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생태숲으로 숲길조사원 두분이 오시어 함께
새로 정비를 해 놓은 등산로를 점검하는 차 함께 동행해 보기로 한다.
옥녀당에서 질재고개까정 5.2km구간을 가기로 했다. 날은 해가 간간 비치는 흐린날이지만
오후 늦게 비 소식이 있어 차는 옥녀당 앞에 두고서 금장산(849m)에서 갈라지는 전망대까지 갔다가
금장산 정상에서 다시 전망대로 돌아와 질재까정 가는 길 그러니까 총 8키로를 걸어 가야 하는 길이다
요즘 한창 피고 있는 노루오줌이 반긴다
5년전 한번 이 탐방로 길을 올라와 본적이 있었는데 과연 얼마나 변했을까?
.
이제 갓 피기 시작한 여로가 자리를 정한곳이 소나무뿌리가 지나가는 바로 아래라니
수많은 톱질로 난도질을 당하고도 살아 남은 소나무엔
갈라져버린 심재속으로 자리를 잡은 제비꽃이다 아마 높이로 봐선
제비꽃 씨앗이 튀어 올라 올린 없고 아마 제비꽃 씨앗엔 엘라이오좀(Elaiosome)이라는 젤리 타입의 지방산,
단백질, 비타민 덩어리의 방향체가 붙어있어 이것을 무지 좋아라 하는 개미가 제비꽃의 씨앗을 물고 가져와
젤리를 먹고선 씨앗을 버린 곳이 바로 저곳이다.혹 시간이 난다면 제비꽃 씨앗을 한번 돋보기로 보시라
종족번식을 위해서 매단 젤리 덩이가 보일 것이다.
겨울에도 푸른잎을 자랑하는 노루발풀도 한창 꽃을 피운다. 그런데
이 노루발풀은 꽃이 필 때 식물 전체를 캐서 말린 녹제초(鹿蹄草)는 한방에서 피임약을 만들거나
각기병을 치료하는 데 사용한다고 한다. 피임약이라니...
우리 조상들은 이 풀이 피임약이란 걸 어찌 알았을까?
등산로 오르는 길엔 온통 상처투성이의 소나무가 즐비하다
아마 이들의 상처는 50~60년대쯤 일것이다.전쟁이후 궁핍해진 나라 살림에
이들의 상처는 우리나라 전후 재건을 위해 수출의 한 품목으로 효자 노릇을 했을 것이다
지금은 우리나라에선 송진 채취는 하지 않고 있지만 중국이나 인도네시아에선
많은 송진을 유럽으로 수출을 하고있다. 중국의 2005년 송진 수출이 64만톤이라 하니
엄청난 양이다. 소나무에 상처를 내면 이들은 상처를 아물기 위해 내는 물질이 바로 송진이다
송진을 끓이면 나오는 노란색의 로진과 투명 휘발성 물지인 테라핀이 나온다.
로진은 타일, 구두약, 유리. 유화. 종이, 화장품, 비행기본체 . 덤플(Dempul) 할 때
천에 바닥 그림 그릴 때 등등에 사용되기도 한다. 또 현악기와 야구의 투수가 공을 던질때 미끄럼 방지를 위해
쓰이기도 하고 우리가 바르는 파스의 접착 부분에 쓰이기도 한다. 그러나 나무의 입장에선
이들의 눈물이다. 아픔의 눈물..
오르는 길 큰키의 소나무는 거의 다 아픈 상처를 가지고 있다
나방은 짝짓기에 정신이 없고..
이제 겨우 아픔을 상처했는데 누군가 톱과 짜구로
관솔 부분을 떼어 갔다. 소나무에겐 두번의 형벌이다.
나의 어루만짐이 이들을 위로를 할 순없겠지만 이들의 상처를 가만히 만져 본다.
그들의 아픔이 고스란히 가슴으로 전해져 온다.
톱으로 상처를 내고 망치로 못을 박아 깡통을 매달아 두엇을 것이다
아직도 못자국이 남아 있다
노루발풀
어린 잎을 나물로 김치로 장아치로 먹는 우산나물이 꽃대를 올렸다
계속 오르막길을 오르니 숲엔 베치도 마련해 두었다
그런데 빗방울이 계속 떨어진다. 바로 앞에선 천둥소리도 계속 들려오고
우비를 입고 미리 대비를 해보지만 윗옷 뿐이라...
바스락 거리는 소리에 돌아보니 장지뱀이 가던길을 멈추었다.
커다란 신갈나무의 가지의 흔적에 자리를 잡은 풀
대사초와 노란 꽃을 피운 기린초
비를 피해 들어와 있는 건지 참나무의 즙액을 먹으려고 있는 건지
민달팽이가 참나무의 오묵한 곳에 자리를 잡았다.
기린초
계속 능선으로 나 있던 길이 이곳에선 능선을 비켜나 있다.
그런데 오르막길엔 이렇게 통나무로 길을 정비해 두어
오르는 길을 쉽게 오를 수 있도록 해 두어 좋다.
그런데 천둥소린 점점 더 가까워 지더니 드디어 빗줄기가
더욱 많아 진다. 앞으로 남은 길이 4키로나 더 남았는데..
전망대로 향하는 길엔 온통 운무가ㅣ 가득하고
비는 더욱 거세지고..사위는 점점 더 어두워진다.
가파른 길을 오르니 전망대가 드디어 보인다.
우리가 온 길이 2.18km 시계를 보니 한시간 2분이 지났다.
비는 소나기로 변했다.
바로 앞으로 동해 바다가 펼쳐 져야 하는데 운무로 인해 아무것도 보이질 않는다
비는 점점 더 굵어지고 손전등도 준비를 하지 못했는데.
숲길은 더 어두워진다.
전망대 데크 밑으로 들어가 보지만 테크 밑으로 흘러 내리는 물도 장난이 아니다.
비 대피소라도 좀 만들어 주시지.. 한 십분정도 앉아 있다가
아마 금방 그칠 비도 아닐 것 같고 윗옷은 비옷이라 막을 수 있는데 아랫도리는 벌써 다 졎었고
등산화로 빗물이 들어가 양말이 다 젖어 질퍽 거린다.
결국 저 아래에 앉아 있다가 다음 기회에 다시 들러기로 하고
되돌아 가기로 한다.
쏟아지는 빗속을 내려 오다 보니 두분이 보이질 않는다
오롯한 길 어차피 다 젖은 몸 이것을 즐기자. 한달 넘게 비가 오질 않아 힘든 작물들에게도
비는 내리겠지. 이 상황을 즐기자 하니 발걸음도 오히려 가벼워지고 그러니 다시 주변의 것들이 다시 보인다
나만이 이 숲을 즐기는 기분은 조급함 보담 여유로운 기분이다.
갈땐 보지 못했던 팥배나무에 부딪힌 신갈나무의 기이한 모습
바람에 자꾸 부딪히니 그곳을 치료키 위해 점점 몸이 이상하게 변했다
한번 뻗어버린 손 내려 놓지 못하고 자꾸 욕심을 부려서 일게다
만약 이들이 소나무를 닮았다면 그냥 저 가지를 스스로 에너지를 주지 않고
죽여 버렸을 것이다..
소나무는 햇볕을 제대로 받질 못하거나 다른 나무가 옆에 있을 땐
그쪽으로 뻗은 가지를 스스로 죽여 버린다. 얼마나 현명한가
자신의 몸을 위해 버릴 건 빨리 버리고 에너지 효율을 최대한 이용하여 사는 것이다.
그러나 단점도 있게 마련이다. 이렇게만 살다 보니 다른 나무가 자신의 키를 덮어 버리면
더 이상 삶을 포기하고 죽어 버린다..
다시 옥녀당으로 다 내려 오는 길
여로의 노란 꽃술이 보이질 않는다 아마 비에 다 떨구어졌나 보다
구주령 이곳은 언제 비가 왔냐는 듯 하늘은 밝다. 좌측 가장 높은 곳이 전망대가 있는 곳이다.
저곳에서 돌아왔으니 다음엔 질재 고개에서 거꾸로 와 볼까?
집으로 혹 비가 왔나고 전화를 하니 이곳은 해가 쨍쨍이란다.
아니 고개 하나를 두고 이곳은 비가 억수로 내려 몸이 다 젖어 버렸는데
해가 쨍이라니 하늘은 참으로 알 수없다. 그래도 이날 저녘부터 비가 내려
가뭄이 해소가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