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즈음 왜 그토록 천왕샘골이 땡겼을까
혼자라도 갈 태세였다
아주 예전에 인생에서 친구는 한사람이면 족하다는 말을 들었을 때는 무덤덤했다
건데 나이가 들어 갈수록 그 말이 여운이 있더라
요즘 들어서는 확실히 맞는 말이다 싶다
사람들은 서로 원할 때 같이 길을 나설 친구 한명씩은 다 있을까
나는 없음을 인정한다
그래서 돌아가신 그 님이 더 그립다
오륙스맵에는 천왕샘골 길은 깔려 있지 않다는 걸 순두류 버스 속에서 알았다
예전에 두번이나 걸었던 길이라는 건 나에게 별 의미가 없다
그래서 이번 산행 중에는 그 생각을 해 보았다
나는 왜 수없이 다닌 지리산길을 모를까?
답은 간단했다
나는 내가 쓴 산행기도 그 이후 잘 읽지 않는다
몽블랑은 딱 한번 돌았는데도 그 길들이 뚜렸하게 뇌리에 그려져 있는것은,
가기전에도 몇달을 공부했었고,
요즘도 가끔씩 그때의 산행기를 보고 있어서 그렇구나 싶은 것은 새삼 새로 안 사실도 아니다
뭐 그렇거나 말거나,
지리산 가는 길은 나에게 항상 새로운 길이라서 좋은 점도 있다
혼자 나설 뻔 했는데 문득 생각난다
아하,, 그 놈이 토요일 마다 지리산 오른다고 했었지
군대생활을 동고동락한 사람과는 웹이 없어도, 길을 몰라도 하나도 두렵다는 생각이 안든다
물론 그 전에,
산거북과 뽀때성이 왼쪽 계곡을 잘 찾아 가래서 대낮에 눈에 불을 켜고 간 덕분이기도 하였다
천왕샘골이 이렇게 좋았었구나
그래서 본능적으로 이 가을에 가보고 싶었던 모양인가
다음주라도 이미 가지에 나뭇잎 남아있지 않겠다는 생각이 들더라
폭포가 참 많다
한편으로는 천왕샘골은 사진의 뷰가 좋아 더 좋게 기억에 남는지도 모른다
저번주 같이 마야계곡 오른 친구가 보내준 사진을 보더니, 저번보다 좋다고 하던데 그 말이 쉬이 수긍은 안되더라
저것은 무슨 버섯인가 묻는다
무심히 바라보다가, 나는 모르니 그냥 지나갑시다 하였다
아마 먹으면 골로가는 독버섯이 맞을게다
보통 보기에 예쁜 것은 못 먹는 버섯이라 하지 않던가
참 이쁘다
언젠가 그들에게,
<나는 잘 살고 있는가?> 한번씩 자신에게 물어 보라는 문자를 보냈다
그 이후,
가끔씩 부끄럽다는 생각도 들었지만, 정말 <나는 잘 살고 있는가?> 자주 물어진다
<나는 어떻게 붓다가 되는가?> 책이 나왔단다
요약서가 땡긴다
문득 읽어보고 싶다는 마음이 일게 한다
사람들은 책을 참 안 읽는다
아마 1년에 한권의 책도 읽지 않는 사람이 부지기수일 게다
우리 큰딸은 항상 손에 책을 들고 있다
한번도 표현해주지 않았지만 그 모습이 너무나도 사랑스럽다
이 친구는 매주 토요일, 순두류에서 올라 천왕봉 찍고, 칼바위로 하산 한단다
그렇게 산지가 10년이 되어 간단다
그리고 그날 저녁 형제들이 모여 늦은 밤까지 같이 술을 마신다 한다
의사는 술 마시지 말라고 하는데 술은 마셔야 하니 자구책으로 천왕봉에 오르고 있다는 이야기였다
아...!
이 자리 집짓기 너무너무 좋더라
그렇게 지리산을 다니니 해발 몇미터에 무엇이 있는지 다 외우고 있다
진행하면서 자꾸만 그 위치의 해발을 묻는다
불러주면 등로에 무엇이 있다한다
우리가 길을 잃는 경우가 발생하더라도 하나도 걱정할 것이 없겠다 하였다
산길은 혼자보다 둘이 보면 더 잘보이는 모양이다
헷갈리는 곳이 나타 날 때마다 의논해 나아가면 바로 길이 된다
둘이 나중에 그랬다
한번도 헤메이지 않고 너무 무난하게 잘 올라왔다고
내 기억에 천왕샘골에 설악산 백운계곡 느낌의 곳이 있었다
그런데 계곡이 끝난 후에도 그곳을 보지 못했다는 생각이 들더라
기억의 혼돈인가
쉬는 중에 한곳을 가리키더니 지게가 있다한다
가보니 상황을 이해하기가 좀 애매하다
그가 지고 왔으리라고 추정되는 짐들이 그냥 부패되고 있다
아마 몇년은 지난 일인 듯 한데, 된장으로 추정되는 통도 있다
지게를 흔들다가 좀 더 뒤져볼까 하다가 그만 두기로 한다
헥시다 보면 그 밑에 사람 죽어 누워 있을까 싶더라
천왕샘골에 폭포가 이리 많았구나
참 이쁘더라
가을색이 내려가고 있나 되돌아 본다
이미 앙상한 가지 많구나
또 한번의 가을이 가고 있다
오신다는 비님은 아니오고 하늘만 파랗구나
문득 그 詩가 생각난다
<살면서,
남의 말을 듣지말자.....>로 시작되는~^^
다른 기억은 없고 이전 두번은 동릉 끝나는 지점에 막아선 암벽과 조우했었다
이번엔 제대로 올랐다
그래
흐릿한 기억 저편에 예전에는 천왕샘으로 오르는 옛길이 따로 있었지 싶다
30여년 사람 발길 끊이니 산은 그냥 산이 되어 있더라
천왕샘으로 바로 나오니 신기해 한다
'어이~, 물 마셨으니 하산하자'
'300m만 올라가면 되는데 예서 내려가나?'
'수백번을 다녔으면 지리산은 천왕봉에서 벗어날 때도 되지 않았냐?'
'혼자 댕기 올라니 예서 기다리라~'
사방팔방은 구름으로 가려 있다
들으려고 한 것도 아닌데 그들의 사연이 들린다
그래
사람사는 세상에는 다양한 이유들이 있구나
이걸 다 이해하며 살아가면 좋으련만.......,
가만히 꼬드겨 보았다
이왕지사 산에 다닐거 산에서 자면 자네 아픈 몸에도 좋으니 어떠냐
손끝 발끝이 매매 시려워 한데서는 잠을 못잔데요
강원도에서 심마니하는 친구놈이 있었제
손발 시린데는 산개구리 고아서 먹는거 만큼 직빵이 없다하니 후딱 겨울이 오기를 기다리자
이번에는 포판 이야기 안하고 넘어 가려나 하였다
'내 그때 무거워 죽을 뻔 했다. 더군다나 신병이 그거 지고 그 산을 오르려니 힘들어 죽는 줄 알았다'
미리 준비한 말을 했다
'너 그때 40kg 메고 오른 이후, 다음부터는 한번도 힘든 적 없었제? 다 이 고참이 그때 네 생각해서 일부러 그런거다~'
아,, 효과 있더만
그 이후부터 아무 말을 안하데
부디 이놈이 기억력이 좋아서 이 순간에 자기가 느낀걸 외우고 있어야 될 터인데.......,
손발이 시린 놈은 신발도 안벗고 바위턱에 걸터 앉아있다
'어이~, 너 그러고 앉았을라모 유튜브에 쓰거로 동영상이나 좀 찍어라~'
아주 적나라하게 찍어 놓았더만
나는,
돈으로 치자면 이 알탕은 항시 8만원짜리 쯤의 냉천탕이다^^~
첫댓글 자연산 표고버섯을 두고 오셨네요.
국공들이 산림청에 고발을 하는 경우가 있답니다
벌금이 300이라네요
실제로 지인중에 고발당한 사람이 있는데 해명하느라 애먹는답니다
그리고 또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