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중화 雨中花
김일호
당신,
아직 거기 있었네요
먹구름 하늘에서
억수가 쏟아지던 그 밤 지나
당신의 생존을 확인하였습니다
몇 날 며칠
노도처럼 밀려온 암흑이었지만
미덥지 못한 하늘만 바라보며
함께 울어주지 못해 미안했습니다
그래도 흠뻑 젖은 채
기적처럼 살아남아 웃고 있는 그 모습은
반가운 당신이었어요
이제 어둠이 걷히고 바람 잦아들면
그때 다시 젖은 어깨에 기대어
차마 하지 못해 오래 망설였던 그 말
사랑한다고 말하겠어요
나리꽃 향기
늦 사랑이라서 더 간절한
그 마음 받아주는
당신 참 고마운 사람입니다
이제는 더 멀리 달아날 수 없습니다
그렇다고 더 가까이 다가갈 수도 없습니다
이쯤에 서 있는 가슴에
꺼내 보일 수 없는 그리움만 쌓여갈 뿐입니다
처음 만난 그때부터
이룰 수 없는 사랑인 줄 알았지만
인연의 끈 그 매듭을 어떻게 풀어야 할지
못 본 척 지나 지나쳤었습니다
어둠이 깃들어
잊고자 뒤척였던 날마다
창틈에 스며들던 별빛처럼 반짝이던
당신의 그 미소
손을 당겨 안아보지 않아도
폐부에 가득 차는 당신의 향기
당신은
내 앞길의 눈부신 빛이요
내가 호흡할 수 있는 신선한 향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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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세종문학(연기문학)회장,전)소금꽃시문학회장,전)세종시인협회장,전)한국문협세종시지회장,전)세종문학진흥위원회부위원장,백수문학발행인, 제11회 연기군민대상 수상,국민훈장목련장 수훈,시집<노을에 젖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