까까머리 시절 여름방학만 되면 보따리 싸들고 시골 우리집으로 찾아오는 친구가 있었다.
놀기도 하고 농사일도 거들며 몇 날을 보내고 간다.
그래서 그 친구는 우리 식구들을 모조리 다 안다.
친구가 사직동과 온천장에서 장사를 할 때는 내가 또 그 친구 가게에 자주 놀러가서 탁주 말통깨나 비우기도 하였고...
그 친구의 신혼여행 때는 속리산까지 렌트카를 빌려 함께 간 웃지못할 비하인드 스토리도 있다.
그 친구는 약방감초였다.
어느 곳 어느 자리에서도 항상 고개를 내미는 소위 마당발이였다.
얼석기는 얼석어서 늘 사람좋은 모습이였다.
그런 그 친구가 소싯적엔 여자복이 있어서 제법 훤출한 여성과 로멘스도 있었는데...
오늘은 그 친구가 똬리 틀고 앉은 울산을 연계한 산행을 꾸몄다.
그 친구가 있는 신정동에서 그리 멀지않고 또 힘들지 않는 ☞ 무룡산(舞龍山)이 목적산이다.
임도가 많아 햇볕에 자주 노출되는 건 정자쉼터에서 쉼을 하고,또 용당골로 숨어들면서 호흡을 고르면 될 터...
그런 우리의 계획이 남부지방의 폭염과 대중교통의 난점 때문에 시작부터 삐그덕거리며 마찰음을 낸다.ㅠㅠ
<어휴! 덥다~더워~~끙끙>
아홉마리의 용과 관련된 무룡산은☞ 울산어울길 3코스(정자(무룡)고개~무룡산~동대산~기령(신흥재)까지 14.5㎞)의 길목에 있다.
특히 무룡산 해맞이는"울산12경"중 제6경에 들어있어서 울산 야경감상을 겸한다면 금상첨화가 되겠다.
도심속의 무룡산은 산길이 좋아 야간산행도 가능하기 때문...
노포동 전철역에서 집결, 동부시외버스터미널 반대편에 있는 울산 양산 시내버스종점에서 버스를 기다린다.
우리가 탄 버스는 18분마다 출발하는 1137번 좌석버스.(1127번은 좀 둘러간다.)
금방 출고한 듯한 새 버스에 우리들 15명이 탑승하여 전원 착석한다.(종점이기 때문 ...)
차비는 카드로 2,500(현금 2,700)원.(시 경계를 넘으니 추가 활증인 셈)
냉방이 잘 되는 새 버스는 우리가 대절한 셈.
1137번 노선이 좌석버스로 전환된 지 겨우 두 세달밖에 안됐네.
1시간 10여 분만에 종점인 태화강역에 도착.(택시가 손님을 기다리며 길게 줄을 서 있다.)
우리는 환승을 할 생각으로 버스 승강장으로 이동하였지만 137번 시내버스는 보이지 않는다.
하는 수 없이 4대의 택시(요금 5,000원 정도)를 이용하여 상방굴다리에 내려라 하였는데 정확한 지형지물이 되지않아 상방지하차도에서 내려 기다리고 있다.(나의 미스)
할 수 없이 전부 걸어 들어간다.(빨간 실선이 우리가 걸어서 이동한 궤적)
열기 뿜어내는 아스팔트를 걸어가니 일부 친구들의 투정이 나오기 시작한다.주위에 별다른 지형지물이 없어 방향만 잡고 걷다보니 우리가 목적한 굴다리 위의 새도로로 걸었었고...
그래서 자동차전용도로를 무단횡단하여 아래로 내려섰다.(파란 실선으로 왔어야 했다.)
친구들의 푸념을 애 써 외면하고...
들머리인"상방 첫 굴다리<주소창:울산시 북구 연암동 252번지>"에 도착한다.
알고보니 상방에는 여러개의 굴다리가 있고 그 중 첫 굴다리가 우리들이 계획했던 들머리.
기다리고 있던 친구와 조우하여 시원한 굴다리 안에서 의논을 한다.
산행할 사람과 밑에서 놀 사람을 구분하여 진행.
굴다리를 통과하여 솔숲으로 들어간다.
등로 옆에는 새로 짓는 제실인지,진한 소나무목재 내음이 상큼하다.
초입에는 오래된 키 큰 소나무가 도열해 있어 그늘을 제공해 주지만...
(매봉재 0.8km 이정표)
얼마 안가서 전형적인 야산의 산세가 펼쳐지며 고스란히 햇볕에 노출된다.
효문운동장 갈림길(들머리를 효문운동장으로 하였으면 정확한 지형지물이 됐겠다.)
이건 무슨 표석인고?(엘지.진로 동산 아파트주민일동)
바람 막히고 땡볕에 노출되는 산길을 빠른 걸음으로 걷는다.
왜냐고 묻지마라. 나는 이 지점을 빨리 벗어나고 잡다.
(왼쪽 빨간 동그라미가 무룡산 통신시설이고,오른쪽이 매봉재 정자가 있는 산불초소.)
시원한 바람이 불어오는 매봉재(매봉산)에 오르니 우선 탁 트인 전망이 우리를 사로 잡는다.
울산 시가지를 둘러보며...
친구들을 기다린다.
정자에서 바라보니 무덤뒤로 무룡산 가는 길이 안내되어 있다.
그 새 친구들이 하나 둘 합류하고...
점심 보따리를 푼다.
물론 시원한 탁주 한잔은 분명 보약이 분명할 터.
다시 보따리를 싸매고 출발준비.
고풍이 스린 사각정자의 지붕이 유별나 확인을 해보니...
너와지붕이다.(나무 기와)
매봉 정자의 이정표에선 무룡산 방향.
금방 돌탑과 정자가 있는 곳에 도착하여...(무룡산 가는 길은 정자뒤 목재데크로 나 있다.)
오만 소원들이 난무하는 소원나무에 둘러선다.
자~한가지씩"소원을 말해 봐"
안일만친구의 소원이 무언고 하고 살짝 훔쳐보니...
에고! <한번 더 결혼하게 해 주세요.> 이름과 사인이 멋지지만 공개구혼이니만큼 전화번호가 필순데,,,ㅉㅉ
전설을 안고 있는 매봉재.
소원장승 뒤로 떠날줄을 모르는 친구들.(소원에는 전화번홀 적어라이~~ㅎㅎ)
파란 하늘 아래 무룡산 통신시설이 지척에 있다.
그 아래 잘록한 안부의 왼쪽 골짝이 용당골.
무룡산 우측의 작은 무룡산 방향과...
좌측의 동대산 방향을 짚어본다...
무덤가 V자 형의 소나무 뒤로 무룡산을...
살짝 당겨보니...
파란 하늘과 어우러진 시설물이 대단해 보인다.
임도에 닿고...
임도의 이정표.매봉재 음수대 방향으로 10여 미터만 내려가면...
다시 임도를 버리고 우측 산길(단풍나무) 진입.
또 다시 임도를 만난다.
체육시설이 있는 이정표"매봉재음수대"지점이다.(음수대는 사진의 왼쪽 체육시설 안에 있다.)
체육시설 앞의 삼지창처럼 생긴 갈림길의 중앙이 무룡산 가는 길.
이 지점의 이정표
무룡산 가는길.
땡여름에 지친 우리들은 정상은 포기하고 계곡(용당골)으로 숨어 들기로 한다.
왼쪽 체육시설 옆의 음수대가 용당골 가는 길.(물탱크 뒤의 휀스를 돌면 용당골 가는 소로가 나온다.)
평이한 산길을 조금 내려서면 물이 마른 건계곡을 만난다.
계곡을 건너 우측으로 비스듬히 오르는 산사면을 가게되면...
별로 힘들이지 않고...
용들의 안식처인 용당골에 내려선다.
이제부터 용이 된 우리들이 좌측 계곡을 타고 내려간다.
장마속 가뭄에 계곡에 물이 짤짤짤 말랐다.
우쨌던 햇볕을 피하였고 손과 팔이라도 물에 담글 수 있으니 얼마나 다행인가?
돌탑 4개가 있는 쉼터에 도착.
돌탑 4개지점의 이정표 아래에서 탁족을 즐기는 산꾼들.(이제 화동못 방향이다.)
돌탑 쉼터 평상에서 한동안 쉰다.
돌탑 뒤로 앙증맞은 동자승 상이 작은 석굴에 있다. 까꿍!
돌탑 위에 모셔져 있는 작은 부처님을 줌으로 살짝 당겨서...
아까 그 부처님이 모셔져 있는 돌탑.
비라도 왔다면 작은 폭포가 됐을 텐데...졸졸졸...
이제 화동못 방향으로 산사면을 에돌아 간다.
강풍이 불어대는 체육시설 쉼터.
체육시설의 이정표.(화동못에서 친구들이 기다리고 있다고 계속 전화가 온다.)
돌벽재나...
돌빼기재나...
매봉재에서 임도 거리가 1.4km란 이야기.
우측으로 송정저수지 가는 길이...
송정저수지 갈림길 이정표.
솔숲으로 이어진 임도길은 잔 자갈길이 미끄럽다고 폐타이어로 안전시설.
고운 색깔의 산수국도 담고...
임도따라 터덜 터덜 걸어 내려오니...
정자가 보이는 화동못에 도착을 한다.
잘 꾸며진 약수터엔 식수불가 판정이...
물레방아가 돌아가는...
연못엔 수생식물들이 잘 자라고...
잘 꾸며진 팔각 기와정자엔 왁자지끌 우리 친구들의 음성이 들린다.
화동못은 작은 공원으로 꾸며져 있어...
울산시민들의 휴식처가 되고 있다.
잘 꾸며진 화동못수변공원과 우리 친구들이 전세낸 팔각정자.
신발을 이렇게 가지런히 정돈하고 올라 앉은 친구들(매너 100점)이 건네는 소주 한잔이 달다.
삶은 강냉이와 각종 안주들은 충분히 깔딱요기가 된다.
망중한(忙中閑)을 즐긴 후...
서종국 친구와 일부는 먼저 출발하고,우리는 천천히 후발하면서 화동못을 둘러본다.
연못 중앙엔 분수대가 있고...
안내판과...
안전수칙이 있다.
주차장 아래로 뚫려있는 굴다리가 나가는 길.
나와서 돌아보니 "무룡산 오름문"
화동못 바로 아래엔 대형교회인 화봉교회가 있다.
택시를 불러 신정동 신정시장 입구의 "쉬리 노래주점"으로 이동하니...
미리 준비한 음식들이 기다린다.
빵빵하게 잘된 냉방속에서 행복한 여유시간이 좋다.
열창도 하고...
더 필요한 게 있습니까,하며 친절본능 주인친구의 배려가 아쉬움과 미련을 초래하였는지...
그만 헤프닝이...
<캄 당~ 캄 당(calm down:진정해~진정해.)>
1127번은 1137번 보다 버스가 노후되고 노선도 둘러가지만 이곳(신정시장)에선 이 버스만이 탈 수 있다고...
노포동 종점에 도착한 버스.
날씨가 더워서 그런가? 모든 이들이 다 극도로 예민해져 있다.
갈 때나 올 때나 버스기사들도 모두 불친절하다.
세상이 많이 변하였다고 생각하였지만 아직은 아닌 것 같아 씁쓸.
사람 마음은 주위의 환경요인들로 인하여 제어가 잘 안되는 수가 많다.
첫댓글 산행대장님! 화이팅
폭염엔 집에 있는 게 상책이고 산에 가는 건 하책에 불과하오. 아닌가? 그 반댄가? 에라~몰따.
마~상 하책 모두를 위하여 화이팅!!
울산지역의 무지스런 폭염속에서 지쳐만가는 육체를 끈기있게 용케 잘도 버텨내었구료,동기님들의 불평속에서 이성을 잃지않고 산행대장님의 인내심의 한계를 잘도 견디었오.각자의 개성을 드러나 보이는 상황을 연출하는 모습을 지켜보니 대장님의 노고에 그져 감탄할 뿐이요.암튼 많은 수고 아끼지 않고 무사히 노포역에도착한것에 감사할 따름이오.
롱펠로우님의 조용한 도움이 언제나 고맙슴다.하도 날씨가 덥고 불쾌지수가 높으니 옆에서 살짝 건드리기만 해도 짜증이 나죠? 어쩔 수 없는 일인 것 같아요.지나고 나니 넘 좋은 추억으로 남네요.이번 달은 쉬어가지만 담 산행 땐 또 즐겁게 만납시다.언제나 잔잔한 당신의 모습이 좋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