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에 범재등 밭에 올라가 고추를 따 선아네 마당에 두고 온다.
바보의 출근시간에 맞춰 같이 보성으로 가 난 도서관으로 간다.
일제하 독립운동가 책과 그 시대의 단편소설을 대출하고는
3층에서 노트북을 켜 놓고 단체 등록 안을 작성한다.
눈이 흐려져 아래로 내려와 벤치에 앉아 하늘을 보며 논다.
다시 올라가 복내중학교 학생들이 그린 '복내에 색을 입히다'를 본다.
그 학교 교장이 미술교사 출신이었던가?
바보가 점심을 먹자고 얼른 오란다.
한끼라는 식당으로 가는데 사람들이 많다.
잠시 후 가족센터의 위홍반씨와 도이씨가 온다.
손님이 많아 한참을 기다린다. 바보는 다 먹기 바쁘다며 재촉을 한다.
내가 밥값을 내면 편하겠는데 취업했다는 도이씨가 낸다.
그들이 먼저 가고 난 요쿠르트 2개를 챙겨 일림산으로 간다.
계곡엔 피서객들이 많다.
난 배낭에 의자를 매달고 편백숲으로 올라간다.
사람들이 날 쳐다본다.
계곡에 가 의자를 펼까 하다가 모기를 피해 계속 간다.
보성강 발원지를 지나 능선에 서니 바람도 불고 시야도 멋지다.
둥그란 정상 봉우리가 보이는 소나무 아래 데크로 들어가 배낭을 벗는다.
의자에 앉아 챡 몇 줄 읽으니 졸음이 온다.
배낭을 베고 바닥에 누우니 금방 잠이 든다.
땡볕에 정상에 갈까 고민하다가 일어나 정상으로 간다.
장흥쪽 바다가 또 새롭다.
내려오다가 물이 떨어지는 암반으로 들어가 옷을 벗는다.
사람은 없어 좋은데 물 밖의 모기가 극성이다.
몇번 담그고 나오니 개운다.
바보를 태워 오는 길에 갈아입지 않은 겉옷에서도 땀냄새가 나지 않는다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