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오랜만에 글을 올립니다.
이제 완연한 봄기운이
여인의 옷깃에서
묻어나네요.
<<된소리(경음화) 현상>>
'ㄱ·ㄷ·ㅂ·ㅅ·ㅈ'과 같은 평음(平音)이 'ㄲ·ㄸ·ㅃ·ㅆ·ㅉ'과 같은 된소리,
즉 경음(硬音)으로 바뀌는 음운현상. 경음화가 일어나는 조건은 다양하다.
받침소리 7개(ㄱ·ㄷ·ㅂ·ㄴ·ㄹ·ㅁ· ㅇ) 중 'ㄱ·ㄷ·ㅂ' 뒤에서 경음화가 일어난다
(책방[책빵]·짚신[집씬]·밭과[받꽈]·놓세[→?堉샥力戮?]·맑다[막따]·넓게[널께]).
이것은 'ㄱ·ㄷ·ㅂ' 뒤에서 평음을 연달아 발음할 수 없기 때문에 일어나는
자동적인 음운현상이다.
나머지 경음화는 그렇지 않다.
동사나 형용사의 어간 끝소리가 'ㄴ·ㅁ'과 같은 비음(鼻音)일 때는
그 뒤에서 어미의 첫소리가 경음화 된다.
(안고[안꼬]·담다가[담따가]·젊지[점찌]).
그런데 피동형이나 사동형에서는 피동·사동 접미사 '기'가 '끼'로 경음화 되지 않는다.
(안기다[피동형/사동형, 안끼다×]·남기다[사동형, 남끼다×]·굶기다[사동형, 굼끼다×]).
관형형어미 '(으)ㄹ' 뒤에서 경음화가 일어난다(올사람[올싸람], 올듯말듯[올뜻말뜻],
먹을 것[먹을껏], 빨대[빨때]). '곧 갈게, 갈지도 모른다, 갈수록 태산'에 나타나는
어미 '(으)ㄹ게 ·(으)ㄹ지·(으)ㄹ수록'이 '(으)ㄹ께·(으)ㄹ찌·(으)ㄹ쑤록'으로 발음되는 것도 '(으)ㄹ'이 경음화를 일으켰기 때문이다. 의문형 어미 '(으)ㄹ까'도 '(으)ㄴ가'에 나타나는
'가'가 '(으)ㄹ' 뒤에서 경음화 되어 생긴 것이다.
두 말이 결합하여 복합어(複合語)가 될 때 경음화가 일어나는 일이 있다.
이때 앞 말에 받침이 없으면 사이시옷을 받침으로 표기하게 된다
(단, 적어도 한쪽이 순 우리말이어야 함).
'사잇길·곗돈·이삿짐'과 같은 것은 사이시옷으로 경음화가 일어나더라도
원래의 형태대로 적는다. 즉, ‘사이길 계돈 이사짐’으로..
또 사이시옷은 '뒤쪽·뒤칸'처럼 뒷말의 첫소리가 경음이나 격음일 때에도 적지 않는다.
복합어가 만들어질 때는
언제 경음화가 일어나고 언제 일어나지 않는지 잘 밝혀져 있지 않다.
'불고기·나무집'에서는 일어나지 않는데 '물고기·판잣집'에서는 일어난다.
나무집(나무로 만든 집)과 나뭇집(나무를 파는 집),
물감(감의 일종)과 물감(염료, 발음은 [물깜])에서처럼
경음화가 두 단어를 구별해주는 경우도 있다.
그런데 다른 말이 앞에 올 때 항상 경음화 되는 것들이 있다.
(값[땅값·나잇값], 기['氣'에서 온 말, 기름기·물기 ·장난기],
길[들길·산길·오솔길], 돈[세뱃돈·용돈·판돈], 병[甁:됫병·물병·술병]).
'기'는 항상 다른 말 뒤에 붙어서 '끼'로 발음되기 때문에
'끼가 있다'에서와 같이 아예 '끼'로 독립하여 쓰이기도 한다.
한자어에서는 받침 'ㄹ' 뒤의 'ㄷ·ㅅ·ㅈ'이 경음화 된다.
(발달·출석·솔직·칠십[七十]·칠장[七章]).
'ㄱ·ㅂ'은 경음화 되지 않는 경향이 강하다.(열기·달변·칠분[七分]).
그러나 같은 한자라도 경음화된 것과 되지 않은 것이 함께 있을 수 있다.
(사건[事件]/물건[物件]·인격[人格]/규격[規格]·성과[成果]/결과[結果]).
항상 경음화 되는 한자도 있다.
(과[科:내과·영문과]·권[權:인권·정권·소유권]·법[法:불법·편법·헌법,
단 '방법'은 경음화 안 됨]).
역사적 변화로써 경음화가 일어나기도 했다.
'곶·불휘'는 주로 식물이름 뒤에서 '……곶, ……불휘'로 쓰이고
사이시옷 때문에 첫소리가 'ㄲ·ㅃ'으로 경음화 되므로
나중에는 따로 쓰일 때에도 '꽃·뿌리'가 되게 되었다.
'씨'(氏)도 옛 발음은 '시'였는데 이것이 성(姓) 뒤에서 경음화 된 형태로 자주 쓰여
'씨'로 바뀌었다.
'곳고리(꾀꼬리)·갓가(깎아)' 등은 두번째 음절에서 먼저 경음화가 일어나고(꼬·까)
그 영향으로 첫번째 음절에서도 경음화가 일어나게 된 예..
중세국어에 어두자음군(語頭子音群)이란 것이 있었다.
'(뜻)·(쌀)·(짝)·(꿀)·르다(찌르다)'에서처럼
둘 또는 세 자음이 단어 첫머리에 나타나는 것이 그것이다.
이러한 어두자음군은 나중에 주로 경음화 되었다.
'긇다〉끓다· 짛다〉찧다· 십다〉씹다'와 같은 경음화는
강한 어감을 표현하기 위해 단어 첫머리의 평음을 경음으로 바꾼 것이다.
이러한 변화는 요즈음도 일어나고 있다.
(끄름[그을음]·딲다[닦다]·뽂다[볶다]·쎄다[힘이세다]·짤르다[자르다]·쪼금[조금]).
첫댓글 선생님 그런데 법으로 끝나는 세단어중에서 불법은 사전에 불법으로 발음한다고 나와있습니다. 탈뻡, 편뻡, 헌뻡은 경음화가 맞다고 하는데요...헷갈립니다.
그건 사전이 잘못 된 것이랍니다. 언젠가 후배가 전화를 해서 지금 녹음을 하는데 '불뻡'으로 발음하니까 '불법'으로 하라고 하는데 뭐라고 해야 하나요? 라고 묻길래 그럼 '술법 율법 탈법'을 써서 피디보고 읽어 보라고 해라 고 했더니 '너만 불뻡으로 발음해라'라고 하더랍니다.