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산 석림동 성당 방윤석 베르나르도 신부님의 2010년 2월 21일 사순 제1주일 다해 강론으로 제목은 ‘준비, 땅!! '입니다.
준비땅2.mp3
준비, 땅!!!
찬미 예수님! 여기는 전화로 듣는 천주교 주일 강론 ‘말씀의 전화’입니다. 서산 석림동 성당 방윤석 베르나르도 신부가 매주 토요일 입력하고 있으며 전국 어디서나 시내전화 한 통화요금으로 들으실 수 있습니다. 인터넷은 검색창에 ‘말씀의 전화’를 치시면 됩니다. 지금부터 2010년 2월 21일 사순 제1주일 강론을 시작하겠습니다.
대전주보 오늘자 강론 “준비, 땅!!!”이란 제하의 최병규(안드레아) 신부님의 글을 소개합니다. 하늘엔 만국기가 걸려 있고, 잡음 섞여 나오는 확성기에서는 위풍당당 행진곡이 울려 퍼지던 날... 운동장 어귀에는 번데기나 솜사탕, 아이스크림과 화약총을 파는 좌판이 즐비했고, 저마다 노란색 혹은 파란색 머리띠를 하고 운동장을 돌아다녔던 날. 1년 중 몇 안 되는 맛있는 김밥을 먹을 수 있던 날. 그날은 바로 운동회 날이었습니다. 운동회의 백미를 꼽으라면 저마다 다르겠지만, 제게는 100미터 달리기였습니다. 석회가루로 그려진 달리기선 오른편에는 어머니와 가족들이 숨죽이며 날 쳐다보고 있고, 일렬횡대로 늘어선 대여섯 명의 친구들이 출발선 앞에 서서 어깨를 들이밀던 순간의 적막. '준비, 땅!!!' 출발 소리에 귀 기울이던 그 순간의 긴장은 아직도 뇌리에 선명하게 남아 있습니다.
그런데 어른이 된 지금, 다시금 성공적으로 달리기 위한 최선의 노력을 기울이고 있습니다. 이번엔 100미터를 달리는 게 아니라, 40일을 달리는 것입니다. 출발 신호 '준비, 땅!!!'은 지난 재의 수요일을 기해 이미 울려 퍼졌습니다. 이제는 대여섯 명이 뛰는 것이 아니라, 10억 명이 넘는 전 세계의 모든 가톨릭 신자들이 하느님을 향해 뛰고 있습니다. 하늘나라에서 이 풍경을 바라본다면 얼마나 장엄하고, 아름다운 광경이겠습니까? 출발선 옆에는 어머니와 가족들만 있는 것이 아니라, 수호천사와 하늘의 성인들, 무엇보다도 주님께서, 숨죽인 채 날 바라보고 계십니다. 힘껏 뛰라고, 그래서 내 품에 안기라고...
그렇습니다. 사순 시기는 두 팔 벌려 우리를 기다리시는 주님을 향해 전력 질주하는 기간입니다. 주님만을 바라보고 온 힘을 다해 뛰어야 하는 기간이 이제 막 시작되었습니다. 간교한 악마에게 "사람은 빵만으로 살지 않는다."고 말씀하시며 단식하신 그리스도의 희생을, "주 너의 하느님께 경배하고 그분만을 섬기라." 하신 그리스도의 겸손을. "주 너의 하느님을 시험하지 말라."고 하신 그리스도의 믿음을 기억하며, 기도와 단식과 자선으로 주님께 나아가는 기간입니다. 온 힘을 다해 주님께로 나아간 40일 동안의 달리기가 끝나면, 주님께서는 우리 손목에 1, 2, 3등이 새겨진 서열 도장을 찍어 주시는 게 아니라, 이미 우리 영혼에 새겨져 있는 세례성사와 견진성사의 인호를 보시고 '참 잘했다.'고 꼭 끌어안아 주실 것입니다.
이상 최 신부님의 강론이었습니다.
아멘. 감사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