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제 닫느냐니까 감자처럼 툭 던진다, 어둑해질 때유, 그럼 8시요? 그냥 묵묵 웃기에 내려올 때 사겠다고, 묻지도 않았는데 굳이 언질 놓고는, 유효기간 보관방식 시시콜콜 더 묻고는, 돌아오는 길에 서로 감자떡을 살까 말까, 마트에도 많다느니 신선함이 다르다느니, 몇 푼이나 한다고 몇 분이나 걸린다고, 갑론을박 지나치다 노점께로 돌아보니
별안간 훅 어두워지는 거라
웬 뻐꾸기도 웃는 거라
-『경북매일/이성혁의 열린 시세상』2023.03.31. -
-『한국동서문학』2020 / 가을호 -
이 시는 중장에서 일상의 대화를 살려 사설을 늘어놓고 있는 사설시조다. 이 시조는 자유시만이 감당할 수 있다고 여겨져 온 시의 현대성을 시조도 감당할 수 있으며 시조가 다양한 변형을 통해 독자에게 묘미를 선사할 수 있음을 증명한다.
위의 시조가 증명하듯, 시조는 함축적이고 암시적인 이미지를 보여줄 뿐만 아니라 산문적인 대화를 담을 수도 있다. 시조는 여전히 무한한 가능성을 가지고 있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