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애틀에는 '라이드덕' 이라는 이름의 유명한 투어 버스(보트)가 있습니다.
물과 육지를 오가며 시애틀 곳곳을 구경시켜주는 투어 버스이자 보트인데요,
선장님(운전 기사님) 들의 수려한 입담과 춤 솜씨가 재미있기로 소문이 난 보트이기도 합니다.
짜임새 있게 구성되어진 가이드 코스를 돌며,
선장님의 명령에 따라 다 같이 노래도 부르고 춤도 추며 시내 관광을 마치고 나면,
버스는 바퀴 대신 프로펠러를 돌리며 레이크 유니온이란 이름의 호수로 미끌어져 들어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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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다와 이어진 이 넓은 호수에는,
잘 갖추어진 마리나와 보팅 인프라가 호수 외곽을 따라 조밀하게 자리잡고 있습니다.
전곡항이나 수영만 요트 경기장 처럼 한 지역당 하나의 마리나가 들어서 있는것만 보아오다가,
이처럼 한 지역에 여러 마리나가 오밀조밀 모여있는는것을 보니 낯설고 신기합니다.
도심 한 가운데에 들어와있는 호수이다 보니 주로 부유층의 배들이 정박되어있는 모양입니다.
마이크로 소프트 사의 보트를 포함하여 고급 요트들이 호수 곳곳에서 눈에 띄는 가운데,
크고 작은 세일 보트들도 역시 마리나를 가득 채우고 있었습니다.
하지만 저를 포함한 승객들의 눈을 가장 잡아 끌었던것은 호화스런 보트가 아닌,
마리나 곳곳에 동동 떠있는 아담하고 예쁜 집들이었습니다.
호수 곳곳에는 수상 가옥들이 굉장히 많았습니다.
(영화 '시애틀의 잠 못 이루는 밤' 에서 톰 행크스가 살던 집도 이 호수에 있어요!)
흔히 하우스 보트라 불리는, 항해가 가능한 수상 가옥들 부터 시작해서.
수상 가옥이지만 항해는 불가능한 플로팅 하우스들과,
우리가 익히 알고있는 live aboard 보트들 까지..
물 위에서 생활하는 사람들이 이렇게나 많았다니, 새삼 신기하면서도 부러운 마음이 들어옵니다
그래도 이곳의 (비싸니까 당연히) 예쁜 하우스 보트들 덕분에,
Live aboard 에 대한 아내의 생각이 조금은 긍정적인 방향으로 변하기 시작한 모양입니다.
미국에서 지내는 동안 꼭 한번은 하우스 보트에서 생활해보고 싶어서 아내의 동정을 살피던 차였는데,
뜻밖의 소득에 마음 속으로 만세를 불러봅니다.
엊그제 아내가 라이드덕 티켓을 예매하는걸 보며, 나는 관광 버스 같은거 타기 싫다고 투덜 거렸었는데
막상 버스에 오르고 나니, 오히려 아내보다 제가 더 신이난것 같아 아내를 보기가 조금은 민망했습니다.
라이드덕. 지역 조건과 특성을 잘 살린 시애틀의 멋스런 재밋거리가 아닌가 싶습니다.
시애틀에 들르시게 되면 꼭 한번 타보세요!
첫댓글 좋네요
와.....~~~!! 너무 좋네요^0^!
멋있고~!! 좋겠어요^^ㅋ
보여줘서 정말 고맙습니다.^^/
한국에서도 라이드덕은 사업성도 매우 있어보입니다. 우리 박효준 선장님의 예쁜 새색시도 잠깐씩 보이고 ㅎㅎ 잘봤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