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살의 애기엄마. 고등학교 졸업장받는날.
전 올해 22살이 되었습니다. 근데 요번에 고등학교 졸업을하지요.
왜 이제서야 고등학교를 졸업하냐구요?
그 이유는 19살에 결혼을 했기 때문이죠...19살에..27살이던 신랑을 만나,
결혼을 하고 20살에 어여쁜 우리 열매를 낳았답니다.
이열매. 우리 딸아이의 이름입니다. 신랑과 저의 사랑의 열매..
그렇게 20살에 어린 엄마가되어 아이를 키웠답니다.
사람들이 몇살이냐고해서 나이를 밝힐때 고등학교졸업하고
바로 결혼한거냐고 할때마다 졸업못했다고 열매 더 크면
검정고시 볼꺼라고..늘 말했기에 열매가 돌이 지나면 검정고시를 볼 생각을 했었습니다.
그런데 열매가 돌이 지나고도 모유를 계속 먹였기때문에
어디다가 맡기고 다니지못하니 계속 하루하루 미뤄져만갔고..
심지어 나중엔 졸업장을 딸까 말까 갈팔질팡하게되었습니다.
그러다, 한 정보? 를 입수하게 되었습니다.
제가 재적이 8월달에 되었기때문에 잘하면 졸업장을 받을 수 있을지도 모른다는 것이었습니다.
그래서 학교로 찾아가 고3 담임선생님을 뵙고 말씀을 드려보니
제가 출석일수가 모자라서 한학기를 다녀야만 한다고 하셨습니다.
2학기를 다녀야하지요...
그런데 제가 결혼도했고 애기도 있기때문에 복학이 가능한지도 여쭤보았죠.
그때 상담하러 갔었을때가 여름방학이었기때문에
담임선생님께선 여름방학이 끝나면 다시 와보라고 하셨습니다.
집에와서 생각을 하면서 젖을 뗐답니다. 다른 이유도 있고해서 이때 모유수유를 중단하였죠.
원랜 두돌까지 먹일려고했었는데...아무튼 저는 생각에 잠겼습니다. 복학을 할까, 말까..
검정고시를 보기엔 공부에 자신이 없고 2학기로 복학을 하게되면
10월달쯤에 취업할 수 있으니 위장취업으로 하면,
두달정도만 다니면 되겠다는 생각에 복학을 하기로 결심을 굳혔답니다.
여름방학이 끝난 8월말의 어느날..학교로 다시 찾아가 담임선생님을 뵈었습니다.
학교에다가는 결혼했다는 사실을 숨긴채, 그냥 복학생으로
소개가 되었고 복학해도 된다는 허락이 떨어졌습니다.
남녀합반으로 반이 결정이 되고 곧있음 2학기가 시작되니
8월30일 월요일날 바로 학교에 나오라고 하시는 것 이었습니다.
그렇게 정신없이 복학이 결정 되었습니다. 나오자마자 신랑한테 전화를 걸었죠.
" 오빠~! 나 복학해도 된대..그런데 다음주 월요일부터 나오래.. "
" 오~~ 잘댔네.. 야~!! 고딩~!! 잘해봐라?
나 이제 고등학생이랑 사는거야?? " 이러면서 내심 좋아하는 것 같았습니다.
신랑한텐 내내.. 제게 늘 미안한 이유 중 하나였으니까요..자기가 졸업도 못하게했다고요..
이젠 신랑의 그 미안함을 덜어줄 수 있었기에 저도 더욱 좋았답니다.
또, 이 기쁜 소식을 더 좋아하실 시어머님께도 전화를 드렸습니다.
" 어머님~~저 송이에요~~ "
" 어~ 그래.. 잘 지냈니? 별일없고? "
" 네~ 잘지내고있어요..어머님! 저 방금 학교에서 나오는 길인데요,
복학이 결정되어서 다음주부터 학교다녀요.."
" 그래? 잘됐다~ 얘.. 나도 내심 그게 걱정이었는데 잘됐다..
잘됐다.. 결정 잘했고, 열심히 다니고.. 힘내거라 "
어머님의 힘내라는 말씀에..가슴이 뭉클해지면서 눈물이 나더라구요...
주위분들도 축하하다고 격려해주시고, 잘 다닐 수 있을까..라는 저의 걱정을 없애주셨답니다.
집에오자마자 저는 바빠졌답니다. 고이 넣어놨던 교복을 꺼내어 빨아놓고 학용품도 사고,
그리고, 제일 걱정인 열매. 열매를 어디다가 맡기느냐..
어린이집보다는 주위사람들이 낫겠다는 생각에 밑에 사시는 분께
열매를 부탁드렸죠..이젠.. 학교만 잘 다니는 것만 남았지요.
드디어. 학교가는날...약간의 설렘에 잠도 잘 못자고,
아침7시에 일어나 교복을 단정히 입고. 자는 열매를 안고내려가 맡기고 학교로 향하였죠.
집에서 가까운지라 걸어다니면되니 버스비도 줄일 수 있었습니다.
언덕을 하나 넘어야하지만요^^ 그렇게...2004년 8월 30일 첫 등교를 했습니다.
이게 얼마만의 등교인지요..교감선생님께 인사를 드리고 담임선생님과 함께 3학년 4반 36번.
저의 번호를 받고 반으로 올라갔습니다.
담임선생님이 책상때문에 잠시 교실을 나가셨을때
한 남학생이 이러더군요.." 야~!! 너 어디서 왔어?? " 하는데..
그래..아직 모르니.. 그냥 웃어주자.하면서 씨익 웃어주었답니다.
담임선생님이 들어오시고.... 저에 대해 소개를 하십니다.
" 옆에..교복을입고 서 있는 학생은....전입생이 아닌 복. 학. 생. 이다~!! " 라는 말과 동시에
앞에 저한테 어디서왔냐고 물었던 남학생...
" 어????!!! 반말했는데?????? " 하니
담임선생님께서 " 야~ 반말하면 안돼~~ " 하시니까 남학생이 죄송하다고 사과를 하더군요..
그렇게 한바탕 웃음바다가 되고 다시 담임선생님께서...
" 반말하면 안되고~ 2002년도 월드컵의 열기가 한창 뜨거울때..
잠시 학업을 접었다가.. 다시 학업을 끝마치러온 복학생이다..
너희들보다..2살이 많구나..잘 들 지내라~~ 알겠냐~~ " 라는 말씀과....
칠판에 씌여져있는 내 이름.. 이송이....이제 드디어 시작이구나..라는 생각과 함께
그렇게 저의 고3복학기는 시작이 되었죠..
열매아빠는 저의 남자친구가 되어 점심시간마다 통화하고..
선생님들이 처음보는 저를 누구냐고 전학왔냐고 하실때마다
" 복학 하셨어요.. " 라고 대신 말해주는 아이들....
누나누나, 언니언니 하며 잘 지냈답니다.
주위사람들이 학교 잘 다니냐고하면 전 그랬죠..
" 뭐..그냥..인사받으면서 학교다녀요~ ^^ " 라구요.
그런데 제일 가슴아팠던건, 바로 열매가 조카가 되었던 순간이었답니다.
어느날 제 폰에 있던 열매사진을 여학생들이 보고
" 언니. 이 애기 누구에요? " 하는데,
" 응? 그 애기? 이쁘지... 내................조카야..."
이러는데 가슴이 미어지고 열매한테 너무 미안했습니다.
딸아이를 조카라고 하는.. 엄마의 마음.. 그날 집에가서
열매를 꼬옥 안아주며 미안하다고 눈물도 흘렸답니다..
이렇게, 낮엔 고등학생 밤엔 애기엄마 로..
11월달까지 학교를 다니고, 신랑회사로 위장취업을 시켜놓고
집에서 다시 열매와 함께 지내고있답니다.
학교다니랴, 집에오면 열매보랴, 집안일하랴 몸은 많이 힘들었지만.
주위분들이 많이 격려해주시고 걱정해주셔서 잘 다닐 수 있었답니다.
짧게다녔지만 그래도 그 노력의 결실이 2월 3일에 맺어졌답니다.
평생 잊을 수 없겠죠..학업을 마칠 수 있었던 그 날들을요..
그리고, 졸업식날 밝혔답니다. 조카라고 했던 아이가.... 소중한 나의 딸 열매라구요..
긴글 읽어주셔서 감사하고요. 저의 졸업. 많이 축하해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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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까지가 보냈던 사연이네여^^ ㅎㅎ 제 사연읽어주시고나서 노래를 어린신부OST 틀어주셨어여 ㅋㅋㅋ
졸업식때 사진이 날아가버려서 ㅠㅠ 없네요.. 아쉬워라; (타싸이트에 링크해서 올렸었는데, 관리를 안해줘서 삭제당함;;;ㅠㅠ)
이 사진이.. 복학해서 다닌 고3때 사진이에여..ㅋ
담임쌤님은 제가 애기엄마라는걸 알고계셨거든여.. 자퇴했었을당시 담임쌤하고 두분이서..
저 사진은 담임쌤 특별활동 풍물반 대회참가 따라갔다가, 순위발표까지 있기엔 시간이 너무 늦어서 담임쌤이 먼저 가라고해서
집에 갈때...찍은 사진이에여.. 나이는 22살이지만, 교복을 입었다고 표를 사는데 학생표를 주더라구요ㅋㅋㅋㅋ
긴글인데, 재밌게 읽으셨나여~?ㅎㅎ
사연으로 뽑힌 내용이 담긴 카세트테이프는 정말 소중한 보물이에여ㅎㅎ
뽀너스.ㅋ
이 사진이..진짜 고3때 찍은사진 ㅋㅋㅋㅋ 하도 화장을 하고댕겨서; 고등학생으로 안봤더라던;; ( --);;
술집가도 민증검사안받고 무난히 들어갔었던~ㅎ 오히려 애낳고나서 열매없이 호프집가면 민증검사받더라구요 ㅋㅋ
그 아이러니한기분~ ㅋ ㅑㅋ ㅑㅋ ㅑ~ >ㅁ<
첫댓글 정말정말 너무 잼난 이야기네요. 읽으면서 귀까지 올라가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자퇴할때의 그 심정을 생각하니 또 가슴이 아프기도 했구요. 이렇게 좋은 결실을 맺으셨으니 정말 행복하네요.
그 자퇴서를.. 집을 나가버리면서까지 결혼을 한 제 대신..엄마가 자퇴서에 싸인을하셔가지구..많이 죄송했는데.. 잘 사는모습보여드리는게 효도라고 생각하면서 잘살려구요^^ㅎ
ㅎㅎ 진짜 고3때 사진 성숙해 보이시네요. 늦었지만 졸업하신거 축하드립니다.~
지금은 저때처럼 화장하러다니라고하면 귀찮아서라도 못하겠어여;;ㅎㅎㅎ 역시 아줌마는 아줌마인가봐여ㅡㅜ 감사합니다 ^^
짝짝짝~~~~` 인생을 멋지게 꾸며 가시네요..~
사랑에 책임을 질 수 있는 용기가 너무 멋지세요 ^^ 애기 열매사진도 보고싶어요 ㅎㅎ
열매사진은 사진방에서 찾아보심 있어요 ㅎㅎ 올해 7살된 사진이여ㅎ
나중에는 열매가 더 큰 행복이 될 겁니다... 친구같은 딸이 되어 주겠지요...
저희 친정엄마도 젊어서 저 낳으셔가지구... 친구같아여.. 열매도 저랑엄마같은 사이가 되겠져 ^^
우와~드라마 같은 이야기예요~송이님 나랑 동갑인데.. 가정 빨리 이뤄서 이렇게 잘사는 모습 보니..부럽네요^^
엇.. 박똘님 26살이세여?? ㅎㅎ 몰랐네여 ^-^
헐....잘못알았군요..올해 27입니다~ㅋㅋ
울 송이에게 그런 사연이 있었구낭....와감동의 물결이^^ 장하구 대견하구역쉬 어머니는 강하다는 말이 맞나바공부하랴 살림하랴 정말 힘들었겠당...울 송이 다시 보인다^^머쪄^^
으 나 멋쬬 마지막엔 편도선염이 심하게 와가지거.. 병원에서 입원하랬는데, 열매땜시로도 못하궁...; 학교도 못가겠어가지구..신랑이 담임한테 전화해서 통화했다니까 ;;
이쁜 사연 잘 읽었습니다...
감사합니당 ^-^ㅎ
송이님 열매랑 신랑님이랑 복받고 행복하게 사세요.....너무나 예쁩니다....ㅎㅎ^^
넹~ 감사해요~ 건사님두^-^
꽃이 피면(송이님^^) 열매가 열리지요(따님). 이름까지도 이렇게 드라마틱할까요?ㅎㅎㅎ여성시대에 출연하신 일은 어쩌면 너무도 당연하지도 모르겠습니다. 어린 주부님인 건 알았지만 이런 사연이 있으리라고는 상상도 못했네요. 늦었지만 졸업 축하드립니다. 앞으로 더욱 행복하시길 빌께요^^
ㅎㅎ 첫 말귀 너무 마음에 드네요~ 꽃이피면 열매가 열린다라.. ㅎㅎㅎ 마음에 콕- 박혔어여^^ ㅎㅎ 감사합니다~
상황에 안주하지 않고 노력한 모습이 너무 이쁘네요~ 열심히 다지기 하셔서 늘 행복하세요~^^*
감사합니다 ^-^
하하 너무 대단하세요 애엄마가 교복입고 학교댕기고 재밌으셨겟어요 사연이 재밌네요 정말 드라마같아요
네 ㅎㅎㅎ 평소에 열매 데리고다니면서 반친구들이나 선생님 만날까봐서리; 노심초사; ㅎ
그럼 송이님이 나이가? 저랑 비슷? 아니 2002년도에 고3이었으면 제가 2001년도 졸업인데 2000년도가 고3이었구요 그럼 저랑 정말 비슷하겟는데요? 맞죠? 저는 82년생이예요
오~ 저보다 2살언니시네여 ^^ 전 84년생이에여~~~~ㅎㅎ
이런 사연이 있는 줄 몰랐어요.. 안주하지 않고 다시 복학하신 용기도 대단하시고.. 글 읽으면서 눈가에 이슬이..
에궁~~ 감사합니다 ^^ 세상의 눈길이.... 정해진대로의 길을 안걸으면 색안경을 끼고 보져..... 검정고시로 졸업을했더라도... 순탄히 졸업한학생과는 틀리더라구여.. 쟤는 무슨 사고를 쳤길래 졸업도 못하고 검고로 졸업을한거야? 라고.......;
우와 그렇네요 제가 언니예요 ㅋ 우왓 신기해요 언제 보라에서 다같이 모이면 얼마나 재밌을까요 여자들의 수다
ㅎㅎ 시간가는줄 모를꺼에여^^
오~므찌다~드라마예여~좋겠어요~나도 좀 일찍 결혼할껄 그랬봐요 .내머리텅이 점점뽑히고있엉 ㅠ.ㅠ
ㅋㅋㅋㅋㅋㅋㅋㅋ 뒤늦은 후회.
근데.. 아이러니하게도... 열매가 일찍결혼한다고하면 결사반대할꺼에요 ㅠㅠ
와~ 저도 여성시대 팬인데..... 드라마틱한 얘기가 소개 되었었네요...^^ 늦었지만 졸업 축하드리고..... 살짝 일찍 결혼하신 스토리가 궁금했었는데... 이런 내용이었군요~ 영화소재로 써도 되겠어요~^^ 그리고 왜 점점 나이들수록 어려보이는 사람 있잖아요.... 송이님이 그런 스타일인듯해요~^^
ㅎㅎ 감사합니다 ^^ 얼굴은 학생같다고하는데.... 몸이 안따라줘서 말이죠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