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안 기숙형중학교와 거점고에 대한 구체적인 추진일정을 오는 6월 11일까지 밝히지 않으면 학생 등교거부 등 실력행사에 들어가겠다"
지난 달 28일, 전남도의회 본회의에서 신안 기숙형중학교 기본·실시설계비 8억여 원이 전액 삭감되면서 신안 비금·도초 주민들이 3일 오전, 전남도교육청을 전격 항의방문했다. 이들 주민들은 이중흔 부교육감, 김복휴 총무과장, 김재원 행정과장이 배석한 가운데 열린 간담회에서 성의 없고 무책임한 전남도교육청의 태도에 대해 집중 성토했다.
김범준 비금중·고 운영위원장은 "도교육청에서 비금중학교 기숙형 중학교 설립을 약속해 올해 3월 1일자로 28명의 비금중 학생들을 도초고로 입학시켰다"면서 "그런데 전남도의회에서 기숙형 중학교 실시·설계비가 전액 삭감돼 1년 이상 지연되는 것은 물론 학교만 없어지고 만다는 여론이 팽배해 (전학했던) 학생들을 비금고로 되돌려 달라는 민원이 폭주하고 있다"면서 도교육청 차원의 대책마련을 촉구했다.
권오연 신안군의회 의원은 "지난 1년 8개월동안 우여곡절끝에 토론회와 공청회를 거쳐 비금관내 주민 98%와 도초 주민 62%이상이 찬성해 추진된 기숙형 중학교와 거점고 문제가 전남도교육청의 공유재산관리계획 절차무시로 추경에서 예산안이 전액삭감됐다는 것이 말이 되느냐"면서 이에 대한 납득할 수 있는 해명을 요구했다.
이어 권 의원은 "현재 비금 주민들은 도초고로 입학한 학생들에 대해 (비금고로의) 원상복귀를 강력하게 요구하고 있다"면서 "(전남도교육청이) 연말 정리추경 과정에서 전남도의회와 협의를 통해 재실시를 한다는 등 구체적인 추진과정을 명확하게 밝혀 달라"고 요구했다. 특히 도초지역 한 운영위원장은 "일단 거점고 추진을 위해 이동했던 학생들을 원위치 시킨 후 추진여부를 결정해야 한다"면서 "도교육청과 도의회가 협의를 통해 연말 이전까지 추진여부에 대한 입장을 밝혀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이중흔 부교육감은 "공유재산관리계획은 의회 승인과정을 거쳐야 하지만 교육부에서 사상최초로 추진되는 섬지역 기숙형 중학교에 대한 예산지원 전례가 없어 일단 설계비만 9억원정도 배정한 것으로 알고 있다"면서 "설계과정에서 예산지원의 총규모가 확정되면 추후 의회 승인과정을 거치려고 했지만 여의치 않았다"고 해명했다.
이어 이 부교육감은 거점고와 기숙형중학교 사업이 전남도교육청이 추진하고 있는 농어촌소규모학교 살리기 사업과 배치된다는 일부 여론에 대해 "초·중학교는 작은학교를 살리고, 고등학교는 거점고로 육성한다는 것이 도교육청의 기본 입장"이라며 "하지만 비금-도초 지역의 주민들이 찬성하고 예산 등 여건이 확보된 만큼 비금중학교의 기숙형 중학교 육성사업은 필요했다"고 답변했다.
하지만 이날 신안 지역 학부모들은 "일부 주민들이 법원에 업무추진 가처분 신청서를 제출했다고 주민의 대부분이 찬성한 일을 행정기관에서 그만둔다면 전남도교육청에 대한 신뢰도가 떨어질 것"이라며 "진행과정에서 일부 반대 여론이 있다고 대부분의 주민이 찬성한 사업을 미적거리며 눈치보기식 행정을 해서는 안된다"고 조언했다.
특히 "지난 1년 8개월에 거친 논의과정을 거친 후 가까스로 추진된 사업을 중도에 그만둔다면 비금과 도초 주민간에 감정의 골만 깊어질 것"이라며 "도교육청이 일관된 의지를 갖고 강력하게 추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오홍재 신안 기숙형중학교와 거점고 추진위원장 겸 신안교육미래위원장은 "지금 비금도 주민들은 전남도교육청에 엄청난 배신감을 갖고 있다"면서 "공유재산관리계획의 의회 승인 절차를 생략하는 등 업무상 서류 미비때문에 사업이 취소됐다는 것을 도무지 이해를 하지 못하고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오 위원장은 "장만채 교육감이 오는 11일 오전까지 기숙형중학교와 거점고 추진에 대한 구체적인 일정을 비금-도초 주민들에게 명명백백하게 밝혀야 한다"면서 "이후 (전남도교육청의 의지표명 결과에 따라) 학생 등교거부 등 투쟁수위를 결정하겠다"고 전남도교육청을 압박했다. 특히 오 위원장은 "비금도 주민들은 자녀교육이라는 생업을 건 최우선적인 일인데도 불구하고 교육감이 안계셔서 그런지 몰라도 도교육청 차원의 대책은 대단히 추상적이다"고 질타했다.
한편, 전남도의회는 지난 달 28일 본회의를 열고 교육위원회가 제출한 수정동의안에 따라 신안 기숙형중학교(비금중) 기본·실시설계비 8억여 원을 전액 삭감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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