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태는 대구과(大口科)의 물고기로 우리나라를 비롯한 러시아, 일본의 주요 수산물이며 한류성(寒流性) 어종이다. 몸은 가늘고 길며, 전체에 특이한 무늬가 덮여있고 머리와 입이 큰 편이다. 수심 50-450m 되는 수층에서 수컷은 중층, 암컷은 저층에서 떼를 지어 다니며 생활하고 탐식성으로 작은 갑각류, 어류, 곤쟁이류, 오징어류 등을 먹는다.
예로부터 전통 혼례와 제사, 고사 등 관혼상제(冠婚喪祭)에 없어서는 안 될 귀중한 생선으로 동해안 북쪽에서 많이 잡혀 북쪽에서 나는 고기라는 뜻으로 북어(北魚)라고 부르고 얼린 명태는 동태(凍太), 얼리지 않은 명태는 생태(生太) 또는 선태(鮮太)라고 부른다.
명태는 강원도 높은 산바람에 얼렸다 녹였다 하여 말리면 더덕처럼 빛깔이 누렇게 되고 살이 연해지는데, 이를 더덕북어라 한다. 이 더덕북어를 황태(黃太)라고 부른다. 경북 영덕 지방에는 명태를 바닷바람에 밤에는 얼렸다가 낮에는 녹였다 하면서 반쯤만 말려 먹기 좋게 만드는데 이것을 코다리라고 부른다. 또한 우리 귀에 익숙한 명태 새끼를 부르는 이름으로 노가리라는 게 있다.
노가리를 깐다는 표현이 있는데 말이 많거나 그럴듯하게 거짓말을 늘어놓는 것을 속되게 이르는 말로 명태는 산란기에 한 마리가 약 10만-100만 개의 알을 낳는데, 이렇게 한꺼번에 많은 알을 낳는 것에 사람이 말을 많이 하는 것을 빗댄 표현이다.
명태 이름의 유래에 대해서는 여러 설이 있는데, 이유원의 임하필기(1871)에 옛날 함경도 감사가 명천에 갔다가 태씨 성의 한 어부가 바친 생선을 맛있게 먹고 이름을 물었으나 이름이 없다고 하자 명천의 어부 태씨가 잡았다 해서 명태란 이름을 지었다고 적고 있다. 하지만 그것은 한낱 전설에 불과하다.
보통 생선의 이름은 상어, 복어, 민어 하듯이 어(魚), 갈치, 멸치, 꽁치 하듯이 치, 그리고 서대, 횟대, 보굴대, 낭태, 명태 하듯이 대ㆍ태로 불린다. 명태는 고려 시대 때부터 함경도, 강원도 등 동해안 연안에서 많이 잡히는 물고기였지만, 그냥 무명어로 불리는 등 이름조차 없는 물고기였으며, 세종실록지리지에도 그 기록의 흔적이 보이지 않으나 1530년에 출간된 신증동국여지승람에 무태어(無泰魚)란 칭호로 명태가 처음 등장하고 임원십육지에 태어(太魚)로 나오는 것으로 보아 명태의 태는 고기를 뜻하는 것으로 보인다.
18세기 말에 간행된 재물보에는 북해에서 잡히는 생선이라서 북어라 부른다는 기록이 나오고 그 후의 서유구가 어류에 관해 저술한 난호어목지(蘭湖漁牧志)에는 생것을 명태, 말린 것을 북어라 했다고 전해지고 있다.
어쩌면 삼수갑산 깊은 산골짜기에 사는 사람들은 눈이 침침해지는 병이 많았는데 해변에 나와 이 명태 간(肝)을 오랫동안 많이 먹고 들어가면 눈이 밝아진다고 하여 밝을 명(明) 자가 붙었거나, 이 명태 간으로 기름을 짜 등(燈)의 기름으로 사용을 하였으므로 밤을 밝게 해주는 고기라 해서 명태가 되었을 확률도 있지는 않을까? 하는 생각도 해본다.
명태는 풍부한 단백질과 필수아미노산, 지방, 칼슘, 철분 등의 영양성분이 다양하게 들어 있으며 명태에 풍부한 비타민 E와 토코페롤이 항산화 작용을 하여 노화 예방에 탁월한 효과가 있으며, 콜레스테롤 수치를 낮춰 혈액순환을 도와 동맥경화, 고혈압, 심근경색 등의 혈관질환 예방에 도움을 준다.
또한, 나이아신과 레티놀 성분이 함유되어 있어 피부를 매끄럽게 하고 주름을 방지하여 주고 질 좋은 비타민 A는 눈 건강과 백내장 예방에 도움을 준다. 필수아미노산과 타우린이 함유되어 있어 간을 보호하고 알코올을 분해하여 숙취 해소와 피로 해소에 도움을 준다.
또한 소변을 잘 나오게 하며 노폐물과 독소 배출에 도움을 준다. 칼슘과 인, 철 등의 무기질을 함유하고 있어 관절 건강에 도움을 주고 골다공증 예방에 좋다. 또한, 풍부한 리신(ricin, 라이신)이 세포의 발육을 도와 성장기 어린이들의 성장발육에 도움을 주고, 100g당 98kcal로 지방이 적으며 열량이 낮고, 콜라겐과 단백질이 풍부해 피부미용과 다이어트에 좋다.
한방(韓方)에서 명태는 성질이 따뜻해 손발이 차고 속이 냉한 사람에게 좋으며 뼈와 장기를 보호하여 장 건강에 좋고 감기ㆍ몸살로 인한 체력 저하 예방에 도움을 준다고 하였다. 명태의 제철은 1~2월이며 살코기와 곤이(鯤鮞)는 국이나 찌개용으로, 알과 창자는 각각 명란젓, 창란젓으로 이용된다.
명태를 이용한 요리로는 북어무침, 북어 전, 적, 조림, 찌게, 찜, 포, 냉국, 구이 등 매우 다양하다. 또한 마른 북어에 파를 넣고 달걀을 풀이 끓인 장국은 술국으로도 일품이며 입맛을 잃었을 때도 좋다. 따라서 명태는 서민들의 긴긴 겨울을 나는 훌륭한 보양식이자 가장 친근한 식재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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