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40년대 미국에서는 시벨리우스 열풍이 불었다.
지휘자 쿠세비츠키,오만디,로진스키,스토코프스키등이 앞다투어 연주했다.
시벨리우스의 교향곡 7곡중 가장 많이 연주되는것은 작품번호 2번 D장조이다.
전형적인 낭만주의 교향곡 편성으로 변화무쌍한 악상을 담아내는 '경제성' 때문이다.
급류처럼 휘몰아치는 선율과 작열하는 관악기의 합창이 지칠줄 모르는 풍부한
악상을 펼쳐낸다.
강렬한 민족색채에다 관현악의 눈부신 연주효과는 물론이고 음악적 깊이까지
보태 한순간도 듣는이를 지루하게 내버려두지 않는다.
1902년 헬싱키에서 작곡가의 지휘로 초연된 이 곡을 핀란드인들은 교향시
'핀란디아'와 함께 핀란드 음악의 성서로 꼽는다.
열강의 침입에 시달려온 북구인들의 애환을 담은 선율이 끝없이 펼쳐지는
설원의 풍경과 오버랩되면서 비장한 어조로 흐른다.
토스카니니 후임으로 뉴욕필 음악감독을 지낸 존 바비롤리가 녹음한 음반은
4종에 이르는데 그중 로열필과의 녹음이 가장 유명하지만 구하기 어렵다.
빠르기와 강약의 유연한 완급 조절과 오케스트라를 완전히 장악해 가능성을 최대한
실현해 내는 바비롤리의 자신감 넘치고 명쾌한 해석의 진가는 맨체스터 할레 오케스트라
와 연주한 시벨리우스 교향곡 전곡 음반시리즈에 포함된 66년 녹음에서 유감없이
발휘되고 있다.
특히 4악장의 웅대한 클라이맥스 설정은 소름 끼치는 전율을 자아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