탄천단상.200229~유산균 발효~탄천 이창희
징역살이가 따로 없다.스키장에서 돌아온 뒤로 꼼짝 않는 나날이 나흘째인데 한달은 된 듯 하다.심심하다 못 해서 잘라낸 대파와 실파뿌리를 심고 양파와 당근에 싹내기,기르던 콩나물 몇개를 흙에다 심어 다섯개의 콩 모종 키우기를 하다가 냉장고에 있는 깐마늘도 심어 보았더니 파란싹이 나서 자라기 시작했다.내친 김에 상추 모종,미나리 모종,케일 모종,풋고추 모종,부추 모종을 각각 두개씩 인터넷으로 주문해서 작은 베란다텃밭을 만들었다.흙도화분도 다 배달되니 심고 물만 주면 된다.혹시 영양이 부족할 것 같아서 인터넷으로 영양제 만드는걸 컨닝해서 계란껍질도 갈아넣고 바나나와 과일껍질과 쌀뜨물을 넣고 커피가루와 식초도 넣어서 며칠간 뒀다가 바께스에 물만 걸러서 담아두었다.
틈틈이 조금씩 주면 잘 자란다고 한다.식용이라기 보다는 식물학자가 되고싶다는 손녀에게 생명의 신비를 지척에서 보여주고 싶다는 목적도 있다.
그옛날 내 외조모가 텃밭농사를 지을 땐 별관심도 없었으나 심고 물주면 된다는 건 그당시에 익혔던 것이리라.
아무튼 나는 남아도는 징역살이 중에 날마다 먹는 락토핏 생유산균코어로 유산균 발효를 시도했다.우유 1리터를 따뜻이 덥혀서 2그램짜리 프로바이오틱스를 넣고 따뜻한 보일러실에 두고 8시간 동안발효를 시키고 냉장고에 하릇밤을 재웠더니 파는 것과 같은 요거트가 탄생한 것이다.
새싹보리가루와 건청포도와 캐슈넛으로 토핑을 했다.
식물 기르기로 혹은 음식만들기로 무료함을 달래는 삼월이 길게 이어지지않길 바란다.내 고향 대구가 한시바삐 질병을 물리치고 정상이 되길 기도드리면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