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장에서 많이 쓰는 용어 중에 drill-down이라는 단어가 있다. 뭔가 파고 알아내는 직군이다 보니 더 그런지 모르지만, 요새는 한국말로도 “드릴다운”이란 표현을 많이 쓴다.
전자문서에 지난달 우리 회사의 매출이 100만원이라고 표시되어 있다고 예를 들어본다. 이 숫자만 보면 전체적인 그림은 알 수 있지만, 구체적으로 어디에서 나온 매출인지 궁금할 수 있다. 드릴다운 기능을 사용하면 그 100만원에 마우스를 클릭했을 때 지역별로 나눠진 세부 정보를 볼 수 있다 – 창이 열리거나 풍선이 열리거나. 예를 들어 아시아에서 60만원, 유럽에서 30만원, 북미에서 10만원 같이 나타난다. 더 자세히 알고 싶다면 ‘아시아’를 다시 클릭해서 국가별 매출을 확인할 수 있고, 또 한 번 더 클릭하면 각 매장의 매출이나 개별 거래 내역까지 확인할 수 있습니다. 즉, 전자문서에서의 드릴다운 기능은 양파 껍질을 한 겹씩 벗기는 것처럼 요약된 숫자에서 시작해 그 뒤에 숨겨진 세부 정보까지 단계별로 파고들 수 있게 해주는 기능이다.
그리고 일반적으로는 드릴로 나무를 뚫거나, 땅을 파거나, 굴을 내는 것처럼, 어떤 목적과 방향을 가지고 파고 들어가는 행위를 뜻하기도 한다.
믿음에 있어서 내가 죄인이라는 것을 아는 순간부터, 내 죄에 대한 드릴다운이 시작된다. 물론 내가 죄인이라는 것을 알게 되는 과정 역시 내가 똑똑해서 깨닫는 것이 아니라, 그 또한 성령의 감동으로 알게 하실 때 비로서 내가 죄인임을 알게 되고 또 인정한다. 그러면서 죄에 대한 드릴다운이 시작이 되는데, 문제는 지속적으로 하기가 매우 어렵다는 것이다.
하나의 죄를 깨닫고, 그 다음으로 내려가면 그 죄를 만든 숨겨졌던 죄들을 알게 된다. 그리고 또 회개하고 또 파면, 그 밑에 또 “세부 죄들”이 보인다.
하나하나 내려가며 처리하는 것을 우리는 회개라고도 한다. 뉘우침의 눈물도 중요하지만, 그에 못지않게 그 죄의 내면을 향한 이성적인 판단과 이해 또한 중요하다. 하나의 죄가 어떤 성격을 가진 죄인지, 그 죄가 누구에게 어떤 영향을 끼쳤는지, 그리고 무엇보다 왜 그것이 죄인지 말씀에 근거해 머리로 아는 과정이 필요하다. 즉, 하나님께서 그 죄를 얼마나, 또 어떤 이유로 싫어하시는지를 먼저 머리로 깨달을 때 비로소 마음으로 참된 회개가 이루어진다.
중요한 것은, 죄에 대한 드릴다운은 아주 신비한 부분이 있다는 것이다. 드릴다운을 계속하다 보면, 어느새 하나님을 알게 된다. 하나님이 어떠한 죄를 왜 싫어하시는지 말씀에 근거하여 알게 되면 알수록, 그 싫어하시는 이유가 우리를 사랑하시기 때문임을 느끼게 된다.
정말 단순하게 생각하면, “죄”란 하나님이 하지 말라는 것들이다. 하지 말라고 하신 것을 하지 않기 위해서는 항상 해야 되는 것들이 있고, 그 해야 하는 것들이 하나님의 의와 직결된 말과 행동들이다.
그래서 drill-down은 처음에는 마치 깊고 어두운 곳으로 파고들어, 다시는 떠올리고 싶지 않은 더럽고 부끄러운 죄를 마주하며 그것을 다시 짊어지고 만지며 처리해야 하는 것처럼 느껴진다. 그러나 어느 순간 고개를 들어보면, 우리가 하고 있는 것이 단순히 어둠 속으로 내려가는 drill-down이 아니라, 오히려 밝고 생명의 빛이 있는 곳을 향해 roll-up 하고 있는 우리 자신을 발견하게 된다.
드릴다운하여 롤업하는 지체들이 되기를 소망하며.
첫댓글 드릴다운-회개를 하면 인생이 정리정돈이 된다는 목사님 말씀이 들리는 듯 하는 글이네요! 죄에 대한 드릴다운을 통해 하나님을 더 알아가는 성도가 되도록 노력하겠습니다
글쓴이에게 첫댓글은 늘 특별합니다. 감사합니다.
군대에서 처음 들었던 Drill down 이라는 말이 IT 업계에서도 사용된다는 사실이 흥미롭습니다.
Drill down 의미처럼, 하나님은 죄를 미워하시지만 단순한 정죄나 분노가 아닌 사랑 때문입니다.
하나님 아버지의 사랑 안에서 더욱 자유롭고 거룩한 삶을 소망하게 됩니다(롬8:1).
요새 올려주시는 글을 여러번 읽게 됩니다. 계속 올려주세요. 댓글 감사합니다.
@전승훈2 에고, 정말 감사합니다.
제 미문을 여러 번 살펴봐 주시고, 따뜻한 격려까지 더해주시니 마음이 한결 든든하고 더욱 감사한 마음이 듭니다.
내죄에 대해 집요하게 지속적으로 파고듦으로 하나님을 깊이 알 수 있음을 배우게 됩니다
결국엔 하라는 것을 하면, 그것을 시키신 분을 더 잘 알게 되네요. 댓글 땡큐로소이다.
죄를 깨닫는 동시에 하나님이 정말 나를 구원하시려고 몰아오셨다는 것을 느끼게 됩니다. 하나님의 사랑 안에 있음이 좋습니다.
죄에 깊이 내려가 다시는 떠올리고 싶지 않지만 생명의 빛으로 나아오는 길을 찾게 되니
참으로 하나님의 은혜를 경험하게 됩니다 감사합니다
권사님 기도하실 때 옆에 있으면 종종 느낍니다. 댓글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