헬스조선은 인터엠디(InterMD)와 함께 매월 정기적으로 주제를 선정해 ‘의사들의 생각’을 알아보는 온라인 설문조사를 진행하고 그 결과를 공유하고 있습니다. 인터엠디는 4만 3000여 명의 의사들이 회원으로 있는 '의사만을 위한 지식·정보 공유 플랫폼(Web, App)'입니다. (편집자주)
다이어트에 성공하려면 평생 먹을 수 있는 식단을 시도해야 한다./사진=클립아트코리아
국내 비만 인구는 계속 증가하고 있습니다. 질병관리청 '2022 만성질환 현황과 이슈' 보고서에 따르면 2010년 30.9%였던 19세 이상 비만 유병률이 2020년 38.4%까지 증가했습니다. 특히 남성의 비만율은 심각한데요. 거의 절반인 46.9%가 비만입니다. 건강을 위해 적정 체중을 유지하는 게 매우 중요한데요. 안타깝게도 다이어트는 매우 어렵습니다. 동국대 경주병원 가정의학과 연구팀 연구 결과, 다이어트를 시도하는 사람 7명 중 1명만이 1년 후 체중 감량에 성공했다고 합니다. 그래서 의사 1000명에게 물어봤습니다. 건강에 대해 잘 아는 의사들의 건강한 다이어트 비법은 무엇일까요? 다이어트에 성공하려면 식단, 운동, 수면, 3박자가 모두 맞아야 하는데요. 그중 가장 지키기 어려운 식단에 초점을 맞춰 질문했습니다.
◇의사들이 시도한 다이어트 식단은?
역시 의사들은 달랐습니다. 앞서 다이어트 성공률이 7명 중 1명 약 14%였다고 말씀드렸는데요. 1000명에게 물어 다이어트를 해봤다고 답한 의사 764명 중 61.5%로 절반 이상이 다이어트에 성공했다고 답했습니다. 과연 이들은 어떤 다이어트 식단을 시도했을까요? 유명한 다이어트 식단인 ▲간헐적 단식 ▲키토제닉 식단 ▲지중해 식단 ▲플레시테리언 식단 ▲소식에 ▲식단 변화를 주지 않았다는 보기까지 넣어 질문지를 구성했습니다. 간헐적 단식은 특정 시간 동안 공복을 유지하는 시간제한 식이요법이고, 키토제닉 식단은 극단적으로 탄수화물은 낮추고 지방 섭취는 늘려, 포도당 대신 지방을 주 에너지원으로 사용하는 식단입니다. 지중해 식단은 그리스, 이탈리아 등 지중해 연안 지역에서 주로 먹는 방법으로, 신선한 채소, 과일, 통곡물, 생선, 올리브오일 섭취를 늘리고 붉은 육류 섭취는 제한해 저 포화지방, 고 식이섬유를 섭취하는 게 목적입니다. 플렉시테리언 식단은 채식을 바탕으로 하고 가끔 고기‧가금류‧어류를 섭취하는 식단이고, 소식은 말 그대로 식사량을 줄이는 식단입니다. 질문할 땐 기존보다 1/2로 줄여 섭취하는 것을 소식으로 봤습니다.
사진=인터엠디 제공
설문조사 결과, 1위는 소식(36.5%)이었습니다. 이후 간헐적 단식(32.3%), 키토제닉 식단(11.8%), 특별히 식단에 변화주지 않음(7.3%), 지중해식단(6.8%), 플렉시테리언(5.3%) 순으로 답변이 많았습니다. 실제로 소식은 다이어트 효과가 있을 뿐만 아니라 건강에도 좋습니다. 통계청이 100세 이상 장수한 고령자를 대상으로 장수 비결을 조사해 밝혔는데, 1위가 소식과 같은 절제된 식생활 습관이었습니다. 소식은 장수마을로 유명한 나라들의 주된 공통점이기도 합니다. 적게 먹으면 체내 대사율이 줄어 노화를 부르는 활성산소가 적게 생성되면서 심장병, 암 등을 예방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절대 시도하지 않을 다이어트 식단은?
반대로 절대 시도하지 않을 다이어트 식단도 물어봤는데요. 가장 많은 의사가 선택한 식단은 키토제닉 식단(37.8%)였습니다. 2위는 플렉시테리언였는데요. 선택한 의사는 19.9%로 1위와 꽤 큰 차이가 있었습니다. 이후 간헐적 단식(18.6%), 소식(13.2%), 지중해식단(10.5%) 순이었습니다. 많은 의사가 키토제닉 식단이 건강에 미칠 부정적인 영향을 걱정했습니다. 키토제닉 식단을 고른 이유로 "심혈관질환 위험을 오릴 수 있다", "간수치가 올라간다", "소화에 부담된다", "고지혈증, 피부질환 위험성이 있다", "장기간 시도했을 때 안전성은 입증되지 않았다", "이 방식으로 다이어트한 후 질환에 걸린 환자가 주변에 많다" 등을 꼽았습니다. 키토제닉 식단을 하게 되면 아무래도 고지방 식이를 섭취하기 때문에 혈중 중성지방과 콜레스테롤 수치 증가로 심혈관질환 발병 위험이 커집니다. 영양 불균형으로 인한 호르몬 불균형 등 건강 악화는 물론이고요. 게다가 탄수화물 섭취를 줄이면 저혈당으로 인한 문제도 생길 수 있습니다. 플렉시테리언 식단은 동물성 단백질을 섭취하지 못하고, 마찬가지로 규칙적인 영양섭취를 할 수 없어 선택하지 않겠다는 답변이 많았습니다. 간헐적 단식은 실제로 체중 조절에 도움이 되고, 심혈관질환에도 좋다는 연구 결과가 있는 식단인데요. 의사들은 "위에 부담이 된다", "과식을 유발한다", "요요현상이 심하다", "실천하기 어렵다"는 이유로 부정적으로 평가했습니다. 소식도, 지중해 식단도 마찬가지로 건강에는 좋을지 모르지만, 실천하기 어려운 게 시도하지 않을 이유였습니다.
사진=인터엠디 제공
식단에서 조금 더 구체적으로 들어가, 절대 먹지 않을 '음식'을 물어봤습니다. 보기는 ▲탕후루, 케이크 등 단 식품(37.5%) ▲피자, 햄버거 등 인스턴트 식품(21.2%) ▲떡볶이 등 고탄수화물 식품(18.5%) ▲라면, 찌개 등 고나트륨 식품(12.0%) ▲튀김류 등 고지방 식품(9.4%) 등 전부 몸에 안 좋다고 알려진 음식으로 선정했는데요. 그중에서도 최악인 식품은 단 식품이 압도적인 1위로 꼽혔습니다. 당은 탄수화물의 최소단위로 체내에 들어가면 매우 빠르게 흡수되는데요. 흡수되는 시간이 빠르면 이를 처리하기 위해 췌장에서 혈당을 낮추는 호르몬인 인슐린을 과도하게 분비해, 혈당 농도를 낮춥니다. 몸은 필요한 포도당을 충분히 흡수했는데도 금세 다시 포도당이 필요하다고 인식해 계속 단 음식을 원하게 됩니다. 당 섭취를 늘리는 악순환이 반복되면서 당뇨병, 비만, 이상지방혈증, 암 등 다양한 질병 발병 위험이 커집니다.
◇건강한 식단 구성하려면… 평생 먹을 생각해 봐야
건강한 다이어트 식단을 구성하기 위해 고려하는 의사들의 다이어트 비법은 무엇이었을까요? 평생 실행할 수 있는 식단을 시도하는 것이었습니다. 극단적으로 적게 먹거나, 영양성분이 부족하게 먹으면 절대 장기간 지속할 수 없습니다. 다시 원래 식단으로 돌아오게 되고, 몸은 요요현상으로 다시 살이 찌게 됩니다. 설문조사에 참여한 한 의사는 "다이어트는 평생 하는 것으로 생각하고, 지속 가능한 식단을 이용해야 한다"고 했습니다. 두 번째로 중요한 건 탄수화물, 단백질, 지방을 골고루 섭취하는 것입니다. 강남세브란스 연구팀 연구 결과 가장 건강한 영양소 섭취 비율은 '탄수화물 5, 지방 3, 단백질 2'인데요. 체지방 감량을 염두에 둔다면 적절한 운동과 함께 '탄수화물 3. 지방2, 단백질 5' 비율을 지켜 섭취하는 것도 좋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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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욕 오르는 순간의 작은 습관, 다이어트 성공률 높여
다이어트가 계획한 대로만 된다면 정말 좋을 텐데요. 사실 가장 큰 문제는 실천입니다. 일단 절제되지 않는 식욕을 다스리는 것부터 문제입니다. 의사들은 ▲물 마시기(43.1%) ▲견과류, 방울토마토 등 칼로리 낮은 간식 먹기(35.7%) ▲섭취했을 때 생기는 몸의 변화 떠올리기(12.3%) ▲식욕 억제 효과가 있다고 알려진 페퍼민트·라벤더 향 맡기(5.1%) ▲이마, 관자놀이 주무르기(2.4%)를 하면서 식욕을 억제했다고 합니다. 물을 마시면 포만감이 생겨 식욕이 억제됩니다. 실제로 배가 고픈 게 아닌데, 단지 정신적인 욕구로 떡볶이, 치킨 등이 생각나는 가짜 배고픔을 물리치기에 특히 최고의 방법입니다. 물로 부족하면 포만감과 함께 씹는 맛까지 줄 수 있는 저열량 간식을 먹는 것도 방법이 될 수 있습니다. 또 생각보다 강한 상상의 힘을 빌리는 것도 좋습니다. 영국 플리머스대 연구팀에 따르면 다이어트 중 결과를 구체적으로 상상한 사람이 다이어트에 성공할 확률이 큰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의사들이 가장 많이 실천한 다이어트인 소식을 그나마 쉽게 실천하는 방법을 알아보면, 반찬보다 밥의 양을 먼저 줄이는 게 좋습니다. 영양소 손실 없이 섭취 칼로리를 줄일 수 있습니다. 또 20분 이상 천천히 먹으면 포만감이 커져 성공 확률이 커집니다. 의사들은 다이어트에 대해 "운동을 반드시 병행해야 한다", "건강이 우선이므로 조금씩 체중 감량해야 한다", '기본 상식 없이 간단한 운동으로 만족하는 경우가 많은데 잘 알고 해야 한다", "스트레스 덜 받는 것도 중요하다"고 했습니다.
이슬비 기자
첫댓글 최선을 다하여 정성것 올려주신 좋은 작품 감상 잘 하고 갑니다. 고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