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제가 파이어베이스 글로리아 던가... 그럴겁니다.
캄벳 시네마에서 구했구요..
오래된 비디오 필름임에도 화질이 망가지거나 한 것은 없습니다.
좋은 편에 속하네요..
차일피일 미루다 이제야 감상기를 올려봅니다.
- 글로리아 -
1968년 테트 대공세를 얼마 남겨두지 않은 시점.
老 상사가 해병대원들을 이끌고 수색정찰에 임한다.
든든한 자신의 아들과도 같은 디날도 하사와 함께...
수색정찰을 하던 중 대규모 공세의 낌새를 채고 땅굴수색중 포로로 잡힌 장교의 증언에 따라 상부에 보고하나 월맹측에서 제시한 구정기간동안의 휴전을 그대로 믿은 군상부에서는 이같은 보고를 일축한다.
작전을 마치고 헬기로 귀환하는 도중 베트콩의 공격을 받아 인근에 있던 글로리아라는 기지에 비상착륙을 하게되고 오갈데 없게된 상사와 해병대원들은 그곳에 머물게 된다.
글로리아 전진기지의 책임자인 대위를 만나 대규모 공세에 대해 경고하는 상사.
그러나 그는 마약에 쩔어 있었고 횡설수설하며 전의따위는 보이지 않았다.
중대장이란 사람이 이러하니 밑의 부하들 역시 군인다워 보이지 않는다.
그나마 요청했던 보급헬기가 내려준건 맥주와 콘돔뿐,
요청했던 라디오와 탄약, 약품은 뵈지도 않는다.
잘못하면 객지에서 묘자리 쓰게된 상사는 디날도 하사와 상의 끝에 부대를 접수코자 대위를 제거할 생각을 하는데...
역시 죽이기는 불쌍했는지 한밤에 적의 공격으로 가장 지휘본부에 40mm 유탄을 쏘아 대위를 부상시켜 후송 보내고 만다.
실질적으로 부대를 장악한 상사.
참호를 파고, 진지를 구축하고, 부대원들에게 공세에 대비할 것을 명령한다.
차츰 진행되는 진지구축을 보며 베트콩 대장동무는 상사가 만만치 않은 상대임을 직감한다.
이튿날 대규모의 공세를 펼치는 베트콩...
헬기장으로 박격포탄이 날아가고 수백명의 베트콩들이 물밀 듯이 쳐들어온다.
숫적 우세를 바탕으로 파상공격하는 베트콩.
몇번이나 후퇴를 거듭하며 고전을 하는 미군에게 미군헬기가 지원하여 가까스로 함락은 막았으나 공세가 끝은 아니다.
무수히 많은 시체더미를 찾아다니며 확인사살과 화기노획을 하는 미군.
전의로 불타오르는 베트콩 대장동무와 배수의 진을 친 관록의 미해병상사와의 마지막 전투가 시작되는데...
영화의 배경
영화는 TET Offensive를 배경으로 하고 있다.
구정 대공세라는 번역으로 불리는 이 전투는 동양의 전통 명절인 구정 잠정 휴전기간에 대규모의 공세를 펼친 것으로 순진한 미군은 이를 믿었고(믿었다기보다 믿고 싶었을거라 생각됩니다. 지긋지긋하게 무더운 먼 이국에서 남의 전쟁을 떠 맡다보니..) 명절을 맞아 검문이 느슨해진 틈을 타 귀향객으로 위장, 병력을 모아 공세를 하게 된다.
베트남전의 분수령과 같은 전투로 전례없이 대규모로 진행되었으며 사실상 이 공세를 기점으로 미군은 여론의 압력과 정부의 무관심으로 인해 슬슬 발을 빼려 했기 때문이다.
사이공의 미 대사관이 유린되는 모습은 (성공적으로 막아내기는 했지만 미국인들은 본토를 공격받은 것 처럼 자존심에 큰 상처를 입었다.) TV를 통해 본토의 가정마다 배달되었고 안그래도 인기없는 전쟁에 회의를 불러일으키며 연일 반전데모가 끊이질 않았다.
베트콩(월맹도..)은 이 공세로 외적으로는 미군에게 치명타를 입히고 전세를 역전하려 했으며, 내부적, 정치적으론 월맹군에 대해 유리한 위치를 선점하고자 했으나 오히려 무리한 진행으로 그 세력이 위축되게 된다.
이 공세는 게릴라전의 대가들이 대규모의 공세를 펼치는 것이 얼마나 위험한 결과를 초래하는지를 보여주며, 베트콩 대장동무의 말대로 공세 이후로 월맹군이 항미전쟁의 주도권을 쥐게 된다.
공세 자체는 성공점수를 주기엔 부족하지만 전쟁의 측면에선 큰 의미가 있다고 하겠다.
영화의 고증 및 설정.
무엇보다 이 영화를 빛나게 하는 것은 탄탄한 스토리와 대규모 전투씬이다.
다른 베트남 영화가 소대나 중대 단위의 기껏해야 수십여명의 정글내 전투나 도심에서의 사보타주 정도에 그친 반면 (위워솔져는 한참 후에 나온 영화니 이것은 예외로 한다.)이 영화는 중대기지 방어전을 모습을 리얼하게 보여준다.
헬기포트로 날아드는 박격포탄, 지그재그로 파여진 교통호를 어지럽게 돌아 다니는 미군병사, 부대내 의무실, 착검하고 백병전하는 모습이나 벌목도로 싸우는 등등 스케일로 볼 때 이 영화만큼 스팩터클한 대형 스케일이 맘에 든다.
만든 시점이 시점인지라 한손으로 자동사격하기, 총 한번 휘두르면 3명 같이 죽기 등 지금 시점으론 3류처럼 보이는 면도 없지않아 있다.
우리나라 사람들이 싫어하는 미국만세도 없고, 미개한 원주민이나 자신들보다 열등하게 그려지던 베트콩들도 정예의 멋진 사람들로 그려낸다.
고증으로 본다면 유니버설 아모 파우치도 초기형의 각잡힌 놈이 간혹 보이며, 1st 패턴의 정글퍼티그도 눈에 띈다.
해병대로 나오는 상사와 하사는 타이거 스트라이프를 입고 있다.
실재로도 타이거 패턴은 미 해병대에서 많이 사용되었다.
하지만 M55 방탄조끼나 퍼스트에이드킷트같이 해병을 상징하는 물건은 보이지 않는다.
무기로는 M16A1과 AK47이 그야말로 발에 채일 정도로 많이 나온다.
그 많은 수의 프롭을 어디서 조달했는지 궁금할 정도.
어느정도인고하니 총을 쏘다가 탄환이 떨어지면 탄창교환하지 않고 옆에 떨어져있는 총 주워쓴다. -_-;;
탄창은 죄 30발들이 바나나탄창이 달려있는데 68년 시점엔 이 정도로 흔하지도 않았을텐데..
이것도 지옥의 묵시록처럼 필리핀 군에서 대여한 것으로 보인다.
콜트는 물론 상사의 개인화기로 S&W 밀리터리 엔 폴리스로 보이는 리볼버도 등장, 위기에서 목숨을 구하며, M60, Cal.50도 많이 나온다.
Cal.50은 프롭임에도 불구하고 덩치에 어울리게 흙먼지를 풀썩풀썩 내며, M14로 저격하는 모습도 잘 묘사되어있다.
우리에겐 잘 안 알려진 영화라 아쉬운데 썩 잘된 영화라 생각됩니다.
전쟁영화 좋아하시는 분들은 한번쯤 보시는것도 좋을 듯 싶네요..
어떤 분이 영화후기를 올려달라기에 급조해서 쓰다보니 오류도 많은 것 같은데 이해해주세요.
영화평 쓰는 분들이 대단해 보입니다. 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