금이라도 편안한 걸음 만드시려
애쓰시는 모습이 눈에 다 보입니다.
수고에 감사드립니다.
멋진 사진과 상세한 설명 잘보고 다시 한번 여행길을 떠올려봅니다~
사진 감사합니다~^^
읽어주시고 댓글 남겨 주시고...
영광입니다.
재미난 글들
좋았습니다~^^
수고하셨습니다!
함께 참여 할 수 있는 분위기 만들어 주시고
좋은 말씀에 감사드립니다.
이런 후기에 늘 목말라하면서
요즘은 통 글을 쓰지를 못하고
있습니다.
정성담긴 후기글 감사드립니다.
자주 만나고 싶습니다..ㅎ
좋은 길 열어 주시고
노심초사하심에 감사드림니다.
덕분에 즐거운 걸음하구요~~
짱짱~~~짝짝짝
감사합니다
길 걸으며 뵙게되어 반가웠습니다.
늘 즐거움 가득하시길요~~**
멋진 사진과 해설이 곁들인 감동적인 후기에 박수를 보냅니다 한마디로 멋지네요~
읽어주신 것만도 감사한데 박수 까지 주시고...
감사합니다. 더위 이기시고 즐거운 주말 되시기 바랍니다.
이 장면에서 감탄사 백개 날리고 갑니다!!!
감사, 감사드립니다.
편안한 저녁시간되길요~~
맛깔 난 후기 잘 읽었습니다.
내모습은 사진 한귀퉁이에 차지하고 있군요 ㅎㅎ
죄송합니다. 귀한 분을 한귀퉁이에 모시는 결례를...
즐겁고 행복한 주말 되시기 바랍니다.
후기글 맛갈 스럽게 남겨 주셨네요
미처. 담지 못한 곳도. 보고 다시 느낍니다
관심으로 봐주심에 감사드립니다.
편안한 저녁시간 되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