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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朴의 여자' 전여옥이 이명박 캠프에 입성하던 날 'DJ의 남자' 함승희가 박근혜 캠프에 합류했다. 물론, 함승희가 전여옥 만큼 정치적 스포트라이트를 못 받기는 했지만 박근혜 입장에서 볼 때 명명백백한 시너지요, 플러스알파다. 왜냐하면 함승희는 '김대중 노선'을 표방했던 사람이면서도 호남출신이 아니기 때문이다. 강원도 양양에서 태어난 그는 법조인의 길을 걷다가 16대 총선 당시 서울에서 당선된 인물이다. 1993년 동화은행 비자금 사건 담당검사로 활동하는 등 홍준표 못지않은 '스타 검사' 출신이다. 전여옥의 이명박 캠프 입성은 스포트라이트에 비해 그 상징성과 시너지 측면에서 부정적인 요소들이 더 많이 부각될 수 밖에 없다. 이명박이 박근혜를 향해 입이 아프도록 외쳐온 것이 바로 '네거티브 중단하라'인데, 바로 그 '네거티브'의 대명사인 전여옥을 영입했다는 것은 스스로의 명분과 입지를 부정하는 것이나 다름없다. '저격수'로 활용하자니 그동안 유지해온 명분을 송두리째 부정해야 하고, 다른 용도로 쓰자니 마땅한 곳도 없다. 그 뿐만이 아니다. 변절을 그 무엇보다도 죄악시하는 경상도 정서에 비추어볼 때 '전여옥'은 경상도 표 떨어뜨리기 딱 좋은 카드다. 노무현-정몽준 후보단일화 경쟁시 김민석 배신이 호남의 역풍을 불렀고, 그것이 수도권 여론 격변의 진원지가 되었음을 잊지 말아야 한다. 이것만 보더라도 박근혜와 이명박의 경선 행보는 매우 대조적이다. 장준하 선생 미망인을 찾아가서 과거와의 화해를 하고, DJ 핵심 브레인이었던 함승희를 캠프로 영입함으로써 박근혜는 세가지 취약계층을 효과적으로 공략하고 있다. '과거와의 화해'를 통해서는 3040세대와의 소통을, 그리고 함승희 영입을 통해 수도권 '親김대중' 성향의 유권자들에게 다가가고 있는 것이다. 이에 반해 이명박은 전여옥과 이기택을 영입함으로써 마치 변절자들의 집합소와 같은 모양새를 갖춰나가고 있다. 잘 알다시피 이기택은 김영삼-김대중-이회창-김윤환을 넘나들었던 사람이고, 전여옥은 정몽준-노무현-박근혜를 거쳐간 사람이다. 이기택은 경상도를 배신한 사람이고, 전여옥은 합리적 보수층을 배신한 사람이다. 바로 이 대목에서 이명박 캠프의 총체적 전략부재가 여실히 드러난다. 최근 박근혜 캠프의 행보를 보면 3040세대, 호남, 수도권 등 자신의 취약지역을 향한 적극적인 공략이 눈에 띈다. 장준하 선생 미망인을 찾아가서 화해하고, 서울시당 출정식에서 김수철의 '젊은 그대'를 부르고, DJ 브레인 함승희 영입까지... 그야말로 탄력받은 행보를 계속하고 있다. 그러나, 이명박 캠프는 김재정-이상은 뒤에 숨어버린 채 '처남과 나는 별로 친하지 않다'는 변명 속에 전여옥, 이기택 등 변절자들을 거침없이 받아들이고 있다. 정치권에서 '유유상종'이라는 사자성어가 회자되기에 딱 좋은 행보을 스스로 하고 있는 것이다. 어제(12일) 발표된 조인스닷컴 여론조사에서 TK, PK, 충청이 모두 박근혜로의 '표쏠림' 현상을 나타내고 있는 것도 이와 결코 무관하지 않다. 박근혜는 TK (박근혜 44%, 이명박 28%), PK (박근혜 34%, 이명박 32%), 충청 (박근혜 34%, 이명박 19%), 강원 (박근혜 41%, 이명박 23%) 등 전통적인 한나라당 텃밭에서의 확고한 우위를 바탕으로 이명박의 아성인 수도권을 향해 거침없이 나아가고 있는데, 이명박은 전여옥-이기택 영입으로 이들 지역에서 더욱 고전할 수 밖에 없는 '재료'를 쏟아내고 있다. 경상도-충청도-강원도를 모두 박근혜에게 내준 상태에서 수도권과 호남을 범여권 후보와 나눠먹기 해야 하는 상황에서 과연 '지지율 1위' 구도가 언제까지 갈 수 있을까? 오늘(13일) 발표된 중앙일보 여론조사는 이와같은 이명박 측의 딜레마에 그야말로 쐐기를 박은 형국이다. 후보에 대한 주변평가 흐름을 묻는 질문에 대해 이명박의 경우 '나빠졌다'가 무려 61%에 달한 반면 '좋아졌다'는 8%에 불과했다. 특히, 이명박측 재산 의혹에 대해 '대통령이 되는데에 문제가 있다'는 응답이 56%로 '문제되지 않는다' 40%보다 앞서는 것으로 나왔다. 그러나, 박근혜의 경우 최근들어 주변평가가 '좋아졌다'가 24%로 '나빠졌다' 16.7%에 도리어 앞서는 것으로 나왔다. 이명박에 대한 주변여론이 급격히 악화되고 있는 반면, 박근혜의 경우 도리어 개선되고 있음을 알 수 있는 대목이다. 지난 10일 발표된 내일신문-한길리서치 여론조사에서도 이와 비슷한 흐름이 나타났었다. 이명박에게 제기되고 있는 부동산 투기 및 재산 은닉 의혹 등과 관련 응답자의 64.6%가 ‘부동산 투기 및 은닉 의혹이 있다고 생각한다’고 응답했고, ‘근거없는 네거티브 공세라고 생각한다’는 응답자는 24.6%에 지나지 않았다. 그 뿐만이 아니다. 최근 이명박에 대한 의혹 제기가 청와대와 국정원 등 현 정부의 공작이라는 주장에 대해 ‘정부 측의 이명박 죽이기라는 주장에 동의한다’는 응답은 34.1%에 불과한 반면 ‘이명박 후보측이 자신에게 쏠리는 의혹을 피하기 위한 근거없는 주장이라고 생각한다’는 응답은 46.6%였다. 특히, 최근 이명박에 대한 주위 여론이 '나빠졌다'고 답한 사람이 48.8%나 되었다. 물론, 아직까지 여론조사 지지율 1위는 분명 이명박이다. 그러나, 최근 실시된 각종 여론조사에서 유권자들은 지지율이라는 단순한 숫자에 묻혀 잘 보이지는 않지만 조금씩 자신들의 속내를 드러내보이고 있다. 지지율 2위 박근혜의 자신감과 지지율 1위 이명박의 초조함이 교차할 수 밖에 없는 이유다. |
2007-07-13
11:21:22 |
첫댓글 전여옥과 함승희...양 캠프의 실상을 보여주는 본보기적인 영입양상입니다.전여옥을 불러들인 이명박 캠프는 스스로 폭탄을 껴 안은 형국입니다.그것도 곧 터질 것이 충분히 예견되는 시한폭탄입니다.
변절자들의 둥지가 된 캠프...쪽박나는 순간은 이미 카운트다운 시작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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