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녁에 TV 보면서 손 심심하기 않게
뜨개질을 시작한 지 몇 달 되었다.
그간 내가 구입한 실 값은
좋아하는 원피스를 사 입었다면 여러 벌 사 입고도 남을 돈이다.
비싼 실로 가방과 휴대폰 크로스 백 등을 떠서
여고시절 선생님 두 분과
숭례 초등 동창들
병원에 물리치료사. 관리자. 등등
그리고 카페의 몇몇 친구들에게 보냈다.
얼추 내가 주고 싶은 사람들은 다 준 것 같아서
가방은 그만 뜨고
뜨기 쉬운 수세미를 뜨기 시작했다.
뜨개 가방 실에 비하면
엄청 저렴한 실을 주문해서 받았더니
샘플로 본 색과 실제 실의 색이 다른 것도 있다.
맘에 드는 쪽으로 다른 것도 있고
암에 안 드는 쪽으로 다른 실도 있다.
여러 개의 실을 샀더니
김여사께서 덤으로 실 하나를 넣어서 보내왔는데
빨간색이다.
너무 촌스러운 빨간색이라 쓸모가 없다.
얼마 전에는 완전 초록 색실을 덤으로 보내 주더니...
실 가게 주인장의 취향인가 싶다가도
실 중에서 안 팔리는 실을
덤으로 준다는 생각이 들면서 덤으로 온 실에 기분이 나빠졌다.
안 받았다면 못 느꼈을 기분 나쁨이다.
덤
주인의 입장에서
덤으로 주는 것이니까
안 팔려서 남아도는 색의 실을 쌓아 두느니 생색내며 주는 것일 수 있겠으나
받아서 기분 좋은 색의 실의 아닌
쓸모없는 실을 준 것 같은.
오늘 실 몇 개를 주문하면서
김여사에게
한마디 했다.
이왕 서비스 실 주시는 것
이쁜 색으로 주시면 좋겠습니다.
빨강. 초록... 쓸데가 없어요.
받는 사람 기분 좋게
쓰임이 있는 색으로 주시면 좋겠습니다.
서비스... 주는 대로 받지 무슨 요구사항이냐 라고
말씀하실 수 있겠습니다만
내게 필요하지 않은 색실이라면
정중하게 사양합니다. ^^
실 주문하는 카톡은 1분도 안 결려서 확인하고 답이 오는데
내 말에 심기가 불편했는지
김여사의 대답이 11분 만에 왔다
"네 알겠습니다"라고
내 짐작이지만 김여사는 오늘부터
덤으로 주는 실을 안 팔리는 아무 색으로 주지는 못할 것이다,
종종 그녀의 카카오스토리에는
김여사에게서 산 실로 뜨개한 작품들이 올라오기도 하고
실을 구매했는데 서비스 실이 같이 왔다고 고마워하는 분들의 사진도 보였는데
덤으로 받은게 분명해 보이는 생뚱맞은 빨간색 실이 보였다.
내일부터 살펴봐야지
여전히 빨간색을 덤으로 주는지...
이 더위에 누가 시킨 것도 아닌데
더위를 감내하고 열심히 가방을 떠서 가방을 선물했는데
받은 사람 입장에서 하나도 안 이뻐서
들지도 못하고 짐이 되는 것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문득 들었다.
나름 이쁘다고 생각되는
여러 가지 색의 실을 구입해서 가방을 떴다.
떠 놓고 보니
색이 조화롭지 않고 안 이쁜 가방이 있었다.
내 눈에 안 이쁜 가방을 남 줄 수는 없어서
가지고 있다.
안 이쁜 가방이니 나도 들기 싫다.
실 가게 김여사처럼
내가 저 이쁘지 않은 가방을
"옜다 너나 가져라!" 하고
누구에게 줬다면 과연 받은 사람이 고맙다는 맘이 들까?
내가 남 준 가방은 다 이쁜 것만 줬는데..
혹여 내 눈에만 이쁘고 받은 사람 눈에 안 이뻤다면...
함부로 선물할 일도 아니라는 생각도 했다.
가방을 받은 사람들의 대부분은
사진을 찍어서 보내주며 이쁘다고 고맙다고 인사를 하는데
역시 나이 드신 분이나
센스가 없는 사람들은 사진 없이
문자만 보내고 만다.
내가 내 맘을 들여다보니
그들에게 그냥 주지 않고
뭔가를 기대하고 준 꼴이 되었다.
이런 마음 가질 바에야
다음부터는 아무에게도 주지 말아야지 하는 맘을 먹는다.
누가 시킨 것도 아닌데
난 미친 듯이 뜨개에 열중하고 있다.
아... 쓸데없어라.
20200904 공짜에 길들여져서 작은 것에 감사하지 않는 사람들이 많아졌다고 느끼는 커퓌
첫댓글 역지사지,,,,
덤 때문에 여러모로 생각이 많으셨군요,
우리도 동네 부녀회장님이 고맙다고 가끔
수공예품을 주시는데 별로 필요치않은 물건이라
받아만 놓고 있답니다.ㅎㅎ
어제 주문받은 고춧가루 보냈는데
부지런한 집사람이 이것저것 넣어 보냈는데
잘 먹겠다고 문자가 오더군요,
별것도 아닌 홍고추 노각 청양 고구마순,등등에,,
선물하기도 어렵고
덤주기도 어려운 세상입니다,
노각 먹고싶습니다.
ㅎ~
수공예품 뭔지 궁금
그니까
난 누가 주는것도
내가 필요없으면 안받아
그리고 필요한 사람주세요
라고 화장품 샘플도 안받아
그것쓰고 버릴려면 난 환경이
문제라고 생각하면서 나라도
안써야지 하는 생각
초록색에 테두리 분홍색인
수세미 난 화려한것보다
이런 수세미가 좋드만
화려하고 이쁜건 아까워서
못쓰는데
촌스런 수세미는 난 좋아서
잘쓰고 있다고 전하오
글구 이쁜건 며느리 줄려고
두개 보관중이여
글구
이젠 그만혀
오지랖
멈춰야
복이 간다고 전하오
그래서 가방은 안 떠줬어
수세미를 며느리 주는 것은 참아.
며느리보면 내가 한 상자 떠줄게
ㅋ~
@북앤커피 ㅋ
나도 떠야지
신세만 질순 없자노
그대가 준 실로 말이야
잘 다녀와
저도 초등학교 동창회 가면 한친구가 해마다 수세미를 뜨개질 하여 참가한 친구들에게 두세개씩 주더이다.
그 친구 덕분에 한동안 수세미는 안샀어요.
수박모양 딸기모양,하트모양..
커피님도 뜨개질을 잘 하셔서 주변분들에게 선물을 하시는데 저도 그중 한사람이지요.
빨간색과 초록색을 덤으로 받으셨으면 수박 수세미를 뜨개질 해보세요.
딸기모양으로ㅎ
수박 모양은 안 떠봤어요.
@북앤커피 딸기모양처럼 만들어서
몸은 빨강색
잎은 촑색
씨는 검정색을 사용하여 수박씨처럼 빨간색 중간중간에 색을 넣었더이다.ㅎ
@꽃향기짱
여러가지 떠보니
단순한게 좋더라구요.
@북앤커피 맞아요.
단순한게 짜기도 쉽고ㅎ
좀 크니까 설거지하기도 좋고ㅎ
내 입장에선 정성을 기울여도
사람 맘에 들기 참 힘듭니다
모두가 내 맘 같지를 않아서 . . .
그렇지요
그래서요즘은
혼밥,혼술,1인가구
누구에 호의도도움도
부담스러워하는세태지요,
어쩌면너무이기주의이고
어쩌면 현명한것같기도
하고, 이래저래마추고
살기힘든것같아요,
휴대폰 크로스 백
하나 드릴게요.^^
대단하시옵니다 ^^;저는 똥손?꽈라 뜨게질 못합니다
참 예쁩니다
저는 마트가서 수세미 사와서 씁니다 ㅎㅎ
때묻지 말라고 빨간색위주로 마니 사왔어요^^
댓글친구된지 오래 되었으니
수세미 드릴테니
주소 주세요.
@북앤커피 우와 감동받았습니다 ^^♥♥♥
@동용
@동용
@북앤커피 참 이쁘용 ^^;;
@동용 보라. 미색 뜨면 되니까
맘에 드는 색으로 골라보세요.
@북앤커피 네네 ^^좋습니다
이쁠것같아요
저도 지인이 색깔별로
여러가지 모양으로
뜨게질한 수세미를
줘서 쓸때마다
그분의 정성을 생각하게
되네요
커피님께 받은 분들도
그럴겁니다
네.
다른분들도 님 마음 같기를..
그대가 머문 자리에서 유일하게 들리는 곳이
삶의방 입니다. 혹시? 커피님 글이 올라왔나 하구요~
전엔 나동선님. 앙마와마녀님,안나님,박탁프님?인가.. 또, 꽃향기님, 장유멋쟁이님
다양한 글들 읽으며 재밌었는데...
요래 가끔씩 글 올려 주셔서 즐감합니다~
코로나 조심하시고 건강하시고 행복 하시옵길~
나동선님 저도 그립습니다.
다시 나와서 글 써주시길 기다립지요.
님도 건강하시옵소서
솜씨도 좋으십니다. 저는 요즘 마스크를 정성껏 만들었다가
손님 가시는 길에 건강 조심하시라고 드립니다. 짬짬히 시간날때
만들었다 드리니 얼마나 좋아하시는지 작은것도 받는 분은
소중할것입니다.맘씨 고우신 북앤커피님 늘 건강조심하세요^^*
님은 어쩜 한결같이 같은 모습으로
늙지 않으세요.
마스크 선물 참 좋은 선물입니다.^^
잔잔한 감동받으며 읽었습니다.
빨강, 초록, 다~ 좋던데요
주는분들의 마음이 예뻐서요
여기 많은분들이 댓글을 보며 미소짓고 있습니다
오늘 ~ 복되게 지내시길~
감동이요?
ㅎ~
좋은 날 되소서
솜씨도 좋으시고.부지런 하시고. 재미있고.즐겁게 사는 이야기에 절로 미소가 피어납니다. 건강하세요.
부지런하지는 못합니다.
ㅎ~
건너멀띠님도 건강 유의하세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