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안의 덕스러운 봉우리, 덕태산(德泰山)
(전북 진안군의 백운面 백암里와 노촌里소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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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은 따뜻한 정(情)이 그리운 계절이다.
몇 장 남지 않은 달력을 바라보는 사람의 마음은 허전하고 쓸쓸하다.
한의학(韓醫學)의 해석에 따르면,
차가운 것과 조화를 이루는 목(木), 화(火) 기운으로 이뤄진 남성은
봄보다 가을에 활동이 더 왕성해진다고 한다.
그래서 예로부터 가을엔 남자들의 “바람”을 조심하라고 했다.
감수성이 예민해지는데 기력은 활발해지니 딴생각 품는 남자들이
많아지기 때문이리라.
여성들이여, 남자들 “가을바람”을 조심하시라.
덕태산(德泰山)은,
전북 진안군의 백운面 백암里와 노촌里에 걸쳐 있는 높이 1,113m의
산이다.
진안읍에서 덕태산 계곡까지 약 24.5㎞거리로 정상 부근까지 임도가
개설되어 있다.
전진바위와 전진폭포가 있는 백운동계곡이 있으며 숲과 계곡미가
빼어나 피서객들로 붐비는 계곡에는 많은 폭포와 암반사이로 맑은
물이 넘쳐흐른다.
한국지명총람에는 진안에 봉우리가 덕스럽게 생겼다 해서 붙여진
이름이라고 기록되어 있다.
연이어 한반도를 강습한 세 개의 태풍으로 크게 상처를 입은 우리
모두의 가슴속에도 추석명절은 어김없이 찾아왔었다.
추석 때문에 한 주를 쉰 금광에서는 전북 진안의 덕태산을 찾았다.
요즘 같은 가을날에는 자전거를 타고 경사면을 내려갈 때면 뼛속까지
시원해지는 느낌이 든다.
이때 브레이크를 잡고 감속하면서 내려와야 안전하다.
먼저 뒷바퀴 속도를 줄인 뒤 앞바퀴 속도를 줄여야 하는데 반대로
하면 앞으로 고꾸라질 수 있기 때문이다.
보통 왼쪽 핸들이 뒷바퀴, 오른쪽 핸들이 앞바퀴를 제어하지만
자전거마다 차이가 있다.
자전거타기 전에 브레이크 다루는 연습을 하는 건 필수조건이다.
신나게 두 바퀴로 떠나는 가을여행 한 번쯤 생각해보셨나요?
신창 골 아우가 차를 가지고 집으로 오는 바람에 서방 홈플러스
앞에서 산행버스를 기다렸다.
한솔산악회장과 몇몇 회원들이 자기네 산행버스를 기다고 있다.
산행이사에게 전화를 걸어 방랑자부부와 넷이서 기다리고 있다고
알려줬다.
한솔과 새순산악회 버스가 지나갔고 금광산행버스가 도착했는데
오늘은 38명의 회원들이 참여했다.
아침 날씨는 약간 쌀쌀한 느낌이 들 정도였지만 산행하는 데는
최적의 날씨가 될 것 같다고 생각했다.
산행버스는 전북 진안으로 향했고 아침 차내 분위기는 차분했다.
두 번째 산행에 참여한 이 영재회원이 발전기금으로 보태 쓰라고
10만원을 기증해 주었다.
가을은 산행하기에 좋은 때라 하지만 독서의 계절이기도 하다.
깊어가는 가을밤에 귀뚜라미 울음소리 들으며 읽는 책 한권,
책 한 권에는 앞서간 사람들이 일생동안 겪은 고민과 시행착오가
고스란히 담겨있다.
책속에는 고독한 마음을 달래주고 치유(治癒)하는 길잡이가 있다.
누구나 외로움을 타는 계절인 가을이다.
굳이 힐링이니 멘토라는 말을 붙이지 않아도 많은 책이 우리에 아픈
마음을 토닥토닥 달래주기 때문이 아닐까.
가을은 독서, 아니 치유의 계절이다.
산행버스가 백운面 백암里의 좁은 도로를 아슬아슬하게 진행하면서
백운 관광농원을 지나 조그만 주차장에 차를 세웠다.
오늘은 원점 회귀산행이라 산행버스는 그대로 주차장에 있다고 한다.
오래 만에 해보는 원점 회귀산행이라고 모두들 홀가분한 마음으로
삼삼오오 짝을 지어 산행 길로 나섰다.
산행시간이 길지 않고 높지 않다고 해서 나는 완주하기로 마음먹었다.
오늘 산행코스는,
주차장에서 출발 -점전폭포 -덕태산정상 -헬기장 -시루峰 -홍두께 재
-장자골 임도 -백운계곡 -주차장으로 내려오는 약9km(4시간30분소요)
코스다.
임도를 따라 올라가다보니 백운계곡의 끝자락에 점진폭포가 보인다.
산행2팀은 계곡을 따라가는 임도를 계속해서가고 있다.
산행1팀은 임도를 벗어나서 덕태산 쪽 숲길로 접어들었다.
날씨는 서늘하고 바람도 없어 산행하기에는 안성맞춤인 날이라지만
산을 오르는 것은 힘들고 고통이 다르기 마련이다.
퇴직하고 처음으로 산행에 참여했다는 부부가 힘들어하며 앞에서
올라가고 있다.
능선삼거리에서 한 시간정도 가파른 길을 올라가니 전망바위가 나오고
덕태산정상 직전의 암능구간부터 시원하게 주변전망이 트이기 시작한다.
덕태산과 선각山(仙角: 1,034m)은 백운 골 동쪽에서 남북으로 어깨를
나란히 하고 솟아 있었다.
이어서 정상에 올랐고 기념촬영도 했다.
산 정상에서는 삿갓봉과 선각산은 물론 팔공산까지도 볼 수 있고,
멀리 마이산과 부귀山을 비롯해 운장산, 구봉산도 조망할 수 있었다.
북쪽은 노령산맥(운장산, 구봉산, 부귀山, 만덕山)이고,
남쪽은 소백산맥의(성수山, 덕태산, 팔공산, 선각山, 내동山) 줄기로
이 지역이 거의 동북(東北)산악권이라 한다.
덕태산 일대의 섬진강 최상류는 충적토가 깔린 300m이상의 고지대로
눈이 많아 고랭지농업이 발달했다고 한다.
정상을 지나 헬기장에서 점심을 먹었다.
시루峰을 가는데 작은 봉우리 3개가 연이어 있어 가슴높이의 산죽길이
계속해서 이어지고 있었다.
활엽수낙엽들이 떨어져있는 길에서는 바스락거리는 낙엽 밟는 소리에
구르몽의 詩 “낙엽”을 읊기도 했다.
“시몬, 나무 잎 새 져버린 숲으로 가자
낙엽은 이끼와 돌과 오솔길을 덮고 있다.
시몬, 너는 좋으냐? 낙엽 밟는 소리가.
낙엽 빛깔은 정답고 모양은 쓸쓸하다,
낙엽은 버림 받고 땅위에 흩어져 있다.” (이하생략).
산죽 길을 헤치고 가는데 먼저 간 회원들이 손을 흔들고 있다.
열심히 시루峰을 올라갔더니 손을 흔들던 회원들은 보이지 않는다.
하산을 시작한 것이다.
시루峰을 지난 갈림길에서 우리는 시행착오를 해버렸다.
홍두께 재로 해서 장자 골을 따라 내려가야 하는데 잣나무숲길로
접어 든 것이다.
가파른 경사 길로 내려가는데 골짜기 전체가 지난 태풍 볼라벤으로
나뭇가지가 꺾였거나 통째로 나무뿌리까지 뽑혀 넘어져있는 잣나무
때문에 나무에 걸려 넘어지거나 길을 찾느라 애를 먹었다.
겨우 임도를 찾았는데 왼쪽으로 가는 길을 방향을 잃고 오른쪽으로
잘못 가다가 지나가는 차량을 세워 길을 묻고 되돌아오기도 했다.
임도를 따라 하산을 하는데,
덕태산과 선각山 사이를 가르는 협곡 백운동계곡이 있었다,
시설물 없는 청정지역으로 울창한 숲 사이로 두 산에서 흘러 내려오는
계곡에는 굽이굽이에 기암괴석이 웅크린 채 비경을 이루고 있었다.
널따란 점전바위와 5m 높이의 폭포가 장관을 이루는 곳이다.
계곡주변에는 철망을 쳐 사람들의 출입을 막고 있다.
임도를 십 여리 쯤 내려가니 산행버스가 기다리고 있다.
전적비가 있는 공원 한쪽에서 하산주로 돼지김치찌게를 해먹었다.
다음 주 하산酒는 제분소매씨가 내겠다고한다.
산행이사가 “동해안 1박2일” 산행에 참여 할 예약회원이 만석이
되었다고 한다.
(2012년 10월 5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